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습관 및 태도중1, 동기와 성찰능력 어떻게 기울 수 있을까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6-02-19
조회수 216

Q. 아이가 영,수 학원 숙제가 많아서 끊겠다고 툴툴거려 이번에 스스로 할 기회를 주자는 생각으로중간고사를 한 달 남긴 시점에서 영,수 학원을 둘 다 끊고 혼자 해보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문제집을 가지고 분량을 나누어서 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놔두었는데, 하는 걸 보니 속이 터지더군요. 그날 해야 할 분량의 문제집을 풀긴 하는데, 채점도 안하고 있는 때고 있고, 짝이랑 나눠서 푸는 때도 있고, 심지어 어떤 과목은 아예 시험공부 일정에 넣지도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두어 번 긴 시간 험악한 소리 해가며 야단치고 급기야 애는 서럽게 울었더랬습니다. 그래도 아이는 그 때 뿐이고, 시험 바로 전 주말에는 친구들이랑 도서실에 가서 공부한다고 하더니 2시간 하고 나서 다했다고 하고는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고 왔습니다.

 

시험 결과가 서술식 시험에 대한 것과 전체 결과 2차례에 걸쳐 나왔는데, 첨에 서술식 시험 결과 나왔을 때 사회과 국어는 반에서 잘 본 편이었다고 했고 영어와 수학은 망쳤다고 했습니다. 시험 공부를 하는 걸 보니 시험을 썩 잘 보진 않겠구나 싶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결과가 안 좋아서 영어, 수학에 대해 또 장시간 나무랐고 아이는 또 서럽게 울었습니다.

 

왜 사회와 국어 잘 본거는 칭찬 안 해주고 영어, 수학 못 본 거만 가지고 그렇게 오래 야단치냐고 하더군요. 그리고 오늘 전 과목 종합 점수와 등수가 나왔는데 반에서 딱 중간을 했고 국,영,수는 60점대. 안 그러려고 했는데 결국 또 화가 나서 퍼부어댔고 아이는 또 울었어요.

 

제가 폭발하는 건 크게 두 가지 상황입니다.

첫째, 지금까지 성적이 안 좋았으니 앞으로도 안 좋을 거라고 할 때.

나 - 지금까지 성적이 안 좋은 거는 괜찮다. 앞으로 잘 하면 되니까. 기말 때는 잘 준비해서 좀 더 좋은 결과를 목표로 해 보자. 넌 어느 정도를 목표로 할래? (저는 지금까지 성적에 대해 괜찮다고 하는 것이 너그러운 것이라 생각하고 말했지요)

아이 - 10등 정도...

나 - 10등 해서 뭐하게. 전교에서 10등을 해도 될까 말까인데.

아이 - 하지만 어떻게 갑자기 잘 하는 애들을 따라잡아? 걔네는 예전부터 쭉 잘했고 나는 잘한 적이 없는데

나 - 좋아. 이번 기말은 어렵다 치고, 그럼 언제쯤이면 걔네를 따라잡을 수 있는데?

아이 - 난 걔네를 따라잡을 수 없을 거 같아.

나 - 넌 그럼 한 번 못하면 영원히 못한다는 거니? 너가 지금까지 더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똑똑한 방법으로 해 봤다는 거니? 왜 해보지도 않고, 미리 안 될 거라고 단정 짓는 거야?

아이 - (울기 시작)

나 - (등수로 넘 몰아붙인다는 생각에) 좋아. 그럼 점수나 등수 다 무시하고, 과목별로 틀린 문제들 왜 틀렸는지 꼼꼼히 뜯어보고 기말에는 똑같은 이유로는 다시 안 틀리는 걸 목표로 해 보자.

아이 - 그게 그 말이잖아. 지금까지도 틀린 문제 또 틀렸는데 어떻게 갑자기 틀린 문제를 하나도 안 틀려?

나 - 등수도 안 되고, 점수도 안 되고, 자기가 틀린 문제를 틀리지 않겠다는 것 조차 못 하겠다고 하면 대체 할 수 있는 건 뭔데?

 

둘째, 틀린 문제에 대한 성찰이 안 될 때.

나 - 이번에 왜 성적이 잘 안 나온 거 같니? 기말준비는 예전과 뭘 다르게 해 볼 거야?

아이 - 영어는 단어를 많이 외우고, 수학은 오답노트를 쓸 거야. 국어는 노트필기 잘 할거고.

나 - 영어 단어 다 아는 데도 틀린 문제 많던데, 그리고 수학은 오답노트 전에도 계속 썼잖아. 국어도 노트필기 신경 써서 했다고 했었고. 그럼 결국 중간이나 기말이나 똑같이 준비한다는 건데, 그러고 어떻게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

아이 - ...

나 - 내 생각엔 네가 왜 틀렸는지를 충분히 생각 안 한 거 같아. 너무 두루뭉술하잖아. 틀린 이유만 제대로 파악해서 다음에 같은 실수 안 하도록 한다면 난 지금 점수가 어떻든 등수가 어떻든 상관없다고 생각해.

