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및 학습 상담Re:2학년아이와 갈팡질팡하는 엄마를 도와주세요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을 키우고 계시네요. 곤충을 좋아하고 과학자 특히 생물학자가 되고 싶어 한다고 하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아이네요. 초등학교 2학년까지 과학자가 꿈이었던 아들을 둔 엄마로 반가워요.

고운이님은 3학년이 되어 본격적인 교과목을 배우는데 특히 수학, 영어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전 배우는 당사자인 아들이 좋아하는 곤충을 관련 책이나 영상, 체험(전시회) 등을 통해 흠뻑 즐길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저의 아들도 과학 학습만화를 엄청 보더니 초등 과학은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잘했어요. 실험 같은 수행평가도 물론이고 지금도 일상생활(기후변화, 환경문제 등)에 대한 것도 자연스럽게 원리를 이야기해요.

 

영어 선생님인 회원이 자신의 아들은 가르칠 수 없어 그냥 뒀다가 어느 날 아들에게 물었대요. 다른 아이들은 영어를 잘하지 않냐고요. 아들 대답이 “아빠, 초등영어 거기서 거기지 뭐.”라고요. 맞아요. 외국어는 모국어 능력보다 앞설 수 없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의 인지능력을 넘어설 수도 없고요. 영어를 초등 3학년에 배우는 이유는 언어와 관련한 뇌 발달이 그때서야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전 선행교육보다 적기교육이 중요하다고 봐요. 여기서 ‘적기’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요. 초등 3학년 수학이나 영어가 내 아이의 학습 속도와 맞는지가 먼저겠죠.

 

수학도 마찬가지죠. 2학년에 구구단을 배우지만 성인도 7,8단은 헷갈려 하잖아요. 그러니 아이들은 더 하겠죠. 우리는 손가락을 쓰면 안 된다고 배우지만 손가락으로 계산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오히려 손가락을 이용해서 하는 손가락 구구단도 있어요.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럼 거부감부터 없애는 게 먼저예요. 초등 저학년은 생활 속에 수학으로 수학을 할 수 있어요. 나눗셈을 문제집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평소 무언가를 먹을 때 똑같이 나누면 몇이 되는지 물어보고 같이 나눠먹고, 게임하는 시간도 지금 3시 15분이니 30분 게임하면 몇 시지? 이런 식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학원을 보낸다고 수학을 잘 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더 싫어할 수도 있어요. 초중고 12년 중에 이제 2년 지난 것뿐이에요. 앞으로 공부할 시간이 훨씬 많이 남았어요. 그러니 지금은 공부가 재미있구나까지는 아니더라도 공부가 지겹다가 되면 안 되겠죠.

수학은 생활 속의 수학을 하면서 교과서 위주로 익힘책을 풀고 문제집 한 권 정해서 푸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문제집은 70%를 풀 수 있는 것이 아이에게 맞는 문제집이에요. 틀리는 것을 통해 알아가는 것이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가면 좀 느리더라도 기다려주면 되는 거죠. 물론 이런 것이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가 쉬운 것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엄마가 잡아당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죠. 엄마는 반 발짝 뒤에서 지켜보다가 아이가 도움이 필요할 때, 아이가 배우고자 할 때 그 때가 적기가 되는 거예요. 이런 말씀드리면 ‘아이가 전혀 하려고 하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하시겠죠. 이 부분에서 부모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내가 과연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초등학교 교육에서 중요한 건 무엇일까? 놓치지 말아야 할 건 무엇일까? 등등이 될 수 있겠죠.

 

전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이 있어요. 초등학교 2학년까진 직장맘이어서 공부를 일일이 봐줄 수 없었어요. 주말엔 주말대로 양가 부모님을 찾아뵈었죠. 그때 해준 건, 밤에 잘 때 책 읽어주는 것이었어요. 아들은 한 학기에 수학문제집 한 권을 다 못 끝냈어요. 주위에선 학원을 보내고, 사고력수학을 하고, 기본, 심화, 응용에 오답노트까지 하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아들에게 그렇게 시켰다간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겠구나 싶어 더 이상 하지도 않았죠. 영어도 학원은커녕 파닉스도 익히지 않았어요. 사교육걱정에서 소개해준 리틀팍스 사이트를 이용해서 듣기를 했어요. 그 정도로도 초등학교영어는 충분했어요.

