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및 심리 상담Re: 중학교1학년딸과에갈등

상담넷
2022-12-13
조회수 204

jh4116님~

상담글 쓰신 이후 상황이 좀 나아졌는지 걱정이 됩니다.

친구집에서 자고 오겠다고 집을 나간 중1딸은 별탈없이 집에 돌아왔지요?

 

우선 상담글로 짐작컨데, 6학년때부터 마음 힘듦의 청소년시기가 시작된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대체로 여학생의 경우 초6부터 중2까지, 남학생의 경우 중1부터 고2까지를 얘기하는데 아이마다 시기가 약간씩 차이는 있습니다. 요즘엔 초4부터 와도 이르다고 놀라지 않아요.

 

jh4116님과 남편분은 딸이 방에서 안 나오고 휴대폰해도, 꾀병인 것 같아 보여도 머리 아프다 하면 학교 안 가고 집에서 쉬게 하셨네요. 상담글을 쓰신 이유이자 집안의 평화가 깨지는 긴장 최고조의 문제는, 벌레가 생길 정도로 방 상태를 만들면서 생활하는 딸의 모습과 그 결과 방의 위생상태는 딸뿐 아니라 가족 모두의 건강에도 영향을 끼칠 것 같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으신 것이죠?. 가족의 생활공간에 벌레가 침범하는 것을 본다면 누구라도 차분할 수가 없을 거에요. 문제가 개선될 때까지는 지난 금요일처럼 심각한 상황이 계속 발생할 것 같아 불안하실 거에요.

 

상담글 상황의 부모님 심정을 100% 이해하고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jh4116 님 딸은~

  • 방에서 음식 먹고 치우지 않고 그릇째 그대로 두기
  • 짜장면 시켜 먹고 단무지는 서랍에, 쓰레기는 침대 옆에 쑤셔 넣기
  • 입던 속옷도 서랍에 넣어두기
  • 마신 컵 그대로 두기
  • 먹은 과자봉지 방바닥에 널부러져 놓기
  • 입고 벗은 옷 서랍에 도로 쑤셔 넣기

이런 행동으로 부모님과 마찰이 있는 거지요?

 

청소문제로 다투는 집 사연을 들으니~

  • 옷장과 책상 서랍은 닫으면안되는사연이있는듯열어놓기
  • 책상방바닥에무얼흘렸는지흔적과끈끈함이있어도절대안닦기
  • 화장품, 드라이어기, 빗을 방바닥에 널어 놓고 사용하기

 정말 발 디딜 틈이 없는 상태지요!

 

https://www.insight.co.kr/news/341967#gsc.tab=0

"제발 방 좀 치워!"…청소 안하는 딸 물건 '쓰레기봉투'에 쓸어담아 버린 엄마

위의 사진이 포함된 글은 미국 엄마가 10대 딸과 매일 청소 문제로 전쟁을 치르다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입니다.

 

jh4116 님 따님 방하고 비슷한가요? 주변에 하소연이라도 하면 '뭐 애들이 정리정돈이나 청소를 잘 못할 수도 있지~' 말하는 경우도 있을 거에요. 분명 부모가 예민한게 아니라 아이의 방 상태가 너무하다는 것을 팩트 체크하고 답글 진행하겠습니다.

 

오죽하면~

당장 치우라고 방문 앞에 지켜서서 치울 때까지 대치한 부모님 심정!

치울 때까지 눈에 보이는 엄청 더러운 상태가 치워졌나 기대했다 그대로인 것을 보고만 낙담!

말로 타일러도 안 되고 혼을 내도 안 되고 답답!

 

부모는 이런 아이와 아이의 방 상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데, 정작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지내니 이러다 커서도 이렇게 지낼까 봐 두려워서 혼을 내서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아이를 채근하게 되지요.

 

저는 jh4116 님의 지금의 상황을 몇 걸음 앞서 겪으면서 어떻게 날카롭게 대치하던 갈등의 정점 상황을 넘어왔는지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실은 이번 답글은 지금의 상황을 지혜롭게 지나가기 위한 jh4116 님과 갈등의 절정을 갓 넘은 제게도 다짐을 위해 쓰는 글이에요.

 

갈등의 절정을 넘어 빵빵하던 긴장이 풀리기 시작한 지점은 '내 아이만 이런건 아니야~' 를 알게 되면서였어요.

 

어느날 더럽게 살기로 결심한 듯 방을 '돼지우리' 보다 못한 상태로 만들어 놓고 아무렇지 않은 듯 지내는 사춘기 시기의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세상 큰 걱정이 웬만한 걱정으로 바뀐거에요.

 

부모 인내가 포기하지 않고 조바심 내지도 않고, 반복해서 알려주면 나아질 거라는 긍정적 기대가 되었어요.

