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및 심리 상담Re: 마음을 다친 아이, 어떻게 해야할까요?

상담넷
2021-04-03
조회수 875

안녕하세요.

어머니의 깊은 고민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그 동안 조금씩 생각하고 있던 자녀 문제에 대해 크게 자각하게 되면서 해결방법을 찾고자 문의를 주셨습니다.

글을 읽으며 어머니께서 아이들에 대해 세심하게 살피면서 나름의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노력하고 계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 기준과 원칙의 수준이 너무 높거나 경직되어 있으면 아이도 엄마도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거는 기대치의 수준을 낮춰주세요

저를 포함해 많은 부모님들이 동생들보다 첫째 아이에게 거는 기대가 높습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처음이라 무엇이든 잘 해보려는 의욕도 높지요.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봐도 첫째에게 주는 자극이나 관심이 높아 첫째들의 지능수준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똑같은 나이의 아이를 바라보아도 첫째 아이는 더 어른스럽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생이 있는 경우는 더 그럴 겁니다. 어린 동생을 보다가 첫째를 보면 동생보다 나이가 많으니 더 잘하리라는 기대를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첫째 아이들은 과도한 책임감 때문에 눈치도 많이 보고 소심해지기 쉽습니다.


어머니께서도 동생은 빠릿빠릿하고 성질도 부리고 엄마 욕을 해도 억눌린 것 없이 자유로운데 반해 첫째 아이는 답답하고 걱정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둘째 아이는 그렇게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허락되어 있고 첫째 아이에겐 그런 자유가 없어서일지도 모릅니다. 첫째 아이는 부모의 기대에 더 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지요. 글씨를 잘 못쓰거나, 수업시간에 딴짓을 하거나, 먹을 때 흘리는 것 등에 대한 잔소리도 동생이 했을 때와 첫째가 했을 때의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동생에게 거는 기대치가 더 낮은 것이지요. 민우에게 하는 지적이 과도하게 느껴지신다면 민우에게 가지는 마음의 기대치의 수준도 조금 낮추어 보면 어떨까요?


11살 아이를 있는 모습 그대로의 11살의 나이로 바라봐주세요. 어른이 되어도 알약삼키기를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면 훈육의 문제는 아닙니다. 기다려주어야 할 부분과 고쳐야 할 행동이나 생활습관의 부분을 잘 구분해서 적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려면 비난을 멈추고 존중해주세요

어머니의 지적이나 잔소리가 아이에게는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비난은 자기 존중감에 치명적인 영향을 줍니다. 순한 기질의 아이일 경우 상황에 무력하게 노출되어 부모가 자신을 대했던 것처럼 자기 자신을 함부로 여기거나 존중하지 못하게 됩니다. 자기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게 부당한 일이 생겨도 "아니요" 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신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이 부당하게 대하더라도 내가 잘못해서 그런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아이 기초공사 p20)


알약을 못 삼키는 경우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것은 민우가 잘게 쪼게진 약을 잘 먹는 것이 원함인데 어머니의 원함과 다르게 아이를 비난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을 못먹어서 그런거다. 배아프다 소리 하지 마라.." 이런 말들은 알약을 삼킬 수 있도록 하는 어머니의 원함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말들입니다.

아이를 존중하신다면 어머니가 아이에게 부당하게 대했던 것들과 말에 대해서 사과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더 잘 기억합니다. 그리고 더 잘 용서합니다. 저도 아이들에게 자주 사과합니다.

 

아이의 단점보다 장점을 바라봐주세요

 어머니의 글을 보니 민우는 정말 장점이 많은 아이입니다. 잘 웃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고 감성이 풍부한 아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감탄할 줄 아는 아이. 정말 예쁘고 귀한 아이입니다. 이런 장점들에 비하면 사실 먹으면서 좀 흘린다거나, 알약 먹기가 힘들다거나, 글씨를 조금 못 쓰는 문제는 너무나 사소한 것들이지요. 사소한 것보다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과 장점들을 보시고 듬뿍 칭찬해주세요.

 

염려가 되는 것은 지금 민우의 상태가 신체적인 통증으로 드러날 만큼 아픈 상태에 있다는 것입니다. 심리적인 상태가 신체적으로 드러날 만큼이라면 아이의 내면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상처가 클 것입니다. 신체가 아플 때도 치료를 하기 위해 입원을 하기도 하고 평소보다 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마음이 아플 때도 그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 평소보다 더 특별한 관심과 영양소를 공급해주고 상처를 싸매 주어야할 시기입니다.

 

아이가 엄마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니 일부러 시간을 내어 대화의 시간을 더 많이 갖길 바랍니다. 아름다운 것에 감탄할 줄 아는 아이이니 함께 자연을 보러 가는 시간도 가지면 좋겠습니다. 함께 감탄하며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권해드립니다.

