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4살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양육, 아이 심리 관련된 책을 보다보면 화 내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늘...대책이 참 애매하게 느껴져서요;;
많은 양육서에서 본 이야기인데,
' 부정적인 감정(화. 분노 등) 도 아이가 표현할 때는 그 감정 그대로 인정해주고, 부모에게는 표현해도 안전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주면 부모에게 화를 표현해도 안전하다고 느끼게 되는 걸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화를 표현하는 적절한 방법을 알려주라고도 하는데, 어떤 방법이 적절한방법일까요?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닌, 화를 적절히 표현하라니... 말로 "나 너무 화난다!" 라고 말하는 것??
이건 어린 아이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 인 것 같고요^^;;
화를 가라앉히는 법은 알겠는데, 억지로 누르지 않고, 아이의 수준에서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A. 일단 4세 아이의 실질적으로 느끼는 정서적 특징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적용해야 할지 안내할게요. ‘화’라는 감정을 일단 정서로 놓고 말씀을 드릴게요.
어떤 정서는 유쾌하지만, 어떤 정서를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지요. 불쾌하던 유쾌하던 모든 정서는 아동의 삶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해요. 즉, 화를 내고 분노를 표현하더라도 이러한 감정은 반드시 아이가 겪고 가야할 감정이라는 것이죠. 특히 유아기의 이러한 감정 표현은 매우 중요해요. 이 시기의 정서는 의사소통 기능을 덤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의사소통의 기능’이란 말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아이가 화를 낼 때 정서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무엇이 잘못됐어.’
‘나는 이 어려움을 이겨내야 해’
그런데 그 표현을 억누르고 짧은 시간 내 참게 하려는 전략을 부모가 쓰게 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나는 이 어려움을 숨겨야 해.’
‘무엇이 잘못됐다고 느꼈을 때는 참아야 해’ 라는 부정적 정서가 내면에서 쌓이게 됩니다.
‘화’나 ‘분노’가 아무렇게나 생기는 감정이 아니에요. 발달의 순서에 의해 명확하게 나타나는 감정입니다. 예를 들면, 분노의 기본 정서가 안정적으로 표현되지 않을 경우, 좌절, 성가심, 질투, 격분, 혐오라는 정서의 기초가 될 수 있어요. 이후 이러한 정서들끼리 조합이 되면 더 복잡한 감정으로 발달하기 시작하는거죠. 위의 감정 중 성가심와 혐오가 뭉쳐지면 경멸이란 감정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의 분노나 화를 안정적으로 잘 받아주려는 부모의 태도는 매우 중요해요.
그러니 “하나, 둘, 셋, 울음 뚝”이라던지 “너 지금 뭐하는 태도야?”라던지 “엄마가 화가나려고 하니까 당장 그만 둬.”라는 대응은 아이의 화를 억제하라 가르치는 셈이 되죠. 그럴러면 자녀의 기질에 대해서도 부모가 잘 알고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까지 말씀드리면 너무 복잡해 질 것 같아 이 부분은 공통게시판에 따로 내용을 올려 놓겠습니다.
특히 3, 4살의 기본 정서는 매우 강렬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정열적으로 표현하고, 자신의 감정을 금세 잊어버리며, 수없이 반복하여 되풀이하는 특징을 갖고 있지요. 그래서 아이를 양육하기 가장 힘든 시점입니다. 자긍심을 갖기 위한 발달 과업으로 자기 주장도 세어지니 이러한 조건들이 결합하여 이성적인 부모의 뒷목을 잡게 하기 쉬운 때입니다. 놀이터에서 떼를 쓰고, 말도 안되는 행동으로 혈압상승을 시키는 등, 아무리 논리적인 설명을 해 주어도 말을 듣는 법이 없습니다. 혼합된 자신의 감정을 알기 시작하는 때가 10살이 되어서야 가능하니, 감정 표현의 초기 상태가 이때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겠지요? 즉, 얼마동안 바뀌지 않을 자기 표현 방법을 끊임없이 연습하고 배워나가는 시기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경험이 부족하고, 타인의 정서를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하는데다, 어휘까지 제한이 되어 있으니 화를 내는 아이는 얼마나 답답하고 속상하겠습니까? 게다가 4세 유아는 한번에 한가지 정서만 집중할 수 있어서 다른 사람의 복잡한 감정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단순한 기본 정서만 인식할 뿐이죠. “내가 잘못했어”가 아니라 “엄마가 나한테 화를 냈어. 엄마 나빠” 이 감정입니다. “잘못했다고 말해.”라고 부모가 요구해도 실제 자신이 잘못했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이렇게 발달이 진행중인 아이를 데리고, 또 자신의 감정을 열정적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발달단계에 있는 아이를 두고 같이 화를 내거나, 논리적인 설명으로는 아이의 화를 안정적으로 전환시킬 수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자녀의 화나 분노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들을 어른이 먼저 풀어야 합니다.
