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습관 및 태도중1,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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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올해 중학교 1학년인 남자아이를 두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태권도와 피아노를 제외하곤 학원을 다녀본 적은 없고 집에서 인강으로 전과목 공부를 했습니다. 지금은 집에서 자습서와 평가문제지로 예/복습 위주로 공부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성적은 아직 중학과정 시험은 쳐보지 않았으나 입학성적은 전교 2위, 진단평가는 전교 7위라고 선생님께 들었습니다.

 

아이가 성적이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솔직히 제가 보기엔 본인의 노력의 결과는 아닌 듯 하고 타고난 머리 덕분인 듯합니다. 한번 들으면 이해를 잘 하고 기억력이 좋으며 수업시간에 집중력과 수업태도가 좋다고 현재 담임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인지 쪽지시험이나 영어단어시험 같은 수시평가는 늘 점수가 좋은 편입니다.

 

그런데요.... 거기까지입니다. 타고난 머리를 믿는 건지 더 이상의 노력은 하지 않습니다. 학원은 가도 도움이 안 된다고 본인 스스로 안 가려고 해서 남들 다 보낸다는 영어학원 조차도 한번 보내지 않았는데, 매일 집에서 아주 얇고 쉬운 원서 한 권씩만 읽자고 해도 그게 실천이 안 되네요. 당일 배운 것 예복습도 제가 시키면 억지로 하긴 합니다만 본인 스스로는 자습서 한 번 펼쳐보지 않습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 건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들은 것은 있고 하니 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지만, 정작 실천은 안 되는 겁니다.

 

성격이 활동적인 아이도 아닌지라 밖에 나가서 노는 것도 아닌데, 하교하면 제가 집에 갈 때까지(오후 6시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티비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본인 용도의 휴대폰은 사주지 않았습니다) 매일 많지 않은 과제(예/복습 문제지 몇 장 풀기, 아주 얇고 쉬운 영어원서 한권 읽기 등 )를 주면서 몇 시까지 해놓고 쉬자고 해도 계속 미루고 하지 않고 있다가 저녁 먹고 9시는 넘어서야 제가 할 일 다 했냐고 물으면 마지못해 들어가 합니다. 어떻게든 어른들 눈치를 보면서 게임을 몇 분이라도 더 하려고 하거나 좋아하는 야구중계를 보려고 애쓸 뿐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티비보기나 게임을 좀 그만 했음 좋겠다고 말하면, 책을 읽거나 6살 동생과 놀아주긴 합니다만 예/복습을 할 생각은 전혀 하질 않네요.

 

지난 방학 때 서울대생 멘토들을 만날 수 있는 캠프에도 보내보고, 평소에도 성적의 결과보다는 매일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아이에게 늘 이야기하고 있으나, 이야기를 듣는 그 때 뿐 돌아서면 태도는 늘 똑같습니다. 공부에 대한 절실함이 없고 잘하고픈 욕심은 많지만 노력은 없습니다.

피아노는 6학년까지 학원을 다녀서 잘 치지만 음악적인 타고난 재능은 없습니다. 다만 피아노 치는 것과 책 읽는 건 본인이 좋아하기 때문에 스스로 좀 하는 편이긴 합니다. 어쩌다 스스로 공부를 해놓으면, 하기 싫었을 텐데 꾹 참고 열심히 해냈다고 칭찬도 아낌없이 해줍니다만 그때 뿐...... 아직 뚜렷한 꿈이나 목표도 없고 성품은 순한 편이고, 재능은 오로지 공부 쪽으로 타고난 듯한데, 본인이 공부에 대한 의지가 없으니 부모로서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학생으로서 공부를 잘 하건 못하건 노력이란 걸 열심히 해봐야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잘 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아이에게도 그렇게 교육해 왔습니다. 저나 남편은 아이에게 꼭 명문대를 가야 한다고 한 번도 이야기 한 적은 없지만, 정작 아이 본인은 명문대를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렇다면 저는 아이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이것마저도 제 욕심인 건지 회의가 듭니다. 선생님들은 아이가 공부에 재능이 있으니 부모님이 좀 많이 시켜주라고 하시는데요...ㅠㅠ

 

명문대도 가고 싶고 남들이 보기에 성공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전혀 그에 맞는 노력은 할 생각은 없는 아이에게... 지금처럼 억지로라도 매일 예/복습이라도 시켜야 하는 건지, 아니면 스스로 하려고 노력하기를 기다려야 하는 건지, 기다려야 한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지 답답한 마음이 앞섭니다...ㅠ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세상엔 정말 여러 가지의 고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들안에는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각기 다른 고민이 들어 있습니다. 공부를 못하고 발달이 느린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는 마음이 답답하여 가슴을 치고, 영특하여 별 노력 없이 잘 가는 것 같은 아이의 부모는 언제 어찌 될지 모르는 아이 상황이 불안합니다. 열심히 노력은 하는데 결과가 그저 그런 것 같은 집에선 도대체 남의 집 아이에게 어떤 비법이 있는거야 하며 여기 저기 기웃 거리게 되는 상황도 있고요. 대부분 내 아이에게서 없는 점들을 어떻게 해서든 만들어 주고 싶고, 걱정하게 됩니다.

