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중1 딸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오면서부터 화장품을 사 모으기 시작했어요.
본인 말로도 초등학교 때는 안 하던 화장을 애들이 왜 갑자기 하는지 모르겠다 말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시각적인 재능이 발달해 있는 아이라서 그런지 화장에 관심이 많이 가나 봐요. 초등학교 6학년 때도 까만 매니큐어를 해보고 싶다고 해서 사준 적이 있습니다. 제가 화장하는 것도 유심히 바라보고, 더 어렸을 때는 다 쓰고 남은 빈 케이스를 달라고 한 적도 있어요. 문제는 사춘기 들어서 외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화장품을 너무 사고 싶어한다는 거예요. 특히 요즘은 저가의 화장품 매장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용돈 받으면 예쁜 색깔 틴트도 사고, 용기가 귀여운 핸드 크림도 사고, 한 번은 본인 피부가 너무 까매서 늘 고민이던 아이가 제 썬크림을 바르고 나가길래 썬크림을 본인 걸로 하나 사줘야겠다 생각은 했는데, 실은 비비크림이 더 갖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고민하다가 그나마 피부에 좋은 재료로 만들었다는 비비크림을 사주기도 했어요.
그러더니, 며칠 전에는 7천원짜리 파우치를 8천원이라고 용돈 기입장에 써 놨길래, 왜 금액을 부풀렸냐고 했더니, 컨실러를 사느라고 그랬다는 거죠. (컨실러는 왜 필요하냐고 했더니, 종아리에 앉은 딱지가 너무 흉해서 그걸 커버하려고 샀다는~>.<) 컨실러가 1천원밖에 안하냐, 물었더니, 같이 쇼핑한 친구가 3500원이나 보태줬다고 하고, 갚아야 되지 않냐 했더니, 담 번에 자기 핸드크림 사 달라고 하면서 그냥 사줬다는데.. 이걸 믿어야 할지.. 생일도 아니고 대단한 절친도 아닌데, 3500원이면 중1 아이들에겐 선뜻 쓸 만한 돈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지만.. 더 이상 추궁하면 안 될 거 같아 일단 알겠다고 했어요. 어쨌든 화장품 사는 걸 제가 반대하지는 않지만 마뜩찮아 한다는 걸 아니, 엄마 모르게 하려고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작고 귀여운 물건을 좋아하고, 모으고, 안사주면 본인이 직접 만들기까지 하던 아이라, 한편으로는 그저 화장품 사모으는 재미겠거니 했는데, 어제는 또 새로 사고 싶은 화장품 목록을 만들었더라구요. ㅠ.ㅠ 이걸 어디까지 내버려둬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피부에 좋지 않으니, 자주 하는 건 좋지 않다, 그런 얘긴 머릿 속에 예뻐지고 싶은 욕망으로 꽉 찬 아이에게 잘 들리지 않는 것 같구요. 화장하는 걸 나무라지 않을 테니, 화장하고 싶으면 집에서 하고 나가라, 라고 말했지만, 글쎄요, 그게 어느 정도 먹힐지 모르겠어요. 정확하진 않지만, 틴트 외에는 별로 줄지 않는 걸 보니, 화장을 엄마 몰래 많이 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리고도 팩트형 파운데이션, 아이라인 따위가 생겼길래 그거 산 내역은 왜 용돈 기입장에 없냐고 했더니, 반에서 1등 하는 친구가 자기 엄마는 화장품을 못 사게 해서 딸 아이한테 대신 맡아달라고 했다는데.. 음.. 대체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ㅜ.ㅜ
며칠 전에는 가족들과 1박2일 캠핑 가는데도 화장품이 잔뜩 들어있는 파우치를 가방 속에 넣어왔길래,
화장 할 것도 아닌데, 왜 가지고 왔냐 했더니, 가까이 지니고 있어야 마음이 편안하다고 그러네요. (이건 또 웬 중독성 분리불안이냐며~ㅠ.ㅠ) 교칙과 관계없이 아이들이 귀걸이 하고 다니는 아이들도 많다며 귀도 뚫고 싶다고 하고, 외모는 나의 높은 정신세계의 반영일 뿐이라며, 화장 따위를 우습게 여겼던 엄마와는 너무 다른 기질을 가진 딸이라, ( i.i) 정확하게는 남들 하는 건 다 따라하고 싶어하는 아이라
이걸 어디까지 이해하고 설득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 되묻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예뻐지고 싶어서 화장하는 게 그렇게 나쁜가? 피부에 좋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 말해 줘서 알고 있다면 이후의 문제는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닐까? 화장하고 어른인 체 하고 다니는 게 문제일까? 아이들이 화장하는 것, 혹은 화장품을 사 모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입장을 정리해야 할지 조언을 기다립니다.
