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꼭 자녀문제만 상담해야 하나요?
부부문제는요? 결혼 6년차입니다...
가끔 트러블은 있지만 몇 달에 한번이었는데 요즘은 이주나 일주에 한번...그것도 정말 사소하게 시작되는데 그 경과는 늘 말을 안하게 되고 각자 생활하는 것으로..두 살 네 살 아이들은 그냥 피부로 느끼네요
정말 답답해요
저더러 주거니 받거니도 안되고 고집도 세고 혼자 산다고 하고...양육도 늘 가르쳐줘도 왜 애한테 질질 끌려다니냐고 해요...잘 살고 싶은데 왜 안 되는 걸까요? 근본적인 문제가 뭘까요? 애들한테도 미안하고 너무 힘들어요
애 아빠 참 좋은 사람인데 나랑 대화가 안 된대요
말안한지 이틀째...양육도 내스탈을 고집한게 아니라 그의 스타일대로 할 수가 없네요 모르겠으니까 관찰하고 심리를 읽으라는데 그게 안돼요
너무 슬퍼요 이러려고 결혼한 게 아닌데...ㅠㅠ
A. 마음이 많이 답답하시죠? 체념하려고 해도 마음대로 잘 안되고...하려고 하는데 이해는 받지 못하고. 결혼 6년차, 자녀의 나이를 보니 많은 가정에서 겪는 상황이고 고민이네요.
얼마전, 아버지 교육을 하고 질문을 받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한 아버님이 심각하게 질문하시더군요.
"일하고 들어가면 아내가 짜증을 내며 자꾸 애 목욕을 시키라고 해요" 처음엔 이해가 잘 안되서 다시 한번 여쭈었습니다. 아이가 하루 이틀 목욕 안해도 건강상 괜찮냐는 것을 묻는 것인지 목욕을 시키기 싫다는 뜻인지 이해가 잘 안되었거든요. 요는 목욕을 매일 시키기 힘드니 며칠에 한번씩 하는 것으로 하고 싶은데 아내가 그리 하면 짜증을 내고 화를 낸다는 뜻이었습니다. 아내에 대한 불만들이 각자 하늘을 찌르더군요.
그래서 제가 다시 뭐라고 물었느냐 하면... "아내를 이길 수 있습니까?"라고 했습니다. 수줍게 웃으시길래, 제가 이렇게 답변했지요.
"이런 세심한 질문을 하시는 분들 자체가 부부싸움에서 이기기 힘듭니다. "
그래도 매일 목욕시키는 것이 너무 힘드셨나봐요. 다시 물으시더라구요.
" 며칠 아이를 씻기지 않아도 괜찮습니까?"
"아이를 안 씻겨서 아이의 건강과 위생에 미치는 영향보다 부부가 싸우고 난 뒤의 기운을 아이에게 전하는 것이 훨씬 더 나쁩니다.“
다른 강의에서 이런 질문도 있었습니다.
"애 키우는 방식이 정말 남편이랑 안 맞습니다."
"애 키우는 방식만 안 맞나요? 맞는다고 생각하시는 점은 무엇입니까?"
"별로 없습니다."
"결혼 전에도 잘 안 맞았나요?"
"결혼 전에는 잘 맞았습니다"
"그 사람이 갖고 있던 단점이 그 때는 없었습니까?"
"있었지만 잘 몰랐습니다."
제가 사춘기 중학생 아이들과 상담을 하면서 빠트리지 않고 묻는 두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유아기 시절의 기억과 엄마, 아빠(아이가 바라보는 부부의 관계)의 관계를 꼭 물어요. 임상이기 때문에 통계를 내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두가지가 현재 아이의 정서를 나타내는 가장 정확한 지표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부적응, 문제 행동을 겪는 아이들은 대부분 엄마 아빠의 부부 관계에 대해 부정적으로 표현합니다. 반대로 정서적으로 행복하고 안정적인 아이들은 과거 기억과 엄마 아빠 사이를 긍정적인 평가해요.
정말 정확하게 연결됩니다.
