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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선 1호] 3월, 새학기 적응보다 먼저 필요한 것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6-03-09
조회수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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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적응보다 먼저 필요한 것

새학기, 관계맺기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


 책선의 시선
'관계맺기'에 대하여

3월이 되면 아이보다 먼저 마음이 분주해지는 사람이, 부모입니다.

새로운 교실,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선생님.

“친구는 잘 사귈까?”

“적응은 잘할 수 있을까?”

우리는 관계를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사회성을 걱정합니다.


사람은 혼자서 자신을 완성해가는 존재가 아닙니다.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배워갑니다.

새로운 관계의 시작에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감각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감각은 어쩌면 가장 가까운 곳, 부모의 시선에서 먼저 시작됩니다.


이번 호 책선은 ‘관계맺기’라는 주제로 관계의 출발선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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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회 추억
신영복 / 돌베개

'관계'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저자가 '신영복'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적 연대가, 실천적 연대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입장의 동일함'이 무엇인지 현재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관계의 최고 형태'에 이르도록 더욱 고민하고 실천해보려 합니다.

 

'청구회 추억'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일부분을 다시 엮은 책입니다. 봄날 소풍길에서 만난 6명의 어린이들과 신영복 선생님의 긴 인연이 담겼습니다. "이 길이 분명 서오릉 가는 길이지?" 라는 아이들도 충분히 답할 수 있는 질문으로 시작한 관계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장충체육관 앞에서 만나 함께 책을 읽고, 청소와 운동도 하며 서로의 시간을 아름답게 채워갑니다. 이 책은 많은 이가 가난하고 괴롭던 배경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이지만,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청구회'에 속한 어린이들과 신영복 선생님의 풍요로운 관계의 풍경을 선사합니다.

 

많은 것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며, 만남과 소통이 줄어드는 지금, 신영복 선생님의 '청구회 추억'은 사소한 약속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서로의 것을 내어주며 생기는 풍요, 좋았던 시절의 관계는 먼 훗날 우리에게 기어코 힘이 된다는 관계의 기본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갈수록 삭막해져가는 일상을 살아가는 어른들이 꼭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이 책을 읽은 어른들이 아이들의 세계를 소중히 여기게 되어, 그들과 맺은 작은 약속을 지키려 한 번이라도 더 노력할 때 관계는 절로 깊어질 테니까요.

*큐레이터 : 나성훈(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매일 책을 읽습니다. 그걸 가장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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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안다는 것
데이비드 브룩스 / 웅진지식하우스

나는 늘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바라는 사람이 바로 ‘충만하고 친절하고 현명한 사람’, ‘애정이 넘치고 상냥하고 침착한 사람’이라는 게 분명해졌습니다.


자신을 위해 더 나은 사람, 타인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열고 세상을 만나는 게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나와 상대를 잇는, 우리 사이에 작용하는 사회적 기술이 필요합니다. 사소하지만 구체적인 사회적 행동이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는 타인을 통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됩니다. 또한 내가 상대를 깊이 바라봐줄 때 그 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고 이해해 준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비로소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알게 됩니다. 그렇다면 사람과 관계는 같은 말이지 않을까요?


내 아이가 자기 삶에 만족하고 공동체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 우선 부모인 나는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런 내 시선과 행동으로 인해 아이는 어떤 느낌을 받는지,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여기게 되는지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 3월,

우리는 아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스스로의 아름다움과 힘을 다른 사람의 마음에 비치는 모습으로 바라볼 기회가 없는 사람은 자기 안의 아름다움과 힘을 온전히 알아보지 못한다.” 

('사람을 안다는 것' 중)

*큐레이터 : 윤다옥(요즘부모연구소 소장), 나에게 첫 외부 세상은 책이었습니다.

 함께 생각할 질문

관계의 시작은 나와 아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서 출발합니다.


  • 아이가 관계에서 ‘잘 해내길’ 바라기 전에, 그 아이의 마음을 먼저 살피고 있으신가요?
  • 아이에게 “너는 함께 있어도 좋은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하고 있으신가요?

 책선 인사이트
* 책선 인사이트는 교육전문가의 칼럼 입니다.

새 학년이 되어 그동안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고 등교를 한 학생에게 감동했던 적이 있습니다. 긴장과 불안이 없지 않았을 텐데, 그럼에도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각오로 도전했을 그 마음이 참 예쁘고 반가웠습니다. 온 세상의 시선을 두려워해 봤던 사람은 압니다. 자기 얼굴을 드러내는 게 사람을 얼마나 연약하게 만드는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

 

새로운 관계 맺기의 첫걸음은 ‘궁금해하기’ 입니다. 새 학년 새 교실에서 만나는 또래에게 다가가고 마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시작 단계부터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꽤 있습니다. 아이들은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자기를 보호하는 데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자신을 드러내느라 바쁘기도 하고 가만히 웅크려있기도 합니다. 이 겉모습은 다르지만, 상대를 온전히 바라보지 못한다는 점은 공통적입니다. 상대에게 궁금한 게 없으니 물어볼 말이 없고, 상대가 나를 알게 될까 봐 잔뜩 긴장하다 보니 대화를 이어 나가기 어렵습니다. 결국에는 관계 맺기에 실패하게 됩니다.

 

자녀를 키우면서 아이의 끊임없는 질문을 경험해 봤을 겁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느끼게 되는 아이의 침묵에는 신중과 조심이 들어 있습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모습일 겁니다. 다만 아이들이 관계에서 친밀감을 잃고 안전함을 느끼지 못해 입을 다물게 된 건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우선 가정이 안전함의 기지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그동안 가족 관계 안에서 아이의 불안과 외로움이 자극된 부분은 없었는지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든든하게 에너지를 채워주는 데 집중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는 용기를 내서 다시 나설 수 있게 됩니다. 가정에서 든든하게 채운 친밀감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아가 궁금한 걸 묻고 상대를 알아가게 될 것입니다.


*윤다옥(요즘부모연구소 소장) 현 한성여중 상담교사, 한국상담심리학회 1급, 주 수퍼바이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선택이 교육을 바꿉니다.

책선은 그 선택의 기준을 함께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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