초반에는,

1. 그렇게 지저분한 걸 보여준 적 없는데 왜그러지?

2. 깨끗이 청소해 주고,󰡒이렇게 깔끔하게 해 놓고 지내면 좋잖아~󰡓해도 바로 원상복귀 되는 돼지우리 상태

3. 어디 한번 더러운데서 얼마나 견디나 보자하고 지켜봤지만, 벼르다 죽을 것 같아지는 것을 반복하면서 지쳤어요. '이대로 크면 사람구실 못하고 살것같아', ‘어떻게든 가르쳐야 해' 라는 생각에 애쓰다 지쳤어요.

 

그래서 다음엔 방법을 바꿔서, 보이는 대로 'ㅇㅇ아~이리와봐' 라고 불러서 보여주고, '빨래통에 넣어라', '쓰레기통에 넣어라' 했더니, 공부해야 하는데 자꾸 시켜서 짜증난다고 하더군요.

휴대폰 실컷 할 시간은 있고 쓰레기 잠깐 갖다 놓을 10초가 안되어서 매번 쓰레기와 빨래를 쌓아 두나 싶어 기가 찼지요.

공동 집안일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어지른 것을 치우라고 하다가 아이와 싸움만하게 되고 관계만 나빠지고. 

뭐때문인지, 어떻게해야 할지 낙담할 수 밖에 없었어요.

 

많이 다르지 않은 시간들을 보내던 날 중 드디어 크게 터졌어요. 저는 자책이 되어서 한 말을 아이는 비난으로 받아들여서 둘이 서로 울고 속상했던 날. 밤을 넘겨 다음날까지 이런 감정을 가지고 가지 말자 생각했어요.

 

딸에게 카톡을 보냈어요.

'미안하다. 앞으로 언성 높이지 않고도 잘 지내자. 서로 노력할 부분 찾아서. 서로 편해지도록 하자. 앞으로 많이 나아질거야. 너 우는거 보니까 속상해서. 뭔가 엄마가 잘못했나 자책 되던데….이런 자책도 도움 안 되니까 자책은 그만 하려고 해. 각자 잘하자'

딸도 '나도 엄마 힘든 거 위로 못해줘서 미안하고 더 잘 해볼게' 답톡을 보내왔어요.

 

솔직히 카톡 보내기 전 억울하고 서럽기까지 했지만, 차분히 생각해보니 잘잘못을 따지는것보다 중요한건 나는 어른이지만 딸은 아직 어리고, 엄마가 기억하지 못한 말로 상처받은 딸이 보였어요.

딸이 바랬던건 엄마의 사과였던 것 같아요.

그날 이후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도 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지고 나름 잘  지내고 있어요.

 

매주 한번 아이들이 집에 없을 때, 치울 수 있는 만큼 아이들 방을 청소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돌아오면 '방 깨끗하니까 좋지?'

'먹다남은 음식물은 바로 치워야 벌레 안생겨'

'젖은 빨래는 빨래통에 넣으면좋겠다'

 

좋은 말로 반복해서 얘기해줘요.

콩나물 시루에 물주며 키우는 것과 같은 원리로 들은 것이 어디 가지는 않겠지. 조금이라도 청소가 되어있는 티가 나면 알아주고 말로 표현해줘요.

 

토요일 저녁 7시. 다같이 청소하는 시간을 정했어요. 공동 공간인 거실을 둘째에게, 화장실 하나를 첫째에게 전담. 다같이 청소를 하니 자연스럽게 동참하더라구요.

 

방 상태가 심해졌다 싶으면 '좀 치워야겠다.' 얘기하고, 선택은 아이에게 줘요. 귀찮아서이지 모르는 건 아닌 것 같더라구요.

 

'유퀴즈' 출연 정신과 전문의 김붕년 교수는 '어떻게 해야 좋은 부모가 되느냐'는 질문에, "당신의 자녀를 나와 아내에게 온 귀한 손님처럼 여겨라" 합니다. 귀한 손님이 오면 극직히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걸 대접하고 싶지,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강요하지 않잖아요. 손님은 떠날 사람이라, 각자 저마다의 시기에 맞춰 진짜 떠나보내야 한다고 해요.

 

사춘기를 겪는 아이에게 부모님이 해줄건, '연민' 이라고 해요. 사춘기 시기가 되면 더욱 아이는 감정적 부분에서 심한 파도 속에 있는 상태가 된다고 해요. 그런 감정의 파도 속에서 조절이 잘 안되어 힘들기 때문에, 아이가 부모에게 불손하게 대하는건 그런 맥락에서 생긴 것이라 부모가 이해하면 아이를 연민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죠. 그러면 부모가 아이의 태도만 가지고 혼내지 않게 되고, 아이의 태도를 이해 하게 되는 것이죠.

