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및 심리 상담Re:무언가 하기 싫어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김재원님 ^^

답답한 마음에 상담 글을 올리시고 답을 기다리셨을 텐데 답 글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아버님께서 올리신 상담글을 여러 번 읽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제목에 쓰신 것처럼 ‘아이가 무언가 하기 싫어할 때 부모님께서 어떻게 해 주어야 하나?’를 궁금해 하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글을 여러 번 읽다보니 아이의 문제 보다는 부모님의 교육관이 다름으로 인해 발생하는 답답함을 이야기하고 계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관이 다른 부모. ‘어떻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어 볼 수 있을까?’ 며칠 동안 제가 생각하고 또 생각한 것은 이것 이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하지? 나의 생각이 정말 옳다고 믿는데 남편을 어떻게 설득시키지? 아마도 서로 이야기 하자고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남편은 거부감을 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맞고 당신은 그르다는 생각을 제가 가지고 있다면 말이죠.^^;; 그러고 보면 설득이라는 생각 자체가 상대방을 긴장하게 만드는 일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아버님은 어떠신가요? 아버님의 생각을 아내분과 어떻게 이야기 나누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아버님께서는 아이의 교육문제에 대해 아내분과 생각이 달라 불편하신가요? 그렇다고 김재원님께서 지금 갖고 계신 생각을 바꾸고 싶지도 않으신가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통해 중간지점을 찾는 것. 아니 꼭 중간 지점일 필요는 없겠네요. 두 사람의 생각 사이 어디쯤이 되겠죠.^^ 제 생각에 이것은 결론이 꼭 나지 않아도 그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해볼 만한 일이고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평생을 함께 살아가야 하는 동반자라면 더.더.더욱 말이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서로에서 나쁜 감정이 생기게 하면 그것은 안 하느니만 못한 일이 되고 맙니다. 내 마음을 몰라줘. 자기 생각만 강요하고. 뭐 이런 결론이 난다면 다음 대화로 이어지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아는 언니네 남편은 언니가 “자기야, 나랑 이야기 좀 해” 그럼 긴장하고 대화를 피할 핑계를 찾는다고 하더라구요. ^^;; 그래서 이런 의견 조율의 대화는 준비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문제제기도 하셨고, 불편하신 것도 김재원님 이시니 준비도 아버님께서 하셔야겠지요? ^^ 우선 첫 번째 단계는 아내 분을 무조건 이해하시는 겁니다.(제가 무조건 이라고 써서 당황하셨나요? 놀라게 해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아마 지금 아버님입장에서는 아내 분이 이해가 안 되는 것 투성이 일겁니다. 그걸 모두 적어 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적은 것 하나하나에다가 김재원님이 생각하시기에 아마도 이러이러해서 아내가 이렇게 하는 가보다 하는 이유를 찾아봅니다.(김재원님께서 ‘아내 분이다’ 라고 생각하시고 이유를 찾으셔야 합니다.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도무지 이유가 안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유가 떠오를 때까지 생각해 봅니다. 대부분의 이유는 불안감을 조장하는 사회일 수도 있고, 동네 아줌마들 일 수도 있습니다. 학교나 선생님이 이유가 될 수도 있겠네요. 너무 힘드신가요? ^^;;



예를 들어

아내는 아이가 지금 느슨하게 생활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보다 바쁘게 지내는 다른 집 아이들을 100명은 더 댈 수도 있다. 그 나이에 미리 해 두어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공부의 선택권을 아이에게 주지 않는다....

아이가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한다고 할 게 뻔하다. 지금 이만큼이라도 하는 게 다 내 덕이다. 아직 주도권을 주기에는 어리다???


가끔 아빠가 주도권을 갖고 애를 놀려 주고 싶은데 엄마에게 제지를 당한다....

주말 내내 할 일도 계획대로 못하고 아빠랑 놀기만 할 거다???


아내 분에게도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겁니다. 다만 그 이유가 김재원님에게 공감이 안 된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유를 찾으시다 보면 좀 더 아내 분이 이해가 될 겁니다.



2단계에서는 위에 적었던 이해가 안 되는 것들과 그 이유 다음에 그것을 바라보는 김재원님의 마음을 적어 보시는 겁니다. 나는 아내의 행동과 말에 이러이러한 마음이 들었다. 이 부분은 본인의 생각이고 마음이시니 적기가 좀 쉬우실까요? 그리고 이어서 그 마음 이면에 있는 김재원님께서 바라시는 것들을 적어 봅니다. 아빠로서의 효능감일 수도 있고 편안함, 수용과 지지 등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요. 그리고 아내 분과 대화를 해 보세요. 아내 분도 본인의 행동과 말 이면에 원하는 것이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걸 잘 들어봐 주세요. 잘 들어 주시는 중간 중간에 아버님의 느낌과 생각을 짧고 간결하게 전해 주시구요. 아버님께서는 이미 정리를 하고 대화를 하시기 때문에 어머님의 말씀을 들어 주시기가 한결 수월하실 거예요. 아버님의 생각과 느낌과 바라는 것들은 정리한 것을 그냥 읽어 주시기만 해도 됩니다. 정리된 것들은 이해가 쉽거든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뽀인뜨^^는 아버님께서 정말 열심히 어머님의 말씀을 들어 주시는 겁니다. 결국 아이의 교육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담당하실 분은 어머님이시잖아요. 생각은 내가 바꾸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바꾸어야 바꿔지는 거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내분의 이야기를 다 들으시고 난 다음에 아버님께서 적으신 것과 비교를 해 보는 겁니다. 아버님께서 생각하신 이유와 어머님을 통해서 직접 들은 이유가 얼마나 일치를 하는지 혹은 그렇지 못한지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정을 빼고 우리의 생각을 공유하고 이야기 해 보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고 앞으로 삶 속에서 만날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데도 큰 자양분이 될 겁니다. 분명히 ^^



사실 제가 김재원님께서 올리신 상담글의 초점을 부모님 두 분 교육관의 일치라고 생각한 것은 김재원님께서 초등사용설명서 2강을 들으시고 작성한 강의소감문을 읽으면서 든 생각 때문입니다.