옳거나 틀린 정서는 없습니다. 모든 감정은 기본 정서에서 오는 것이므로 자연스럽게 발생되는 것이고 자유롭게 말하고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일단, 아이가 화를 낼 때는 잠시 기다려 주세요. 자기 감정을 어느 정도 쏟아내고 난 뒤, 아동의 정서에 대해 어른이 정확하게 명명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화를 낼 땐 “너 화난 것 같다”라고 직접적인 정서 상태를 말로 표현해 주어야 인식을 합니다. 평상시 타인의 감정에 대한 표현을 해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저 아이는 공을 놓쳐서 당황스러운가봐.” “ 웃으며 뛰어다니는 것을 보니 흥분했나보다.”
많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문장으로 말해 주어야 합니다. 이 때의 논리적인 긴 연설은 아이를 매우 피곤하게 만들어요. 정서를 언어로 반영만 해주어도 아이는 자신이 이해받는 것처럼 느껴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화를 내고 있는 순간에도 마음 속에는 자신의 정서가 소통 기능을 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두 번째, 강렬한 정서는 인정하지만 파괴적인 행동은 못하게 하셔야 합니다. “정말로 화가 났구나. 그렇지만 다른 사람을 때리는 것은 안돼.” 그리고 강렬한 반응에 대해 잘못 판단하거나 간과했던 사실 등을 언어로 다시 정리하여 말씀 해 주세요. “저 친구는 지나가려고 했었을 뿐이야.” “지금 많이 바빠서 너한테 인사할 수 없었어” “날이 어두워 더 놀면 위험했기 때문이야” 지속적으로 파괴적인 행동을 할 때, 위험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무시하고 어른이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지속해도 됩니다. 아이 행동이 가라앉을 시점에서 다가가 다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또 화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빨리 장소를 이동하거나 주의를 전화시켜 주는 방법이 필요하지요. (6세 이상에서는 이 방법을 쓰면 안됩니다.)
세 번째, 화를 자주 내는 아이들의 경우, 화를 내는 상황보다 평상시 기쁨, 행복감, 유머 등의 표현할 기회가 많이 주어졌는지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보셔야 합니다. 기쁜 경험을 많이 하고 많이 웃을 수 있는 상황에 놓여졌던 아이들은 화를 내는 빈도수가 많지 않습니다.
네 번째, 화를 내는 아이에게 화를 내는 방법이 가장 나쁩니다. 반복하여 말하지만 화를 냈을 때 그에 적당한 언어를 반복하여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이를 언어적 각본이라고 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술이에요.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연극하듯 실제적으로 알려 주는 것이죠.
“나 기분이 나빠. 왜 내 물건을 건드렸어?” 어른이 아이 입장에서 화를 대신 표현해 주는 방법입니다.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화를 많이 내는지를 관찰하여 그 상황을 가능한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특히 새로운 상황, 계획되지 않은 일과에서 아이들은 더 많은 화를 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을 잘 키우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인정하는 것은 매우 부모로써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이후를 생각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며 스펀지처럼 가르치고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꾸준히 반복했을 때 이후 자녀의 정서나 태도가 매우 안정적으로 변화해요. 이 부분은 제가 누적, 지연효과에 대해 쓴 글을 꼭 참고 해 보시기 바랍니다.
현재의 반응이 누적되고, 지연되어 이후의 발달에 영향을 반드시 끼치게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너무 중요한 시기이며, 부모의 태도가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되는 시기라 생각합니다. 이 때, 부모가 같이 화를 내며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대응 방법을 쓸 경우, 이후 연령에서 반드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5세 후반에서 6세 정도가 되면, 어머님의 위에서 제시한 방법을 쓰신 결과물들이 그대로 반영되어 표현될 것입니다. 꾸준하게, 인내력을 갖고 설명하고 대응방법을 언어적 각본으로 제시해 주세요. 그리고 화를 내는 상황에 집중하기 보다 화를 내지 않는 상황에서 기쁜 감정을 많이 느낄 수 있도록 부모와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셔야 합니다.