이렇듯, 제가 부부 전문 상담은 아니지만 대부분 자녀 상담을 하다보면 꼭 빼놓지 않고 단골손님으로 나오는 것이 부부문제랍니다. 처음엔 마음대로 안되는 자식을 이야기 하지만 들어가다보면 남편, 아내 문제로 귀결이 되어 눈물 흘리다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사람이 바뀐게 아닌데 그 사람의 행동을 바라보는 내 시선은 바뀌죠. 사랑의 결실인 육아가 부부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아무 문제없이 잘 사는 부부들은 정말 잘 살고 있는 걸까요? 많은 분들이 싸울만큼 싸워야 서로의 칼날이 무디어 진 뒤 안정이 찾아온다는 표현을 많이 하시는데요. 무언의 협의 기준을 스스로 안정감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서로를 포기해서 말을 하지 않는 것과 무시하기가 안정감이라 생각하는 경우, 스킨십이나 대화없이 경제적인 유불리에 의해 안정감을 느껴야만 하는 경우, 이 두가지는 개인의 행복이라는 조건을 놓고 보았을 때 안타깝기 그지없는 결혼 여정입니다. 뜨겁게 사랑하고 남은 뒤, 서로 맞춰갈 준비와 자세가 되어 있는가가 결혼의 중요한 전제조건이 되어야 해요.
결혼을 하셨다면 그에대한 책임으로 두가지도 갖고 가셔야 하고요. 나를 내려 놓는 희생이 필요하고, 또 하나는 나를 살리는 내 시간이 필요합니다. 남편의 요구가 있을 때 잘 맞춰가려고 하는 노력이 희생이고 (그 조건이 불공평해도 부부사이는 50:50의 업무 분담처럼 관계가 맺어지지 않습니다). 남편과 자식외에 다른 집중할 거리를 만드는 것이 나를 살리는 시간입니다. 전 후자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집중할 다른 거리가 있는 이들은 타인이 주는 상처나 상황에 대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돼요. 결국 이런 부분들이 나에게 여유로 돌아와 상대에게 더 배려할 수 있는 기운을 주게 됩니다. 잘하기 위해 집중하게 되고, 사랑하고 사랑받으려 최선을 다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장작이 너무 붙어버려 오히려 불이 붙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려요. 남편의 요구가 힘들고, 또 내 마음이 아니어도 일단 나를 내려놓고 먼저 희생하려는 태도를 보이세요. 억울할 것 같지만 내가 발들여 들어간만큼 남편이 또 나와줘서 좋은 기운이 형성됩니다. 억울해 죽을 것 같아도 내가 미워했던 그를 통해 다시 위로 받게 되어 있어요. 그리고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다른 거리들을 꼭 찾아 보세요. 시민단체 활동도 하시고, 취미 동아리에서 열정도 나누시고...
결혼 전은 해바라기 같은 사랑을 원하지만, 결혼 후의 헌신은 내 삶이 헌신짝처럼 되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적당한 긴장감을 위해 내 것을 찾는 노력이 전 꼭 필요하다고 봐요. 나 스스로 그렇게 건강하게 서 있을 때 아이들도 건강히 성장합니다. 내가 잘 키우려고 만드는 조건들에 의해 절대 맞춰지지 않아요. 즉, 부족한 양육 조건이라도 부부가 같이 맞춰 일관성 있게 갈 때 더 좋은 방식이 만들어집니다.
다른 부부들 보면 행복해 보이고, 다들 나보다 잘 살아가는 것 같지요? 힌트를 드리지만, 그런 부부 정말 보기 드뭅니다. 아이들 통해 듣는 이야기가 가장 솔직해요. 대화가 안되면 쇼파에 앉아 손이라도 자꾸 잡아 주세요. 우리 부부는 대화가 안돼, 대화가 안돼...라고 하시는 경우들이 많은데 그 대화를 덮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신체적 접촉의 따뜻함이에요. 인간의 본성이 그러해요.
포유류는 신체적 접촉 없이 사랑받고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는 다른 방법 찾기가 힘듭니다. 출근길 한번 안아주고, 퇴근길 한번 안아주면 문제거리로 볼 일들이 별로 생기지 않아요. 산책하면서 손한번 잡아주면 시비거는 일이 별로 생기지 않아요. 누가 먼저 그리하느냐가 아니라 훨씬 더 성숙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그리할 수 있는 거에요. '나는 성숙한 사람이다.' '나는 성숙한 사람이다' 라고 주문을 거시고 정말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는 첫걸음을 내딛으세요. '내 마음이 허락치 않아'라고 계속 왕좌에 앉아 있으려 하면 나만 외로워 집니다.