‘매번 사없세 강좌를 들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하나의 큰 줄기가 느껴집니다. 각 강좌마다 일관된 흐름 위에 개별적 벽돌을 쌓아가는 것이 보여 지고 강사님들도 공교육과 사교육을 넘나들며 이론과 실제가 융합되어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인 데 공교육현장에서는 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일까요? 교육정책이 왜 이렇게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지 모르겠네요.’ 라고 소감문을 써 주셨죠. ^^



그 당시 강좌를 들으시며 공교육이 이해가 되지 않으셨던 것과 지금 아내분의 교육관이 이해되지 않는 것이 유사하게 느껴졌거든요. 그 때 답변으로 최수일선생님께서 교육철학과 정체성의 부족 탓이라고 그 원인을 꼽으시며 본인도 아무런 교육철학 없이 20년을 가르치다가 비로소 철학의 중요성을 깨닫고는 일관성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셨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의 입장에서는 공교육과 사교육 현장이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편에서 조금만 고민 해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답이 그들에게는 너무도 먼 나라 이야기니까요. 우리 생각이 맞아. 옳아. 하고 아무리 외쳐도 메아리로 되돌아오기만 합니다. 그래도 어쩌나요. 그들이 훨씬 더 다수이고 힘도 더 쎈걸요. -.-



2016년에 등대학교 강의도 들으시고 올해 초등사용설명서 강의도 들으신 것 같은데, 강의를 들으시면서 가지게 된 궁금증이나 새로운 사실에 대한 이야기들을 아내분과 대화해 보지는 않으셨을까? 분명히 강의를 통해서 새로운 사실들도 많이 알게 되셨을 테고 그것을 아내분과 공유하고 나누고 싶어지셨을 텐데 어찌해서 아직도 두 분의 교육관에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일까?(물론 이것은 제 생각입니다. 제가 오해한 것이라면 미리 사과드리겠습니다.) 이것이 제가 김재원님의 강의 소감문을 읽고 느꼈던 점이라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상담해 드려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을 회사까지 태워다 주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평상시 보다는 조금 늦은 시간이라 분당구청 앞에서 신호를 받고 천천히 갔죠. 새벽이라면 속도를 쭈~~욱^^;; 올려서 다음 신호를 통과할 수 있도록 무지 밟았을 겁니다. 오늘은 제 앞에 차도 몇 대 있었고 과속을 하면서까지 다음 신호등을 통과할 필요는 없겠다 싶어서 느긋하게 갔습니다. 물론 평소에 간당간당하게 통과하던(통과하면 늘 신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신호등 앞에서는 신호대기를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 우리 집 앞 좌회전 신호등 앞에서는 대기시간 없이 바로 신호를 받는 겁니다. 아..... 나는 왜 지금까지 그렇게 속력을 내며 그 신호등을 꼭 통과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집착했을까? 아니 좀 우쭐하기까지 했습니다. 난 여기 신호체계를 훤히 꿰뚫고 있는 사람이라구~~ 라며 말이죠^^;;



가끔 어떤 것에 몰입 (혹은 집착)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녀들은 보통 우리들에게 그 대상이 되곤 하지요. 그 때 우리에겐 아무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지금 내가 꼭 통과해야 하는 그 신호등처럼이요. 그 신호등을 통과하면 그 다음 신호등, 교차로, 과속방지턱, 고속도로, 꽉 막힌 도로 등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말이지요.



저는 지금 중1,3학년 형제를 키우고 있는데요. 부모가 되고 보니 제가 딱 아이들의 눈높이만큼 세상을 보고 있다는 걸 어느 순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늘 고민하는 지점이 아이들이다 보니 당연히 그렇겠지요. ^^ (그렇다고 김재원님께서 초등2학년의 눈높이를 가지셨다는 말씀은 절대 아닙니다. 오해하시지 마세요.^^;; 제가 그렇다는 말씀입니다.^^)이 말은 내가 관심을 가지고 보는 만큼 세상이 보인다는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그제 김재원님의 상담글을 읽고 어떻게 어떤 말씀을 드리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해보았습니다. 그건 제 입장이 아니라 김재원님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는 것이지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보는 것은 결과물의 유무와 상관없이 그 과정자체로 소중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제가 이 상담넷 일을 사랑하는 것이지요.^^(제게 이런 기회를 주신 김재원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네요.)




사람은 스스로 경험하거나 가슴깊이 이해되어 깨닫게 될 때 새로운 것을 저항 없이 받아들입니다. 이 말은 그 외의 경우에는 새로운 것을 잘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는 것을 행동으로 옮깁니다. 스스로에게는 그렇게 적용을 하는데 이상하게도 부모가 되는 순간, 아이들에게는 옳다고 믿는 것 보다는 해야 할 것 같은, 남들이 다 하는 길로 가게 할 때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상담 글에 아버님께서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하고 물어 보셨는데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나의 해답과 풀이과정만 있을 뿐이지요. ^^ 어머님과 잘 대화 하셔서 김재원님 가정에 가장 적절한 해답과 풀이과정을 찾으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이 후에 궁금한 점이 계시면 언제든지 글 올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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