A. 그렇게 걱정하실 일은 아닌 것 같아요. ^^
저희 학교 아이들은 비교적 화장이라든가 염색 이런 것들이 타학교 보다는 좀 양호한 편에 속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학생들을 보면 화장은 물론 퍼머, 치마 짧게 줄여 입기, 하의 실종 패션 (요즘엔 또 반티가 유행이랍니다. 좋게 말하면 개성 있고 직설적으로 말하면 희한한 각양각색의...)이런 것들은 어느 학교에나 다 있습니다.
물론 두터운 파운데이션에 아이라인이나 마스카라, 립스틱까지 바르고 다니는 학생들이 있긴 하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요즘은 학교에서도 미니스커트 교복이나 화장, 파마 등에 대해 일일이 손을 대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사들도 이제는 화장이나 파마가 문제가 아니라 왕따나 학교폭력 같은 문제에 더 주력하는 실정이지요. 한 마디로 대부분의 학교 규정에는 화장, 염색, 파마 등이 금지로 되어 있을 것이나 너무 과하지만 않으면 그다지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참고로 여학생들을 보면 대개 세 부류 정도로 나눠 집니다.
첫째는 자타가 공인하는 일명 '범생이' - 이들은 치마 길이도 매우 안정적(?)이고 전혀 화장이라곤 안 합니다. 간혹 학교 야외 행사 때엔 이들 중에도 하의 실종 패션에 나선다든가 살짝 비비를 발라준다든가 정도의 센스를 발휘하기도 합니다. 대개 상위 몇 퍼센트의 극히 일부 아이들로서 원래 그런 부류로 인정되고 있기에 치마가 길어도 아무도 뭐라 안 합니다.
둘째는 '노는 그룹 (일명 센 아이들)' - 패션의 첨단을 걷습니다. 풀화장과 퍼머, 미니스커트로 개조한 교복이 필수입니다. 요즘은 남학생 교복을 입어 줘야 제대로 된 하의 실종 패션이 되기에 남자 친구로부터 하복 교복을 기증(?)받거나 아예 사기도 합니다. 이들이 주로 가는 곳은 여학생화장실로서, 대형 거울 앞에 모여 고데기를 말거나 화장품을 공유하며 웬만한 모델들보다 나은 세련된 화장술을 서로 전수해 주며 끈끈한 우정을 쌓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첫째그룹도 둘째 그룹도 아닌 대다수의 보통 아이들 - 하지만 이들에게도 룰은 있으니 적당히 짧은 선의 교복 치마 길이, 썬크림을 가장한 비비크림 정도는 해 줍니다. 가끔씩 틴트 정도를 발라 주고 귀도 뚫어 준다든지 살짝 목걸이를 한다든지 정도 해 주면 친구들 사이에서 센스있다는 소릴 듣습니다. 공부만 하는 모범생도 아니면서 치마가 길면 아이들 사이에서는 조금 힘들다고 합니다. 둘째 그룹에서는 치마가 짧지 않으면 '언니'들의 지도를 받기 때문에 필히 짧아야 하고 셋째 그룹 정도에서는 치마를 길게 입고 다니면 덜 떨어진 취급을 받는다고도 해요.