○ 추가질문
제가 엄마라는 걸 잊었네요.
갈등의 감정을 애들에게 전달하고 말았습니다 며칠동안이나...
대화를 하면 같은 말이라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거 같아서 허물수없는 벽이 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니랑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할말도 하고싶은 것도 없다고 하고 며칠째 입을 닫았네요 풀어보려고 했으나 됐다고 할말도 들을말도 없다고 하네요
남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가 문제겠죠 ...희생..을 해야하는데 안그래서...그게 원인인줄 아는데도 왜 안될까요? 왜 되풀이될까요?
집안일을 미친듯이 했습니다.
좋아하는 책도 보았죠...
그런데 아이들을 울렸어요 방에 틀어박힌 남편대신 애들 보느라 답답해서 놀아주지 않고 자꾸 누웠습니다
엄마가 되기에 또 한사람의 아내가 되기에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글이 좋아서 계속 읽어보고 프린트해서 보다가 또 남겨봅니다
모든 것 하염없이 지나가리니...그럴까요?
▶ 추가답변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또 누군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내 삶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에요.
남편을 통해서 행복하려고 하니까 행복할 수 없지요.
사람마다 화가 풀리는 시간이 모두 달라요. 어떤 이는 시간을 길게 필요로 하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려는 사람이 있고
어떤 이는 바로 풀고 감정을 털어내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빨리 사과했으니 빨리 풀어버리길 기대하는 것도 진정한 배려가 아니에요. 내 할 도리 다 했으면 남편 아니라 남편 할아버지라도 신경 쓰지 마시고 '나'의 삶을 사세요.
극한 상황까지 간다해도 뭐가 문제가 됩니까?
직장맘이니 경제적으로도 쉽게 독립할 수 있고, 토끼같은 자식 둘이나 있으니 자식 키우는 기쁨도 쏠쏠할텐데... 안타깝지만 상대방이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보내 줘야죠. 내 행복을 위해 상대편의 행복을 제한해서도 안됩니다.
같이 살든, 따로 살든 정서적으로 독립하세요. 부부가 미친듯이 머리 맞대고 살 부딪치며 눈 동그랗게 뜨고 빛을 내야만 잘 사는 것 아니에요. 죽도록 사랑해도 현재 내 감정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고, 나에게 집중해주기를 원해도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내 감정을 내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이 나의 권리라면 그로 인해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책임도 내가 져야 합니다. 남편이 하는 말 하나 하나에 신경 쓰지 마세요. 다가서려는 노력을 충분히 했다면 손 털고 나갈 때도 후회되지 않아요. 아무 노력 없이 자존심만 세우다 헤어지는게 나중에 더 후회스럽죠. 인간사 깔끔하게 생각하세요. 어떤 상황이라도 내 할 도리 다하고, 할만큼 먼저 다가서겠다. 나를 바라봐 주고, 나를 향한 어떤 결과를 기대해서가 아니라 시간 지나놓고 내가 덜 후회하기 위해서 그리 하는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단순해요. 내 인생에 남편만 있는 것도 불행이고, 남편 인생에 나만 있는 것도 불행입니다. 내 인생에 내가 있어야 남편도 나도 행복한 것이죠. 가정이 소중하긴 하지만, 가정 내에서 수많은 역할들을 요구하고 좀 더 좋은 엄마, 아빠 , 남편, 아내 자리만 찾는다면 개개인의 삶은 정말 불행할거에요. 가족을 이루는 구성원 하나하나가 행복할 때 모여서도 행복합니다.
감정은 사정하는 것으로 풀리지 않아요. 기다리시되 목메이지 말고, 나 스스로를 낮은 사람이고도 생각하지 말고 다른 즐거움을 찾아가며 당당히 기다리세요. 하루 24시간 내 감정을 소비하는게 얼마나 아깝습니까? 당장은 어렵고 혼란스러우시겠지만 시간을 더 바쁘게 쪼개어, 좋아하는 일들을 찾아 나서세요. 엄마 감정이 아이들한테 얼마나 중요한데, 이 아까운 시간에 자책을 하고 계세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마음을 먼저 독립시키세요. 바닥에 떨어진 화살, 상대방은 신경쓰지 않는데 내 손으로 주워 내 가슴에 꽂는 게 가장 안타까운 일입니다.
