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및 심리 상담Re:혼자 있는걸 무서워 하는 아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0-07-20
조회수 2706

어머님 안녕하세요.

혼자 있기 무서워하는 아이 문제로 걱정이 되어 글을 올려주셨네요.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으니 이제는 엄마가 없는 잠깐의 시간은 혼자서도 있을 수 있을법한데 아직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어머님이 어떤 태도로 아이를 대해야 하는지 고민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머님이 올려주신 글을 가만히 읽고 있자니 불과 얼마 전 저의 모습들이 떠올라 가슴이 조금 먹먹해졌습니다. 저도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딸을 키우고 있어요.

제 딸도 어머님 아들처럼 혼자 있는걸 무서워해 아예 그런 상황을 만들지도 못했지요. 저는 부모님과 함께 살아서 딸아이가 집에 혼자 있는 상황은 없었는데도 잠깐 집 밖에 나가는 것조차 못견뎌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엔 회사 일에 지쳐 돌아왔는데 딸아이가 제 오빠와 끝도 없이 말싸움을 하고 있더군요. 말리다가 그만 화가 너무 나서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집을 나왔어요. 물론 집에 아이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니 그렇게 제 감정대로 움직였던 거지요. 그런데 한 시간쯤 뒤 집에 돌아왔을 때, 딸아이가 울며 뛰쳐나와서 제게 매달리더군요. 엄마가 화내고 나가서 안 돌아오는줄 알았다고, 전화도 안 받아서 너무 무서웠다면서 말이죠. 소리지르고 나가버린 엄마를, 울며불며 기다렸을 아이를 안고 저도 그만 울어버렸답니다.


어머님이 아이에게 예전 기억에 대해 들으셨을 때 어떤 마음이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되었어요. 당시엔 끝도 없고 해답도 보이지 않는 육아에 지쳐 엄마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느낀 감정을 표출하셨을테고, 아이에게 무서웠던 기억을 들으셨을 때에는 엄마로서 미안함과 자책, 아이에 대한 걱정 등이 뒤섞인 복잡한 마음이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육아로 인한 힘겨운 내 감정과 아이에게 갖는 미안함을 동시에 겪게 되는 경험은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이 형태만 조금씩 다를뿐 누구나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 싶어요. 엄마라는 이름은 숭고하지만, 엄마로서의 역할은 처음이기에 어쩔 수 없이 겪고 지나가야 하는 시행착오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기억 이후에 아이의 상처를 어떻게 어루만지고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일텐데 어머님은 참 현명하게 대처하신 듯 합니다.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이제 너는 혼자서도 있을 수 있는 나이야’라고 하는 대신에 아이의 곁을 지켜주며 ‘조금씩 연습해보자’라고 해 주시는 어머님의 모습이, 아이에게는 그 무엇보다 든든하고 예전의 기억을 치유할 수 있는 열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나이 땐 어때야 해’라는 일방적인 규정이 아니라 내 아이만의 상황과 마음을 알아주고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시는 어머님의 모습에 고개 숙여집니다.


혹시 도움이 되실지 몰라 조금 더 적습니다. 인지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추상적인 위로보다는 구체적인 대응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무섭거나 두려운 상황에서 막연히 ‘괜찮아, 아무 일도 안 생길거야’라는 위로보다는 ‘괴물이 나타나면 우리 이렇게 발차기를 해서 물리쳐보자’라든가 아이다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놀이하듯이 상황을 바꿔보는게 아이를 안심시킬 수 있다는 거죠.


또 하나 아이가 아직 어려서 혼자 있는 것을 무서워하는지 또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불안감이 높은 아이인지도 한 번 살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유난히 예민하고 불안해하며 엄마와 한시도 떨어지는 것을 못견뎌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불안을 느낄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불안을 느끼는 경우 애착대상(주로 엄마)과 떨어지는 것을 힘들어하는 분리불안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아이가 조금 불안이 높은 아이라면 어머님의 지지가 더 많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길게보시고 ‘왜 아직도 무서워할까?’란 조급함은 내려놓으셨음 해요. 지금처럼 아이의 옆에서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기다려주시면 시간이 흐르며 어느 순간 아이가 자라서 자연스럽게 어머니로부터 독립해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예전 어머님의 행동으로 아이에게 트라우마가 남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에게 진심으로 하신 사과는 두려웠던 기억을 차츰 지우고 가볍게 떠올릴 수 있는 에피소드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부모라는 존재는 태생적으로 평생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부모는 아이에게 완벽한 존재이고 싶을 테니까요. 하지만 비현실적인 완벽함보다는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 더욱 값진 것임을 아이를 키우며 매순간 느끼게 됩니다. 어머님께서는 아이에 대해 걱정하고 고민하는 ‘충분히 좋은’ 엄마입니다. 지금처럼 아이의 옆에서 지지해주고 스스로 성장하도록 도와주시는 길에 상담넷이 함께 하겠습니다.


고민이 있으면 또 들러주세요. 어머님과 아이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https://forms.gle/pN8Ng7MFR4cE383y5

0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ㅣ사업자번호 356-82-00194ㅣ공동대표 신소영 나성훈

ㅣ이사장 송인수 ㅣ (04382)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62길 23 유진빌딩 4층

ㅣ문의 02-797-4044 noworry@noworry.kr개인정보처리방침

호스팅제공자 : (주)누구나데이터 | 개인정보보호 관리 책임자 : 김용명 | 팩스 : 02-797-4484

Copyright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All Right Reserved.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업자번호 356-82-00194 ㅣ 대표 정지현, 홍민정

호스팅제공자 : (주)누구나데이터 | 

개인정보보호 관리 책임자 : 김용명 

| 팩스 : 027974484

|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