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몇 달 사이에 두 번의 상담 메일을 보내주신 점이 마음에 쓰여, 지난번 상담 글과 이번 상담 글을 여러 번 읽었습니다. 상담 글을 읽으면서 어머님이 매우 힘드셨겠다 싶습니다.
몇해 전 저의 딸과의 갈등 상황이 떠올랐어요. 지금은 20살 대학생인데 사춘기를 심하게 보냈지요. 중2 때 핸드폰을 한 달 동안 압수한다고 하고 (아이가 핸드폰 중독이 아닐까 싶은 정도였거든요) 핸드폰을 가져왔는데 따님처럼 아침에 깨우려고 들어가 보니 공폰을 손에 쥐고 곤히 잠들어 있더라고요. 화가 나기도 하고, 그 모습이 너무 웃기기도 했습니다. 몰래 핸드폰을 들고나온 후 몇 시간 후에 딸이 핸드폰 가져갔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어머님의 경험과 매우 비슷하지요?
딸과의 개인적인 경험도 있지만 제가 공부방에서 중학생 아이들과 수업한 지 올해로 10년째예요. 사춘기 즈음의 청소년들을 오래전부터 많이 보아왔어요. 친구들과의 문제, 음주, 흡연, 핸드폰, 거짓말 등 이런 일들은 특별한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공부방에서 유머 넘치고, 말을 잘 듣지만, 부모와 흡연 문제로 끊임없는 갈등을 일으키는 아이, 친구와 음주를 하고 폭력으로 번져서 학폭위가 열릴 지경이 되었는데도 부모님에게 학교에서 연락이 갈 때까지 연락하지 않는 아이, 공부방에서는 말을 너무 잘 듣는데, 학교에 가면 유명한 일진인 아이 등 일관되게 한쪽 면만을 보여주는 아이들은 거의 없었어요. 이렇듯 학교와 집, 학원에서 아이들의 모습이 각각 다르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한 면만을 보여주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부모님이 자신을 믿는다는 것을 늘 확신하더라고요. ‘누구와 놀든, 언제 들어오든 걱정 안 하신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은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응원해 주신다.’라는 믿음이 강했어요. 부모님이 격의 없이 아이와 고등학교 때부터 치맥을 즐기는 유쾌한 가정이었어요. 아이는 부모님께 맞춰 산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일탈 자체를 하고 싶어 하지 않더라고요. 아마도 마음이 채워지니 자기 자신을 바라볼 힘이 생기는 것 같았어요. 늘 저와 자신의 미래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지요.
하지만 누구나 위의 부모님처럼 할 수 있는 건 아니예요. 저도 아이가 언제 들어오는지, 누구와 있는지를 외출 시에 체크 했거든요. 하지만 아이를 무조건 믿으려는 마음은 늘 배우려고 노력했던 것 기억이 나요. 아이는 아이 그 자체로 사랑과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머님이 지금 많이 속상한 부분 중 하나가 아이가 부모에 대해 흉보고 거짓말 하는 부분이란 느낌을 받았어요. “자식이 어떻게 부모를 이렇게 흉보고 험담 할 수 있지? 내가 너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런 마음도 드실 것 같은데, 너무도 당연한 감정이지요.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서 아이들이 하는 험담에는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만큼 진심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욕도 마찬가지고요. 싹수없음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와 자녀 사이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아주 많아요.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배운 세대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중요한 세대는 생각이 같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머님이 따님의 메신저를 보는 일은 어머님에게도 따님에게도 좋을 게 하나도 없는 걸 넘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일이라고 생각돼서 그만두시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휴대전화는 철저한 사생활이기 때문에 무조건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게 자식 키우는 일이다.’ 제가 많이 공감하는 말이랍니다.
어머님이 하셨던 것처럼 험한 말을 할 수 있지만 참는 것처럼 의심을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 아이의 핸드폰을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보지 않는 것 등은 엄청난 노력을 하는 마음이지요. 어떤 경우에도 마음은 전달되는 것이기에 “나는 너를 존중해”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아이는 느끼더라고요. 지금은 사춘기라 표현하고 싶어도 절대 표현이 안 되지만 차곡차곡 아이의 마음에 쌓입니다.
사춘기 청소년 시기는 엄마도 힘들지만, 아이도 힘든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시간이랍니다. 생각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시기이기도 하거든요.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보다 당사자가 더 힘들 거라는 생각을 늘 하면서 저도 중학생 아이들과 수업을 해요.
