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및 학습 상담Re:초4 남아 공부하기도 싫고 학교에도 가기 싫다고 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0-06-12
조회수 1023

안녕하세요. 참소중한나님.

그림책을 좋아하신다니 잘 알고 지내 온 친구를 만난 듯이 무척 반가웠어요. 저도 그림책을 무척 좋아한답니다. 그림책은 우리가 필요한 순간에 짜잔하고 나타나서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는 신기한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4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엄마와 그림책으로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니 매우 부럽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아이의 이런 강점이 묻히고, 학교에서는 지식학습 위주로 아이가 평가받는 현실 때문에 저도 안타까운 마음이네요. 특히 코로나로 인한 대부분의 온라인 수업이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많은 학부모들의 공통된 불안이며 걱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강의식 온라인 수업은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조금씩 다른 학습방법의 개발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아이와 함께 변하는 세상을 담담히 어떻게 살아갈지,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부모가 먼저 조급해 하지 않는 여유있는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학습이 뒤처질까 걱정이 되겠지만, 지금 모든 초등 4학년이 같이 멈춤을 겪고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사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앞서 나가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 시기는 아이 스스로 자신을 관리하며 온라인 학습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교육에 의존할수록 오히려 자기관리능력, 자기주도력이 길러질 기회를 잃게 되는 측면도 있으니까요. 부모들은 아이들이 학습부진 때문에 가장 크게 자존감의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걱정하시지만, 학습 능력으로 자존감을 세울 수 있는 아이들은 아주 극소수입니다. 학습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 1등의 자존감이 항상 유지될 수 있을까요? 다음 시험에서 2등이 되었을 때의 자존감은 어떠할까요?

자존감은 상대적인 것이고 각자의 재능은 다르기 때문에 아이의 장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겠지요.

 

문의주셨던 첫번째 문의부터 볼게요.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어했던 이유에 대한 아이의 마음이 궁금합니다. 문의글에는 ‘기질상 많이 움직이고 체험하는 놀이식 활동수업을 좋아하는데 3학년이 되자, 그런 수업은 거의 없고 필기하고 암기하는 양이 많아지자 공부에 흥미가 떨어진 것 같습니다’라고 추측 하셨는데, 어머님의 추측이 아니라 아이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시면 좋겠어요. 수업내용이 이해가 안되어서 공부가 힘든것인지, 아이와 맞지않은 수업형태라 더 집중이 어려운 것인지, 자꾸만 다른 친구와 비교해 자신의 느림이 느껴져서 어려움이 있는지 등을 잘 들어보셨음 합니다. 학교가기 싫은 이유도 학습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서 인지, 친구들과의 관계의 어려움이나 혹 다른 힘겨움은 없는지를 충분히 나누었음 해요. 무엇보다 아이가 어려움을 이야기 할때 부모로서의 안타까운 마음보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쏟아낼 수 있도록 들으면서 공감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담위원중 한분이 이런 경험을 말씀하셨어요. 고3때 공부안된다고 언니에게 이야기 했더니 언니왈 ‘나 같으면 고민할 시간에 공부하겠다!’란 말이 지금까지도 상처로 남았다고 하더군요. 어머님의 문의글에도 ‘아이가 힘들어서 그런 표현을 솔직하게 했다고 생각하지만’ 으로 표현하셨어요. 아이는 그 순간 자신의 속상함을 이야기 한 것이고, 그때는 충분히 들어주면서 공감해주고 위로가 필요한것이지요. 아이가 감성적이라 더욱 위로가 먼저 있어야 하고, 충분히 마음이 다독여진 후 에너지가 생겨야 뭐라도 해볼 수 있어요.

 

주변의 많은 아이들이 이 상황에서도 사교육을 받으며 대단히 앞서 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사교육을 받고 있는 많은 아이들의 경우 공부에 대한 감정은 어떨지를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지요. 초등 공부는 나중에 공부할 동기가 생겼을 때 학습개념이 부족해서 학습을 따라가지 못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그때 그때 제 학년에서 익혀야 할 개념을 다질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아이가 공부를 하겠다는 의지는 공부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적을수록 생겨날 가능성이 많거든요. 그러니 그전까지는 공부 감정을 잘 돌보며 든든히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현재 하고 있는 아이의 학습량을 적어주셨는데, ‘매일 영어단어 3개 외우기’의 경우 힘들어 한다면 성향을 고려하여 다른 방식을 시도하면 어떨까 싶어요. 좋아하는 그림책을 영어 그림책으로 듣고 읽도록 시도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엄마가 굳이 아이에게 영어로 읽어 주어야 할 필요는 없어요. 유튜브에서 손 쉽게 다양한 동영상 자료들을 찾을 수 있어요. 6월 6일 <Re:초1 영어교육 때문에 고민입니다> 상담넷 답글을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수학에 대해서 아이는 어떤 어려움을 느낄까요? 각 교과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도 아이에게 물어보시면 좋겠어요. 많은 아이들은 그 전 학기에 배운 개념들을 쉽게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그 전 학기 또는 그 전 학년에서 배운 연결된 개념을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한 다음 새로운 개념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지요. 단체 수학사교육포럼 대표이신 최수일 선생님과 전국수학교사모임에서 만든 <개념연결 초등 수학사전> 과 만회책이지만 <개념연결 만화 수학 교과서>도 학년별로 있으니 아이가 잘 보리라 생각하며 추천드려요.

 

두번째와 세번째는 묶어서 말씀드릴게요. 아이의 기질과 성향을 잘 파악하고 계셔서 학교에서도 이런 아이의 강점이 부각되면 좋겠다 싶은 안타까움이 있을거예요.

 

6월 10일에 올려진 상담넷 칼럼 <어른들은 아이의 미용실 거울이 되어야>를 보셨나요? 저는 그 칼럼을 읽으며 에릭 칼의 『배고픈 애벌레』 그림책이 떠올랐어요. 이제까지 저는 그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인 껍질을 벗고 찬란한 날개를 펼친 나비의 아름다운 색감에 눈길이 끌렸어요. 그런데 칼럼글을 읽고 그림책을 다시 읽으니 번데기는 나비가 될 수도 있고, 나방이 될 수도 있고, 나비로 태어나 날개를 못 펼칠 수도 있어요. 훌륭한 나비가 될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대로를 인정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그대로 괜찮아”라는 말처럼 진짜 괜찮은 것인지 저를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부모로서의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는 것이지요.

 

“번데기를 지나면 너는 아름다운 나비가 될 거야, 엄마는 너를 믿어!”라고 말하며 아이에게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괜찮아”라고 했지만 훌륭한 나비가 될 것이라는 부모의 기대를 버리지 못한 마음이지요.

 

아이의 강점을 찾아주고 잘 하는 것을 칭찬하는 것이 좋은 부모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아이가 원하는 부모는 아이의 지금의 모습을 보고 미용실 거울로 비춰 주기를 바라는 게 아닐까 싶어요. 지금까지 잘 해 오신 것처럼 공부 위주의 대화보다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의 마음 이야기를 많이 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너무 잘해오셨고, 애 많이 쓰셨어요. 용기내어 상담넷에 문을 두드려 주신것 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엄마이고, 노력하는 엄마예요. 공개된 게시판에 자신의 고민을 올린다는 것이 쉽지 않지요. 자녀 양육을 하며 겪는 걱정과 불안은 나 혼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어떤 형태로든 겪는 것이고, 나의 어려운 경험을 통해 누군가는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그만큼 다른 사람에게까지 손 내밀어 주는 것이라 ‘참소중한나’님께 박수를 보내며 상담넷에서도 깊은 감사드려요.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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