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서 토론 모임에서 [숨결이 바람 될 때] (폴 갈라니티 저) 책을 읽었다. 죽음을 앞둔 아빠가 딸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남긴 글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며칠 뒤 또 다른 독서모임에서는 이영미 작가의 [마녀엄마]를 읽었다. 이영미 작가는 [숨결이 바람 될 때] 의 유서 부분을 보고 본인의 자녀에게 유서를 썼다고 했다. 독서모임 후 모임원들은 부모가 되면서 보낸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고, 자녀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써보자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 덕분에 14살 아들과 11살 딸의 엄마로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편지로 남기기로 했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 딸에게
엄마는 참 복이 많아.
아들도 키워보고 딸도 키워보고 있으니까...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을 20년 가까이 남겨두고 박차고 나올 때, ‘20년 뒤까지 살아 있다는 보장을 어떻게 하며, 노후보장만을 바라보며 지금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걸까?’ 라는 생각이 있었어. 그만큼 엄마는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해. 그렇기에 “미래를 준비하며 현재를 희생하는 삶이 아닌, 현재를 즐기며 살자!” 그게 엄마의 생각이고, 내일 일을 알 수 없으니 지금 너희에게 하고 싶은 말도 하려고 해.
온전한 가족을 가져보지 못한 엄마는 너희들이 세상에 태어나, 엄마에게 엄마라는 이름을 부여해 주고, 엄마로서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만들어 주고, 엄마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주었어. 그것이 무엇보다 감사해.
또래보다 유난히 큰 키로 항상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아들! 엄마는 아들의 잘 자란 외모도 대견 하지만, 무엇보다 친구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과 타인에 대한 깊은 배려심이 가장 자랑스러워. 얼마 전 같이 차를 타고 가다가 건널목에 서 있는 또래로 보이는 아이가 지나갈 수 있게 우리가 멈춰주자고 했을 때, 너의 배려심에 감동 받기도 했었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딸! 그 열정적 에너지를 자라면서 내내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매일 밤 딸을 끌어안고 자는 엄마와 매일 딸에게 입맞춤을 요구하는 아빠에게 너는 존재만으로도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까?
엄마가 원하는 대로 삶의 방향들을 정하면서 너희들에게 미안해 하는 부분도 있었음을 고백해.
무엇보다 교육적인 부분이 미안해. 나이대 별로 적절한 지적 자극을 주지 못해서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하지만 공부라는 것은 나이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언제라도 필요한 공부를 스스로 찾아서 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래. 엄마의 교육관을 확고하게 잡아준 것은 공동육아 공동체의 영향인데, 공동육아를 통해서 무엇보다 좋은 친구들과 좋은 어른들을 만나게 되었으니 공동육아를 택한 엄마의 선택만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
다음은 먹거리에 대한 부분이야. 직장을 다닐 때는 시간이 없어서 빨리 되는 간편한 음식들을 당연하게 먹었지만, 이제는 엄마가 요리를 할 시간이 충분하지만 그동안 간편한 음식에 길들여진 입맛에 조금은 투박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요리를 싫어하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그리고 경제적인 부분이 있어. 엄마가 너희 어린 시절에도 힘들게 아빠와 함께 같이 일을 했었는데, 올해부터는 아빠에게만 경제적 부담을 안겨 줘서 그 부분은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엄마도 분명한 나름의 이유가 있었고 무엇보다 너희들에게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 매일 억지로 출근하던 직장에서 벗어나 하기 싫은 일이 아닌,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엄마는 그 어느 때 보다 퇴사 이후의 시간들이 평안하고 행복해.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가장 미안한 것은 사랑표현을 자주 해주지 못한 거야. 부모의 사랑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너희를 키우면서 엄마의 사랑 표현이 서툴기만 했던 것 같아. 참 많이도 사랑하고 내 목숨을 내어 주어도 아깝지 않을 너희들이지만, 그 모든 생각들을 많은 부분 마음 속으로만 간직하고 잘 표현하지 못 한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커.
끝으로 너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도 있어.
최근에 엄마는 뒤늦게 책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고 있는데, 더 일찍 책의 세계에 빠지지 못한 것이 후회되기도 해. 하지만 엄마도 너희와 같은 어린 시절에는 책을 가까이하기가 쉽지 않았기에 지금은 너희에게 크게 강요하지 않으려 하고 있어. 더욱이 요즘은 보다 간편하고 손쉬운 영상으로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으니 책과 더더욱 가까이 하기 어려울 것 같아. 그럼에도 엄마는 너희들이 책을 통해 천천히 세상을 알아가기를 바라고 책 속에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해.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꼭 이야기 하고 싶은것이 있어.
