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2 딸과 아버님과의 갈등에 대해서 문의를 주셨네요. 팽팽한 딸과 아버님 사이에서 어머님이 난처하실 듯 합니다.
아이 위해서 보내는 학원을 가기 싫다고 투덜대는 것도 듣기 쉽지 않은데 좋은 말로 해도 기어이 듣지 않고 버티는 모습이 남의 집 일 같지가 않습니다. 저도 중2 아들이 있고 얼마 전에 망친 수학 시험 성적을 가지고 아이와 크게 한 판 한 경험이 떠오르네요. 아버님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한참 공부 해야할 시기의 아이가 학업을 게을리하는 것 같으니 애가 닳고, 실망스럽고, 그거 시험 한 번 망친게 뭐라고 좌절감에 세상 살 맛이 안나기도 했던 저의 심정과 동질의 것은 아니었을까요.
‘공부하기 싫음 하지 마라.’ ‘꼴통이다.’ ‘너 같은 건 안 봐도 된다.’ 하며 딸 방을 쑥대밭으로 만든 아버님의 말과 행동은 사실은 이런 마음의 표출이었을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속상하고 실망스럽다.’
‘아빠가 이렇게까지 마음이 힘드니 네가 아빠 마음 좀 알아줘라!’
이런 마음을 딸이 제대로 알아 듣기를 바라는 만큼 막말과 행동이 과해지셨던 것이겠지요. 마치 어린 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구할 때, 오히려 ‘엄마 미워!!’ 하며 더 크게 소리 소리 지르고 데굴데굴 땅바닥을 뒹굴듯이 말입니다. 아버님의 행동은 어른의 언행이 아니라 딱 유아 버전이셨네요. 사실 부모가 되어보니, 아이에 대한 기대와 욕구가 앞을 가리면 누구랄 것도 없이 자기 자식 앞에서는 유아버전의 언행을 행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중2이니까 참다 참다 터진 부모 입장과 이를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입장은 너무나 상반되더군요. 내가 이렇게 참아주는데 넌 왜 감사할 줄을 모르냐고 지적할 때 아이의 반응은 기대했던 것과는 매우 다릅니다. 어른한테는 무조건 ‘죄송합니다!’ 했던 지난 시대와는 많이 다르지요.
‘ 누구는 학원을 몇 개를 다닌다는데, 그래도 학생인데 최소한은 해야하는 거 아니니?’ 하면, ‘저를 왜 남하고 비교하세요? 그리고 엄마 아빠 눈에는 내가 최소한도 안하는 것처럼 보이나요? 정말 내가 하나도 안 하는 지 봤어요?’
이렇게 따지고 들면 기가 막히면서도 할 말이 없는데, 뒤끝 있게 방까지 어지럽히고, 내가 나가겠다는 떼아닌 떼를 쓰셨으니, 자녀로부터 부모의 위신은 고사하고 부모에 대한 최소한의 호감마저 거둬들이는 완패를 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오로지 빠른 사과만이 어른으로서의 위치를 인정 받으실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한 번 크게 뒤틀리면 회복하기가 너무 힘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치사하더라도 아이와 평화 전선을 유지해야 부모의 의견을 전할 수라도 있는데, 아이가 부모와 완전히 소통을 차단하게 되면 앞으로 아이가 마주칠 많은 일들에 부모가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지 못할 것 아니겠습니까?
부모가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바라는 지 이야기 해야 하지요. 아이에게 진심이 전달되도록 평화적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걱정과 바람을 받고 안 받고는 야속하게도 온전히 아이의 몫입니다.
부모는 성인이고 아이는 미성년입니다. 성숙은 우리의 몫이네요. 미성숙한 아이에게 가르치겠다는 명목으로 네가 나를 이해하고 따르라고 할 수 있는 시대인가요? 아니지요.
우리는 학령기의 자녀를 학습자로서의 역할로만 보는 문화가 강합니다. 그래서 이런 사단이 일어날 때마다, 나는 부모인지 학부모인지 되돌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학부모 역할은 학령기가 지나면 끝나지만 부모와 자녀 관계는 졸업한다고 끝나지 않잖아요. 우리에겐 또 긴 노후가 예상되어 자녀를 아주 오랜 기간 마주해야 하지 않습니까? 공부를 이유로 부모에게 거부당한 마음의 상처가 깊고 날 서린 비수가 되어 아이도 찌르고 부모도 찌르게 되면 어쩌나 걱정이 됩니다. 그 비수를 없애면 더 좋고, 없애지 못한다면 무디게라도 하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머님이 아버님도 달래시고 아이도 달래시느라 고충이 크시겠네요. 아버님의 실망감을 이해하고 다독여 주시고 계실 것이라 생각되고, 아이도 잘 위로해 주시고 계실 것이라 짐작됩니다. 어떻게든 이 또한 지나가겠지요. 아버님도 아마 머쓱하고 후회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표현하지 않으면 아이는 모를 수 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한다는 돈 보스코 성인의 말씀을 다시 새겨봅니다.
‘아빠가 너한테 그렇게 말한 건 미안해. 진심이 아닌데 너무 속상하다 보니 그렇게까지 되었네. 네가 학원을 안간다고 공부를 못한다고 아빠가 널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야. 아빠가 네가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욕심이 앞섰어.’