학원 다니느라 바쁜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외모 가꾸기에 몰입할 수는 없지만 늘 관심은 있습니다. 수련회를 앞두고는 외모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며 가끔 커플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커플로 소문이 나면 주변의 축하와 관심의 대상이 되어 학교내 존재감이 확 올라갑니다.
따라서 집에 계신 부모님이 아무리 화장 등에 대해 뭐라 해도 부모님과 선생님의 영향력이 적은, 수업시간 이외의 교실 공간은 온전히 중학생 아이들에 의해서만 형성되는 강력한 '10대 문화'라는 코드가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고 어느 정도는 인정해 주어야 할 것 같아요.
학교 오는 도중에 화장하고 오기도 하고 치마도 아예 적발될 것을 대비하여 긴 것, 개조한 것 두 개를 준비해 가지고 다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일일히 쫓아 다닐 수는 없지요.
사람은, 충분히 소유해 보지 못한 것은 버릴 수도 없다고 해요.
제 생각엔 작고 귀여운 것을 사 모으는 취미는 아마 여햑생들이라면 아주 많을 것 같구요. 화장품 용기 자체가 귀엽다거나 또는 어른들도 화장품 몇 개 사면 웬지 든든한 그런 심정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해 주셔도 될 듯해요. 무엇이든 욕구 자체는 인정해 주시고 함께 쇼핑 하며 엄마와 딸만의 오붓한 대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엄마가 물건 등을 고를 때 일부러 딸의 의견을 묻는다든지 하여 딸의 패션 센스를 발휘할 기회를 주시면 아마 훨씬 더 좋아할 듯...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 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문을 확 엽니다.
오늘 어느 반 수업을 갔더니 한 학생이 책상 위에 딱풀 모양으로 된 귀여운 스틱화장품을 꺼내 놓았더라구요. 뭐냐고 물으니 눈 부었을 때 '붓기' 빼 주는 화장품이라길래 저도 순간적으로 혹하더군요 ^^ 한 번 발라봐도 되느냐 했더니 친절히 사용법을 알려 주더군요. 그러면서 "선생님, 아라(아이라인)가 끊어졌어요." 하며 저의 잘못된 화장도 조언을 해 줍니다. (싹트는 이 친밀감 ㅋㅋ)
과도하지 않은 선에서 지원은 해 주시되 최소한의 건강한 피부 상식 정도는 알려 주실 수 있으시죠? 나중엔 아마 화장에 대한 환상이 시들 날이 올 겁니다.^^
■ 추가답변
이 문의는 어머님 말씀처럼 나쁘다, 좋다, 옳다, 그르다로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14살에 시집가고 장가갔던 옛분들과 지금의 아이들의 성문제를 놓고 옳다 그르다를 판가름하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가치의 문제입니다. 현재 아이들이 왜 화장품에 집착하는가...
대부분 사춘기를 맞이한 여자 아이들의 생활에서 화장품은 일상 용품처럼 등장하고 있습니다. 중학생이 화장품이면 고등학년 이후로는 성형수술로 자신을 나타내고 싶어하지요. 게다가 화장이나 성형수술은 정도나 치장에서도 많은 차이가 납니다. 약한 화장도 있고 짙은 화장도 있고 적당한 성형도 있고 지나친 성형도 있습니다. 모두 다 개인이 생각하는 정도의 차이지요. 더 예뻐보이고 싶을 때, 더 시선을 받고 인정받고 싶을 때 화장은 진해집니다,
화장을 왜 할까 생각하면 아이든 어른이든 예뻐지고 싶어서, 지금의 나와 달라 보이고 싶어서 선택하는 경우가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또 되돌아보면 우리도 중고등학교 시절 나를 사로잡았던 주제와 관심 역시 외모였지요. 그래서 쌍거풀을 붙이는 풀도 유행이었고, 얇게 오려낸 스카치 테이프를 붙이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텔레비전의 디지털 화면 기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연예인들도 바뀌었고 대부분 십대 아이돌이 나타나 이런 변화에 적응하고 발을 맞추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입과 인기로 이어지는 외모를 자산으로 관리해야 하니 그들의 십대는 화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저 이런 열풍에 연예인이 아닌 보통 어른들, 또 십대 아이들도 함께 가세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예뻐보이고 싶다는 욕망도 좋고 사춘기 아이들을 이해하며 달래야 하는 부모의 억누르는 심정도 지금의 추세에 어쩔 수 없음을 이해합니다. 누르고 막으면 안보이는데 가서 하거나, 숨기겠지만 그래도 저는 아직까지 강한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프랑스의 노배우 얼굴을 보며, 윤여정이란 배우의 전성기를 말하며 남들과 구별되는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위한 투자가 결국 끝까지 가는 아름다움이라고 우겨대는거죠. 잔소리라며 치고 올라오겠지만 부모가 화장품 몇 개 인정해주고 주말에 같이 오이 얼굴에 붙이며 예쁘다 예쁘다 소리를 하면 대놓고 부모 말을 거부하지는 않습니다.
