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수학을 제외한 다른 과목은 모두 90점 이상인데, 매일 1시간 이상씩 2달간 공부한 수학은 중간고사보다 10점이상 떨어진 71점이었습니다. 학년평균보다 3점 낮으니 노력에 비해 점수가 가장 나오지 않아 너무 아쉽고 조금 낙담도 되었습니다.
물론 본인이 가장 실망스럽겠지만 4살 터울의 쌍둥이 동생들 때문에 집이 늘 시끄러운 편이어서
(아들만 셋입니다) 제가 큰 애를 데리고 집 앞 도서관에 가 같이 책을 보며 한 공부라 저 역시 적잖이 실망이 되더군요.
담임선생님께 전화로 여쭈어보니 계산실수 4개 -> 분수를 통분하는 과정에서 틀림( 예 : 53/10 -> 103/30), 또는 곱셈 실수 (예 : 36 X 8= 268), 특히 두자릿수 X 한자릿수 = 세자리수 에서 십의 자리 수를 잘 틀림, 개념 이해 부족 2개 -> 분수의 나눗셈 틀림( 예: 3÷24=8), 선대칭 도형의 대칭축 개수 (정사각형, 직사각형, 삼각형 대칭축 개수), 시간 부족으로 2개 정도 틀려서 수학 점수가 그런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노력을 했는데도 나아지지가 않아 걱정스러운 마음에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보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부방이나 학원에 보내보라고 조언을 하더군요. 망설이다가 학교 주위의 학원 3군데를 일단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우리 아이의 현재 상태를 말해도 학원의 수업은 하나같이
6학년 1,2학기 선행을 이번 방학 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5학년 수학 개념도 잘 모르는데 6학년 선행이라니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학원에 갔다와도 답이 없어 일단 아들에게 수학점수가 낮은 이유를 물어보니
첫째는 연산이 느려서 시간 내에 문제를 다 못푼다
둘째는 서술형 문제 해결력이 부족한 거 같다
고 대답을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우리 아들이 무엇이 취약한지 곰곰히 생각해 보니 연산이 느리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 뿐만 아니라 불과 1달 전에 열심히 공부했던 분수의 나눗셈 개념이 지금 머리 속에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도 그 부분을 힘들어 해서 같이 교과서도 보고 그토록 많은 문제를 풀었지만 한 달만에 원래대로 돌아가버리는 것을 보고 아무리 문제를 많이 풀어도 스스로 완벽하게 이해하지않고 터득하지 못한 개념은 결국 다 잊혀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다시 도서관에 가서 수학에 관한 책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에게 도움이 될 거 같은 책들을(행복한 수학 초등학교, 가르쳐 주세요 시리즈 등) 골라 집으로 왔습니다.
제가 깨달은 것을 아이에게 얘기하면서 교과서에서 이해되지 않는 것들을 이런 책을 읽고 노트에 정리해 보면 어떻겠냐고 하자 아이도 한번 해보겠다고 하더군요. 적어도 이번 기말고사를 통해 비록 점수는 낮지만 문제풀이를 많이 한다고 해서 개념이 습득되지 않는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비와 비율'이란 단원을 아이가 힘들어 해서 관련 책을 읽기는 했는데 최수일 선생님 말씀처럼 엄마한테 설명해 보라고 하면 하기 싫은 기색이 역력해서 너무 강제성을 띠기도 그렇고 수학일기처럼 노트에 정리해보려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막막해 하네요. 어제는 비와 비율 할푼리 정의만 쓰고 끝내더라구요.
또 다른 고민은 속도가 느리고 부정확한 연산을 어떻게 할까 하는 것입니다. 아이 생각은 연산문제집을 사서 시간을 재면서 해보겠다고 하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조금 막막하네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매일 15분씩 연산문제를 풀고 입력하면 바로 채점이 되는 사이트도 있던데 어떤 분은 연산도 손으로 풀어야지 하면서 반대하는 의견도 있어 저도 헷갈립니다.
제가 공부한 방식대로 우리 아이게게 적용하여 아이가 수학을 더 싫어하게 되지는 않았을까봐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도 되면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답글 부탁드립니다.
A. 정말 뼈아픈 경험을 하셨지만, 제게는 큰 나눔이 되었습니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 개념학습이 더 중요하다고 제가 외치고 있지만 이런 실천 경험이 저를 더욱 강하게 해줍니다.
(1) 연산에 대한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연산은 연산 그 자체의 훈련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연산에 실수가 많은 것은 개념 부족에서 기인한 탓이 큽니다. 개념학습에 대해서는 아래 다시 언급을 하지요.