너희들 엄마로서의 삶이 인생에 있어서 참으로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임을 고백해.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
너희들로 인해 행복을 알게 된 엄마가
최근 독서 토론 모임에서 [숨결이 바람 될 때] (폴 갈라니티 저) 책을 읽었다. 죽음을 앞둔 아빠가 딸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남긴 글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며칠 뒤 또 다른 독서모임에서는 이영미 작가의 [마녀엄마]를 읽었다. 이영미 작가는 [숨결이 바람 될 때] 의 유서 부분을 보고 본인의 자녀에게 유서를 썼다고 했다. 독서모임 후 모임원들은 부모가 되면서 보낸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고, 자녀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써보자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 덕분에 14살 아들과 11살 딸의 엄마로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편지로 남기기로 했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 딸에게
엄마는 참 복이 많아.
아들도 키워보고 딸도 키워보고 있으니까...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을 20년 가까이 남겨두고 박차고 나올 때, ‘20년 뒤까지 살아 있다는 보장을 어떻게 하며, 노후보장만을 바라보며 지금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걸까?’ 라는 생각이 있었어. 그만큼 엄마는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해. 그렇기에 “미래를 준비하며 현재를 희생하는 삶이 아닌, 현재를 즐기며 살자!” 그게 엄마의 생각이고, 내일 일을 알 수 없으니 지금 너희에게 하고 싶은 말도 하려고 해.
온전한 가족을 가져보지 못한 엄마는 너희들이 세상에 태어나, 엄마에게 엄마라는 이름을 부여해 주고, 엄마로서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만들어 주고, 엄마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주었어. 그것이 무엇보다 감사해.
또래보다 유난히 큰 키로 항상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아들! 엄마는 아들의 잘 자란 외모도 대견 하지만, 무엇보다 친구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과 타인에 대한 깊은 배려심이 가장 자랑스러워. 얼마 전 같이 차를 타고 가다가 건널목에 서 있는 또래로 보이는 아이가 지나갈 수 있게 우리가 멈춰주자고 했을 때, 너의 배려심에 감동 받기도 했었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딸! 그 열정적 에너지를 자라면서 내내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매일 밤 딸을 끌어안고 자는 엄마와 매일 딸에게 입맞춤을 요구하는 아빠에게 너는 존재만으로도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까?
엄마가 원하는 대로 삶의 방향들을 정하면서 너희들에게 미안해 하는 부분도 있었음을 고백해.
무엇보다 교육적인 부분이 미안해. 나이대 별로 적절한 지적 자극을 주지 못해서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하지만 공부라는 것은 나이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언제라도 필요한 공부를 스스로 찾아서 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래. 엄마의 교육관을 확고하게 잡아준 것은 공동육아 공동체의 영향인데, 공동육아를 통해서 무엇보다 좋은 친구들과 좋은 어른들을 만나게 되었으니 공동육아를 택한 엄마의 선택만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
다음은 먹거리에 대한 부분이야. 직장을 다닐 때는 시간이 없어서 빨리 되는 간편한 음식들을 당연하게 먹었지만, 이제는 엄마가 요리를 할 시간이 충분하지만 그동안 간편한 음식에 길들여진 입맛에 조금은 투박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요리를 싫어하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그리고 경제적인 부분이 있어. 엄마가 너희 어린 시절에도 힘들게 아빠와 함께 같이 일을 했었는데, 올해부터는 아빠에게만 경제적 부담을 안겨 줘서 그 부분은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엄마도 분명한 나름의 이유가 있었고 무엇보다 너희들에게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 매일 억지로 출근하던 직장에서 벗어나 하기 싫은 일이 아닌,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엄마는 그 어느 때 보다 퇴사 이후의 시간들이 평안하고 행복해.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가장 미안한 것은 사랑표현을 자주 해주지 못한 거야. 부모의 사랑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너희를 키우면서 엄마의 사랑 표현이 서툴기만 했던 것 같아. 참 많이도 사랑하고 내 목숨을 내어 주어도 아깝지 않을 너희들이지만, 그 모든 생각들을 많은 부분 마음 속으로만 간직하고 잘 표현하지 못 한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커.
끝으로 너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도 있어.
최근에 엄마는 뒤늦게 책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고 있는데, 더 일찍 책의 세계에 빠지지 못한 것이 후회되기도 해. 하지만 엄마도 너희와 같은 어린 시절에는 책을 가까이하기가 쉽지 않았기에 지금은 너희에게 크게 강요하지 않으려 하고 있어. 더욱이 요즘은 보다 간편하고 손쉬운 영상으로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으니 책과 더더욱 가까이 하기 어려울 것 같아. 그럼에도 엄마는 너희들이 책을 통해 천천히 세상을 알아가기를 바라고 책 속에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해.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꼭 이야기 하고 싶은것이 있어.
너희들 엄마로서의 삶이 인생에 있어서 참으로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임을 고백해.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
너희들로 인해 행복을 알게 된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