Q. 꼭 자녀문제만 상담해야 하나요?
부부문제는요? 결혼 6년차입니다...
가끔 트러블은 있지만 몇 달에 한번이었는데 요즘은 이주나 일주에 한번...그것도 정말 사소하게 시작되는데 그 경과는 늘 말을 안하게 되고 각자 생활하는 것으로..두 살 네 살 아이들은 그냥 피부로 느끼네요
정말 답답해요
저더러 주거니 받거니도 안되고 고집도 세고 혼자 산다고 하고...양육도 늘 가르쳐줘도 왜 애한테 질질 끌려다니냐고 해요...잘 살고 싶은데 왜 안 되는 걸까요? 근본적인 문제가 뭘까요? 애들한테도 미안하고 너무 힘들어요
애 아빠 참 좋은 사람인데 나랑 대화가 안 된대요
말안한지 이틀째...양육도 내스탈을 고집한게 아니라 그의 스타일대로 할 수가 없네요 모르겠으니까 관찰하고 심리를 읽으라는데 그게 안돼요
너무 슬퍼요 이러려고 결혼한 게 아닌데...ㅠㅠ
A. 마음이 많이 답답하시죠? 체념하려고 해도 마음대로 잘 안되고...하려고 하는데 이해는 받지 못하고. 결혼 6년차, 자녀의 나이를 보니 많은 가정에서 겪는 상황이고 고민이네요.
얼마전, 아버지 교육을 하고 질문을 받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한 아버님이 심각하게 질문하시더군요.
"일하고 들어가면 아내가 짜증을 내며 자꾸 애 목욕을 시키라고 해요" 처음엔 이해가 잘 안되서 다시 한번 여쭈었습니다. 아이가 하루 이틀 목욕 안해도 건강상 괜찮냐는 것을 묻는 것인지 목욕을 시키기 싫다는 뜻인지 이해가 잘 안되었거든요. 요는 목욕을 매일 시키기 힘드니 며칠에 한번씩 하는 것으로 하고 싶은데 아내가 그리 하면 짜증을 내고 화를 낸다는 뜻이었습니다. 아내에 대한 불만들이 각자 하늘을 찌르더군요.
그래서 제가 다시 뭐라고 물었느냐 하면... "아내를 이길 수 있습니까?"라고 했습니다. 수줍게 웃으시길래, 제가 이렇게 답변했지요.
"이런 세심한 질문을 하시는 분들 자체가 부부싸움에서 이기기 힘듭니다. "
그래도 매일 목욕시키는 것이 너무 힘드셨나봐요. 다시 물으시더라구요.
" 며칠 아이를 씻기지 않아도 괜찮습니까?"
"아이를 안 씻겨서 아이의 건강과 위생에 미치는 영향보다 부부가 싸우고 난 뒤의 기운을 아이에게 전하는 것이 훨씬 더 나쁩니다.“
다른 강의에서 이런 질문도 있었습니다.
"애 키우는 방식이 정말 남편이랑 안 맞습니다."
"애 키우는 방식만 안 맞나요? 맞는다고 생각하시는 점은 무엇입니까?"
"별로 없습니다."
"결혼 전에도 잘 안 맞았나요?"
"결혼 전에는 잘 맞았습니다"
"그 사람이 갖고 있던 단점이 그 때는 없었습니까?"
"있었지만 잘 몰랐습니다."
제가 사춘기 중학생 아이들과 상담을 하면서 빠트리지 않고 묻는 두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유아기 시절의 기억과 엄마, 아빠(아이가 바라보는 부부의 관계)의 관계를 꼭 물어요. 임상이기 때문에 통계를 내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두가지가 현재 아이의 정서를 나타내는 가장 정확한 지표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부적응, 문제 행동을 겪는 아이들은 대부분 엄마 아빠의 부부 관계에 대해 부정적으로 표현합니다. 반대로 정서적으로 행복하고 안정적인 아이들은 과거 기억과 엄마 아빠 사이를 긍정적인 평가해요.
정말 정확하게 연결됩니다.
