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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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올해도 3학년 담임을 하고 있습니다. 6년 정도 쭉 중학교 3학년 담임을 하고 있기에 학생들을 보면서 교육 환경의 변화, 학생들의 변화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예년과는 다르게 올해 저희 반에는 가정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습니다. 한부모 가정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많아 도움과 보호가 필요한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동식이(가명)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를 가르치며 알게 되었습니다. 잘생긴 외모에 예의도 바르고 친절하여 호감이 가는 학생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영어를 잘해서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이 3학년이 되어 제 반이 되어 반갑기도 하고 친해질 기회가 생겨 기뻤습니다. 동식이가 학년 초에는 학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원만하게 생활했었는데 점차 지각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잦은 조퇴가 발생했습니다. 급기야 담배를 피우는 것이 학교에 알려져 벌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저와 동식이는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고 부모님 면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부모님이 별거 중이라는 것, 공부에 점차 흥미를 잃어가게 되어 공부하고 싶지 않고, 매일 늦은 밤까지 집 밖에서 놀다가 귀가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만난 1학년 때는 아직 어리고 부모님의 갈등을 자세하게 알지 못하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온기 없는 집안 분위기, 돌봄의 부족, 목표도 없이 학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에 대한 허무함과 피로가 쌓이면서 일탈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동식이와 어울리는 친구들이 생겼는데 그 친구들의 공통점은 사랑과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라는 점입니다. 집에 갔을 때 먹을 것이 없어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아이들, 집에는 재미있는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자원과 대상이 없어 밖에서 또래를 만나는 것이 재미있는 아이들, 잔소리와 싸우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밖에 나가 있는 게 더 좋은 아이들입니다.
학생들의 일탈과 방황에 관심이 많은 저는 이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이 갑니다. 졸업을 앞두고 학교를 나오려고 하지 않는 동식이를 일주일쯤 지켜보다가 출근길에 동식이 집에 들러 태워 오는 것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담임이 집 앞에서 기다리는 상황을 당황스러워하던 동식이도 이제는 일주일이 넘어가니 자연스럽게 제 차에 탑니다. 차에서 저는 동식이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제가 대화중에 느끼는 것은 부모님에 대한 실망감과 미움입니다. 사랑의 이면은 미움이라고 했던가요? 엄마와 아빠가 좋기도 하지만 또 그 반대로 밉기도 한 마음이 드는가 봅니다. 저는 졸업 전까지 중학교 3학년 시기를 함께 보내고 있는 어른으로서 동식이 마음에 온기를 넣어주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시간이 흘러 동식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제가 준 온기가 불씨의 희망이 되고 삶에 대한 긍정 에너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동식이는 추운 이 날씨에 발목 양말을 신고 있습니다. 동식이에게 긴 양말을 신으라고 잔소리를 하자 집에 긴 발목 양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저희 반 학생들의 선물은 긴 발목 양말입니다. 기쁘게 선물을 준비할 것입니다.
■ 글. 노워리상담넷 상담위원 정지연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이며 세 아이의 엄마다. 학생들이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어 성실하고 재미있게 살아가도록 돕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