따로 알려주신 현재 상황인 아이가 운동을 시작했고, 너무나 좋아한다니 제 기분이 다 좋아졌습니다. 운동은 사람의 몸뿐만이 아니라 정신까지 건강하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기기 때문에 금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되요. 금연은 혼자서 알아서 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어요. 제일 중요한 건 아이가 정말 금연을 하고 싶어하는지부터 물어보셔야 합니다. 원하지 않는다면 이유를 진지하게 물어보시면서 ‘나는 너를 이해할 준비가 되어있다’라는 마음으로 대화를 하셔야 해요. 아이가 금연을 결심하면 가정 내에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전문적인 기관의 도움을 받으셔야 해요. 금연 상담(1544-9030)에 전화하면 지속적인 상담을 도와주시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완전한 금연을 할 때까지는 교복을 입고 흡연을 해서 발각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꼭 주의를 환기하셔야 합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엄마가 너 금연하는 거 도와주고 싶어서 자료를 찾다 보니 그런 내용이 있더라’ 이야기해 주시는 것도 좋아요.
운동으로 인해 어머님이 걱정하시는 부분들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을 저도 함께 갖게 되네요. 물론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때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보면 되니까요.
첫째 아이의 부모는 부모 노릇이 처음이다 보니 모든 일에서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마음 씀에 비해서 좋은 결과가 안 나오는 게 당연한 일 같더라고요. 그중에서 제일 힘든 건 사람 마음인 듯 싶어요. 제 딸은 중학교 2학년 때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사고뭉치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학교에 관심이 없는 아이였어요. 한 살 동생이었으니 중1 남자아이였는데, 모범생처럼 보이는 아이와 노는 아이의 교제라서 학교에 상담가면 담임선생님의 걱정이 정말 많으셔서 제가 오히려 위로해 드릴 정도였어요. 저보고 괜찮냐고 물어보셔서 “괜찮지는 않다, 큰일이 나지 않게 조심시키면서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딸에게는 “남자아이를 잘 아는 엄마 처지에서 성실한 너와 일진인 네 남친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기는 힘들다. 하지만 너의 선택을 존중한다. 기왕에 사귀는 거 재미있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는 꼭 엄마한테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이야기도 하고, 주의도 주었어요. 1년 넘게 사귀다가 헤어졌는데 몇 년 이 지난 지금에서야 자신의 흑역사라고 왜 말리지 않았냐고 장난스레 이야기하기도 해요.
저는 아이들 스스로 자정작용을 하는 사례를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한테 위로를 받으면서 자정작용을 하더라고요. 친구, 선배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의논하는 이유죠. 물론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해결해 줄 능력은 없지만, 어른인 우리도 해결을 원하기보다는 공감을 원할 때가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친구가 전부인 아이들이 이해되고는 해요. 부모와 충분한 소통을 하는 아이도 친구와의 대화 내용을 모두 공유하지 않아요. 아이들만의 세상이 따로 있는 거죠. 저는 그런 세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아이가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생활은 지켜주었어요. 아이들은 말하고 싶지 않은 걸 물어보면 어른들이 화내지 않을 말만 골라서 거짓말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내가 알고 있는 대로 말하는지 안 하는지에 대한 시험에 들게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제가 알게 된 사실을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아이에게 왜 그랬는지를 물어봅니다. 그래야 다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거든요.
답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아이에게 질문을 하고, 아이는 거짓말을 하게 되고, 거짓말을 하는 아이를 보는 나는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 대화는 저 멀리 사라지게 되죠. 그럼 아이에 대해서 알 기회도 놓쳐버리게 되기 때문에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데 집중을 합니다.
아이 키우기가 참 어렵죠? 저도 아이가 겪은 일, 아이와 제가 겪은 굽이굽이 많은 일을 책으로 내라고 하시는 분도 계셨을 정도로 힘들고 역동적인 사춘기를 보냈어요.
저는 지금 아이의 모습 전부가 부모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또 지금의 모습이 앞으로의 모습일 거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님과 부모님이 같이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어머님이 유튜브를 시청하면서까지 아이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늘 갖고 계신다면 따님도 예쁘게 성장할 것입니다.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어머님과 따님이 대화를 많이 하시는 모습도 상상이 되고, 아이가 중심을 잡는 모습도 상상이 되네요.
오늘 하루가 쏘됑님께 행복한 날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글 마칠께요.
아이와 생활하시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 글 남겨주세요.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https://forms.gle/pN8Ng7MFR4cE383y5
안녕하세요?