 존재에 대한 칭찬을 자주 해주세요. "네가 엄마 아들이라서 너무 좋아", "오늘 너랑 이야기 하니까 너무 즐거워~", " 우리 귀염둥이 아들"과 같은 말을 많이 해주시고 스킨쉽도 해주세요.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세요

아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여러 배움의 기회를 주었는데 끈기와 집념이 부족해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것을 염려하셨습니다.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시작할 때 무엇을 할지 아이가 온전히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어떤 배움이든 중간중간 어려움과 고비가 있습니다. 아이 스스로 해보고 싶고 해 볼 만하다고 느끼면 도전하고 어려움을 참고 이겨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에 관심을 가지고 호기심이 많은 것도 재능입니다. 작은 하나를 성취했을 때도 잘했다 칭찬해주시고 무엇보다 성취하는 과정에 충실했다면 그 과정에 대해서도 충분히 칭찬해주어야 합니다. 온전히 아이가 선택하고 결정해 시작해도 중간중간 고비가 있을 때 아이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잘 듣고 아이와 의논해 해결방법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꼭 뭔가 배워야지만 성취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성취감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아이가 해내는 것을 포착해서 칭찬해주세요. 설거지나 쓰레기 분리수거, 빨래 후 마른옷 정리하기 등 아이에게 역할도 주어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자신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뿌듯해 할 겁니다.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도 가지면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자잘한 성취감이 쌓이면 어려움 앞에 쉽게 도망가지 않고 도전하게 됩니다. 존재론적 칭찬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민우가 도와주니 엄마가 한결 수월하구나~", " 와~진짜 우리 아들 덕분에 빨리 정리되었네. 아들 고마워~" 등과 같은 말을 자주 해주세요.

 

엄마 자신을 돌보는 시간도 꼭 가져주세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고 스스로의 잘못에 대한 자각 때문에 어머니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아이를 존재론적으로 받아들이고 칭찬하고 돌보는 것처럼 어머니 스스로를 돌보고 사랑해주는 것도 잊지 마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엄마로서 아이에게 높은 기준을 가지거나 자주 비난하게 되는 것이 사실은 제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인 것을 깨달을 때가 많았습니다. 엄마의 마음이 평안하고 여유가 있어야 아이들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가 있더라구요. 아이에게 특별한 시간을 내고 보살피듯이 어머니를 위해서도 꼭 특별한 시간을 내어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스스로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선물도 하고, 칭찬도 듬뿍 해주세요. 남편과 아이들에게도 엄마 칭찬을 해 달라고 하면 좋습니다. 거울을 보고 사랑한다고도 말해주세요. 존재론적 칭찬이 아이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엄마 스스로에게도 필요합니다.

 

아이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싶으신 의지와 아이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을 느낍니다. 이렇게 저희 단체도 찾고, 아이가 자랄 때 좋은 선생님을 많이 만났다고 하신 걸 보면 주변에 좋은 인적 자원도 풍부한 듯합니다. 주변의 도움도 적극적으로 받으시길 바랍니다. 남편의 도움도 꼭 받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채워주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아이들도 다 성향이 달라서 엄마랑 잘 맞는 아이가 있고 아빠랑 잘 맞는 아이가 있기도 합니다. 함께 의논하고 의지할 수 있다면 어머니가 느끼시는 부담감이 훨씬 가벼워지실 듯 합니다.

 

육아는 아이와 엄마가 함께 성장해가는 과정인 듯 합니다. 어머니와 아이들이 변해가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저희도 함께 응원하고 지켜보고 싶습니다. 가끔 소식 전해주시고 다른 문의 사항이 있을 때 언제든 저희 상담넷을 찾아주세요.

 아울러 혹 신청하셨는지 모르겠으나 저희 단체의 시민강좌 <혼공시대, 흔들리지 않는 초등학습의 힘>과 제가 답변드리며 참고 한 책 <우리아이 기초공사/정은진/비비투>을 함께 권해드립니다. 답변으로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울 수 있으실겁니다.

<혼공시대, 흔들리지 않는 초등학습의 힘> 수강신청 기간이 끝나서 듣기가 어려울 수 있는데, 단체에서 계속 여러 강의를 준비하고 있으니 관심가지고 지켜봐주세요. 가을에 열리는 등대지기학교 강좌도 부모로서 중심잡고 관점잡기에 큰 도움이 될거예요. 봄이 완연해져 사방으로 꽃내음이 가득합니다. 가족이 함께 산책하며 행복한 추억쌓기 하는 나날이 되길 바랍니다.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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