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및 학습 상담Re: 논술교육 괜찮을까요?

안녕하세요. 확인을 늦게 해 답이 늦었어요.

벌써 2020년을 보내는 마지막 한 달만 남았네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우리들의 운신의 폭이 너무 좁아 힘든 한해였죠. 

어울릴 또래가 없어 함께 놀이를 진행할 수 있는 상대가 어른 뿐이라는 부분에서 주 양육자가 많이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어요.  특히나 코로나 확산중이니 놀이터조차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 집에서 아이와 지낸다는 것이 많이 지치고 이제는 한계치에 도달했겠다 싶어요. 그나마 발도로프 수업이 있으니 다행이다 싶기도 하네요.


마침 문화센타에서 유아 논술 수업에 대한 안내를 받으셨군요.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수업 후 재미있어 하는 부분, 어른들이 아닌 또래들과의 만남의 기회도 되는 여러 상황을 고려하다 보니 문화센타의 논술수업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셨을 듯해요. 무엇보다 아이가 책을 좋아한다니 조금 더 자극을 주면 좋겠다 싶으실텐데, 저는 책은 정서적 공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책을 통한 정서적 공감이 유아 때는 양육자와 이루어지면 좋겠다 싶어요.


유아 논술 수업을 찾아보며 ‘논술이 무엇일까?’ 생각해봤어요.

문화센타의 마케팅 차원에서 강좌 명을 그렇게 붙이긴 하셨겠지만 ‘유아에게 논술이라는 수업 목표가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요즘에는 초등학생이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논술 수업이 홍보되고 있어요. ‘논술’이라고 하면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유아 독서 논술 수업은 포장지만 거창한 선물상자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요. 물론 강좌명만 ‘논술’을 넣었지 수업내용은 유아들이 책을 좋아하도록 책의 내용으로 뭔가 재미있어 할 활동을 구성했으리라 짐작은 해요. 그렇다 하더라도 선지불 비용으로 교재를 구입해야 수업을 들을 수 있고, 그 비용의 가치를 생각하면 쉽게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은 선택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지요.


예전에 제 아이와 함께 읽었던 그림책 중에 하야시 아키코의 [은지와 폭신이]가 있어요. 그 책을 읽어 줄때마다 할머니가 보고 싶다며 제가 엉엉 울었어요. 그런 저를 아이들이 달래주었죠. 아이들은 제 눈물을 닦아 주며 아마 이런 생각을 했을 거라고 예상해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런 거구나.”라고요. 이 책에 얽힌 재밌는 추억도 있는데요. 이 그림책은 제가 읽을 때 마다 울어서 자주 숨겨 놨어요. 그런데 아이는 저한테 혼나는 날이면 오히려 이 그림책을 찾아와서 읽어 달라고 요구를 하더군요. 엄마를 울리겠다는 아이의 앙큼한 생각이 귀엽지 않나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최근 영유아 부모 대상으로 [0~7세 공부고민 해결해드립니다]라는 책을 발간했어요. 그 책 111쪽에 유아 대상 독서 논술 수업에 대한 글이 있어요. “책에 대한 취향과 수준은 사람마다 다른데, 독서를 사교육으로 하면 연령에 따라 정해진 포맷과 커리큘럼대로 활동을 합니다. 아이 입장에서 그렇게 획일화 된 활동이 싫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독서 사교육은 아이의 인지능력과 상관없이 너무 많은 책을 읽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 역시 아이들이 책을 싫어하게 만듭니다... 자기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책을 즐기는 게 더 중요합니다.” 부모의 마음은 양질의 독서를 제공하고 싶은 것인데 그것 때문에 아이가 책을 싫어 할 수도 있다니 다시 생각해볼 문제죠.


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요? 저는 아이가 선택한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그 책이 아이의 마음을 알아봐주고 달래줄 테니까요. 제 아이와 함께 읽었던 책 중에 린제이 캠프 글, 코니 로스 그림의 [왜요?]라는 책이 있어요. 그러고 보니 이 책도 제가 자주 숨겼던 책이네요. 이 책에는 손가락을 쪽쪽 빨며 온종일 뭐든지 “왜요?”라고 묻는 릴리가 나와요. 그림책에 나오는 아빠처럼 당황해 하는 제 모습에 통쾌해 하며 아이들은 “왜요?”라고 합창을 하며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얼마 전 이 책을 꺼내 읽었어요. 당시 아이들에게 읽어 줄 때는 이 책이 참 싫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왜요?”를 외치는 아이들이 저를 힘들게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릴리의 모습에서 제가 보이더군요. “왜 그래야 하지요?”라고 주변에 묻고 있는 제가 있더라구요.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왜요?”라고 묻는 제가 릴리 같았어요. 주변에서 “그런 거라고, 그냥 그런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왜요?”라고 묻는 제가 보였어요.


그림책은 유아용 책이라고 단계별로 나눌 수 없어요. 저처럼 어른도 그림책을 읽다가 이렇게 마음의 위로를 얻으니까요. 책을 좋아하는 마음은 학원에서 교재로 한 번 읽고 스티커 몇 개 붙이고 넘기는 것으로는 배울 수 없어요. 그러고 보니 너무 자주 읽어주어 지겹고, 제 욕심에 다양한 책을 읽히고도 싶어서 숨겨두기도 했던 책들이 우리 아이들의 인생 책이 되었네요. 독서는 정서를 나누는 교감이 함께해야 책을 읽는 즐거움에 오래도록 흠뻑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침 내년에 유치원 입학을 계획하고 계시고, 축구 클럽도 보내려고 하신다고 하니 아이에게 필요한 다양한 자극과 경험이 생기겠어요. 코로나 위기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조심스런 상황이여서 집에서 아이와 답답하게 지내시기 힘드실 거예요. 그래도 지금까지 잘해 오셨으니 기운내시라고, 3월까지만 조금만 더 힘내시라고 응원 드립니다.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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