아이 - 난 틀린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 수학 같은 경우 갑자기 +를 -로 썼다거나 괄호를 안 했다거나 그런 건데,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부호를 잘못 쓰고 괄호를 안 한 게 틀린 이유인데, 엄마는 그건 이유가 아니라고 막 뭐라고 하니까...

 

제가 바라는 모습은 지금 당장은 점수나 등수가 형편 없더라도 "이번에 이런 점들을 내가 놓쳤으니 다음엔 이런 점들을 달리 시도해 볼 거야. 그래서 같은 실수는 안 하도록 할 거야. 물론 어쩌다 또 같은 실수를 몇 개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목표는 그렇게 잡을 거야. 이번에도 안 되면 2학기 중간에는 꼭 그렇게 할거야" 하고 의연하게 나오는 건데, 아이는 목표도 너무 소극적으로 잡고 틀린 문제에 대해 짚어보기 보다는 지금의 등수나 점수에만 매달립니다.

 

그런 모습이 싫어서 얘기하다보면 밤 늦게 까지 2시간이 넘게 훈계를 하고 있고, 결국에는 아이가 서럽게 울면서 끝나버려 넘 마음이 안 좋네요. 저는 그러고 나면 며칠 동안 아이한테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에 찜찜한데, 아이는 다음 날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깔깔거리고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매번 그렇게 끝나고 나면 다음부터는 공부 땜에 밤 늦게까지 장시간 험악한 말을 늘어놓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는 데 또 그러는걸 보면, 저도 제가 뭘 잘못생각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이렇게 대화 내용을 그대로 옮겨주시니 장면을 보는 듯하네요.

아니 어떻게 공부하겠냐고 해서 이러저러하게 하겠다고 했더니 중간고사랑 같다고 왜 틀렸는지 충분히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하고, 틀린 이유를 파악하라고 해서 부호를 잘못 쓰고 괄호를 안 한 거라는데 그게 아니라니... 아이 입장에서는 황당할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적이 많았기 때문에 그럴 때 아이 얼굴이 떠올랐어요. 지금은 대학생인 아이에게 "잘 생각해 보라"고 하고서는 엄마가 기대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대화(?)를 했거든요. 아이가 하는 말이 정말 기가 막히게 정확히 현실적이네요. 어떻게 갑자기 잘하는 애를 따라잡겠어요? 걔네는 예전부터 쭉 잘했고 난 잘한 적이 없는데 말이죠. 또 지금까지 틀린 문제 또 틀렸는데 어떻게 갑자기 틀린 문제를 하나도 안 틀리겠어요? 오히려 다음엔 전교 10등을 목표로 하겠다고 덤벼드는 것이 오히려 현실성 없는 것 아닐까요?

 

전 이렇게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는 친구한테는 계획이나 성찰방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친구가 세운 스스로의 계획을 이루도록 격려와 지지를 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분명히 자신이 생각한 대로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 시점에 맞는 목표를 세울 거고요. 그렇게 차근차근 성장해 나갈 겁니다. 이렇게 자기주도력이 키워지는 것이죠.

 

아이가 지금은 잘하는 애들만큼 정말 잘할 수 있을지, 틀린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자기주도적으로 세울 수 있는 목표와 방법이 거기까지인 것입니다. 아는 만큼 계획도 세울 수 있는 것이지요.

모르는데 엄마를 믿고 가는 건 엄마 주도적이고 동기나 성찰을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아이가 제대로 또박또박 대답하고 이를 엄마가 옮겨 적으면서도 아이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시니 아이가 얼마나 답답해서 눈물이 다 났겠어요?

 

참 성격이 좋아서 다음날 깔깔대고 웃는 것까지 뭐라시니...

어리석었던 제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아 웃음이 납니다. 어머님도 한 발짝 자신의 생각에서 물러나 보시면 그러실 거예요. 이렇게 대화를 옮겨 적으실 정도로 깊이 생각하고 계시니 생각의 방향을 아이의 눈높이로 옮겨보시기 바랍니다.

 

엄마의 눈에는 빠릿 빠릿 제 몫을 찾는 똑똑한 아이들을 기준으로 전교 석차가 보이지만 아이의 눈에는 자기 주변만 보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한 발짝씩 발전해서 멋진 어른이 되더라고요. 이제 아이들이 다 커서 보니 정말 코 찔찔대던 녀석, 엉뚱하고 정신 못 차리던 녀석이 다들 제 앞가림을 하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 가더라고요.

 

아이들 눈높이에서부터 출발해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엄마 눈높이에 맞춰 뭐가 뭔지 모르고 따라가면 위와 같은 대화는 매 시험 때마다, 대학가고 시집 갈 때도 똑같이 하게 될 거예요.

이제 엄마가 아이 속도에 맞추시고 아이가 힘들어할 때 기운 내도록만 도와주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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