 

왜 부모는 별 노력이 없다고 생각할까요? 좋은 결과에 비해 집에서 보여주는 성실치 못한 아이 태도가 왜 그리 마음에 걸릴까요?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듣는 태도가 없으면 좋은 결과를 맞이하기 힘듭니다. 특히 중학교 수업은 더욱 아이의 학습 태도가 영향을 많이 끼칩니다. 자녀분은 수업 태도가 좋은 아이입니다. ‘다만, 피아노와 독서를 본인이 좋아하며 즐길 줄 안다’니요... ‘다만이라는 말이 안타깝습니다. 반대로 말씀 드려 볼게요.

 

학교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고, 쉬는 시간 놀다 집에 돌아와 학원 숙제에 치여 낑낑 거립니다. 책상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보며 부모는 아이의 노력에 마음을 놓아도 될까요? 공부에 재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 효율적인 공부법이 내 눈에 차지 않으니 불안한 것이지요.

 

스스로 알아서 의욕적으로 공부를 불태우는 아이 모습. 대한민국에서 몇 명의 중학생이 가능한 일인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스스로 알아서 너무나 잘해오던 아이들도 중학생이 되며 다들 난데없는 난봉꾼이 되고 맙니다. 초등영재의 몰락이 그냥 있는 말은 아니지요. 다 끌어당길 수 있는 대로 끌어 당겨오다 보니 정말 자신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오면 더 이상 끌려가고 싶지 않은 아이들이 많아집니다.

 

‘언제쯤 알아서 스스로 움직일까요?’가 아니라 자녀분은 지금껏 스스로 알아서 잘 해 온 겁니다. 피아노도 치고 독서도 하며, 자신을 제대로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는 아이에겐 독촉보다 좋은 기운이 필요합니다. 주변 선생님들이 그 좋은 재능 썩히지 말라는 조언에 이리 저리 휘둘리기 보다 쉬어 갈 때 제대로 좋은 방법으로 쉬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맞습니다.

 

수업에 잘 집중하고 남는 시간 책을 읽으며 보낼 수 있는 마지막 버스가 중학시절입니다. 그 버스를 잘 타야 고등학교 때 그 힘으로 몰입하여 치고 올라 갈 수 있습니다. 어찌 학생이란 이름을 걸고 있는 아이들은 모두 죽을 듯한 노력을 부모에게 보여야만 할까요? 정말 중요한 시기에 몰입하려면 쉬는 타임, 고민할 타임 효율적으로 쉬어가게 돕는 것이 맞지 않나요?

 

독서는 사춘기라는 강물을 뛰어 넘게 만듭니다. 노력이라는 공부자세보다 훨씬 더 중요해요. 자녀분은 고맙게도 알아서 그 강물을 뛰어 넘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 내년이면 더 부모 속을 끓일 황당한 태도를 카멜레온처럼 보여주게 될 거에요. 지금하신 고민이 쑥 들어가실 정도로 말입니다. 잘 해 오던 아이니, 더 잘해야지, 또는 공부 재능을 썩히지 말아야지, 주변 이야기에 휘둘리지 마시고 아이가 효율적으로 잘 쉬어갈 수 있도록 사춘기의 뇌를 잘 돌봐 주세요.

 

이 시기는 재능은 고사하고 지금까지 해오던 자세를 유지시키기도 어렵습니다. 잠시 쉬어 갈게요~를 크게 벗어나지 않게 소소히 보내주는 것만으로 감사해야 할 시기에요. 내년이면 제가 충심으로 조언한 이 부분이 무엇을 말하는지 절실히 이해하시게 될 겁니다. 스스로 좋아하며 피아노 치고 독서하며 시간을 보내는 아이에게 좋은 기운을 많이 불어 넣어 주세요. 읽고 싶어 하는 책 부지런히 넣어 주시고, 좋은 피아노 악보 여러 개 구해 주시고, 기타도 권해 보시고 좋은 음악도 같이 감상하며, 공감의 영역을 넓게 펼쳐 주시면 그게 이후의 시간에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주게 됩니다.

 

요즘은 주변에서 아이 하나를 너무 조정하시려는 분들이 많아요. 특히 조금이라도 공부를 좀 한다 싶으면 여기 저기 아이를 위한 위험한 조언들을 많이 하시죠. 그 분들은 공부법이나 객관적 성공 지표를 잘 아는 분들일 수는 있으나 내 아이를 잘 아는 분은 아닙니다. 또 내 아이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아요. 그 고민은 부모만이 할 수 있습니다. 깊은 고민, 건강한 고민 많이 하시고 아이가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시기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와 주셔야 해요. 앞으로가 아니라 지금 함께 있는 순간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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