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수학 도전기

상담넷
202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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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중2 아들의 기말고사 기간이었다. 지난 중간고사 때 생애 첫 시험을 경험한 아들은 수학 과목 성적이 유독 낮아서 충격을 받았다. 다른 과목들은 공부한 만큼의 결과로 성적이 나왔는데, 수학은 기초가 부족하다 보니, 애초에 노력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 같다. 초등 때부터 아들은 절대 수학 학원만은 가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의 학습에 있어서는 아이가 원하지 않는 사교육 및 선행학습을 강제로 시키지 않았다. 적어도 아이들의 학습은 일차적으로는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선행학습을 위주로 하는 사교육을 지양하는 편이다. 다만, 운동과 악기는 가르치고 싶어서 어릴 때 수영과 피아노등 예체능은 사교육을 했었고, 꼭 배우고 싶다한 드럼도 배웠다. 피아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배우기 시작해서 지금껏 6년간 계속 배우고 있다.

 

두 달전쯤 아들은 고등학교 진로를 애니매이션 고등학교 또는 예술고등학교로 결정했다. 초등 1학년부터 5년간 하고 싶은 미술 작업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일반적이지 않은 미술학원을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하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를 즐겨 그리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진로를 결정하고 난 직후 다니게 된 입시 미술학원에서는 애니고 또는 예고를 가기 위해서는 모든 과목이 C등급 이상의 성적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중간고사 성적에서 다른 과목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수학 성적이 한참 부족했다.

 

여러 날 고민 후 아들은 친구들이 하는 수학 과외에 참여해보고 싶다고 조심스럽지만 간절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첫날 과외 수업을 마치자마자 선생님과의 통화에서 기초가 많이 부족하니 한 달여 남은 기말고사 점수에는 너무 연연하지 말고 천천히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는 걸로 목표를 잡아야겠다고 하셨다. 어쩌면 그 말이 많이 위로가 되었는지 과외 선생님에 대한 거리감이 좁혀졌을지도 모르겠다. 시험 2주 전부터는 주말에 친구들 집을 돌아가며 수학 보충 수업을 받았고 선생님이 가신 후에도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더 하고 왔다.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은 같은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만나, 같은 초등학교를 거쳐 같은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십년지기 여자 친구들이라 서로 간에 거리낌이 없는 막역한 사이들이다. 아이들은 수학을 포기하다시피 했던 아들의 장래를 위해 함께 수학 공부를 하자고 손 내밀어준 고마운 친구들이다.

 

아들은 고등학생이 되어 좋아하는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싫어하는 수학 공부를 조금 적게 하고 싶어서 지금 그렇게도 싫어하는 수학 공부를 한다. 학습에 대한 부담 없이 초등학교 내내 열심히 놀았던 아이는 사춘기가 되고 자아가 형성되면서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다. 아이는 조금 일찍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되어 목표가 생겼고, 목표가 있을 때와 목표가 없을 때의 어마어마한 차이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목표가 생기자 절대 수학 학원은 다니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아들의 마음이 움직여 먼저 도움을 요청한 것도 놀라웠고 학교수업 시간의 수행평가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소식도 놀랐다. 사춘기인 중2는 하루에도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를 반복하고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고 잠도 오지 않는 나날들도 있지만 아이는 그렇게 조금씩 자라고 있다. 좋아하는 여자 친구와 그림 잘 그리는 법에 대해 서로 이야기 나누고, 남자 친구들과는 게임 세계에서 격하게 또 나름의 세계를 구축 중이다. 나는 아이가 자신의 진학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맞춰 이런저런 시도와 도전을 하고 필요한 도움을 구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중이다. 얼마 전 책방에서 진행한 행사인 ‘작가와의 대화’에서 만난 임경선 작가님의 딸도 내 아이와 같은 중학교 2학년이라고 하셨다. 작가님께서는 아이가 어떠한 힘든 상황에 놓여도 부모인 자신에게 말해 줄 수 있는 관계를 갖고 싶다고 하셨는데, 나 또한 아이와 그런 관계를 맺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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