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및 심리 상담Re:고 2. 반에서 힘들다네요.

안녕하세요? 수리수님^^

수리수님의 글을 읽고 어제 하루 종일 학교에서 의기소침해 있을 아이가 생각나 맘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저도 큰 아이가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3,4월 널을 뛰는 바람에 함께 몸살을 앓았거든요. 아이와 함께 롤러코스트를 타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요? 아마 수리수님도 지금 그러신 것이 아닐까 하고 마음으로나마 짐작해 봅니다.

 

마지막에 수리수님께서 “어떻게 도와야할까요?” 라고 말씀 하셨는데 그 글을 읽는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고등학생 정도가 되면 사실 엄마인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별로 많지는 않다는 걸 우린 너무도 잘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난 뭘 하고 있지... 하고 생각해 봤어요.. 아이 학교를 스쳐 지나갈 때마다 우리**이 사랑한다. 파이팅~ 하고 외쳐줍니다. 물론 마음속으로요^^;; 학교 갔다가 집에 온 아이의 폭풍수다를 그냥 들어 줍니다. 가끔은 제가 더 흥분하면서 -.- 독서실 갔다가 늦게 올 땐 간식이랑 편지를 책상 위에 놓아둡니다. 제가 그 시간까지 안자고 기다릴 순 없더라고요. (수리수님의 아드님 성격이 감성적이라고 하셨으니 이 방법은 아주 잘 통하리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아들에게 수시로 먹고 싶은 것이 뭔지 물어 봅니다. 오늘 아침엔 시험공부로 힘들 아들과 회사일로 지친 남편을 생각하면서 전복죽을 끓였는데요. 죽을 저으면서 계속 기도를 했습니다. 사랑한다. 고맙다. 감사하다. 이 죽이 약이 되서 먹은 가족 모두 모두 건강해져라. 이 죽이 부적이 되어서 사랑하는 가족을 든든하게 지켜줘라. 예전에 어머님들은 장독대에다 정화수를 떠 놓고 빌기도 하셨다는데 우리 집엔 장독대도 없고 정화수는 어디서 떠야 하는 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전 음식에다 주술을 겁니다.

 

얼마 전에 친정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셨어요. 결혼 하고 처음으로 아빠가 저희 집에서 다섯 밤을 주무셨는데 그 때 죽을 끓이면서 계속 기도를 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빠 죽 끓여 드리는 것. 그것 밖에 없어서.... 저으면서 계속 기도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플 때 엄마가 끓여준 죽을 먹으면 금방 나았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간절하다는 것이 어떤 마음인지도 알게 되었어요.

 

요즘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을 다시 읽고 있는데요. 이번엔 이 말이 확.. 가슴에 와 닿았어요. ‘인생은 문제와 고통에 직면하는 것... 삶이란 문제의 연속이다...’ 우리가 살면서 문제를 만나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다만 그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떤 선택을 할까..겠죠. 우리는 문제에 부딪혀 해결하려고 애쓰는 가운데 배우게 됩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고통은 가르침을 준다.” 물론 엄마의 마음이야 우리 아이들에게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고 아프지도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라지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잖아요. 아이가 가장 힘든 이 순간이 아마도 아이에게 가장 큰 배움이 생길 수 있는 순간이라고 믿는 다면 지금 이 순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이 조금이나마 될까요...

 

수리수님이 말씀 하시는 것처럼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면 친구들 데려다가 불러서 맛난 거 만들어 주면서 놀게도 할 수 있고, 선생님을 만나서 우리 아이 좀 잘 살펴 달라고 부탁을 드릴 수도 있지만 고등학생이 된 아이에게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건 널 믿는 다는 눈빛과 사랑 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아이에게 지금 네 현실을 바꿀 순 없지만 네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얘기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가 할 수 있는 선택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이야기 나누어 보는 것이지요. 우리 아이를 보니까 불과 몇 달의 시간이지만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사이에는 너무도 큰 생각의 변화가 있더라고요. 자기 인생에 대해서 훨씬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보였어요.

 

아이가 친구들이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앞에서 친한 척 할 뿐 살벌하다고 얘기했는데, 친구들의 어떤 말이나 행동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물어봐 주시고 그 때 아이의 기분이나 느낌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아이가 지금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아이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 주세요. 물론 어머님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아이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 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지금 누구보다 가장 힘든 것은 아이일 테니 어머니께서는 아이와 만나기 전에 어떤 방법으로든 힐링을 하시고 마음을 편안이 한 상태에서 아이를 만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제가 살펴보고 싶은 건 아이가 작년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다만 올해 새로운 반에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그 사이에 아이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그 밖에 다른 문제는 없는지? 평소에 아이가 부모님과 잘 소통은 하고 있는지? 같은 반에 친구는 없어도 학교에 마음을 나눌 다른 단짝 친구는 있는지? 아이의 말에 어머님께서는 평소에 어떤 반응을 보이시는지? 하는 것들입니다. 적어주신 상담글에 구체적인 내용들이 많지 않아 저도 두리뭉실한 글이 써진 듯합니다. 하지만 같은 고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의 심정으로 함께 공감하고 싶었습니다. 아이가 앞으로 반에서도 잘 적응하고 학업에도 집중하게 될 수 있게 되기를 함께 응원하고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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