이렇듯, 제가 부부 전문 상담은 아니지만 대부분 자녀 상담을 하다보면 꼭 빼놓지 않고 단골손님으로 나오는 것이 부부문제랍니다. 처음엔 마음대로 안되는 자식을 이야기 하지만 들어가다보면 남편, 아내 문제로 귀결이 되어 눈물 흘리다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사람이 바뀐게 아닌데 그 사람의 행동을 바라보는 내 시선은 바뀌죠. 사랑의 결실인 육아가 부부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아무 문제없이 잘 사는 부부들은 정말 잘 살고 있는 걸까요? 많은 분들이 싸울만큼 싸워야 서로의 칼날이 무디어 진 뒤 안정이 찾아온다는 표현을 많이 하시는데요. 무언의 협의 기준을 스스로 안정감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서로를 포기해서 말을 하지 않는 것과 무시하기가 안정감이라 생각하는 경우, 스킨십이나 대화없이 경제적인 유불리에 의해 안정감을 느껴야만 하는 경우, 이 두가지는 개인의 행복이라는 조건을 놓고 보았을 때 안타깝기 그지없는 결혼 여정입니다. 뜨겁게 사랑하고 남은 뒤, 서로 맞춰갈 준비와 자세가 되어 있는가가 결혼의 중요한 전제조건이 되어야 해요.
결혼을 하셨다면 그에대한 책임으로 두가지도 갖고 가셔야 하고요. 나를 내려 놓는 희생이 필요하고, 또 하나는 나를 살리는 내 시간이 필요합니다. 남편의 요구가 있을 때 잘 맞춰가려고 하는 노력이 희생이고 (그 조건이 불공평해도 부부사이는 50:50의 업무 분담처럼 관계가 맺어지지 않습니다). 남편과 자식외에 다른 집중할 거리를 만드는 것이 나를 살리는 시간입니다. 전 후자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집중할 다른 거리가 있는 이들은 타인이 주는 상처나 상황에 대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돼요. 결국 이런 부분들이 나에게 여유로 돌아와 상대에게 더 배려할 수 있는 기운을 주게 됩니다. 잘하기 위해 집중하게 되고, 사랑하고 사랑받으려 최선을 다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장작이 너무 붙어버려 오히려 불이 붙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려요. 남편의 요구가 힘들고, 또 내 마음이 아니어도 일단 나를 내려놓고 먼저 희생하려는 태도를 보이세요. 억울할 것 같지만 내가 발들여 들어간만큼 남편이 또 나와줘서 좋은 기운이 형성됩니다. 억울해 죽을 것 같아도 내가 미워했던 그를 통해 다시 위로 받게 되어 있어요. 그리고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다른 거리들을 꼭 찾아 보세요. 시민단체 활동도 하시고, 취미 동아리에서 열정도 나누시고...
결혼 전은 해바라기 같은 사랑을 원하지만, 결혼 후의 헌신은 내 삶이 헌신짝처럼 되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적당한 긴장감을 위해 내 것을 찾는 노력이 전 꼭 필요하다고 봐요. 나 스스로 그렇게 건강하게 서 있을 때 아이들도 건강히 성장합니다. 내가 잘 키우려고 만드는 조건들에 의해 절대 맞춰지지 않아요. 즉, 부족한 양육 조건이라도 부부가 같이 맞춰 일관성 있게 갈 때 더 좋은 방식이 만들어집니다.
다른 부부들 보면 행복해 보이고, 다들 나보다 잘 살아가는 것 같지요? 힌트를 드리지만, 그런 부부 정말 보기 드뭅니다. 아이들 통해 듣는 이야기가 가장 솔직해요. 대화가 안되면 쇼파에 앉아 손이라도 자꾸 잡아 주세요. 우리 부부는 대화가 안돼, 대화가 안돼...라고 하시는 경우들이 많은데 그 대화를 덮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신체적 접촉의 따뜻함이에요. 인간의 본성이 그러해요.
포유류는 신체적 접촉 없이 사랑받고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는 다른 방법 찾기가 힘듭니다. 출근길 한번 안아주고, 퇴근길 한번 안아주면 문제거리로 볼 일들이 별로 생기지 않아요. 산책하면서 손한번 잡아주면 시비거는 일이 별로 생기지 않아요. 누가 먼저 그리하느냐가 아니라 훨씬 더 성숙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그리할 수 있는 거에요. '나는 성숙한 사람이다.' '나는 성숙한 사람이다' 라고 주문을 거시고 정말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는 첫걸음을 내딛으세요. '내 마음이 허락치 않아'라고 계속 왕좌에 앉아 있으려 하면 나만 외로워 집니다.