몇 달 사이에 두 번의 상담 메일을 보내주신 점이 마음에 쓰여, 지난번 상담 글과 이번 상담 글을 여러 번 읽었습니다. 상담 글을 읽으면서 어머님이 매우 힘드셨겠다 싶습니다.
몇해 전 저의 딸과의 갈등 상황이 떠올랐어요. 지금은 20살 대학생인데 사춘기를 심하게 보냈지요. 중2 때 핸드폰을 한 달 동안 압수한다고 하고 (아이가 핸드폰 중독이 아닐까 싶은 정도였거든요) 핸드폰을 가져왔는데 따님처럼 아침에 깨우려고 들어가 보니 공폰을 손에 쥐고 곤히 잠들어 있더라고요. 화가 나기도 하고, 그 모습이 너무 웃기기도 했습니다. 몰래 핸드폰을 들고나온 후 몇 시간 후에 딸이 핸드폰 가져갔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어머님의 경험과 매우 비슷하지요?
딸과의 개인적인 경험도 있지만 제가 공부방에서 중학생 아이들과 수업한 지 올해로 10년째예요. 사춘기 즈음의 청소년들을 오래전부터 많이 보아왔어요. 친구들과의 문제, 음주, 흡연, 핸드폰, 거짓말 등 이런 일들은 특별한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공부방에서 유머 넘치고, 말을 잘 듣지만, 부모와 흡연 문제로 끊임없는 갈등을 일으키는 아이, 친구와 음주를 하고 폭력으로 번져서 학폭위가 열릴 지경이 되었는데도 부모님에게 학교에서 연락이 갈 때까지 연락하지 않는 아이, 공부방에서는 말을 너무 잘 듣는데, 학교에 가면 유명한 일진인 아이 등 일관되게 한쪽 면만을 보여주는 아이들은 거의 없었어요. 이렇듯 학교와 집, 학원에서 아이들의 모습이 각각 다르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한 면만을 보여주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부모님이 자신을 믿는다는 것을 늘 확신하더라고요. ‘누구와 놀든, 언제 들어오든 걱정 안 하신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은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응원해 주신다.’라는 믿음이 강했어요. 부모님이 격의 없이 아이와 고등학교 때부터 치맥을 즐기는 유쾌한 가정이었어요. 아이는 부모님께 맞춰 산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일탈 자체를 하고 싶어 하지 않더라고요. 아마도 마음이 채워지니 자기 자신을 바라볼 힘이 생기는 것 같았어요. 늘 저와 자신의 미래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지요.
하지만 누구나 위의 부모님처럼 할 수 있는 건 아니예요. 저도 아이가 언제 들어오는지, 누구와 있는지를 외출 시에 체크 했거든요. 하지만 아이를 무조건 믿으려는 마음은 늘 배우려고 노력했던 것 기억이 나요. 아이는 아이 그 자체로 사랑과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머님이 지금 많이 속상한 부분 중 하나가 아이가 부모에 대해 흉보고 거짓말 하는 부분이란 느낌을 받았어요. “자식이 어떻게 부모를 이렇게 흉보고 험담 할 수 있지? 내가 너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런 마음도 드실 것 같은데, 너무도 당연한 감정이지요.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서 아이들이 하는 험담에는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만큼 진심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욕도 마찬가지고요. 싹수없음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와 자녀 사이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아주 많아요.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배운 세대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중요한 세대는 생각이 같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머님이 따님의 메신저를 보는 일은 어머님에게도 따님에게도 좋을 게 하나도 없는 걸 넘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일이라고 생각돼서 그만두시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휴대전화는 철저한 사생활이기 때문에 무조건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게 자식 키우는 일이다.’ 제가 많이 공감하는 말이랍니다.
어머님이 하셨던 것처럼 험한 말을 할 수 있지만 참는 것처럼 의심을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 아이의 핸드폰을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보지 않는 것 등은 엄청난 노력을 하는 마음이지요. 어떤 경우에도 마음은 전달되는 것이기에 “나는 너를 존중해”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아이는 느끼더라고요. 지금은 사춘기라 표현하고 싶어도 절대 표현이 안 되지만 차곡차곡 아이의 마음에 쌓입니다.
사춘기 청소년 시기는 엄마도 힘들지만, 아이도 힘든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시간이랍니다. 생각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시기이기도 하거든요.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보다 당사자가 더 힘들 거라는 생각을 늘 하면서 저도 중학생 아이들과 수업을 해요.