전 초등 때 다양한 체험을 하며 직접 몸으로 배우고, 직접 배우지 못하는 건 책 읽기를 하면 된다. 초등 때 맘껏 하고 싶은 것 하면서 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본인이 원하는 플루트를 4학년 때 이웃 엄마에게 배우고,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하는 검도 했어요. 본인이 원했기에 중학교까지 할 수 있었고 지금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연주도 하고 운동도 해요. 아들은 초등학교 때 했던 체험, 여행이 너무 좋았다고 해요. 제 사례를 말씀드리는 것은 제 사례가 정답이라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있었기에 힘들지 않았다는 거예요.

 

고운이님께서도 아들의 성적은 어느 정도를 원하는 지 고운이님만이 아닌 아이에게도 물어보시면 좋겠어요. 많은 아이들이 영어공부 왜 하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시켜서라는 대답을 했다고 해요. 공부는 아이가 하는 거예요. 지금은 초등학생이니 시켜서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중학교, 아니 빠르면 초등 고학년만 되어도 시켜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특히 고집이 있는 아이는요.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어느 정도인지, 그만큼 하려면 어떡해야 할지 아이 스스로 생각해보게 하시는 게 먼저에요. 하루 2장이라는 건 엄마가 정한 거 아닌가요? 이 조차도 아이가 정하게 해보세요. 하루 중 어느 시간에 어느 정도의 양을 할 것인지 정하는 거죠. 물론 처음부터 지키는 아이는 별로 없어요. 그럼 다시 “잘 안되니? 그럼 어떡하면 좋을까? 회수를 줄이고 시간을 늘리는 게 나을까? 아님 시간을 줄이고 회수를 늘릴까?” 조정하는 거죠. 이런 과정을 거쳐 본인이 선택한 시간과 회수, 양이어야 아이는 주도성을 가지고 할 수 있어요. 그래야 꾸준히 하면서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거죠. 이 과정 또한 쉽지 않아요. 그러기에 편하고 쉬운 방법인 학원을 선택하는 거죠. 하지만 학원을 보내고 이 과정이 없다면 결국 수동적인 학습자가 되는 거예요. 멀리 보면 좋지 않죠. 누군가 대신 계획하고 하라는 대로만 한 아이가 되요. 성인 중에도 엄마가 시켜 유학까지 다녀와서는 “엄마 다음에 난 뭐해?”라고 물었대요. 아이가 나이에 맞게 독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부모 역할이겠죠. 그러려면 부모가 할 수 있지만 해주지 않는 것이 결국 스스로 할 수 있는 아이가 되는 것이라고 봐요.

 

고운이님이 학습을 도와주기 어렵다면 방과후나 공부방 같은 걸 이용할 수도 있을 거예요. 물론 학원도 가능할 것이고요. 사교육을 하고 안하고가 아니라 왜 하는지,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부터 정해놓고 시작하시면 좋겠어요. 옆집 아이, 엄마가 아닌 나와 내 아이의 기준을 세워보세요. 이건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앞으로는 더 많은 것들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해요. 중학교가면 귀가시간도 정해야 돼요. 파자마 파티 하겠다고 친구 집에서 잔다고 할 거고, 심야영화보겠다고 할 거예요. 피할 수 없어요. 그러니 지금부터 하나하나 기준을 아이와 의논해서 정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해보세요. 이런 과정에 익숙해지면 사춘기에 우리 집의 규칙세우기가 훨씬 편해지겠죠.

 

앞의 모든 이야기를 차치하고, 이제 2년 학교 생활한 거예요. 조급해하실 필요 없으세요. 아이에 맞추는 것이 답이에요. 저의 답변으로 모두 해결되지 않으실 거예요. 하지만 이런 고민의 시간들이 분명 좋은 경험이 되실 거라 생각돼요. 앞으로도 언제든 고민이 되시면 상담넷에 글 남겨주세요. 도움이 될 수 있는 한 도움을 드릴게요.

연일 날씨가 추워요. 곤충도 볼 수 없는 시기네요. 아들과 도서관에 가셔서 따뜻한 코코아 한 잔 마시며 곤충도감 보며 겨울방학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서로 곤충이름 맞추기 게임도 하면서요. 생각만 해도 흐뭇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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