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및 심리 상담마음을 다친 아이, 어떻게 해야할까요?(긴글죄송)

롸잇나우
2021-03-31
조회수 228

*노워리 상담넷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체적인 답변을 위해 아래 질문 양식에 따라 상담을 작성해주세요.

1. 자녀 학년(나이) :초등학교 4학년
2. 자녀 성별 : 남
3. 거주 지역 : 서울
4. 기타 자녀의 특징 : 풍부한 감성+밝은 줄만 알았는데 밝아보이려 노력한 듯해요.
5. 상담 내용 :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2학년, 4학년 두 아들을 키우는 전업주부 엄마입니다. 

어제 저녁 너무 마음 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엄마로서 제 잘못에 대해 자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이를 그동안 힘들게 했구나, 나때문에 얼마나 마음을 다쳤을까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해서... 이제 저의 태도를 고쳐보려고 합니다. 아이의 다친 마음도 보듬어주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는게 좋을지 조언을 듣고 싶어 이렇게 글을 적고 있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아이는 4학년 큰아이입니다.

(편의상 가명으로 민우라할게요)

10년 가까이 키웠는데 지금까지 제가 생각해왔던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민우는 이러저러한 아이라고 말하기가 망설여집니다. 

전 민우가 밝고 밝고 밝은 아이인줄 알았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게 다가 아닌데 둔한 저는 잘 웃으니 그저 좋은 줄 알았습니다.


어제 저녁, 알약을 시도했어요. 시럽약만 먹다가 알약을 주니 엄청 힘들어하더라구요. 제 생각으로는 충분히 작게 부숴 주었는데도 물만 몇컵을 마시고 못 먹어서... 큰 소리로 타박을 했어요. 밥알 보다도 작은데 그걸 못먹냐, 그걸 못먹는건 난 못먹는다고 마음을 먹어서 못먹는거다, 이제 배아프다 소리하지마라 등등. 결국 잠시 후 민우는 약 먹는걸 성공했어요. 그러고는 울더라구요. 성공해서 너무 기쁘다며 우는데 기쁨의 눈물이라기보다는 그간의 서러움이 폭발한 느낌? 저의 구박에 속상했던 마음이 터진 느낌? 제가 보기엔 그랬습니다. 그 눈물을 보는 순간 저도 눈물이 나서 안고 같이 울었습니다. 저는 미안해서 울었습니다. 


내가 이 어리고 여린 아이한테 뭔 짓을 해온건가, 그 동안 나의 스치는 말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쌓였겠구나, 스스로를 괴롭혔겠구나...

잠자리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민우가 말했습니다. 자기는 잘하는게 없어서 속상하다고..

 '두각을 나타내며 잘하는'이 아니라 '흥미를 느끼며 즐겁게 하는'의 뜻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자존감'이 바닥이구나 싶었습니다.

 사실 코로나 이후로는 게임이나 유툽말고는 하는게 별로 없습니다. 최근 저와 루미큐브를 하거나 스카이콩콩을 좀 타긴합니다만 너무 심하다싶어 정한 '미디어프리'시간을 떼우기 위함이란걸 압니다.

 (미디어프리시간은 아이패드나 컴퓨터,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하루 2시간입니다.  차차 늘려갈 계획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미디어 노출시간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저도 우려하면서도 강하게 제재하지 않았던 것은 시대가 변했다는것과 정답이 없는 삶인데 강요로 인한 반작용에 대한 걱정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 핑계입니다. 코로나 전에는 주말에만 자유롭게 했고 주중에는 아예 못하게 했거든요. 그렇지만 이건 너무하다싶어 미디어프리시간을 한달전쯤 부터 시작했습니다. 얘기가 너무 딴데로 갔네요...)


잘 못했습니다. 

잘 못하는거 알면서도 한심하다는 마음 가득담아 타박을 늘어놓았습니다.

민우가 잘 웃고 항상 밝아보여서, 

타박을 해도 웃길래 마음에 쌓아두진 않는구나 생각하고 마음껏? 타박했습니다. 

글씨가 왜 모양이냐, 밥을 왜 그렇게 흘리면서 먹냐, 넌 왜 줌수업시간마다 화장실을 가냐.. 등등등

좋게 말해도 될걸 비난조로 말을 했습니다. 