어느날, 만번에 한번. 아이가 언어적 각본에 의해 배웠던 내용을 써먹는 날이 옵니다.
“나 지금 화났어. 지금 내 것을 마음대로 치웠잖아.”라고 말을 했을 때, 매우 반갑게 반응하며 이렇게 말씀해 주세요. “네 감정을 이렇게 말로 표현해 주다니...네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어서 엄마가 너무 기뻐. 빨리 도와줄게.” 이후로, 아이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해 보세요.
무조건 도를 닦지 마시고, 계획된 도를 꾸준히 닦으시길 바랍니다.
■ 추가답변)
공공장소나,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은 반드시 제한하고 통제해야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어떤 상황에 대한 요구나 감정은 자유롭게 표현되어져야 해요.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 순간, 누군가의 눈치를 보거나 ‘혹시 이러면 어쩌지?’ 라는 불안한 틀을 아이나 어른이나 갖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 두가지의 선을 조화롭게 타고 가셔요.
일단 공공장소를 데리고 가거나 남을 때리는 행동, 던지는 행동에 대해서는 항상 사전 경고가 있어야 해요. 이전 글에도 썼지만, 같은 상황이 어른은 반복이고 아이들은 항상 새로은 상황이 됩니다. 한두번으로 해결된다고 생각하시면 안돼요.
그리고 비용과 수고로움이 일시적으로 발생한다 해도 반드시 사전 경고한대로 시행하셔야 합니다. 4살이어도 세 번이상만 일관성 있게 시행하시면 그 다음부터는 스스로 절제할 수 있어요. 절제하는 상황에서 언어적인 보상이 들어가야 합니다.
“마트를 갈텐데 원하는 물건이 있어도 오늘은 절대 사지 않을거야. 만일, 네가 이러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같이 마트에 갈 수 없어.”->사전경고
“약속 지킬게‘
“만일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집으로 되돌아 올거야.”
각자의 약속대로 바로 시행하기에 들어가셔야 합니다. 같이 화를 내실 필요가 없어요.
“아까 약속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은 쇼핑을 같이 할 수 없겠구나.”
생필품을 사지 못하고 비용이 발생하는 한이 있어도 약속한대로 바로 들어오셔야 해요.
자기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과 표현하는 것을 헷갈려 하면 안됩니다. 그렇다면 아이의 화나 분노에 안타까워 할 일도, 쓰다듬을 일도 아니에요.
부모가 혼합된 메시지를 보내면 아이가 더 헷갈려 합니다.
예를 들면, 화를 내게 하고 쓰다듬는 행동은 아이로 하여금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 더 어렵게 만듭니다. 화를 낼 땐 감정만 인정해 주고 기다려 주세요. 떨어져 있던 엄마 일을 하던 상관없지만, 아이의 시야에서 안 보이는 곳에 있어서는 안돼요.
특히 “화났어? 왜 그랬어? 말해줄래? ” 감정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지거나 애타게 답을 기다려서도 안됩니다.
이러한 감정에 대한 잦은 질문 형태는 소통 단절의 원인이 됩니다.
자연스러워야 해요. 화났구나. 기다려 주마. 그리고 네가 화를 내는 방법 대신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가르쳐 주겠다. 이러한 순서로 가시면 됩니다.
“미안해”라고 말해. 라는 것보다 던진 물건은 다시 제자리로 가져 오게 하고 물건을 던지는 대신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훈육 방법 중 자녀에게 어떤 정보를 주는가?는 매우 중요한 원칙입니다.
“미안해”라고 사과시키는 방법보다 더 중요한 일이에요. 반복하여 대안을 알려 주세요.
대안 없이 반복된 사과만 시키면 아이 반응은 문제의 원인과 상관없이 “엄마를 화나게 해서 미안해”가 됩니다.
아이들이 감정을 인정받으면 더 큰 소리로 울거나 나를 봐달라고 훌쩍거립니다. 인정 받았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이에요. 흡족해 하시면 됩니다.
