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한번도 사교육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다는 꿈이 확실한 아이고요.
기타연주 만화그리기 좋아하는 남자아이입니다.
학원같이..정형화된 틀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합니다. 아이큐는 140이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해요.
수학점수는 6학년 때 만점이거나 하나정도 틀려왔었습니다.
방학때 우공비 수학은 다 풀었고, 지금은 센수학을 진도에 맞춰서 풀고 있습니다. 수학은 매일 한시간 정도 하고 있으며, 그 날 학교에서 배운 과목들은 30분 정도 저에게 강의하듯 복습합니다.(정서적으로 저와의 관계는 매우 좋은 편입니다)
문제는 센수학 B단계까지는 문제가 없는데, C단계 정답률이 50% 정도 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풀이 방법을 모르니..일단 못 푼 건 넘어 가고 있어요.
이 얘기를 아는 지인한테 얘기했더니, 중2학년 3학년으로 올라갈 때 큰일 난다고. 아무도 안가르쳐준채로 넘어가면 반드시 학습결손이 생길 거라는군요. 전문가가 괜히 전문가냐고. 전문가에게 맡기라는데. 저는 학원에 보낼 생각이 없습니다. 아이가 싫어하니깐요.
전문가가 아닌 제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아이 친구들을 보니, 매일 학원에서 3시간 수업을 하던데요.. 중1 수학공부시간이 한시간 정도는.. 부족한가요?
추신: 수학실력이나 학교 수업태도가 썩 좋지 않은 한 친구가 빡세기로 유명한 학원에 석달째 다니고 있어요. 숙제를 새벽한시까지 한대요. 그런데 제가.. '힘드니?' 라고 물으니 '재밌다'고 해서.. 살짝 맨붕이 왔습니다. 제 예상과 다른 대답이었거든요. 그 학원이 용하기 때문일까요??
A. 훌륭한 자녀를 두셨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일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아이를 그르칠 수 있는 민감한 시기가 왔습니다.
우선 부모님에게 권할 것은 자신의 교육철학과 신념을 다지라는 것입니다. 이 시기에 고유의 철학이 없으면 이웃에게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아이의 특성이나 희망을 무시하고 남들을 따라가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교육에 관한 책, 수학 학습에 대한 책, 자기주도 학습에 관한 책 등을 읽으면서 확실하게 교육철학을 다지고 난 후에 모든 것을 결정해 주세요. 지금 제가 드리는 조언도 꼭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공부를 하고 난 후 공감이 가거든 그때 따라해도 됩니다.
둘째는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에 대한 이해를 바로 해야 합니다.
보통은 심화 문제집, 사고력 문제집을 풀면 사고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하지요. 때로는 올림피아드 문제나 경시대회용 문제를 푸는 것 등 어려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사고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려운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몇 시간을 붙잡고 있었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든가 심지어는 아무런 단서나 생각의 실마리조차 잡지도 못하고 답답하고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이런 경험을 많이 해봤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인한 상처만 생기고 좌절감과 무기력감이 밀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수학을 잘한다는 자신감마저 잃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쉬운 문제를 풀면서 심화학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문제가 아닌 내가 이미 푼 문제를 가지고 심화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미 푼 문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 일어나는 상처가 생기지 않습니다. 문제를 해결했다는 자신감도 이미 생겼습니다. 다만 문제를 다양하게 푸는 방법을 고안한다든가, 그 문제에 얽힌 다양한 개념을 연결 지어 생각을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를 일반화해서 수학의 최고의 학습인 추상적인 결론을 도출해 낼 수도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딜레마는 아이들이 쉬운 문제, 이미 해결한 문제를 가지고도 심화학습, 즉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부모들이 믿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부모들은 어려운 시험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슷한 수준의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이 방법의 장점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학습 행태를 보면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고력이 이미 충분한 아이에게는 이 학습이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사고 수준이 한 단계 떨어지는 아이에게는 난공불락의 요새이기 때문에 이런 경험이 결국 암기력 학습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그래서 점수는 딸 수 있지만 사고력은 딸 수 없게 되고 수학은 점점 더 무서워지고 싫어집니다.
부모는 우리 아이가 쉬운 문제, 충분히 해결한 문제를 가지고도 고등 사고력을 키울 수 있고, 심화된 사고를 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믿음이 없다는 자체가 교육을 망친다는 것을 심각하게 느껴야 합니다.
인터넷에 보면 수능에서 고득점 받은 학생들의 수학 학습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문제집을 여러 권 대충 푸는 것보다 한 문제집을 여러 번 풀어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 대부분입니다. 최근 EBS의 한 다큐에 출연한 고2 학생의 경우 고2 초반에 꼴찌 수준의 수학 성적이었는데 1년 동안 문제집 한 권을 10번이나 푼 결과 전교 1등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런 한 문제집 10번 푸는 신화는 이미 보편적인 추세죠. 공신 사이트에 가도 이런 얘기가 넘쳐 납니다.
그런데 10번을 푸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 다릅니다. 10번을 다시 풀 때 이미 푼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에 차이가 많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 풀 때 이미 푼 문제를 다시 푸느냐 아니면 건너뛰느냐의 차이입니다. 사고력이 커지는 진짜 효과는 이미 푼 문제를 두 번째, 세 번째 풀 때 나타납니다. 이미 푼 문제를 다시 풀 때는 이전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풀이를 만들어 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잘 안 되지만 점점 풀이가 늘어납니다. 꾸준히 이 방법을 실천하면 다양한 사고력이 키워지고 그것이 곧 고등 사고력입니다. 이것을 믿고 기다려야 합니다.