두어달전부터 기침을 하고 배도 자주 아프다고 합니다. 병원에 가서 처방받아 약을 먹어도 안낫고

이런저런 검사도 했는데 다 이상이 없다합니다. 의사선생님의 말로는 심리적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전, 하루 종일 맘대로 노는데 대체 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그러나.. 생각했습니다. 사실 아주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내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순간순간 느껴왔습니다. 그런데 제 스스로 그 문제를 외면했습니다. '스트레스 받는 애가 저렇게 맨날 웃고 있나..?' 생각했고, 엄마가 무섭냐, 엄마때문에 속상하거나 스트레스 받냐는 물음에 전혀 아니라고 대답하길래, '거봐 아니잖아, 내가 무슨 스트레스를 줬다고...'하며 애써 아닌 증거들을 찾았던것 같습니다. 어제 민우의 눈물을 보고 현타가 왔습니다. 

내가 바뀌어야되겠구나, 심리적인게 맞는거 같다고 잠정 결론내었습니다.


사실 민우가 좀 답답하긴합니다. 제 성질로는, 제 기대로는 받아들이기가 좀 힘들긴합니다. 둘째는 좀 못됐긴 했어도 빠릿빠릿하거든요. 여느 아이들처럼 성질도 막 부리고 뒤에 가서 엄마 욕도 합니다. 엄마욕을 하는건 안되는거지만 분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짧은 생각으로는 본인 스스로 억눌리는게 없을거라 여겨집니다. 또 집에서는 엄청 성질을 부려도 기관에 가면 모범생입니다. 쪽지시험도 항상 100점을 받아오니 학교생활도 걱정이 없게 해줍니다. 그런데 민우는... 어려서부터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학교 가기 싫다고 교문에 드러눕기도하고 수업시간중에 앉아있기 힘들어하고 엎드려있고 멍때리고, 덜렁거리고, 가만히 있는 친구를 때리기도하고.. 한때 틱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어서 1년 넘게 상담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다행히 지금껏 다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민우를 이해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학교에 대한 거부는 많이 줄긴했습니다. 민우는 낯가림이 없어서 누구한테라도 말하기를 꺼려하지 않고 친절합니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고, 감성이 풍부합니다. 흐르는 물을 바라볼 줄 알고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고 너무너무 예뻐서 자려고 누웠다가도 다시 나가 보고싶은 마음이 든다고하는 심미적 감성이 큰 아이입니다. 그런 아이를 볼때면 너무너무 사랑스럽기도하지만 걱정도 됐습니다. 그만큼 여리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걸 까먹고 있었습니다, 여리다는 사실을... 아이가 크면서 변한 줄 알았어요. 아니 그냥 그런 일이 요즘엔 없어서 마음이 단단해진 줄 알았어요. 하긴 코로나로 집에만 있으니 무슨 일이 벌어질 기회가 없죠. 자꾸 삼천포로 빠지네요. 죄송합니다... 

아무튼 현재 제가 생각하는 민우의 문제들, 예를 들면

'글씨를 알아볼 수 없게 쓴다, 수업시간에 딴 짓을 하고 태도가 불량?하다, 먹을때 많이 흘린다'와 같은 사소한(?) 것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지적은 하되 감정을 싣지 않는 정도로 괜찮을까요, 아니면 일단 모든 지적들을 멈추고 아이의 떨어진 자존감과 다친 마음을 보듬어주는걸 우선해야할까요?

전자라면 말할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할까요, 후자라면... 뭘 해야하죠? ㅠㅜ 사소한 것도 칭찬해주기? 제가 필요한 오버라도 잘 못하는 인간인지라 구체적으로 어떤 말들이 민우에게 힘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민우가 스스로도 흥미를 갖고 꾸준히 할 것을 찾고 있어요. 성취감을 느끼면 자신감도 올라갈테니 스스로 하겠다는것은 무엇이든 격려해주려고해요. 그런데 호기심은 많아 시작은 많이 하는데 끈기나 집념이 부족하다보니 조금 하다가 관두는 패턴의 연속입니다.(피아노, 수영, 스피드스택, 퍼즐, 레고, 인라인스케이트, 큐브 등등등) 이를 좀 극복하고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어제 새롭게 프로그램 하나를 시작했어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프로그램인데 제가 그 쪽으로 지식이 조금 있어서 도와주기는 하는데 어떤 방법으로 아이에게 성취감, 자신감을 줄 수 있을까요?



글이 너무 길었죠? ㅠㅜ 죄송합니다. 

자아비판을 하려니 변명도 늘어지고 그러네요...


그럼 답변 미리 감사드리고 기다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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