연산 능력을 높인다고 해서 초재기 연산 훈련을 시켜서 해결되는 일은 아닙니다. 초재기 연산 훈련을 받은 아이가 연산 능력이 좋아졌다는 보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연산 능력이 좋아진 원인이 초재기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때가 돼서 저절로 연산의 개념을 습득했을 가능성이 더 크며, 초재기가 아니라 수학 문제를 풀면서 맥락에 맞게 연산을 하는 과정에서 연산 능력이 저절로 자랄 수도 있습니다. 연산 학습지는 비슷한 문제를 너무나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것이므로 가장 안 좋은 학습법입니다. 인간은 변화 없이 단순한 것을 계속 반복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연산 학습지의 학습 방법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연산 문제를 100개 풀게 하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연산이 필요한 문장제를 100개를 푸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연산 학습의 목적은 역시 수학적 사고의 다양성 확보에 있습니다. 연산을 다양한 방법을 하면서 수학이 이런 거구나를 느껴야 하는데 연산 학습지를 통해서는 단편적인 방법만 강요받게 되므로 수학을 싫어할 가능성만 키워줍니다.
(2) 개념학습은 어떻게 할 것인가?
개념학습은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이루어져야 합니다. 충분히라는 말이 무지 어려운 말이지요.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 때까지 수학의 개념을 확장시켜야 합니다. <하루 30분 수학> 첫 장에서 개념학습을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념학습은 본인의 설명과 표현을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바랍니다.
많은 문제집을 풀고 수학 개념을 열심히 외운다고 해서 개념학습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한 이후에 상당한 시간(적어도 몇 시간)이 지난 후에 아무런 도움이 없이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그 개념을 충분하게 설명해서 듣는 상대를 이해시킬 수 있어야 개념학습이 제대로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설명을 꺼리는 데는 부모와 아이 사이에 벽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점수에 연연하는 모습이나 맞고 틀리는 것에 강조점을 두고 있는 부모님의 태도는 아이가 설명하는 것을 꺼리게 합니다. 그냥 영혼 없이 아이의 설명할 기회를 제공하고 들어주기만 하는 관점이 아니라 평가의 관점에서 아이의 설명을 듣는 것을 느끼는 순간 아이는 설명을 점점 피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기 스스로 설명을 남에게 하는 과정을 통해서 개념학습이 완성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어떻게든 설명의 기회를 확대하려고 노력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것은 절대절명의 일이지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이런 식의 개념학습이 아니고서는 아무리 점수가 당시에 높아도 1년 후에 기억이 남아 있다는 보장을 할 수가 없으며, 중학교나 고등학교까지 초등 수학 개념이 필요한데 그때 가서는 아무런 대책을 마련할 수가 없습니다.
수학 개념은 제 때 확실하게 다져두어야 합니다. 고등학생이 초등 수학 개념을 다시 다지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이 시기에 못하면 그때는 더 못합니다. 이런 면에서 지금 시점에 6학년 선행시키는 학원을 보내는 것은 심각하게 고려하셔야 합니다.
Q. 수학을 제외한 다른 과목은 모두 90점 이상인데, 매일 1시간 이상씩 2달간 공부한 수학은 중간고사보다 10점이상 떨어진 71점이었습니다. 학년평균보다 3점 낮으니 노력에 비해 점수가 가장 나오지 않아 너무 아쉽고 조금 낙담도 되었습니다.
물론 본인이 가장 실망스럽겠지만 4살 터울의 쌍둥이 동생들 때문에 집이 늘 시끄러운 편이어서
(아들만 셋입니다) 제가 큰 애를 데리고 집 앞 도서관에 가 같이 책을 보며 한 공부라 저 역시 적잖이 실망이 되더군요.
담임선생님께 전화로 여쭈어보니 계산실수 4개 -> 분수를 통분하는 과정에서 틀림( 예 : 53/10 -> 103/30), 또는 곱셈 실수 (예 : 36 X 8= 268), 특히 두자릿수 X 한자릿수 = 세자리수 에서 십의 자리 수를 잘 틀림, 개념 이해 부족 2개 -> 분수의 나눗셈 틀림( 예: 3÷24=8), 선대칭 도형의 대칭축 개수 (정사각형, 직사각형, 삼각형 대칭축 개수), 시간 부족으로 2개 정도 틀려서 수학 점수가 그런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노력을 했는데도 나아지지가 않아 걱정스러운 마음에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보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부방이나 학원에 보내보라고 조언을 하더군요. 망설이다가 학교 주위의 학원 3군데를 일단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우리 아이의 현재 상태를 말해도 학원의 수업은 하나같이
6학년 1,2학기 선행을 이번 방학 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5학년 수학 개념도 잘 모르는데 6학년 선행이라니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학원에 갔다와도 답이 없어 일단 아들에게 수학점수가 낮은 이유를 물어보니
첫째는 연산이 느려서 시간 내에 문제를 다 못푼다
둘째는 서술형 문제 해결력이 부족한 거 같다
고 대답을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우리 아들이 무엇이 취약한지 곰곰히 생각해 보니 연산이 느리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 뿐만 아니라 불과 1달 전에 열심히 공부했던 분수의 나눗셈 개념이 지금 머리 속에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도 그 부분을 힘들어 해서 같이 교과서도 보고 그토록 많은 문제를 풀었지만 한 달만에 원래대로 돌아가버리는 것을 보고 아무리 문제를 많이 풀어도 스스로 완벽하게 이해하지않고 터득하지 못한 개념은 결국 다 잊혀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다시 도서관에 가서 수학에 관한 책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에게 도움이 될 거 같은 책들을(행복한 수학 초등학교, 가르쳐 주세요 시리즈 등) 골라 집으로 왔습니다.