자유롭게 표현하게 하되, 공공 장소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에 대해서는 행동 제한은 명확하게 하세요. 대안을 주는 일관성은 ‘화’를 내는 부모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Q. 4살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양육, 아이 심리 관련된 책을 보다보면 화 내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늘...대책이 참 애매하게 느껴져서요;;
많은 양육서에서 본 이야기인데,
' 부정적인 감정(화. 분노 등) 도 아이가 표현할 때는 그 감정 그대로 인정해주고, 부모에게는 표현해도 안전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주면 부모에게 화를 표현해도 안전하다고 느끼게 되는 걸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화를 표현하는 적절한 방법을 알려주라고도 하는데, 어떤 방법이 적절한방법일까요?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닌, 화를 적절히 표현하라니... 말로 "나 너무 화난다!" 라고 말하는 것??
이건 어린 아이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 인 것 같고요^^;;
화를 가라앉히는 법은 알겠는데, 억지로 누르지 않고, 아이의 수준에서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A. 일단 4세 아이의 실질적으로 느끼는 정서적 특징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적용해야 할지 안내할게요. ‘화’라는 감정을 일단 정서로 놓고 말씀을 드릴게요.
어떤 정서는 유쾌하지만, 어떤 정서를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지요. 불쾌하던 유쾌하던 모든 정서는 아동의 삶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해요. 즉, 화를 내고 분노를 표현하더라도 이러한 감정은 반드시 아이가 겪고 가야할 감정이라는 것이죠. 특히 유아기의 이러한 감정 표현은 매우 중요해요. 이 시기의 정서는 의사소통 기능을 덤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의사소통의 기능’이란 말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아이가 화를 낼 때 정서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무엇이 잘못됐어.’
‘나는 이 어려움을 이겨내야 해’
그런데 그 표현을 억누르고 짧은 시간 내 참게 하려는 전략을 부모가 쓰게 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나는 이 어려움을 숨겨야 해.’
‘무엇이 잘못됐다고 느꼈을 때는 참아야 해’ 라는 부정적 정서가 내면에서 쌓이게 됩니다.
‘화’나 ‘분노’가 아무렇게나 생기는 감정이 아니에요. 발달의 순서에 의해 명확하게 나타나는 감정입니다. 예를 들면, 분노의 기본 정서가 안정적으로 표현되지 않을 경우, 좌절, 성가심, 질투, 격분, 혐오라는 정서의 기초가 될 수 있어요. 이후 이러한 정서들끼리 조합이 되면 더 복잡한 감정으로 발달하기 시작하는거죠. 위의 감정 중 성가심와 혐오가 뭉쳐지면 경멸이란 감정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의 분노나 화를 안정적으로 잘 받아주려는 부모의 태도는 매우 중요해요.
그러니 “하나, 둘, 셋, 울음 뚝”이라던지 “너 지금 뭐하는 태도야?”라던지 “엄마가 화가나려고 하니까 당장 그만 둬.”라는 대응은 아이의 화를 억제하라 가르치는 셈이 되죠. 그럴러면 자녀의 기질에 대해서도 부모가 잘 알고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까지 말씀드리면 너무 복잡해 질 것 같아 이 부분은 공통게시판에 따로 내용을 올려 놓겠습니다.
특히 3, 4살의 기본 정서는 매우 강렬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정열적으로 표현하고, 자신의 감정을 금세 잊어버리며, 수없이 반복하여 되풀이하는 특징을 갖고 있지요. 그래서 아이를 양육하기 가장 힘든 시점입니다. 자긍심을 갖기 위한 발달 과업으로 자기 주장도 세어지니 이러한 조건들이 결합하여 이성적인 부모의 뒷목을 잡게 하기 쉬운 때입니다. 놀이터에서 떼를 쓰고, 말도 안되는 행동으로 혈압상승을 시키는 등, 아무리 논리적인 설명을 해 주어도 말을 듣는 법이 없습니다. 혼합된 자신의 감정을 알기 시작하는 때가 10살이 되어서야 가능하니, 감정 표현의 초기 상태가 이때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겠지요? 즉, 얼마동안 바뀌지 않을 자기 표현 방법을 끊임없이 연습하고 배워나가는 시기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경험이 부족하고, 타인의 정서를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하는데다, 어휘까지 제한이 되어 있으니 화를 내는 아이는 얼마나 답답하고 속상하겠습니까? 게다가 4세 유아는 한번에 한가지 정서만 집중할 수 있어서 다른 사람의 복잡한 감정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단순한 기본 정서만 인식할 뿐이죠. “내가 잘못했어”가 아니라 “엄마가 나한테 화를 냈어. 엄마 나빠” 이 감정입니다. “잘못했다고 말해.”라고 부모가 요구해도 실제 자신이 잘못했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이렇게 발달이 진행중인 아이를 데리고, 또 자신의 감정을 열정적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발달단계에 있는 아이를 두고 같이 화를 내거나, 논리적인 설명으로는 아이의 화를 안정적으로 전환시킬 수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자녀의 화나 분노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들을 어른이 먼저 풀어야 합니다.
