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랑스런 하나뿐인 외동딸을 위해 도움을 요청한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이 글에서 읽혀집니다. 커리어와 수입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기 까지, 아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되는 과정들이 험난하고 힘드셨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일, 커리어와 수입을 포기하고 오롯이 아이를 키우는 일 중 어느 하나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겁니다. 맞벌이를 선택할 당시를 떠올려 보세요. 아마도 어머니는 아이를 포함한 가족과 주변의 여러 상황도 고려하고, 맞벌이를 선택함으로써 예상되는 미래도 그려보았을 거에요. 많은 고민 끝에 내린 최선의 선택이었을 텐데, 지금 아이 문제로 겪는 시련이 잘못된 선택 때문이라는 생각에 힘들어 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맞벌이를 결정했을 때 어머니에게는 커리어도 소중했던 것으로 보여요. 개인으로서 발전하고 잠재력을 키우고자 하는 자아실현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에요.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개인의 자연스런 성장 욕구를 탓할 수는 없습니다. 맞벌이를 한 것이 어머니의 역할과 책임을 버리고 개인의 욕구를 채운 것만은 아닐 테니까요. 욕구와 책임 사이에서 조율을 해가며 애를 썼을 텐데 그 결과가 지금 아이의 모습이 되고 보니 어머니로서 죄책감을 느끼는 것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되니 죄책감도 크게 느껴질거에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죄책감이 과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의 역할과 어머니·아내로서의 역할은 양립 가능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자신을 우선하는 삶을 살았던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면서 지금은 어머니와 아내의 역할에 올인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한 쪽이 올라서면 다른 한쪽은 주저앉아야만 하는 시소처럼 보여요. 시소는 균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오르내립니다. 멈추지 않는 시소처럼 어머니로서 올인하는 것이 나중에 또 어떤 자책으로 이어질지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커리어와 수입을 포기한 것에 대해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라 믿지만, 남편과 아이 우선으로 하루하루 살겠다는 마음은 조금 걱정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개인이 뒷전이 되었을 때 훗날 찾아올 허망함도 예상 가능한 일이기에, 다른 사람을 위해 살겠다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아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어머니의 죄책감입니다. 자책하는 마음에서 먼저 벗어나면 아이 문제의 해결 방법이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할거에요. 아이의 정서가 불안정할 때 가장 중요한 치료제는 주 양육자의 안정적인 정서입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어머니 건강을 먼저 챙기고 마음의 여유를 찾아서 아이의 심리적인 안정기지가 되어주세요. 아이가 힘들 때 버텨주려면 어머니께서 먼저 튼튼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죄책감을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해 보셨으면 합니다. 남편과 아이 먼저가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돌보기를 최우선으로 해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이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현재 9세인 외동 여자아이고 부모의 맞벌이로 인해서 주 양육자는 할머니였네요. 학원 뺑뺑이는 방과 후 비어있는 시간을 채우기 위한 맞벌이 부모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에요. 여기까지는 많은 맞벌이 부모들이 겪는 비슷 비슷한 현실입니다. 아이들마다 부모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는 ‘존재감’은 다른 문제입니다. 아이가 ‘부모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다면 심리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는 말이겠네요. 단순히 맞벌이라서, 부모가 존재하지 않아서, 할머니에게 맡겨서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부모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해서 나타난 문제들, 대수롭지 않게 지나친 아이의 시그널들이 어떤 것이었는지 하나하나 되짚어 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글에서는 그 시그널이 무엇인지는 명시되지 않았기에, 제시하신 두 가지 문제, 자아개념심리검사결과와 자위행위에 대해 얘기 나눠보려 합니다.
먼저 자아개념심리검사는 자기보고식 검사입니다. 초2 아이가 자기가 느끼고 생각한 대로 스스로 보고한 검사에요. 그래서 검사 결과가 매우 낮음으로 나온 것을 문제적 시각으로 보기 보다는, 아이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인터넷·스마트폰 과사용 검사에서 주의군으로 분류된 한 아이의 사례가 떠오르네요. 그 아이는 가족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였어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사용하는 아이였는데, 조금만 사용해도 ‘그만해라’ 소리를 자주 듣다 보니 자기가 많이 하는 줄 알고 그렇게 답변하여 주의군으로 나오는 경우였습니다. 반대로 실제로 많이 사용하는데도 자신이 느끼지 못하면 과사용 분류를 무사히 통과하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검사가 잘못된 것은 아니에요. ‘자기보고식’이라는 것의 맹점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검사에서 읽을 것은 결과보다는 내용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왜 그런 대답을 했는지 배경을 읽어주시는 게 핵심입니다. 왜 스스로에 대해 낮게 평가하는지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방법으로 아이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가면 좋겠어요.