Q. 한번도 사교육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다는 꿈이 확실한 아이고요.
기타연주 만화그리기 좋아하는 남자아이입니다.
학원같이..정형화된 틀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합니다. 아이큐는 140이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해요.
수학점수는 6학년 때 만점이거나 하나정도 틀려왔었습니다.
방학때 우공비 수학은 다 풀었고, 지금은 센수학을 진도에 맞춰서 풀고 있습니다. 수학은 매일 한시간 정도 하고 있으며, 그 날 학교에서 배운 과목들은 30분 정도 저에게 강의하듯 복습합니다.(정서적으로 저와의 관계는 매우 좋은 편입니다)
문제는 센수학 B단계까지는 문제가 없는데, C단계 정답률이 50% 정도 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풀이 방법을 모르니..일단 못 푼 건 넘어 가고 있어요.
이 얘기를 아는 지인한테 얘기했더니, 중2학년 3학년으로 올라갈 때 큰일 난다고. 아무도 안가르쳐준채로 넘어가면 반드시 학습결손이 생길 거라는군요. 전문가가 괜히 전문가냐고. 전문가에게 맡기라는데. 저는 학원에 보낼 생각이 없습니다. 아이가 싫어하니깐요.
전문가가 아닌 제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아이 친구들을 보니, 매일 학원에서 3시간 수업을 하던데요.. 중1 수학공부시간이 한시간 정도는.. 부족한가요?
추신: 수학실력이나 학교 수업태도가 썩 좋지 않은 한 친구가 빡세기로 유명한 학원에 석달째 다니고 있어요. 숙제를 새벽한시까지 한대요. 그런데 제가.. '힘드니?' 라고 물으니 '재밌다'고 해서.. 살짝 맨붕이 왔습니다. 제 예상과 다른 대답이었거든요. 그 학원이 용하기 때문일까요??
A. 훌륭한 자녀를 두셨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일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아이를 그르칠 수 있는 민감한 시기가 왔습니다.
우선 부모님에게 권할 것은 자신의 교육철학과 신념을 다지라는 것입니다. 이 시기에 고유의 철학이 없으면 이웃에게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아이의 특성이나 희망을 무시하고 남들을 따라가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교육에 관한 책, 수학 학습에 대한 책, 자기주도 학습에 관한 책 등을 읽으면서 확실하게 교육철학을 다지고 난 후에 모든 것을 결정해 주세요. 지금 제가 드리는 조언도 꼭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공부를 하고 난 후 공감이 가거든 그때 따라해도 됩니다.
둘째는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에 대한 이해를 바로 해야 합니다.
보통은 심화 문제집, 사고력 문제집을 풀면 사고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하지요. 때로는 올림피아드 문제나 경시대회용 문제를 푸는 것 등 어려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사고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려운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몇 시간을 붙잡고 있었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든가 심지어는 아무런 단서나 생각의 실마리조차 잡지도 못하고 답답하고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이런 경험을 많이 해봤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인한 상처만 생기고 좌절감과 무기력감이 밀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수학을 잘한다는 자신감마저 잃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쉬운 문제를 풀면서 심화학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문제가 아닌 내가 이미 푼 문제를 가지고 심화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미 푼 문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 일어나는 상처가 생기지 않습니다. 문제를 해결했다는 자신감도 이미 생겼습니다. 다만 문제를 다양하게 푸는 방법을 고안한다든가, 그 문제에 얽힌 다양한 개념을 연결 지어 생각을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를 일반화해서 수학의 최고의 학습인 추상적인 결론을 도출해 낼 수도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딜레마는 아이들이 쉬운 문제, 이미 해결한 문제를 가지고도 심화학습, 즉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부모들이 믿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부모들은 어려운 시험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슷한 수준의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이 방법의 장점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학습 행태를 보면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고력이 이미 충분한 아이에게는 이 학습이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사고 수준이 한 단계 떨어지는 아이에게는 난공불락의 요새이기 때문에 이런 경험이 결국 암기력 학습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그래서 점수는 딸 수 있지만 사고력은 딸 수 없게 되고 수학은 점점 더 무서워지고 싫어집니다.
부모는 우리 아이가 쉬운 문제, 충분히 해결한 문제를 가지고도 고등 사고력을 키울 수 있고, 심화된 사고를 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믿음이 없다는 자체가 교육을 망친다는 것을 심각하게 느껴야 합니다.
인터넷에 보면 수능에서 고득점 받은 학생들의 수학 학습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문제집을 여러 권 대충 푸는 것보다 한 문제집을 여러 번 풀어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 대부분입니다. 최근 EBS의 한 다큐에 출연한 고2 학생의 경우 고2 초반에 꼴찌 수준의 수학 성적이었는데 1년 동안 문제집 한 권을 10번이나 푼 결과 전교 1등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런 한 문제집 10번 푸는 신화는 이미 보편적인 추세죠. 공신 사이트에 가도 이런 얘기가 넘쳐 납니다.
그런데 10번을 푸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 다릅니다. 10번을 다시 풀 때 이미 푼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에 차이가 많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 풀 때 이미 푼 문제를 다시 푸느냐 아니면 건너뛰느냐의 차이입니다. 사고력이 커지는 진짜 효과는 이미 푼 문제를 두 번째, 세 번째 풀 때 나타납니다. 이미 푼 문제를 다시 풀 때는 이전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풀이를 만들어 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잘 안 되지만 점점 풀이가 늘어납니다. 꾸준히 이 방법을 실천하면 다양한 사고력이 키워지고 그것이 곧 고등 사고력입니다. 이것을 믿고 기다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