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및 학습 상담Re : 다른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아이

Q.  중학교 3학년 여자이아 입니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특별히 못 하는 것도 없으며 성실히 열심히 하지만 수학이나 과학의 개념공부에서는 조금 힘들어 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따라가는 상태입니다. 

아이는 작년 부터 유학을 가고 싶다고 이야기 하여 혹시 현재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 그러나 해서 문제는 마주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아직은 어리니 대학을 가면 할 수있거나 경험할 수 있는 영역이 커질테니 대학을 가서 가 보자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3학년에 올라가 반 아이들중에 친한 아이가 없다며 외로워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학교생활에 무리가 있거나 친구들과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예전 부터 친하게 지내던 여자 친구들과 소원해 지고 이제는 거의 어울리지 않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잘 어울리기도 했으나 관심사나 흥미를 가지는 분야가 다른 부분은 있고 사람들은 다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다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희 아이가 힘들어 하니 친구들이 다독여 주다 힘들었는지 멀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는 처음에는 반에도 마음 둘 친구가 없고 친한 친구들과도 멀어지게 되어 많이 힘들어 했고 풀어 보려고 장문의 글을 보내 보기도 했는데 아이들 반응이 없으니 기다리다 이제는 조금 덤덤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지 고등학교 선택에 있어서도 집에서 멀고 지금 알고 있는 아이들이 없는 곳으로 진학을 하고 싶어 합니다. 왜 그러냐고 하니 원래 알던 사람이 무섭다고 하네요. 그리고 혹시 외국에서 학교 다녀 볼 수 없겠냐고 다시 이야기를 꺼내는데 새로운 경험을 해 보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을 응원해 주고 싶으나 경제적인 여건 또한 무시할 수는 없는 상태입니다. 유학관련 된 내용에 대해 생각하거나 고민해 보지 않아 감을 잡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선택일지 몰라 두서없이 글을 올려 봅니다.


A. 어머님이 올려주신 상담 글을 찬찬히 여러 번 읽어보았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많은 내용이 있어서 더 신경 써서 보게 되었어요.

여중생은 참 복잡한 존재입니다. 보살핌이 필요하면서도 너무나 독립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존재이고,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면서도, 집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자기와 잘 맞는 친구 찾기가 너무나 어려운 시기이기도 해요. 제가 학생들을 10년 이상 수업했는데 중학생 아이들끼리의 문제가 가장 많았기에 크고 작은 일에 중재자 역할을 참 많이 했습니다.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왕따를 조장하기도 하는 일들이 수없이 반복되던 것이 고등학교 올라가면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

아마도 중학교 시절의 아이들이 여러 방면 (친구, 학업, 가정, 미래 등등)으로 가장 많이 고민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문제가 늘 존재합니다. 내 생각대로 내 몸이 움직이지 않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생각대로 몸을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과 행동의 격차가 가장 큰 시기지요. 따라서 감정 상태가 안정되기 어렵습니다. 저 또한 공부방을 운영하는 내내 중학생들의 고민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려고 노력했었어요.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따님이 겪었던, 3학년 올라가서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는 말이 저에게는 조금 걱정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거리감이 생겼다는 일도 작은 일처럼 보이지는 않았고요. 장문의 편지를 보냈던 일련의 일들이 어떤 일이었는지 상황은 모르지만, 따님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을 해봅니다. 따님의 경우에는 무뎌졌다기보다는 참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많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중학교 졸업 후 그 친구들과 함께 다닐 고등학교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건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따님이 한 말 중에 “알던 사람이 무섭다”라는 말에 대해서는 찬찬히 따님의 마음을 함께 들여다 봐 주시면 좋을 듯싶어요. 어른도 그렇지만 아이들도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잘 표현하지 않는 말이거든요. 보통은 어떤 일을 겪고 난 후 상처가 생겼을 때 할 수 있는 말이라서 따뜻하게 보듬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머님이 올려주신 상담 글을 읽으면서 제 아이의 중학교 시절에 아이와 함께 겪었던 어려움이 떠올라 어머님의 심정에 공감이 되었어요. 그리고 저의 아이도 중학교 때 1년 정도 유학 준비도 했었어요. 영어 과외 선생님이 아이에게 직접 권유를 하셔서, 저와 아이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유학 가려는 이유, 어쩔 수 없이 겪게 될 인종 차별, 언어 장벽, 한국에서보다 여유 있는 생활을 못 할 거라는 점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난 후, 그래도 가서 공부해보고 싶다고 해서 준비했었거든요. 유학 준비할 때는 친구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다 보니 덜 힘들어했던 기억이 나요. 이렇게 중학생 아이들의 경우 친구가 예전만큼 중요해지지 않을 때는 대게 목표가 생겨서 내가 할 일들이 생겼을 때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고등학생이 되면 아이들이 자라서 성숙해지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활에 집중하게 되고요.

 

저는 어머님이 아이의 의견을 수용해서 같이 유학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기를 권유해 드립니다. 유학 간다, 못 간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너의 마음에 공감한다”라는 의미로 함께 알아보는 과정이 따님에게 큰 위로가 될 거고, 어머님도 유학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아이와 막연한 대화가 아닌 정확한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님과 아이가 유학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알아보고, 시간을 보내고, 대화하다 보면 아이에 대해 훨씬 많은 것들을 알게 될 거고, 아이도 역시 부모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계기가 될 거예요. 많은 가정에서 가족 여행 계획을 아이에게 세우라고 하거나 아이와 함께 세우기를 권유하는데 효과는 같아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같이 대화할 수 있다는 건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사람에게 위로와 공감은 늘 필요하지만, 중3의 여학생에게는 더더욱 필요하지요.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책을 찾아주려 노력할 때보다 위로와 공감을 보여줬을 때 아이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로와 공감은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고, 단단해진 마음은 아이에게 닥친 문제들을 조금 덜 어렵다고 느끼게 해준답니다.

 

아이 키우는 일은 늘 어렵습니다.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이를 키울 때 정답을 찾기보다는 아이의 마음이 단단해질 방법들을 고민하면서 아이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줬던 기억이 나요.

 

어머님의 글에서 아이에 관한 관심과 따스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의 답글이 어머님과 아이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고, 그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아이와 지내시면서 좋은 소식이나 궁금한 점이 생기시면 언제라도 오셔서 글 남겨주세요.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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