다음으로 아이의 자위행위는 특히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부모님들이 난감해하고 걱정을 많이 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성을 터부시하고 왜곡해왔던 사회 분위기나 인식이 완화된 시대이긴 하지만요. 자위행위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자연스런 행위라는 것을 인지하고, 행위에 대한 부정적 표현은 조심하면 좋겠습니다. 오은영 선생님의 육아상담 프로그램 상담 내용을 참고해보세요. 어린 여아가 생식기를 계속 만지는 문제로 상담 나온적이 있어요. 자위행위를 성인의 성적 행동과 같은 맥락으로 보면 안되고, 아이가 성기를 만지는 정확한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몸을 만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고 합니다. 첫째, 감정 표현이 서툴고 표현이 미숙해서 또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둘째, 자위행위는 감각을 자극하는 놀이행위이기도 합니다. 셋째, 호기심이 있는 아이가 신체를 탐색하고자 하는 행동이며 몸을 발견하고 탐구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아이의 마음상태나 애착상태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아이가 어떤 목적으로 자위행위를 하는지 관찰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겁니다. 자위행위와 관련된 정보를 검색하다가 2012년 기사인데 마침 초2 아이의 상담사례가 나와서 가져와봤으니 함께 살펴보세요.
※ [다큐플렉스] 오은영 명품상담 유아 자위 행위
https://www.youtube.com/watch?v=knkVvzZNqEI
※ 자위행위는 허전함 달래기... 친구와 뛰놀게 하고 감싸주세요, 경향신문, 2012
https://m.khan.co.kr/national/education/article/201206042034375#c2b
실수에서 배운다는 말씀, 이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에서 힘이 느껴집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지나고 보면 후회되는 일이 많지요. 할머니 손에 맡긴 것, 아이와 속 깊은 대화를 못했던 것, 부부 관계가 좋지 못했던 것 등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 그러나 반성을 끝내고 앞으로 나아가야지요.
서천석 행복한아이 연구소 소장은 양육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양육자는 여러 단면과 차원을 지닌 존재다. 그는 오직 아이에게만 집중할 수도 없고, 판단과 행동의 기준을 아이에게만 둘 수도 없다. 아이에게 극단적으로 심각한 일이 생기면 모든 정신이 아이로 향하겠지만 늘 그럴 수는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부분의 삶의 순간에, 아니 육아를 하는 순간조차 그러기가 쉽지 않다. 여러 생각이 흘러가고, 그 생각이 감정을 흔들고, 그 생각과 감정을 갖고 아이를 만나고 돌본다. 아이의 기대와는 달리 아이는 많은 순간 후순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 그게 현실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참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허술하고 부족한 부모라고 자책도 하지만 아이에게도 나름의 힘이 있어서 잘 자라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아이와의 관계 속에서 서로 배우며 성장해 나가야죠.
서천석 소장은 이렇게 덧붙입니다. “금쪽이에 환호할수록,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을 당연히 여길수록, 이상적인 육아를 더 많이 강조할수록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선택하기 어려운 일이 되고 만다. 부모들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아이는 상실감에 시달리게 된다.” 자라는 과정중에 있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노력은 하되 너무도 이상적 부모역할을 이상화하여 그 속에 부모 자신의 모습도 없어지는 상황은 건강하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완벽한 조건을 갖추어주기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기 보다는 아이가 어떤 기질인지 우리 아이는 어떨때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는지 아이에게 초점을 맞춰보시면 좋겠어요.
이상적인 육아는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아이의 존재 자체에 자신의 눈을 맞추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감정형의 아이라면 어머니가 눈에 사랑을 가득담고 쳐다보는 순간들이 제일 효과가 빠를 수 있어요. 불안도가 높은 아이라면 부모가 사이좋은 모습, 함께 하루 일과와 일상에 대해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는 모습, 미래에 대해 미리 얘기해주는 모습을 보면 안정감을 느낄 거에요. 인정욕구가 있는 아이라면 작은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게 좋겠네요. 아이와 같이 운동. 캠핑. 여행하며 부대끼고 눈마주치고 많이 웃고 특히 부부가 사이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효과는 제일 빠른 것 같아요. 초2는 빨리 좋아지는 시기에요. 아이가 어릴 때 문제를 알아차린 것이 운이 좋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늦을수록 회복이 힘드니까요. 눈을 맞춰주는 어머니의 존재 자체가 강력한 치유제입니다.
더불어 어머니 자신도 위로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심리적 안전기지를 마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는 열번 변한다는 말이 제가 들은 가장 위로되는 말이었는데 어머니께도 해드리고 싶네요. 겪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잘 겪어내셨으면 좋겠어요.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https://forms.gle/pN8Ng7MFR4cE383y5
안녕하세요.