 

아이가 문을 꽝 닫고 들어간다면? "조금시간을줘야한다"며, "거기서 바로 확 문을 열어서 '이게 어디서 하는 태도야!' 이러면 "대부분 관계가 더 틀어지고 대화는 단절 되고 그 아이는 고립된다"며, "그럴땐 오히려 부모가 자신에게 여유를 줘야한다"고 조언해요.

 

아이에 대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을 찾는 것 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부모는 아이가 '왜 이렇게 행동할까?'를 먼저 생각해봐야 해요.

아이의 힘든 마음을 들여다보고 아이의 행동에 초점을 두고 혼내기 보다는 아이를 대하는 부모 자신의 태도를 점검하고, 아이를 이해 하려는 것이 더 먼저여야 해요. 가만히 부모인 우리들의 청소년 시기를 되짚어보면 금방 동의가 되실거예요. 부모는 아이에게 잘해준 것만 기억하는데, 아이는 부모가 잘못한 것 한가지를 마음의 상처로 오래 기억 하잖아요. 자식 잘되라고 하는 잔소리나 간섭, 지적을 아이는 자신이 비난 받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이죠.

 

많은 정신과 전문의들이 이야기하듯 감정의 파도속에 있는 것처럼 사춘기 아이는 별 이유 없이 분노, 불안, 공포에 쉽게 휩쓸려요. 성장의 변화시기에 누구나 겪는 상황이고, 이미 성인이 된 우리들도 그 시기를 거쳐왔지요. 그렇기에 감정의 파도속에서 많이 힘들어 하고 있는 아이에 대해 그 폭풍같던 시기를 지나온 어른으로서 '연민'을 느끼면 아이의 태도와 행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거예요..

 

요즘 가장 부모님들이 많이 보고 듣는 오은영 박사님도 친절한 목소리로 반복해서 꾸준히 말해 주라고 해요.

'우리 딸 정리하는건 좀 약하네. 잘하는게 더많으니까 큰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고칠수 있는 건 좀 고쳐 나가볼까'. 한번에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을 수 있지만, 모른척 방관도 하면 안되는것이므로 꼭 개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이와 꾸준히 이야기를 하셔야해요. 분명하고 명확하게, 그러나 화를 내거나 때려서 관계를 해치면 안 되고,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이유도 같이 설명하면서 이야기 해 주세요.

 

정리하자면, 아이의 발달단계에 따라 부모의 역할이 달라져야 해요. 아이가 사춘기 시기가 되면 부모는 대화하며 의논하는 대상이 되어야 해요. 어린 아이 때처럼 강요하며 야단치고, 매를 들고, 화내고, 잔소리 한다고 부모의 지시를 따르지 않음을 이미 경험하고 계시잖아요.

 

사춘기의 특성을 이해하면서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부모인 내가 전달하려던 내용으로 아이가 받아들이는지 확인의 과정도 필요해요.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다른 뜻으로 받아들이고 상처받고 있지 않은 지 관찰하면서 대화를 하셔야 하지요. 옳다 그르다는 평가가 아니라, 자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면서 아이의 생각과 의견이 무엇인지 파악 후 '잘 들었다'고 말해주거나 '들어보니 일리가 있네' 이렇게 인정받는 경험이 쌓일 수 있게 해주세요. 아이의 생각과 의견에 공감이 먼저이고 그 다음 부모의 생각과 의견이 다른 경우는 부모의 의견과 생각도 전달하셔야 해요.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은 조율하고 의논하는 방식으로 소통을 하셔야 그 과정에서 아이도 배우고 성장이 일어나요.

 

한가지 더 첨언하면, 어떤 사안으로 이야기 나눌 때 딱 그 사안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셔야 해요. 지금 일어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예전 이야기까지 소환해 '너는 며칠 전에도 그러더니, 항상 말만하고 똑같아~' 등의 말로 지난 시간의 잘못까지 지금 문제와 결부시키는 방식은 피하셔야 해요. 이 부분은 부모-자녀관계 뿐 아니라 부부관계 더 나아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쉽지 않지만 꾸준히 시도해봐야 하기에 아래 참고자료도 공유드려요.

 

 

#참고자료

 

[상담넷 윤다옥소장의 사춘기 성장통보듬기]정리정돈도 교육, 일단 버리게 하라.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778058.html

 

[유퀴즈제 170화 나의연구일지]김붕년교수

https://www.youtube.com/watch?v=jzNh39p4iGo

 

[경기도 평생학습포털지식-GSEEK]사춘기 자녀마음 이해하기(오은영박사)

https://www.gseek.kr/member/rl/studyRoom/studyRoomMain.do?courseSeq=4375&courseCsSeq=1&subjS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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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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