옳거나 틀린 정서는 없습니다. 모든 감정은 기본 정서에서 오는 것이므로 자연스럽게 발생되는 것이고 자유롭게 말하고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일단, 아이가 화를 낼 때는 잠시 기다려 주세요. 자기 감정을 어느 정도 쏟아내고 난 뒤, 아동의 정서에 대해 어른이 정확하게 명명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화를 낼 땐 “너 화난 것 같다”라고 직접적인 정서 상태를 말로 표현해 주어야 인식을 합니다. 평상시 타인의 감정에 대한 표현을 해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저 아이는 공을 놓쳐서 당황스러운가봐.” “ 웃으며 뛰어다니는 것을 보니 흥분했나보다.”
많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문장으로 말해 주어야 합니다. 이 때의 논리적인 긴 연설은 아이를 매우 피곤하게 만들어요. 정서를 언어로 반영만 해주어도 아이는 자신이 이해받는 것처럼 느껴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화를 내고 있는 순간에도 마음 속에는 자신의 정서가 소통 기능을 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두 번째, 강렬한 정서는 인정하지만 파괴적인 행동은 못하게 하셔야 합니다. “정말로 화가 났구나. 그렇지만 다른 사람을 때리는 것은 안돼.” 그리고 강렬한 반응에 대해 잘못 판단하거나 간과했던 사실 등을 언어로 다시 정리하여 말씀 해 주세요. “저 친구는 지나가려고 했었을 뿐이야.” “지금 많이 바빠서 너한테 인사할 수 없었어” “날이 어두워 더 놀면 위험했기 때문이야” 지속적으로 파괴적인 행동을 할 때, 위험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무시하고 어른이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지속해도 됩니다. 아이 행동이 가라앉을 시점에서 다가가 다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또 화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빨리 장소를 이동하거나 주의를 전화시켜 주는 방법이 필요하지요. (6세 이상에서는 이 방법을 쓰면 안됩니다.)
세 번째, 화를 자주 내는 아이들의 경우, 화를 내는 상황보다 평상시 기쁨, 행복감, 유머 등의 표현할 기회가 많이 주어졌는지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보셔야 합니다. 기쁜 경험을 많이 하고 많이 웃을 수 있는 상황에 놓여졌던 아이들은 화를 내는 빈도수가 많지 않습니다.
네 번째, 화를 내는 아이에게 화를 내는 방법이 가장 나쁩니다. 반복하여 말하지만 화를 냈을 때 그에 적당한 언어를 반복하여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이를 언어적 각본이라고 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술이에요.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연극하듯 실제적으로 알려 주는 것이죠.
“나 기분이 나빠. 왜 내 물건을 건드렸어?” 어른이 아이 입장에서 화를 대신 표현해 주는 방법입니다.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화를 많이 내는지를 관찰하여 그 상황을 가능한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특히 새로운 상황, 계획되지 않은 일과에서 아이들은 더 많은 화를 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을 잘 키우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인정하는 것은 매우 부모로써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이후를 생각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며 스펀지처럼 가르치고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꾸준히 반복했을 때 이후 자녀의 정서나 태도가 매우 안정적으로 변화해요. 이 부분은 제가 누적, 지연효과에 대해 쓴 글을 꼭 참고 해 보시기 바랍니다.
현재의 반응이 누적되고, 지연되어 이후의 발달에 영향을 반드시 끼치게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너무 중요한 시기이며, 부모의 태도가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되는 시기라 생각합니다. 이 때, 부모가 같이 화를 내며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대응 방법을 쓸 경우, 이후 연령에서 반드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5세 후반에서 6세 정도가 되면, 어머님의 위에서 제시한 방법을 쓰신 결과물들이 그대로 반영되어 표현될 것입니다. 꾸준하게, 인내력을 갖고 설명하고 대응방법을 언어적 각본으로 제시해 주세요. 그리고 화를 내는 상황에 집중하기 보다 화를 내지 않는 상황에서 기쁜 감정을 많이 느낄 수 있도록 부모와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셔야 합니다.
