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마음에 대하여 아이와 ‘공동체의 아픔’을 기억한다는 것 잊지 않기 위해 우리가 배워야 할 마음과 태도 |
● 책선의 시선
어떤 이야기는, 아이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더 오래 망설이게 됩니다. |
아이와 함께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세상의 슬픔을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망설이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어디까지,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공동체의 아픔은 단순한 사건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현재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실보다 그 아픔을 대하는 ‘태도’를 함께 나누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번 책선에서는 공동체의 아픔을 기억하는 방식과 그 기억이 우리를 어떻게 연결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이와 함께, ‘잊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를 조용히 나누어 보셨으면 합니다. |
해마다 사월이 되면 마음 한편에 서늘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슬픔, 연민, 죄책감 같은 감정들이 뒤섞여 불편한 마음이 될 때, 이 마음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답을 구하지 못하고 세월을 보내왔습니다. ‘나는 사회적 참사에 분노하고 슬퍼하는 사람이지만, 감정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비겁한 사람일까?’ 숙제처럼 머리 속에 맴도는 질문입니다.
그러던 중 김연수 작가가 쓴 10여 년의 일기 모음 『시절일기』를 읽으며 불편한 감정을 다소 내려놓을 수 있는 어떤 대답을 구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지나온 밤’이라는 부제처럼 작가도 우리와 함께 2014년의 사월을 지났고 그 때의 마음이 글에 담겨있습니다. 작가는 답을 찾기 위해 쉬지 않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이 세계는 점점 나빠지기만 하는지, 이렇게 나쁜 세계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오직 고통만이 남았을 때조차 왜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살아가야만 하는지...’
’바깥을 향해서 아무리 외쳐도 대답을 들을 수 없다면 이 한길 몸뚱이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내 안으로 들어가는 일, 그 일이 작가에게는 글쓰기였습니다. 끊임없이 글을 쓰며 나를 아는 것부터 시작하여 점차 타인에게로 시야를 넓혀갑니다. 『시절일기』속 여러 에피소드에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작가는 저에게 마음의 선물을 주었습니다. 함께 나이 들며 위로 받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 이것이 저에게는 큰 위안과 구원이었습니다. ‘나를 알고,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 거친 세상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가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기. 단 한번 만이라도 다른 사람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이것이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입니다. |
보이지 않는 슬픔의 곁을 지키는 법 제가 즐겨보던 유명한 수사 드라마 'CSI'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동료를 잃은 경찰들을 위해 경찰서 안에 심리상담사가 상주하며 그들의 마음을 돌보더군요. 그 장면을 보며 '아, 우리에게도 저런 치유의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책은 사촌의 자살로 힘들어하는 아들을 보며,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위로 대신 아들에게 조심스럽게 권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동갑인 사촌의 상실을 겪으며 힘들어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곁에서 들어주며, 이 책이 말하는 '함께의 힘'을 먼저 경험했습니다.
『여섯 밤의 애도』는 스스로 치유자가 아니라 르포르타주 작가라고 한 심리상담자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남겨진 사별자들이 모여, 각자의 깊은 슬픔을 꺼내어 나누는 여섯 번의 기록입니다. 흔히 자살을 개인의 비극으로 치부하곤 하지만, 누군가를 상실한 슬픔은 결코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아닙니다. 이 책은 우리가 타인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그 '밤'을 함께 지켜줄 때, 비로소 공동체가 진정한 회복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슬픔은 연결의 감정이다. 누군가를 잃은 그 자리에서 다시 누군가와 단단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부모로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성공하는 법'보다 '함께 슬퍼하는 법'을 먼저 가르쳐야 할지도 모릅니다. 내 아이가, 혹은 아이의 친구가 감당하기 힘든 삶의 무게 앞에 섰을 때, 우리 사회가 그들을 안전하게 품어줄 수 있는 따뜻한 언덕이 될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아이가 슬픈 친구에게 건넬 '첫 마디'를 고민한다면, 부모님은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 함께 보면 좋을 책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5440951 |
기억한다는 것은, 타인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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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선 인사이트 * 책선 인사이트는 교육전문가의 칼럼 입니다. |
내 가방에는 노란리본이 달려있습니다.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12년째입니다. 이제는 많이 사라졌는데, 간혹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가방에 달린 노란리본을 보면 ‘저 사람도 학교에서 근무하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도 낯설지 않고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느낌이 있습니다.