사랑스런 하나뿐인 외동딸을 위해 도움을 요청한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이 글에서 읽혀집니다. 커리어와 수입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기 까지, 아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되는 과정들이 험난하고 힘드셨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일, 커리어와 수입을 포기하고 오롯이 아이를 키우는 일 중 어느 하나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겁니다. 맞벌이를 선택할 당시를 떠올려 보세요. 아마도 어머니는 아이를 포함한 가족과 주변의 여러 상황도 고려하고, 맞벌이를 선택함으로써 예상되는 미래도 그려보았을 거에요. 많은 고민 끝에 내린 최선의 선택이었을 텐데, 지금 아이 문제로 겪는 시련이 잘못된 선택 때문이라는 생각에 힘들어 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맞벌이를 결정했을 때 어머니에게는 커리어도 소중했던 것으로 보여요. 개인으로서 발전하고 잠재력을 키우고자 하는 자아실현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에요.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개인의 자연스런 성장 욕구를 탓할 수는 없습니다. 맞벌이를 한 것이 어머니의 역할과 책임을 버리고 개인의 욕구를 채운 것만은 아닐 테니까요. 욕구와 책임 사이에서 조율을 해가며 애를 썼을 텐데 그 결과가 지금 아이의 모습이 되고 보니 어머니로서 죄책감을 느끼는 것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되니 죄책감도 크게 느껴질거에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죄책감이 과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의 역할과 어머니·아내로서의 역할은 양립 가능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자신을 우선하는 삶을 살았던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면서 지금은 어머니와 아내의 역할에 올인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한 쪽이 올라서면 다른 한쪽은 주저앉아야만 하는 시소처럼 보여요. 시소는 균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오르내립니다. 멈추지 않는 시소처럼 어머니로서 올인하는 것이 나중에 또 어떤 자책으로 이어질지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커리어와 수입을 포기한 것에 대해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라 믿지만, 남편과 아이 우선으로 하루하루 살겠다는 마음은 조금 걱정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개인이 뒷전이 되었을 때 훗날 찾아올 허망함도 예상 가능한 일이기에, 다른 사람을 위해 살겠다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아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어머니의 죄책감입니다. 자책하는 마음에서 먼저 벗어나면 아이 문제의 해결 방법이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할거에요. 아이의 정서가 불안정할 때 가장 중요한 치료제는 주 양육자의 안정적인 정서입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어머니 건강을 먼저 챙기고 마음의 여유를 찾아서 아이의 심리적인 안정기지가 되어주세요. 아이가 힘들 때 버텨주려면 어머니께서 먼저 튼튼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죄책감을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해 보셨으면 합니다. 남편과 아이 먼저가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돌보기를 최우선으로 해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이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현재 9세인 외동 여자아이고 부모의 맞벌이로 인해서 주 양육자는 할머니였네요. 학원 뺑뺑이는 방과 후 비어있는 시간을 채우기 위한 맞벌이 부모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에요. 여기까지는 많은 맞벌이 부모들이 겪는 비슷 비슷한 현실입니다. 아이들마다 부모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는 ‘존재감’은 다른 문제입니다. 아이가 ‘부모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다면 심리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는 말이겠네요. 단순히 맞벌이라서, 부모가 존재하지 않아서, 할머니에게 맡겨서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부모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해서 나타난 문제들, 대수롭지 않게 지나친 아이의 시그널들이 어떤 것이었는지 하나하나 되짚어 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글에서는 그 시그널이 무엇인지는 명시되지 않았기에, 제시하신 두 가지 문제, 자아개념심리검사결과와 자위행위에 대해 얘기 나눠보려 합니다.
먼저 자아개념심리검사는 자기보고식 검사입니다. 초2 아이가 자기가 느끼고 생각한 대로 스스로 보고한 검사에요. 그래서 검사 결과가 매우 낮음으로 나온 것을 문제적 시각으로 보기 보다는, 아이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인터넷·스마트폰 과사용 검사에서 주의군으로 분류된 한 아이의 사례가 떠오르네요. 그 아이는 가족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였어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사용하는 아이였는데, 조금만 사용해도 ‘그만해라’ 소리를 자주 듣다 보니 자기가 많이 하는 줄 알고 그렇게 답변하여 주의군으로 나오는 경우였습니다. 반대로 실제로 많이 사용하는데도 자신이 느끼지 못하면 과사용 분류를 무사히 통과하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검사가 잘못된 것은 아니에요. ‘자기보고식’이라는 것의 맹점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검사에서 읽을 것은 결과보다는 내용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왜 그런 대답을 했는지 배경을 읽어주시는 게 핵심입니다. 왜 스스로에 대해 낮게 평가하는지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방법으로 아이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가면 좋겠어요.