한없이 자신에게 없는 것들을 다른 것으로 대치하는 것 보다 자기에게 있는 좋은 점을 발견해내게 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얼굴 하얗게 보이고 싶어서, 입술 붉게 보이고 싶어서 모두가 똑같이 되려는 모습이 아니라 같이 지내며 좋아졌던 친구들의 특징을 한번 생각해 보라 하셔요. 외모가 아니라는 간단한 이치를 알게 됩니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화장을 하고 말지, 아니면 쭈욱 이어갈지, 또는 감각 있는 화장품 아티스트의 길로 가게 될지는 모릅니다. 다만, 화장품을 모으고 내 외모를 가꾸는 그 시간만큼 말씨와 인상, 좋은 배려가 더 많은 아름다움을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고리타분한 예도 필요한 것이지요.
자신감이란 자녀가 성장하는데 굉장히 좋은 거름입니다. 발표를 많이 해야만 자신감이 아니지요. 자기 자신에 대해 있는 그래도 사랑할 줄 아는 것, 있는 그래도 받아들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비약일지 모르겠지만 늘 잘못한 점을 지적당하고, 주눅이 들어있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요즘 청소년들은 더 많은 다른 요인들로 자신들을 포장하려 할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와 비교 당하지도 않고, 누군가를 의식하지도 않으며 있는 그래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말을 듣고 자란 사람은 오랜 시간 함께 지내다 보면 저절로 환한 빛이 납니다. 어른만이 아니라 아이들도 그렇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기 때문에 그저 내 아이도 당연한 흐름인 것처럼 보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왜 이 아이들이 다 똑같아지려는 몸부림을 치는 것인지, 왜 남에게 좀 더 예뻐 보이고 싶어하는지 마음을 읽는 작업이 꼭 필요합니다.
화장을 진하게 하고 다니는 아이들은 날날이고 화장을 적당하게 하는 아이들 (색조 포함하지 않는 정도)은 약간의 센스인 아이들인 구분이 실은 모두 다 저절로 빛날 수 있는 아이들입니다. 그냥 좀 공부 못해도, 이대로 특별히 잘나지 못해도 생긴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일이 지금의 아이들에게 충분히 주어진다면 화장품이나 써클렌즈로 자신을 나타내기 위한 몸부림도 줄어들 것이라는 제 나름대로의 생각입니다. 매우 판에 박힌 말로 들리겠지만 아침 저녁으로 교복입고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제 눈에는 그리 비춰집니다.
아이들에게 화장을 하는 이유를 물었던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화장을 하고 여럿이 뭉쳐 길거리를 걸으면 마치 큰 일을 하는 것같고 시선이 집중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구요. 다른 말로 표현하면 누군가 더 많이 관심 가져줄 수 있는 다른 일을 많이 해 보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화장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물었더니 또 다른 답을 말합니다.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화장의 모습이 타인이 봤을 때 생각보다 예쁘지 않다는 시각의 차이를 느낀다구요.