지금도 4월 16일 그날의 혼란과 불안, 분노, 슬픔, 고통이 내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특별한 행동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과 미안함도 있습니다. 위로와 치유를 위해서, 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뭔가를 주장하고 실천하진 못했습니다. 슬픔과 분노를 외면할 수도 없었던 내가 할 수 있었던 게 노란리본 부착이었습니다. 노란리본이 떨어질 때마다 다시 달았습니다. 그 정도는 해야 조금은 덜 부끄럽고 덜 미안할 것 같았습니다.
학교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수많은 부모 중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표현과 행동이 기억하는 거였습니다. 내게 노란리본은 여전히 그들의 곁에 있고, 잊지 않았다는 표시입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아직도 나처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혼자가 아님을 전하는 마음입니다. 외로움으로 더 깊이 고통받는 일이 없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후로도 또 다른 공동체의 아픔이 쌓이고 있습니다. 해결되지 않는 고통이 누군가의 가슴을 치고 있습니다. 여전히 내 행동은 무겁고, 마음의 빚은 쌓여갑니다. 이런 내가 아쉽지만, 할 수 있는 일을 놓치지는 말자고 다짐합니다. 마음이 가는 곳에 시선을 두기. 그리고 오래도록 그 시선을 거두지 않기. 느린 속도와 작은 행동이지만 우선은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한 발짝 더 내디딜 수 있다면, 뭐가 더 필요한지, 내가 무엇을 해주면 좋을지 물어보겠습니다. |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선택이 교육을 바꿉니다. 책선은 그 선택의 기준을 함께 만들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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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공동체의 아픔’을 기억한다는 것
잊지 않기 위해 우리가 배워야 할 마음과 태도
어떤 이야기는, 아이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더 오래 망설이게 됩니다.
아이와 함께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세상의 슬픔을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망설이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어디까지,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공동체의 아픔은 단순한 사건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현재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실보다 그 아픔을 대하는 ‘태도’를 함께 나누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번 책선에서는 공동체의 아픔을 기억하는 방식과 그 기억이 우리를 어떻게 연결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이와 함께, ‘잊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를 조용히 나누어 보셨으면 합니다.
해마다 사월이 되면 마음 한편에 서늘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슬픔, 연민, 죄책감 같은 감정들이 뒤섞여 불편한 마음이 될 때, 이 마음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답을 구하지 못하고 세월을 보내왔습니다. ‘나는 사회적 참사에 분노하고 슬퍼하는 사람이지만, 감정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비겁한 사람일까?’ 숙제처럼 머리 속에 맴도는 질문입니다.
그러던 중 김연수 작가가 쓴 10여 년의 일기 모음 『시절일기』를 읽으며 불편한 감정을 다소 내려놓을 수 있는 어떤 대답을 구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지나온 밤’이라는 부제처럼 작가도 우리와 함께 2014년의 사월을 지났고 그 때의 마음이 글에 담겨있습니다. 작가는 답을 찾기 위해 쉬지 않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이 세계는 점점 나빠지기만 하는지, 이렇게 나쁜 세계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오직 고통만이 남았을 때조차 왜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살아가야만 하는지...’
’바깥을 향해서 아무리 외쳐도 대답을 들을 수 없다면 이 한길 몸뚱이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내 안으로 들어가는 일, 그 일이 작가에게는 글쓰기였습니다. 끊임없이 글을 쓰며 나를 아는 것부터 시작하여 점차 타인에게로 시야를 넓혀갑니다. 『시절일기』속 여러 에피소드에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작가는 저에게 마음의 선물을 주었습니다. 함께 나이 들며 위로 받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 이것이 저에게는 큰 위안과 구원이었습니다.