제가 깨달은 것을 아이에게 얘기하면서 교과서에서 이해되지 않는 것들을 이런 책을 읽고 노트에 정리해 보면 어떻겠냐고 하자 아이도 한번 해보겠다고 하더군요. 적어도 이번 기말고사를 통해 비록 점수는 낮지만 문제풀이를 많이 한다고 해서 개념이 습득되지 않는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비와 비율'이란 단원을 아이가 힘들어 해서 관련 책을 읽기는 했는데 최수일 선생님 말씀처럼 엄마한테 설명해 보라고 하면 하기 싫은 기색이 역력해서 너무 강제성을 띠기도 그렇고 수학일기처럼 노트에 정리해보려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막막해 하네요. 어제는 비와 비율 할푼리 정의만 쓰고 끝내더라구요.
또 다른 고민은 속도가 느리고 부정확한 연산을 어떻게 할까 하는 것입니다. 아이 생각은 연산문제집을 사서 시간을 재면서 해보겠다고 하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조금 막막하네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매일 15분씩 연산문제를 풀고 입력하면 바로 채점이 되는 사이트도 있던데 어떤 분은 연산도 손으로 풀어야지 하면서 반대하는 의견도 있어 저도 헷갈립니다.
제가 공부한 방식대로 우리 아이게게 적용하여 아이가 수학을 더 싫어하게 되지는 않았을까봐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도 되면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답글 부탁드립니다.
A. 정말 뼈아픈 경험을 하셨지만, 제게는 큰 나눔이 되었습니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 개념학습이 더 중요하다고 제가 외치고 있지만 이런 실천 경험이 저를 더욱 강하게 해줍니다.
(1) 연산에 대한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연산은 연산 그 자체의 훈련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연산에 실수가 많은 것은 개념 부족에서 기인한 탓이 큽니다. 개념학습에 대해서는 아래 다시 언급을 하지요.
연산 능력을 높인다고 해서 초재기 연산 훈련을 시켜서 해결되는 일은 아닙니다. 초재기 연산 훈련을 받은 아이가 연산 능력이 좋아졌다는 보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연산 능력이 좋아진 원인이 초재기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때가 돼서 저절로 연산의 개념을 습득했을 가능성이 더 크며, 초재기가 아니라 수학 문제를 풀면서 맥락에 맞게 연산을 하는 과정에서 연산 능력이 저절로 자랄 수도 있습니다. 연산 학습지는 비슷한 문제를 너무나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것이므로 가장 안 좋은 학습법입니다. 인간은 변화 없이 단순한 것을 계속 반복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연산 학습지의 학습 방법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연산 문제를 100개 풀게 하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연산이 필요한 문장제를 100개를 푸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연산 학습의 목적은 역시 수학적 사고의 다양성 확보에 있습니다. 연산을 다양한 방법을 하면서 수학이 이런 거구나를 느껴야 하는데 연산 학습지를 통해서는 단편적인 방법만 강요받게 되므로 수학을 싫어할 가능성만 키워줍니다.
(2) 개념학습은 어떻게 할 것인가?
개념학습은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이루어져야 합니다. 충분히라는 말이 무지 어려운 말이지요.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 때까지 수학의 개념을 확장시켜야 합니다. <하루 30분 수학> 첫 장에서 개념학습을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념학습은 본인의 설명과 표현을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바랍니다.
많은 문제집을 풀고 수학 개념을 열심히 외운다고 해서 개념학습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한 이후에 상당한 시간(적어도 몇 시간)이 지난 후에 아무런 도움이 없이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그 개념을 충분하게 설명해서 듣는 상대를 이해시킬 수 있어야 개념학습이 제대로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설명을 꺼리는 데는 부모와 아이 사이에 벽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점수에 연연하는 모습이나 맞고 틀리는 것에 강조점을 두고 있는 부모님의 태도는 아이가 설명하는 것을 꺼리게 합니다. 그냥 영혼 없이 아이의 설명할 기회를 제공하고 들어주기만 하는 관점이 아니라 평가의 관점에서 아이의 설명을 듣는 것을 느끼는 순간 아이는 설명을 점점 피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기 스스로 설명을 남에게 하는 과정을 통해서 개념학습이 완성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어떻게든 설명의 기회를 확대하려고 노력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것은 절대절명의 일이지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이런 식의 개념학습이 아니고서는 아무리 점수가 당시에 높아도 1년 후에 기억이 남아 있다는 보장을 할 수가 없으며, 중학교나 고등학교까지 초등 수학 개념이 필요한데 그때 가서는 아무런 대책을 마련할 수가 없습니다.
수학 개념은 제 때 확실하게 다져두어야 합니다. 고등학생이 초등 수학 개념을 다시 다지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이 시기에 못하면 그때는 더 못합니다. 이런 면에서 지금 시점에 6학년 선행시키는 학원을 보내는 것은 심각하게 고려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