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습관태도초등2학년 아이가 공부를 왜 해야 하는데 모르겠다고 해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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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첫째인 아이는 초등2학년 아들입니다.

아이의 요즘 고민이 ‘왜 공부를 해야 할까?’ 라고 해요. 예전에는 엄마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공부를 했는데 이젠 왜 공부를 해야 할까? 그런 생각이 든다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난 축구 선수가 꿈인데 축구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 말도 하고 사실 아이도 저도 지친것 같아요

 

저는 맞벌이에 아이는 현재 태권도만 다니고 있어요 학교에서 조금 놀다가 태권도 가서 2시간을 할때도 있구요. 4시30분쯤 집에 오는데 그때부터 제가 내놓은 공부를 해요. 언제 부턴가 알고 있는것도 대충 풀어서 틀리고 공부량때문에 저한테 전화를 하기도 해요. 그럼 전 퇴근후에 아이를 혼내고 이렇게 반복된지 아마도 2달 정도 된거 같아요.

 

결국은 공부방을 갈래 집에서 할래 라고 했더니 공부를 하긴 해야 하는데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공부방은 싫다고 엄마랑 하고 싶다고 말은 하면서 제대로 되는건 하나도 없어요. 처음 의도는 학원으로 공부하러 다니면 금전적인 것도 있지만 아이가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집에서 해도 충분 하다고 해서 시작 하게 되었어요. 정말 힘이 드네요 아이 아빠가 학원으로 보내자 하길래 학원 가면 애가 힘들껀데 그랬더니 지금 집에서 더 힘들지 않냐고 하더라구요. 시간 많은 낮에 학원으로 갔다 오고 저녁은 가족과 함께 쉬자고 좋아 하는 책도 읽히게 하고 이야기도 많이 하자고 합니다.

 

저에게 문제가 있음을 여기 글을 읽으며 알게 되었어요. 상황의 차이, 아이마다의 특성의 차이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거 아니면 저거 라고 생각하는 저의 융통성 없는 성격도 한 몫을 하네요. 시행착오를 겪고 싶지 않지만 아이도 저도 시행 착오를 겪어야 이 문제들이 해결이 될듯 하네요. 여러 방법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하겠어요. 지인이 아이들은 집에서 공부하는 타입이 있고 학원에서 공부하는 타입이 있다면서 그건 시켜봐야 아는거라고 어떤게 맞을지는 모른다고 하시더라구요. 욕심 많은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행인지 늦었는지는 몰라도 이젠 아이의 눈빛이 보이고 안쓰러움이 함께 느껴 져요. 그래도 정말 화 엄청 내고 애를 구박 하네요.

 

A.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니 답답한 마음에 문의하신 모양이네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많은 선택을 필요로 합니다. 그때마다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일까 부모 입장에서는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지요. 왜냐하면 이 문제는 수학 해답지처럼 딱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니까요. 어머님 말씀 중에 시행착오를 겪고 싶지 않다는 글을 보면서 시행착오 없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물론 엄마 입장에서는 나의 시행착오가 아이에게 지름길로 갈 수 있는 일을 돌아가게 만드는 일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좀 더 좋은 것, 바른 것, 편한 것을 주고 싶을 테니까요.

 

학원은 힘들 것 같고 집에서 엄마랑 해도 충분할 것 같았는데 제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서 힘이 드신다는 거죠? 말씀하신 내용 위주로 하나씩 얘기를 해 볼게요. 우선 아이가 태권도를 마치고 집에 4시 30분쯤 온다고 하셨어요. 그 시간에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혼자서 어머님이 내어놓은 과제를 성실하게 다 해놓는 일부터가 힘든 일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다 보니 대충 풀기도 하고 어머님한테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어머님께 던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기주도학습이 좋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엄마도 없는 집에서 초등학교 2학년이 정해진 분량을 다 해놓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거죠. 학습량을 아이와 의논해서 정하고 정한 만큼의 분량을 지키도록 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으나 초등 저학년 아이에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습에 대한 즐거움을 갖게 하는 겁니다. 공부가 어렵고 힘든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앞으로 오랫동안 학습을 해야 할 아이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어머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방법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수학이라면 아이가 개념 위주로 공부를 하게 하고 저녁 시간에 엄마한테 설명을 한 번 해볼 수 있게 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그 과정에서 개념이 아이에게 정리가 되고 또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아이 자신이 잘 모르는 것이 뭔지도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설명을 듣는 부모님의 반응이 좋다면 아이는 이 과정을 아주 즐거워하게 될 수 있습니다.

 

문의 글 중에 아이가 책을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이것은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요. 독서는 의도적으로 심어주기가 쉽지 않은 아주 좋은 습관 중에 하나입니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들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해 주고 관심도 가져 주세요. 그리고 아이의 학습에 대해서 우선 어머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들여 다 보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를 공부시켜서 특목중, 특목고에 보내고 서열화된 대학에 보내고 싶으신건지 아니면 학교진도에 맞게 공부하면서 아이의 특기와 적성을 찾아가며 여유 있게 공부하게 하고 싶으신건지요. 뭐 이렇게 딱 이분법적으로 두 가지의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일단은 크게 아이 교육의 목표를 어떻게 두고 계신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막연하게 앞집 뒷집 친구들 다 하니까, 불안하니까, 이 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이런저런 과제를 던지듯이 부여하는 것이라면 아이도 어머님도 지치실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에게 학습은 긴 호흡을 가지고 가야 하는 마라톤과 같습니다. 그러니 아이와 그 긴 레이스를 잘 마칠 수 있도록 계획을 잘 짜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어느 날 공원을 걷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19살 17살이 된 우리집 두 아이들을 생각하니, 내가 10년 전에 아이들이 지금 이만큼의 성장을 할꺼란걸 알고 있었더라면 초등 1,2학년 때 아등바등 하지 않고 그저 사랑한다는 마음만 전하면서 그 시간을 보낼 수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물론 지금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을 보면서 또 여전히 불안감을 느낍니다만 그래, 10년 후에 우리 아이들은 즐겁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을거야. 그 믿음만 있으면 지금 이 순간에 내가 불안할 이유는 하나도 없어.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길은 수천 수만 가지이며 내가 찾아주는 길 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찾아가는 길이 더 의미 있는거야. 라며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다행인지 늦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다행이고 늦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리고 성격도 밝고 엄마한테 의사 표현도 하고 있으니까요. 저도 아직 아이를 다 키운 건 아니지만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와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만 탄탄하게 있으면 아이가 무언가 하고자 할 때 주저함 없이 자기 길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행착오 이야기를 하셨는데 아이가 성인이 된 다음에 혼자서 겪는 시행착오보다는 부모님 품 안에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로 더 단단해진다면 나중에 더 편안하게 도전하는 아이가 되지 않을까요?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설명할 때 하위 단계의 욕구들이 충족되어야 최고 단계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생리적인 욕구, 안전, 사랑, 소속의 욕구 그리고 자아존중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아이가 자아실현을 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리고 부모인 우리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과제를 부여하고 그것을 점검하는 것보다는 너의 뒤에는 내가 든든하게 있다. 그리고 나는 널 지지하고 사랑한다는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장착된 아이는 정말 무언가를 해야 할 순간이 오면 지치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해낼겁니다.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시지도 말고 지금 이 순간도 아이와 행복한 추억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어머님과 자녀분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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