‘나를 알고,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 거친 세상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가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기. 단 한번 만이라도 다른 사람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이것이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입니다.
보이지 않는 슬픔의 곁을 지키는 법
제가 즐겨보던 유명한 수사 드라마 'CSI'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동료를 잃은 경찰들을 위해 경찰서 안에 심리상담사가 상주하며 그들의 마음을 돌보더군요. 그 장면을 보며 '아, 우리에게도 저런 치유의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책은 사촌의 자살로 힘들어하는 아들을 보며,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위로 대신 아들에게 조심스럽게 권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동갑인 사촌의 상실을 겪으며 힘들어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곁에서 들어주며, 이 책이 말하는 '함께의 힘'을 먼저 경험했습니다.
『여섯 밤의 애도』는 스스로 치유자가 아니라 르포르타주 작가라고 한 심리상담자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남겨진 사별자들이 모여, 각자의 깊은 슬픔을 꺼내어 나누는 여섯 번의 기록입니다. 흔히 자살을 개인의 비극으로 치부하곤 하지만, 누군가를 상실한 슬픔은 결코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아닙니다. 이 책은 우리가 타인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그 '밤'을 함께 지켜줄 때, 비로소 공동체가 진정한 회복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슬픔은 연결의 감정이다. 누군가를 잃은 그 자리에서 다시 누군가와 단단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부모로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성공하는 법'보다 '함께 슬퍼하는 법'을 먼저 가르쳐야 할지도 모릅니다. 내 아이가, 혹은 아이의 친구가 감당하기 힘든 삶의 무게 앞에 섰을 때, 우리 사회가 그들을 안전하게 품어줄 수 있는 따뜻한 언덕이 될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아이가 슬픈 친구에게 건넬 '첫 마디'를 고민한다면, 부모님은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 함께 보면 좋을 책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5440951
기억한다는 것은, 타인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선택입니다.
우리는 왜 어떤 아픔은 오래 기억해야 할까요?
누군가의 슬픔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내 가방에는 노란리본이 달려있습니다.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12년째입니다. 이제는 많이 사라졌는데, 간혹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가방에 달린 노란리본을 보면 ‘저 사람도 학교에서 근무하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도 낯설지 않고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느낌이 있습니다.
지금도 4월 16일 그날의 혼란과 불안, 분노, 슬픔, 고통이 내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특별한 행동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과 미안함도 있습니다. 위로와 치유를 위해서, 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뭔가를 주장하고 실천하진 못했습니다. 슬픔과 분노를 외면할 수도 없었던 내가 할 수 있었던 게 노란리본 부착이었습니다. 노란리본이 떨어질 때마다 다시 달았습니다. 그 정도는 해야 조금은 덜 부끄럽고 덜 미안할 것 같았습니다.
학교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수많은 부모 중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표현과 행동이 기억하는 거였습니다. 내게 노란리본은 여전히 그들의 곁에 있고, 잊지 않았다는 표시입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아직도 나처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혼자가 아님을 전하는 마음입니다. 외로움으로 더 깊이 고통받는 일이 없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후로도 또 다른 공동체의 아픔이 쌓이고 있습니다. 해결되지 않는 고통이 누군가의 가슴을 치고 있습니다. 여전히 내 행동은 무겁고, 마음의 빚은 쌓여갑니다. 이런 내가 아쉽지만, 할 수 있는 일을 놓치지는 말자고 다짐합니다. 마음이 가는 곳에 시선을 두기. 그리고 오래도록 그 시선을 거두지 않기. 느린 속도와 작은 행동이지만 우선은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한 발짝 더 내디딜 수 있다면, 뭐가 더 필요한지, 내가 무엇을 해주면 좋을지 물어보겠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선택이 교육을 바꿉니다.
책선은 그 선택의 기준을 함께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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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읽기) [책선 3호]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이야기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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