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습관 및 태도중1,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사춘기 딸을 어쩌면 좋을까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6-02-19
조회수 242

Q. 안녕하세요!

귀도 얇고 마음도 강건하지 못한 부족한 엄마입니다. 이리저리 휘둘리고 아이만 힘들게 하다 귀한 초등시간 다 날리고 이제 와서 어찌해야할까 고민의 밤을 세우고 사교육없는세상과 교육청 후기 그리고 엄청난 양의 교육서를 읽었음에도 여전히 제자리입니다.

 

우리 아이에 대해서 부끄럽지만 말씀드리자면 어릴 때 6년을 할머니 손에 자랐지요. 제자 직장에 목숨걸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한글도 안 되고 책읽기도 안 되고, 수학도 안 되고 거기에 교우관계까지 삐걱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누구를 위해 직장을 다니는가...

 

둘째도 출산하면서 과감히 직장을 그만두었지만 아이의 학업에 목숨 걸면서 종합학원도 몇 달, 영어학원도 몇 달 연산도 시켜보았다가 참으로 아이맘은 들여다 볼 겨를 없이 다른 집 아이하고 비교하면서 잔인한 엄마였습니다.

 

아이도 엄마도 떨어져 6년을 살았는데 동생이 생겨 모든 관심이 동생한테 쏠려 얼마나 외롭고 인정받고 싶었을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제 나름대로 아이한테 신경 쓴다고 이것저것 들이댔습니다. 아이의 의견은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책읽기가 안 되어 속독학원을 보내고 그러나 영어학원도 보내고 수학학원도 보내고 되는 것도 없이 아이는 지치고 집중도 못하고 당연히 학교성적도 안 좋고 자존감과 자신감이 형편없습니다. 이런 상태로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와 시험 준비한다고 도서관을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았습니다. 아이가 바닥을 치겠구나....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 나의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이 아이를 망치는구나! 국어56. 수학57 영어 59 과학45 사회36 도덕 52, 한문28

내가 벌을 받는 거겠죠. 내가 준대로 아이가 돌려주는구나, 너무나 미안하고 안쓰러웠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제가 미쳤었나 봅니다. 아이는 다크써클 시커먼데 아이의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학원을 끊어야 하는 건가, 결심도 못하는 못난 엄마입니다. 늦지 않았겠죠.

고수맘들 도와주세요 부탁입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A. 글 잘 읽었습니다. 고스란히 어머님 마음이 전해져 글을 읽으며 어떻게 도움말을 드릴 수 있을까 한동안 고민을 했네요. 아이가 받아온 성적결과와 무기력한 모습이, 어린 시절 어머님이 바쁘고 힘들었던 상황 때문에 만들어진 것 같아 많은 자책감이 드시는거죠? 어떻게든 잘해보고 싶은데, 방법은 모르겠고 그렇다고 지금 하고 있는 방법이 옳은 것 같지도 않다는 갈등 상황이신 것 같습니다.

 

어머님, 자녀를 두고 자책을 하는 것도 지나간 시간을 두고 후회하는 일도, 현재의 건강한 상황을 만드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해요. 과거가 후회되는 것은 현재의 내가 그만큼 성숙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과거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현재 무엇이 문제인지 볼 수 있는 눈이 생기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당시엔 후회된다고 하셨던 그 결정들은 그 당시의 최선의 선택이었을 겁니다.

 

지금 어머님이 하고 계신 고민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이가 현재 보여주는 모습 때문에 속상하신 것인지, 아이가 시험에서 받아온 결과가 좋지 않아서 부모의 역할에 책임을 느끼시는 것인지, 혹은 과거에 내가 아이를 아프게 했던 것에 대한 후회인지, 아직도 성적이라는 결과에 집착하는 내가 힘든 것인지, 아이 상황과 상관없이 계속 학원으로 향하게 해야 하는 것이 불편한지, 내 마음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 말입니다.