나이를 점점 먹어가니 꾸미는 것도 일이고 지겹습니다. 화장하는데 긴 시간 투자하는 것도 아깝고 귀찮다 하니 나이 먹으면 제대로 관리를 해줘야지 그냥 다니는 것도 민폐라 누군가 말하더군요. 지금 그대로가 얼마나 예쁘고 건강한 생명력이 넘치는 때인지, 요 녀석들도 알 날이 있을까요? 막지는 말고 화장보다 더 잘 스며드는 있는 그대로의 내 아이를 예쁘다, 예쁘다라는 칭찬의 천연 화장품을 발라 줘 보세요.
사춘기 아이들은 요즘 징그럽다는 표현을 가장 많이 먹고 있을 때라 세안하고 나오는 물기 떨어지는 얼굴에 "우리 딸 참 예쁘다"라는 말이 오히려 더 잘 먹힐지 모릅니다. 처음엔 화장을 못하게 하려는 부모의 의도를 간파하여 세게 나올 수도 있지만 여러 번 듣다 보면 '정말 이게 더 자연스럽고 예쁜건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렌즈-써클렌즈 3000원짜리를 이것 저것 바꿔서 하고 다닌다는데 시력에 큰 지장이 있을 것 같다는 걱정이 엄습해 옵니다. 이왕 할 것 좀 비싼 것으로 맞춰서 부모님이 시력을 보호 할 수 있는 것으로 했으면 하는 가장 시급한 미용 용품입니다.
아이라인-부모님이 안 사주면 대용으로 컴싸아라(컴퓨터 싸인펜으로 아이라이너를 그리는 방법입니다.)를 사용합니다. 지울 때 고역이고 피부가 다 늘어나는데도 끈질기게 합니다. 가끔 팬더의 모습인데도 본인은 예쁘다고 셀카에 사진들을 올려 놓아 깜놀할때가 있지요.ㅎㅎ
마스카라-지울 때 눈 안쪽으로 찌거기가 들어가는데 어른들만큼 아이들이 세세하게 지우지 못하고 눈깜빡임 현상이 자주 일어납니다.
생각보다 대처없는 화장법이 불러 일으키는 폐해가 크답니다. 꼼꼼한 세안과 특히 서클렌즈의 사용은 세뇌와 함께 단단히 일러주어야 할 사항입니다. 관심은 막지 말되, 그 관심이 뻗어갈 수 있는 제한선을 자녀와 함께 미리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네가 선택한 일은 네가 책임져, 라고 부모들은 말을 하지만 실제 책임져야 할 상황에서 쉽게 바라보며 손을 놓을 수 있는 부모는 없습니다. 네가 선택한 일에 대해 책임을 져라, 라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정말 부모의 마음도 아이와 떨어뜨려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인지 내 자신에게 솔직한 상태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 또한 부모의 협박용이 될 수 밖에 없지요.
Q. 중1 딸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오면서부터 화장품을 사 모으기 시작했어요.
본인 말로도 초등학교 때는 안 하던 화장을 애들이 왜 갑자기 하는지 모르겠다 말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시각적인 재능이 발달해 있는 아이라서 그런지 화장에 관심이 많이 가나 봐요. 초등학교 6학년 때도 까만 매니큐어를 해보고 싶다고 해서 사준 적이 있습니다. 제가 화장하는 것도 유심히 바라보고, 더 어렸을 때는 다 쓰고 남은 빈 케이스를 달라고 한 적도 있어요. 문제는 사춘기 들어서 외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화장품을 너무 사고 싶어한다는 거예요. 특히 요즘은 저가의 화장품 매장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용돈 받으면 예쁜 색깔 틴트도 사고, 용기가 귀여운 핸드 크림도 사고, 한 번은 본인 피부가 너무 까매서 늘 고민이던 아이가 제 썬크림을 바르고 나가길래 썬크림을 본인 걸로 하나 사줘야겠다 생각은 했는데, 실은 비비크림이 더 갖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고민하다가 그나마 피부에 좋은 재료로 만들었다는 비비크림을 사주기도 했어요.