따로 알려주신 현재 상황인 아이가 운동을 시작했고, 너무나 좋아한다니 제 기분이 다 좋아졌습니다. 운동은 사람의 몸뿐만이 아니라 정신까지 건강하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기기 때문에 금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되요. 금연은 혼자서 알아서 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어요. 제일 중요한 건 아이가 정말 금연을 하고 싶어하는지부터 물어보셔야 합니다. 원하지 않는다면 이유를 진지하게 물어보시면서 ‘나는 너를 이해할 준비가 되어있다’라는 마음으로 대화를 하셔야 해요. 아이가 금연을 결심하면 가정 내에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전문적인 기관의 도움을 받으셔야 해요. 금연 상담(1544-9030)에 전화하면 지속적인 상담을 도와주시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완전한 금연을 할 때까지는 교복을 입고 흡연을 해서 발각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꼭 주의를 환기하셔야 합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엄마가 너 금연하는 거 도와주고 싶어서 자료를 찾다 보니 그런 내용이 있더라’ 이야기해 주시는 것도 좋아요.
운동으로 인해 어머님이 걱정하시는 부분들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을 저도 함께 갖게 되네요. 물론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때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보면 되니까요.
첫째 아이의 부모는 부모 노릇이 처음이다 보니 모든 일에서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마음 씀에 비해서 좋은 결과가 안 나오는 게 당연한 일 같더라고요. 그중에서 제일 힘든 건 사람 마음인 듯 싶어요. 제 딸은 중학교 2학년 때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사고뭉치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학교에 관심이 없는 아이였어요. 한 살 동생이었으니 중1 남자아이였는데, 모범생처럼 보이는 아이와 노는 아이의 교제라서 학교에 상담가면 담임선생님의 걱정이 정말 많으셔서 제가 오히려 위로해 드릴 정도였어요. 저보고 괜찮냐고 물어보셔서 “괜찮지는 않다, 큰일이 나지 않게 조심시키면서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딸에게는 “남자아이를 잘 아는 엄마 처지에서 성실한 너와 일진인 네 남친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기는 힘들다. 하지만 너의 선택을 존중한다. 기왕에 사귀는 거 재미있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는 꼭 엄마한테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이야기도 하고, 주의도 주었어요. 1년 넘게 사귀다가 헤어졌는데 몇 년 이 지난 지금에서야 자신의 흑역사라고 왜 말리지 않았냐고 장난스레 이야기하기도 해요.
저는 아이들 스스로 자정작용을 하는 사례를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한테 위로를 받으면서 자정작용을 하더라고요. 친구, 선배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의논하는 이유죠. 물론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해결해 줄 능력은 없지만, 어른인 우리도 해결을 원하기보다는 공감을 원할 때가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친구가 전부인 아이들이 이해되고는 해요. 부모와 충분한 소통을 하는 아이도 친구와의 대화 내용을 모두 공유하지 않아요. 아이들만의 세상이 따로 있는 거죠. 저는 그런 세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아이가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생활은 지켜주었어요. 아이들은 말하고 싶지 않은 걸 물어보면 어른들이 화내지 않을 말만 골라서 거짓말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내가 알고 있는 대로 말하는지 안 하는지에 대한 시험에 들게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제가 알게 된 사실을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아이에게 왜 그랬는지를 물어봅니다. 그래야 다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거든요.
답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아이에게 질문을 하고, 아이는 거짓말을 하게 되고, 거짓말을 하는 아이를 보는 나는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 대화는 저 멀리 사라지게 되죠. 그럼 아이에 대해서 알 기회도 놓쳐버리게 되기 때문에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데 집중을 합니다.
아이 키우기가 참 어렵죠? 저도 아이가 겪은 일, 아이와 제가 겪은 굽이굽이 많은 일을 책으로 내라고 하시는 분도 계셨을 정도로 힘들고 역동적인 사춘기를 보냈어요.
저는 지금 아이의 모습 전부가 부모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또 지금의 모습이 앞으로의 모습일 거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님과 부모님이 같이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어머님이 유튜브를 시청하면서까지 아이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늘 갖고 계신다면 따님도 예쁘게 성장할 것입니다.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어머님과 따님이 대화를 많이 하시는 모습도 상상이 되고, 아이가 중심을 잡는 모습도 상상이 되네요.
오늘 하루가 쏘됑님께 행복한 날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글 마칠께요.
아이와 생활하시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 글 남겨주세요.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https://forms.gle/pN8Ng7MFR4cE383y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