 

매번 시험이 끝날 때마다 각 가정에서는 핵폭탄들이 터지곤 해요. 우울한 얼굴로 학교를 다니는 아이도 있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결과에 두려움을 갖고 사는 아이들이 너무 많죠. 마치 부모는 점수의 결과가 아이의 자존감을 망쳐놨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 아이의 자존감을 깎은 것은 성적결과가 가져다 준 부모의 후폭풍이 원인입니다. 더 황당한 점수를 받아도 부모의 태도에 따라 아이의 자존감과 행복감이 낮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모 자체가 점수에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학교 잘 다니길 바라는 가정도 의외로 많아요. 그 자체로 인정을 해 주니, 좀 더 건설적인 방법으로 유쾌하게 다음을 계획하는 방향도 생기는 것이죠. 유머감각이 풍부한 아이, 이성 친구가 많은 아이, 운동을 잘하는 아이, 외모가 예쁜 아이, 대금을 잘 부는 아이, 만화를 잘 그리는 아이 등 각자 아이가 갖고 있는 장점이나 재능에 부모가 초점을 맞추고 여유를 갖고 있다면 시험 후 찾아오는 큰 불안의 덩어리들도 없어요.

 

시험 끝나고 불안해 하는 아이들은 성적이 아니라 부모를 걱정해요. 즉, 자신이 준비하며 느꼈던 점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생존 본능과 같은 방어에 들어가기 바쁩니다. 성적표를 위조할 생각도 하고, 집에 들어가기 싫어 독서실을 바로 끊는 경우도 많아요. 반드시 잔소리를 많이 하고 소리치고 매를 대서만은 아닙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초리와 연거푸 들리는 한숨 소리, 포기한 듯한 부모의 초점 없는 듯한 눈동자와 낙이 없어 보이는 부모의 실망스런 표정들이 아이를 더 힘들게 할 때가 많아요. 과거에 부모가 어떻게 했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표정과 말 한 마디가 더 큽니다.

 

수많은 양육서와 공부 기법들은 이제 그만 읽으셔도 돼요. 그런 것들이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이 세상 자녀 교육이 실패라 느끼는 분들은 단 한분도 안 계실겁니다. 큰 노력 없이 좋은 성적을 받아오는 아이를 부러워 할 필요도 없고 우리 아이가 그처럼 되었으면 하는 소원도 갖지 않으셨으면 해요. 어차피 그렇게 하던 하지 않던 줄 세우기가 시작되면 좋은 성적을 받아도 더 좋은 성적을 받은 아이 앞에서 우울감을 갖게 됩니다. 마치 명품백을 갖고 있어도 더 좋은 명품백을 걸친 사람이 나타나면 기가 죽듯 그 명품백을 자기가 열심히 노력해서 혼자 산 것인지, 부모 도움을 받아 산 것인지 중요한 것은 아니죠. 우리가 그 백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되는 겁니다.

 

자녀분의 코드를 읽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아이가 어떤 과목을 공부할 때 어려움을 겪는지, 좋아하는 공부는 무엇이고 싫어하는 공부는 무엇인지, 네 마음을 읽어주는 선생님은 누구인지, 얼마만큼의 양을 할 때 가장 좋은 집중이 발휘되는지, 힘든 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될지, 또 공부가 아니라면 또 다른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그 일을 하기위해 어떤 방법을 찾아보면 좋을지 결과와 상관없이 조건과 상관없이 그냥 지원하세요.

 

그동안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해 왔고, 그리고 힘들어 하고 있다면 이제 아이편에서 결과와 상관없이 진짜 사랑을 줄 때가 되었습니다. 성적이라는 조건을 걸지 않고 말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좋은 성적을 내고 부모도 흐뭇해하며 상위학교로 진학을 시키죠. 그러나 중학교, 고등학교 올라가며 점점 겸손해 집니다. 그리고 그 때가 되서야 아이를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해요. 아 참...우리 아이 진로가 어떻게 되더라?

 

자녀를 키우는 일은 멀리 보셔야 해요. 19세는 100세 인생으로 놓고 보았을 때 1/4채 되지 않습니다. 그 이후에는 부모가 주었던 힘을 바탕으로 어떤 마인드를 갖고 살아가느냐예요. 배우자 선택도, 직업 선택도, 자기 인생의 진로도 멀고도 먼 길입니다. 늘 남과 비교하며 우울한 길을 걷게 할 것이냐 다양한 삶속에서 내 행복을 찾아갈 것이냐, 이 기로에서 갈립니다. 힘내라는 위로대신 진실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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