○ 추가질문
제가 엄마라는 걸 잊었네요.
갈등의 감정을 애들에게 전달하고 말았습니다 며칠동안이나...
대화를 하면 같은 말이라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거 같아서 허물수없는 벽이 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니랑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할말도 하고싶은 것도 없다고 하고 며칠째 입을 닫았네요 풀어보려고 했으나 됐다고 할말도 들을말도 없다고 하네요
남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가 문제겠죠 ...희생..을 해야하는데 안그래서...그게 원인인줄 아는데도 왜 안될까요? 왜 되풀이될까요?
집안일을 미친듯이 했습니다.
좋아하는 책도 보았죠...
그런데 아이들을 울렸어요 방에 틀어박힌 남편대신 애들 보느라 답답해서 놀아주지 않고 자꾸 누웠습니다
엄마가 되기에 또 한사람의 아내가 되기에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글이 좋아서 계속 읽어보고 프린트해서 보다가 또 남겨봅니다
모든 것 하염없이 지나가리니...그럴까요?
▶ 추가답변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또 누군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내 삶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에요.
남편을 통해서 행복하려고 하니까 행복할 수 없지요.
사람마다 화가 풀리는 시간이 모두 달라요. 어떤 이는 시간을 길게 필요로 하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려는 사람이 있고
어떤 이는 바로 풀고 감정을 털어내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빨리 사과했으니 빨리 풀어버리길 기대하는 것도 진정한 배려가 아니에요. 내 할 도리 다 했으면 남편 아니라 남편 할아버지라도 신경 쓰지 마시고 '나'의 삶을 사세요.
극한 상황까지 간다해도 뭐가 문제가 됩니까?
직장맘이니 경제적으로도 쉽게 독립할 수 있고, 토끼같은 자식 둘이나 있으니 자식 키우는 기쁨도 쏠쏠할텐데... 안타깝지만 상대방이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보내 줘야죠. 내 행복을 위해 상대편의 행복을 제한해서도 안됩니다.
같이 살든, 따로 살든 정서적으로 독립하세요. 부부가 미친듯이 머리 맞대고 살 부딪치며 눈 동그랗게 뜨고 빛을 내야만 잘 사는 것 아니에요. 죽도록 사랑해도 현재 내 감정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고, 나에게 집중해주기를 원해도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내 감정을 내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이 나의 권리라면 그로 인해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책임도 내가 져야 합니다. 남편이 하는 말 하나 하나에 신경 쓰지 마세요. 다가서려는 노력을 충분히 했다면 손 털고 나갈 때도 후회되지 않아요. 아무 노력 없이 자존심만 세우다 헤어지는게 나중에 더 후회스럽죠. 인간사 깔끔하게 생각하세요. 어떤 상황이라도 내 할 도리 다하고, 할만큼 먼저 다가서겠다. 나를 바라봐 주고, 나를 향한 어떤 결과를 기대해서가 아니라 시간 지나놓고 내가 덜 후회하기 위해서 그리 하는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단순해요. 내 인생에 남편만 있는 것도 불행이고, 남편 인생에 나만 있는 것도 불행입니다. 내 인생에 내가 있어야 남편도 나도 행복한 것이죠. 가정이 소중하긴 하지만, 가정 내에서 수많은 역할들을 요구하고 좀 더 좋은 엄마, 아빠 , 남편, 아내 자리만 찾는다면 개개인의 삶은 정말 불행할거에요. 가족을 이루는 구성원 하나하나가 행복할 때 모여서도 행복합니다.
감정은 사정하는 것으로 풀리지 않아요. 기다리시되 목메이지 말고, 나 스스로를 낮은 사람이고도 생각하지 말고 다른 즐거움을 찾아가며 당당히 기다리세요. 하루 24시간 내 감정을 소비하는게 얼마나 아깝습니까? 당장은 어렵고 혼란스러우시겠지만 시간을 더 바쁘게 쪼개어, 좋아하는 일들을 찾아 나서세요. 엄마 감정이 아이들한테 얼마나 중요한데, 이 아까운 시간에 자책을 하고 계세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마음을 먼저 독립시키세요. 바닥에 떨어진 화살, 상대방은 신경쓰지 않는데 내 손으로 주워 내 가슴에 꽂는 게 가장 안타까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