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및 심리 상담Re:너무 부모 눈치 보는 아이

또롱이맘님, 반갑습니다.

아들의 일기장을 보시고 속상한 마음에 상담 글을 남기셨네요.

남편의 사업실패로 친정인 제주에 내려가 살고 계시다고요. 지금 그 상황만으로도 얼마나 힘드실까 짐작이 됩니다.

아이 셋을 키우시면서 요즘처럼 힘든 적이 없다는 말에서 정말 힘든 날들을 지내고 계시는구나 느껴지며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제가 아들을 위해 어찌하면 좋을까요? 하고 물어오셨는데,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하는 것 못지않게 엄마 자신을 잘 보살피고 돌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비행기를 탔을 때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보호자 먼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그 다음에 아이가 산소마스크 착용하는 것을 도우라고 안내해 주는데, 그것과 비슷한 거예요.

엄마가 너무 힘들면 아무리 아이를 위하는 마음이 크더라도 잘 돌볼 수가 없어요.

내 몸이 많이 아플 때를 생각해 보면 아이를 돌보는 것이 귀찮고 짜증나고 하잖아요.

또롱이맘님의 힘든 마음을 스스로 알아주세요. 잘하고 있다고 격려도 해 주시구요.

가끔 나를 위한 시간을 따로 내보는 것도 좋구요.

자신을 돌보고 보살피는 방법들을 하나하나 찾아보시면 좋겠어요.

 

부부가 함께 하다보면 싸우는 일들이 생기지요. 부부싸움은 할 수 있고 필요한 과정이기도 해요.

그러나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는 가능한 부부싸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이 세상 전부이고 온 우주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되면 아이들은 많이 불안해하고, 어린아이들은 부모의 싸움이 내 책임이라는 죄책감을 느끼기도 해요.

남편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약속을 하셔서, 부부간에 다툼이 생길 때는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이야기하시기를 바래요.

초3 아들이 잘 우는 감수성있는 남자아이라고 하셨는데, 집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변화를 다른 아이들보다 더 예민하게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요.  

 

아이들이 서로 싸우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하셨어요.

아이들끼리 해결할 수 있는 정도면 엄마가 끼어들지 않고 지켜보시면 될 거 같아요.

그런데 사실 아이들이 싸울 때 그냥 지켜보는게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그러면서 아이들도 부모도 성장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싸우고 나서 억울하거나 속상한 아이가 엄마에게 이야기하면 이야기 들어주시고

“누가 잘못했네” 판단하지 마시고 “많이 속상했구나, 억울하겠네...” 공감해주시면 좋겠어요.

 

아이 일기장에 요즘들어 집분위기가 험악해졌다고 하고, 엄마와 아빠의 모습을 보며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했는데 아이들에게 지금의 상황들을 어떤 식으로든 설명해주셨는지 궁금합니다.

부모의 상황에 대해 아이들에게 적절한 정도로 이야기해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아, 그래서 엄마 아빠가 지금 그런거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요.

 

또롱이맘님과 남편분이 함께 세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모습, 엄마아빠 곁에서 스킨쉽해주고 웃어주는 귀여운 아들의 모습을 그려보며 미소짓게 되네요.

 

올해 100세되시는 철학자 김형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또롱이맘님께서도 나이들어서 같은 말씀을 하시는 때가 오기를 바래봅니다.

 

“사랑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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