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우리에게 주는 것

상담넷
20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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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모든 생활이 멈췄다. 기대했던 만남이 취소되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폐쇄적인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긍정적인 생각은커녕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나기도 힘든 요즘이다. 코로나로 늘어난 건 몸무게만이 아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늘어난 시간에 따라 예전과는 다른 일과로 하루를 보낸다.


가장 큰 변화는 산책이다. 차로 10분이면 갈 거리를 40분을 걸어가려면 시간이 많아야 한다. 운동 대신 근처 마트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걷는 행위 자체를 즐기게 되었다. 자가용은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 또는 차가 갈 수 있는 길로만 다니지만, 걸어가면 방법이 다양해진다.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그 길에서 아이는 고양이를 만났다. 딸은 동네 길고양이들과 친해졌다. 키키, 모모, 루이, 구찌, 포도. 길고양이도 이름이 있더라. 일기장의 절반을 고양이 이야기로 채운다. 용돈을 모아 고양이 간식을 사고. 고양이를 보며 아이는 행복하다.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졌다.


각자가 하고 싶은 걸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딸에게 물어보니 엄마의 좋은 점은 자기에게 자유 시간을 많이 주는 거라고 한다. 나로서는 당연한 일인데. 아이 시간의 주인은 아이니까. 그날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는 본인이 정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숙제를 5시에 할지 8시에 할지 아이가 정한다. 나머지 시간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한다. 다른 친구들도 그런 자기를 부러워한다고 하니. 음... 이건 별로 어렵지 않다. 스스로 시간을 계획성 있게 쓰는 연습도 된다. 아이에게 인심도 얻었으니 일석이조가 되겠다.


 출산 후 3개월 쉬고 쭉 일했다. 아이는 긴 시간을 기관에서 보냈고 할머니와 지냈다.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일을 그만두었지만, 딸은 학교, 학원,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제야 자식에게 밥 세 끼를 해 먹이는 엄마 노릇을 하고 있다. 그때 못 했던 것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건지도 모르겠다. 산책하고 뒹굴뒹굴하기. 시간이 많아야 할 수 있는 일들 덕분인지 우리는 더 가까워졌다. 특별한 일들은 아니지만 켜켜이 쌓여가는 일상의 시간 속에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엄마로서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않았기에 아이를 시간에 맡길 수 있었던 거 같다. 아이는 자신의 시간표에 따라 자기다운 게 어떤 건지 찾아가며 자라고 있다.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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