어느날, 만번에 한번. 아이가 언어적 각본에 의해 배웠던 내용을 써먹는 날이 옵니다.
“나 지금 화났어. 지금 내 것을 마음대로 치웠잖아.”라고 말을 했을 때, 매우 반갑게 반응하며 이렇게 말씀해 주세요. “네 감정을 이렇게 말로 표현해 주다니...네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어서 엄마가 너무 기뻐. 빨리 도와줄게.” 이후로, 아이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해 보세요.
무조건 도를 닦지 마시고, 계획된 도를 꾸준히 닦으시길 바랍니다.
■ 추가답변)
공공장소나,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은 반드시 제한하고 통제해야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어떤 상황에 대한 요구나 감정은 자유롭게 표현되어져야 해요.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 순간, 누군가의 눈치를 보거나 ‘혹시 이러면 어쩌지?’ 라는 불안한 틀을 아이나 어른이나 갖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 두가지의 선을 조화롭게 타고 가셔요.
일단 공공장소를 데리고 가거나 남을 때리는 행동, 던지는 행동에 대해서는 항상 사전 경고가 있어야 해요. 이전 글에도 썼지만, 같은 상황이 어른은 반복이고 아이들은 항상 새로은 상황이 됩니다. 한두번으로 해결된다고 생각하시면 안돼요.
그리고 비용과 수고로움이 일시적으로 발생한다 해도 반드시 사전 경고한대로 시행하셔야 합니다. 4살이어도 세 번이상만 일관성 있게 시행하시면 그 다음부터는 스스로 절제할 수 있어요. 절제하는 상황에서 언어적인 보상이 들어가야 합니다.
“마트를 갈텐데 원하는 물건이 있어도 오늘은 절대 사지 않을거야. 만일, 네가 이러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같이 마트에 갈 수 없어.”->사전경고
“약속 지킬게‘
“만일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집으로 되돌아 올거야.”
각자의 약속대로 바로 시행하기에 들어가셔야 합니다. 같이 화를 내실 필요가 없어요.
“아까 약속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은 쇼핑을 같이 할 수 없겠구나.”
생필품을 사지 못하고 비용이 발생하는 한이 있어도 약속한대로 바로 들어오셔야 해요.
자기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과 표현하는 것을 헷갈려 하면 안됩니다. 그렇다면 아이의 화나 분노에 안타까워 할 일도, 쓰다듬을 일도 아니에요.
부모가 혼합된 메시지를 보내면 아이가 더 헷갈려 합니다.
예를 들면, 화를 내게 하고 쓰다듬는 행동은 아이로 하여금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 더 어렵게 만듭니다. 화를 낼 땐 감정만 인정해 주고 기다려 주세요. 떨어져 있던 엄마 일을 하던 상관없지만, 아이의 시야에서 안 보이는 곳에 있어서는 안돼요.
특히 “화났어? 왜 그랬어? 말해줄래? ” 감정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지거나 애타게 답을 기다려서도 안됩니다.
이러한 감정에 대한 잦은 질문 형태는 소통 단절의 원인이 됩니다.
자연스러워야 해요. 화났구나. 기다려 주마. 그리고 네가 화를 내는 방법 대신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가르쳐 주겠다. 이러한 순서로 가시면 됩니다.
“미안해”라고 말해. 라는 것보다 던진 물건은 다시 제자리로 가져 오게 하고 물건을 던지는 대신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훈육 방법 중 자녀에게 어떤 정보를 주는가?는 매우 중요한 원칙입니다.
“미안해”라고 사과시키는 방법보다 더 중요한 일이에요. 반복하여 대안을 알려 주세요.
대안 없이 반복된 사과만 시키면 아이 반응은 문제의 원인과 상관없이 “엄마를 화나게 해서 미안해”가 됩니다.
아이들이 감정을 인정받으면 더 큰 소리로 울거나 나를 봐달라고 훌쩍거립니다. 인정 받았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이에요. 흡족해 하시면 됩니다.
자유롭게 표현하게 하되, 공공 장소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에 대해서는 행동 제한은 명확하게 하세요. 대안을 주는 일관성은 ‘화’를 내는 부모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