그러더니, 며칠 전에는 7천원짜리 파우치를 8천원이라고 용돈 기입장에 써 놨길래, 왜 금액을 부풀렸냐고 했더니, 컨실러를 사느라고 그랬다는 거죠. (컨실러는 왜 필요하냐고 했더니, 종아리에 앉은 딱지가 너무 흉해서 그걸 커버하려고 샀다는~>.<) 컨실러가 1천원밖에 안하냐, 물었더니, 같이 쇼핑한 친구가 3500원이나 보태줬다고 하고, 갚아야 되지 않냐 했더니, 담 번에 자기 핸드크림 사 달라고 하면서 그냥 사줬다는데.. 이걸 믿어야 할지.. 생일도 아니고 대단한 절친도 아닌데, 3500원이면 중1 아이들에겐 선뜻 쓸 만한 돈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지만.. 더 이상 추궁하면 안 될 거 같아 일단 알겠다고 했어요. 어쨌든 화장품 사는 걸 제가 반대하지는 않지만 마뜩찮아 한다는 걸 아니, 엄마 모르게 하려고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작고 귀여운 물건을 좋아하고, 모으고, 안사주면 본인이 직접 만들기까지 하던 아이라, 한편으로는 그저 화장품 사모으는 재미겠거니 했는데, 어제는 또 새로 사고 싶은 화장품 목록을 만들었더라구요. ㅠ.ㅠ 이걸 어디까지 내버려둬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피부에 좋지 않으니, 자주 하는 건 좋지 않다, 그런 얘긴 머릿 속에 예뻐지고 싶은 욕망으로 꽉 찬 아이에게 잘 들리지 않는 것 같구요. 화장하는 걸 나무라지 않을 테니, 화장하고 싶으면 집에서 하고 나가라, 라고 말했지만, 글쎄요, 그게 어느 정도 먹힐지 모르겠어요. 정확하진 않지만, 틴트 외에는 별로 줄지 않는 걸 보니, 화장을 엄마 몰래 많이 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리고도 팩트형 파운데이션, 아이라인 따위가 생겼길래 그거 산 내역은 왜 용돈 기입장에 없냐고 했더니, 반에서 1등 하는 친구가 자기 엄마는 화장품을 못 사게 해서 딸 아이한테 대신 맡아달라고 했다는데.. 음.. 대체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ㅜ.ㅜ
며칠 전에는 가족들과 1박2일 캠핑 가는데도 화장품이 잔뜩 들어있는 파우치를 가방 속에 넣어왔길래,
화장 할 것도 아닌데, 왜 가지고 왔냐 했더니, 가까이 지니고 있어야 마음이 편안하다고 그러네요. (이건 또 웬 중독성 분리불안이냐며~ㅠ.ㅠ) 교칙과 관계없이 아이들이 귀걸이 하고 다니는 아이들도 많다며 귀도 뚫고 싶다고 하고, 외모는 나의 높은 정신세계의 반영일 뿐이라며, 화장 따위를 우습게 여겼던 엄마와는 너무 다른 기질을 가진 딸이라, ( i.i) 정확하게는 남들 하는 건 다 따라하고 싶어하는 아이라
이걸 어디까지 이해하고 설득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 되묻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예뻐지고 싶어서 화장하는 게 그렇게 나쁜가? 피부에 좋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 말해 줘서 알고 있다면 이후의 문제는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닐까? 화장하고 어른인 체 하고 다니는 게 문제일까? 아이들이 화장하는 것, 혹은 화장품을 사 모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입장을 정리해야 할지 조언을 기다립니다.
A. 그렇게 걱정하실 일은 아닌 것 같아요. ^^
저희 학교 아이들은 비교적 화장이라든가 염색 이런 것들이 타학교 보다는 좀 양호한 편에 속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학생들을 보면 화장은 물론 퍼머, 치마 짧게 줄여 입기, 하의 실종 패션 (요즘엔 또 반티가 유행이랍니다. 좋게 말하면 개성 있고 직설적으로 말하면 희한한 각양각색의...)이런 것들은 어느 학교에나 다 있습니다.