따님이 어른다운 아빠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존재구나 확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충분히 사랑받는다는 느낌은 자존감을 높인다고 해요. 공부로 지지고 볶던 시절이 지나면 누구랑 결혼을 하네, 손주 녀석을 기다리네 하는 날들이 오겠지요? 모든 중2 부모님들과 함께 멀리 보자고, 함께 둥글게 손을 맞잡고 싶은 마음으로 이 답글을 씁니다.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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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위해서 보내는 학원을 가기 싫다고 투덜대는 것도 듣기 쉽지 않은데 좋은 말로 해도 기어이 듣지 않고 버티는 모습이 남의 집 일 같지가 않습니다. 저도 중2 아들이 있고 얼마 전에 망친 수학 시험 성적을 가지고 아이와 크게 한 판 한 경험이 떠오르네요. 아버님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한참 공부 해야할 시기의 아이가 학업을 게을리하는 것 같으니 애가 닳고, 실망스럽고, 그거 시험 한 번 망친게 뭐라고 좌절감에 세상 살 맛이 안나기도 했던 저의 심정과 동질의 것은 아니었을까요.
‘공부하기 싫음 하지 마라.’ ‘꼴통이다.’ ‘너 같은 건 안 봐도 된다.’ 하며 딸 방을 쑥대밭으로 만든 아버님의 말과 행동은 사실은 이런 마음의 표출이었을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속상하고 실망스럽다.’
‘아빠가 이렇게까지 마음이 힘드니 네가 아빠 마음 좀 알아줘라!’
이런 마음을 딸이 제대로 알아 듣기를 바라는 만큼 막말과 행동이 과해지셨던 것이겠지요. 마치 어린 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구할 때, 오히려 ‘엄마 미워!!’ 하며 더 크게 소리 소리 지르고 데굴데굴 땅바닥을 뒹굴듯이 말입니다. 아버님의 행동은 어른의 언행이 아니라 딱 유아 버전이셨네요. 사실 부모가 되어보니, 아이에 대한 기대와 욕구가 앞을 가리면 누구랄 것도 없이 자기 자식 앞에서는 유아버전의 언행을 행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중2이니까 참다 참다 터진 부모 입장과 이를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입장은 너무나 상반되더군요. 내가 이렇게 참아주는데 넌 왜 감사할 줄을 모르냐고 지적할 때 아이의 반응은 기대했던 것과는 매우 다릅니다. 어른한테는 무조건 ‘죄송합니다!’ 했던 지난 시대와는 많이 다르지요.
‘ 누구는 학원을 몇 개를 다닌다는데, 그래도 학생인데 최소한은 해야하는 거 아니니?’ 하면, ‘저를 왜 남하고 비교하세요? 그리고 엄마 아빠 눈에는 내가 최소한도 안하는 것처럼 보이나요? 정말 내가 하나도 안 하는 지 봤어요?’
이렇게 따지고 들면 기가 막히면서도 할 말이 없는데, 뒤끝 있게 방까지 어지럽히고, 내가 나가겠다는 떼아닌 떼를 쓰셨으니, 자녀로부터 부모의 위신은 고사하고 부모에 대한 최소한의 호감마저 거둬들이는 완패를 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오로지 빠른 사과만이 어른으로서의 위치를 인정 받으실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한 번 크게 뒤틀리면 회복하기가 너무 힘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치사하더라도 아이와 평화 전선을 유지해야 부모의 의견을 전할 수라도 있는데, 아이가 부모와 완전히 소통을 차단하게 되면 앞으로 아이가 마주칠 많은 일들에 부모가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지 못할 것 아니겠습니까?
부모가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바라는 지 이야기 해야 하지요. 아이에게 진심이 전달되도록 평화적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걱정과 바람을 받고 안 받고는 야속하게도 온전히 아이의 몫입니다.
부모는 성인이고 아이는 미성년입니다. 성숙은 우리의 몫이네요. 미성숙한 아이에게 가르치겠다는 명목으로 네가 나를 이해하고 따르라고 할 수 있는 시대인가요? 아니지요.
우리는 학령기의 자녀를 학습자로서의 역할로만 보는 문화가 강합니다. 그래서 이런 사단이 일어날 때마다, 나는 부모인지 학부모인지 되돌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학부모 역할은 학령기가 지나면 끝나지만 부모와 자녀 관계는 졸업한다고 끝나지 않잖아요. 우리에겐 또 긴 노후가 예상되어 자녀를 아주 오랜 기간 마주해야 하지 않습니까? 공부를 이유로 부모에게 거부당한 마음의 상처가 깊고 날 서린 비수가 되어 아이도 찌르고 부모도 찌르게 되면 어쩌나 걱정이 됩니다. 그 비수를 없애면 더 좋고, 없애지 못한다면 무디게라도 하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머님이 아버님도 달래시고 아이도 달래시느라 고충이 크시겠네요. 아버님의 실망감을 이해하고 다독여 주시고 계실 것이라 생각되고, 아이도 잘 위로해 주시고 계실 것이라 짐작됩니다. 어떻게든 이 또한 지나가겠지요. 아버님도 아마 머쓱하고 후회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표현하지 않으면 아이는 모를 수 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한다는 돈 보스코 성인의 말씀을 다시 새겨봅니다.
‘아빠가 너한테 그렇게 말한 건 미안해. 진심이 아닌데 너무 속상하다 보니 그렇게까지 되었네. 네가 학원을 안간다고 공부를 못한다고 아빠가 널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야. 아빠가 네가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욕심이 앞섰어.’
따님이 어른다운 아빠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존재구나 확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충분히 사랑받는다는 느낌은 자존감을 높인다고 해요. 공부로 지지고 볶던 시절이 지나면 누구랑 결혼을 하네, 손주 녀석을 기다리네 하는 날들이 오겠지요? 모든 중2 부모님들과 함께 멀리 보자고, 함께 둥글게 손을 맞잡고 싶은 마음으로 이 답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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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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