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및 심리 상담Re: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야한소설을 쓰는 아이



안녕하세요?

저희 상담넷에 따님의 문제를 가지고 오셨네요.

ygygyg님이 생각하고 믿어왔던 따님의 모습과 전혀 어울리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적잖이 당황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낯선 감정을 넘어서 배신감을 느끼시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따님이 야한 소설을 쓰는 것에 대한 당혹감 때문에 조언을 구하신다 하셨는데요.

저는 그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님이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쓰는 sns를 하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요.

요즘 아이돌을 좋아하는 fan들 사이의 새로운 유행이라는 것도 알고 계시겠지요?


일명 팬픽이라 하는 “팬 픽션(Fan Fiction)”은 팬 문화의 일종이며 ygygyg님께서 알고 계신 대로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해서 팬이 쓰는 소설인 것이죠.


일단 따님은 여느 다른 또래들과 다르지 않게 소설을 씀으로써

유행을 공유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님은 다른 또래들과 다르다고 말씀하셨지만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그 또래들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소설을 쓰는 것은 좋지만 하필이면 선정적인 내용의 소설을 쓰고 있는지 그 부분에 놀라셨을 텐데요.

요즘 아이들이 접하는 정보의 세계는 저희 때와는 비교할 수가 없잖아요.

배우거나 직접 체험하지 않아도 마치 직접 본 듯이, 경험한 듯이

그 분야의 정보를 접할 수가 있는 최첨단의 매체에 둘러싸여 있지요.


저희 딸도 중학생 때 저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

“엄마는 내가 성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고 있을 것 같아?

엄마가 무엇을 짐작하든 그 이상이라는 것만 알아 둬.” 라고요.

저희 아이도 모두가 알아주는 모범생 중의 모범생이었는데도 말이죠.


'성'의 문제는 인간생활에 있어서 가장 은밀하지만 소중한 부분이며

동시에 일상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가능하면 가장 자연스럽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죠. 

부모가 자연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증거를 자꾸 보여줘야 합니다.

어렸을 적부터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숨기는 것이 없어지고

가장 은밀할 것 같은 부분에서도 개방적이 되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도 거짓이나 비밀이 없어지더라고요.

ygygyg님께서도 잘 하고 계셨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했다 하더라도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한 번 돌이켜서 생각해 보세요.

유아기 때 아이들이 자신의 생식기에 관심을 보일 때가 있지요.

보는 엄마 민망하게 자꾸 쉼 없이 만졌을 때가 있었잖아요.

그 때는 그러한 행위를 성적인 것과 연관시켜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엄마는 지레 겁먹고 그 행동을 말리려 혼을 내거나 겁을 주는 등의 실수를 저질렀지요.

하지만 그 행동을 인정하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주는 편이 나았지요.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16세의 여학생에게 ‘성’이란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요?

그 부분에 대한 관심 역시 유아기 때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성인으로 커나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성장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몸과 마음이 어른으로 변화되어 나가는 준비 과정 중에 있으니 성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잘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또한 ‘성’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성’이 소설의 소재가 되는 상황이잖아요?

더욱이 소설을 쓰려면 다양한 배경지식과 논리력 상상력 등 다양한 재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야한 소설이라는 데에 방점을 두지 마시고 소설을 쓰는 따님의 능력에  흐뭇해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공부 말고 자신에게 관심 있는 분야가 생겼다는 것은 오히려 감사한 일이 아닐까요?


아이가 언제까지나 순종적이고 엄마의 뜻대로만 움직인다면 독립적인 인격체로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엄마가 느꼈을 당혹감의 근원이 무엇일까요?

다른 아이들이 게임을 하거나 화장을 해도 나의 딸은 언제나 한결같이 모범생의 모습으로만 있어야 하고

그것이 최선의 모습이라고 믿고 계신 것은 아니었을지 한 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는 자연스러운 성장과정 속에서 자연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을 뿐인데 엄마가 왜 많이 놀라셨어야 했는지

엄마야말로 엄마의 세계 속에 내 아이를 가두어 두지는 않았었는지 돌이켜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엄마는 매우 감정에 예민하고 강한 성격이어서 아이와 힘들었다는 고백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그에 반해 아이는 무던하고 말도 적었다니 엄마의 반응에 많은 상처를 받지나 않았을까 걱정이 되네요.

그렇게 상처 받은 아이를 보며 괴로와 하셨을 엄마의 모습도 떠오르고요.

이미 ygygyg님의 그런 고백이 엄마도 아이도 상처가 있었다는 것을 말씀해 주시고 있다고 느낍니다.


사춘기는 성장 과정의 하나인데 그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걱정할 부분이지요.

나름의 재미있는 세계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따님을

기쁘게 바라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 딸이 벌써 커서 엄마도 모르는 사이 이만큼 성장하고 있었구나.”라고

대견하게 바라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친구가 없는 것은 태어나면서부터 지니고 있는 기질의 영향을 처음에는 받지만

양육과정 속에서 그 부분이 더 강화되거나 약화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엄마의 강하고 예민한 성향이 엄마의 의도와는 다르게 아이의 모든 행동에 제약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너무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모의 보호 아래에 있을 때에는 아이들은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죠.

그래서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 느끼지 못하고 친구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성장해서 독립적으로 살게 되면서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고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면 본인의 기질을 넘어서는 태도의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그때까지 엄마가 아이의 친구가 되시면 됩니다.

감시자로서, 엄마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다가가 보세요.

좋아하는 간식도 먹으러 가끔 손잡고 나가보시고 좋은 영화도 보러 다니시고

“너랑 같이 있어서 행복해”라는 느낌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따님은 더 이상 유순하고 순종적인 어린 아이가 아니거든요.


과거의 모습과 달라진 따님을 발견하셨다면 이제 엄마도 달라지셔야 합니다.

어릴 때의 성적이 엄마에 의해 유지된다면 이제는 엄마라는 존재가 공부를 하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없습니다.

엄마의 강함이 영향력이 되는 시기는 지나갔습니다.


자신만의 꿈이 있어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공부를 하는 아이들을 별로 없습니다. 

공부를 하는 이유를 잘 알지 못하지만 그 친밀한 엄마와의 관계 때문에 공부할 동력을 얻게 하는 것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관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아이가 쓰는 소설의 내용에 대해서 모르는 척 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이미 그러시기로 작정하시고 저희를 먼저 찾아오셨겠지만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지금 언급하는 것은 엄마와 아이의

관계를 불편하게 할 것 같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면 할수록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게 없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악당이 나타나면 엄마가 물리쳐 준다는 말을 믿고 안심하지만

다 큰 자녀에게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어요.

그저 이 아이를 감사가 넘치는 아이, 긍정적인 아이로 키우지 못하고 내 욕심에 매달려

맘껏 사랑하지도 못했음을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답니다.

지금은 다행이 엄마의 품에 아이가 있으니 맘껏 귀여워 하시고 사랑해 주시면서 격려해 주세요.

이제부터 엄마의 역할이 달라졌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엄마가 아이에 맞춰 변화하면서

같이 성장하고 행복을 맛보시길 응원할게요.

능력자 따님의 놀라운 성장을 기대합니다. 종종 소식 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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