다음으로 아이의 자위행위는 특히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부모님들이 난감해하고 걱정을 많이 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성을 터부시하고 왜곡해왔던 사회 분위기나 인식이 완화된 시대이긴 하지만요. 자위행위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자연스런 행위라는 것을 인지하고, 행위에 대한 부정적 표현은 조심하면 좋겠습니다. 오은영 선생님의 육아상담 프로그램 상담 내용을 참고해보세요. 어린 여아가 생식기를 계속 만지는 문제로 상담 나온적이 있어요. 자위행위를 성인의 성적 행동과 같은 맥락으로 보면 안되고, 아이가 성기를 만지는 정확한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몸을 만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고 합니다. 첫째, 감정 표현이 서툴고 표현이 미숙해서 또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둘째, 자위행위는 감각을 자극하는 놀이행위이기도 합니다. 셋째, 호기심이 있는 아이가 신체를 탐색하고자 하는 행동이며 몸을 발견하고 탐구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아이의 마음상태나 애착상태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아이가 어떤 목적으로 자위행위를 하는지 관찰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겁니다. 자위행위와 관련된 정보를 검색하다가 2012년 기사인데 마침 초2 아이의 상담사례가 나와서 가져와봤으니 함께 살펴보세요.
※ [다큐플렉스] 오은영 명품상담 유아 자위 행위
https://www.youtube.com/watch?v=knkVvzZNqEI
※ 자위행위는 허전함 달래기... 친구와 뛰놀게 하고 감싸주세요, 경향신문, 2012
https://m.khan.co.kr/national/education/article/201206042034375#c2b
실수에서 배운다는 말씀, 이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에서 힘이 느껴집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지나고 보면 후회되는 일이 많지요. 할머니 손에 맡긴 것, 아이와 속 깊은 대화를 못했던 것, 부부 관계가 좋지 못했던 것 등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 그러나 반성을 끝내고 앞으로 나아가야지요.
서천석 행복한아이 연구소 소장은 양육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양육자는 여러 단면과 차원을 지닌 존재다. 그는 오직 아이에게만 집중할 수도 없고, 판단과 행동의 기준을 아이에게만 둘 수도 없다. 아이에게 극단적으로 심각한 일이 생기면 모든 정신이 아이로 향하겠지만 늘 그럴 수는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부분의 삶의 순간에, 아니 육아를 하는 순간조차 그러기가 쉽지 않다. 여러 생각이 흘러가고, 그 생각이 감정을 흔들고, 그 생각과 감정을 갖고 아이를 만나고 돌본다. 아이의 기대와는 달리 아이는 많은 순간 후순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 그게 현실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참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허술하고 부족한 부모라고 자책도 하지만 아이에게도 나름의 힘이 있어서 잘 자라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아이와의 관계 속에서 서로 배우며 성장해 나가야죠.
서천석 소장은 이렇게 덧붙입니다. “금쪽이에 환호할수록,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을 당연히 여길수록, 이상적인 육아를 더 많이 강조할수록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선택하기 어려운 일이 되고 만다. 부모들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아이는 상실감에 시달리게 된다.” 자라는 과정중에 있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노력은 하되 너무도 이상적 부모역할을 이상화하여 그 속에 부모 자신의 모습도 없어지는 상황은 건강하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완벽한 조건을 갖추어주기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기 보다는 아이가 어떤 기질인지 우리 아이는 어떨때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는지 아이에게 초점을 맞춰보시면 좋겠어요.
이상적인 육아는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아이의 존재 자체에 자신의 눈을 맞추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감정형의 아이라면 어머니가 눈에 사랑을 가득담고 쳐다보는 순간들이 제일 효과가 빠를 수 있어요. 불안도가 높은 아이라면 부모가 사이좋은 모습, 함께 하루 일과와 일상에 대해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는 모습, 미래에 대해 미리 얘기해주는 모습을 보면 안정감을 느낄 거에요. 인정욕구가 있는 아이라면 작은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게 좋겠네요. 아이와 같이 운동. 캠핑. 여행하며 부대끼고 눈마주치고 많이 웃고 특히 부부가 사이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효과는 제일 빠른 것 같아요. 초2는 빨리 좋아지는 시기에요. 아이가 어릴 때 문제를 알아차린 것이 운이 좋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늦을수록 회복이 힘드니까요. 눈을 맞춰주는 어머니의 존재 자체가 강력한 치유제입니다.
더불어 어머니 자신도 위로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심리적 안전기지를 마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는 열번 변한다는 말이 제가 들은 가장 위로되는 말이었는데 어머니께도 해드리고 싶네요. 겪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잘 겪어내셨으면 좋겠어요.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https://forms.gle/pN8Ng7MFR4cE383y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