물론 두터운 파운데이션에 아이라인이나 마스카라, 립스틱까지 바르고 다니는 학생들이 있긴 하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요즘은 학교에서도 미니스커트 교복이나 화장, 파마 등에 대해 일일이 손을 대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사들도 이제는 화장이나 파마가 문제가 아니라 왕따나 학교폭력 같은 문제에 더 주력하는 실정이지요. 한 마디로 대부분의 학교 규정에는 화장, 염색, 파마 등이 금지로 되어 있을 것이나 너무 과하지만 않으면 그다지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참고로 여학생들을 보면 대개 세 부류 정도로 나눠 집니다.
첫째는 자타가 공인하는 일명 '범생이' - 이들은 치마 길이도 매우 안정적(?)이고 전혀 화장이라곤 안 합니다. 간혹 학교 야외 행사 때엔 이들 중에도 하의 실종 패션에 나선다든가 살짝 비비를 발라준다든가 정도의 센스를 발휘하기도 합니다. 대개 상위 몇 퍼센트의 극히 일부 아이들로서 원래 그런 부류로 인정되고 있기에 치마가 길어도 아무도 뭐라 안 합니다.
둘째는 '노는 그룹 (일명 센 아이들)' - 패션의 첨단을 걷습니다. 풀화장과 퍼머, 미니스커트로 개조한 교복이 필수입니다. 요즘은 남학생 교복을 입어 줘야 제대로 된 하의 실종 패션이 되기에 남자 친구로부터 하복 교복을 기증(?)받거나 아예 사기도 합니다. 이들이 주로 가는 곳은 여학생화장실로서, 대형 거울 앞에 모여 고데기를 말거나 화장품을 공유하며 웬만한 모델들보다 나은 세련된 화장술을 서로 전수해 주며 끈끈한 우정을 쌓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첫째그룹도 둘째 그룹도 아닌 대다수의 보통 아이들 - 하지만 이들에게도 룰은 있으니 적당히 짧은 선의 교복 치마 길이, 썬크림을 가장한 비비크림 정도는 해 줍니다. 가끔씩 틴트 정도를 발라 주고 귀도 뚫어 준다든지 살짝 목걸이를 한다든지 정도 해 주면 친구들 사이에서 센스있다는 소릴 듣습니다. 공부만 하는 모범생도 아니면서 치마가 길면 아이들 사이에서는 조금 힘들다고 합니다. 둘째 그룹에서는 치마가 짧지 않으면 '언니'들의 지도를 받기 때문에 필히 짧아야 하고 셋째 그룹 정도에서는 치마를 길게 입고 다니면 덜 떨어진 취급을 받는다고도 해요.
학원 다니느라 바쁜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외모 가꾸기에 몰입할 수는 없지만 늘 관심은 있습니다. 수련회를 앞두고는 외모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며 가끔 커플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커플로 소문이 나면 주변의 축하와 관심의 대상이 되어 학교내 존재감이 확 올라갑니다.
따라서 집에 계신 부모님이 아무리 화장 등에 대해 뭐라 해도 부모님과 선생님의 영향력이 적은, 수업시간 이외의 교실 공간은 온전히 중학생 아이들에 의해서만 형성되는 강력한 '10대 문화'라는 코드가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고 어느 정도는 인정해 주어야 할 것 같아요.
학교 오는 도중에 화장하고 오기도 하고 치마도 아예 적발될 것을 대비하여 긴 것, 개조한 것 두 개를 준비해 가지고 다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일일히 쫓아 다닐 수는 없지요.
사람은, 충분히 소유해 보지 못한 것은 버릴 수도 없다고 해요.
제 생각엔 작고 귀여운 것을 사 모으는 취미는 아마 여햑생들이라면 아주 많을 것 같구요. 화장품 용기 자체가 귀엽다거나 또는 어른들도 화장품 몇 개 사면 웬지 든든한 그런 심정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해 주셔도 될 듯해요. 무엇이든 욕구 자체는 인정해 주시고 함께 쇼핑 하며 엄마와 딸만의 오붓한 대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엄마가 물건 등을 고를 때 일부러 딸의 의견을 묻는다든지 하여 딸의 패션 센스를 발휘할 기회를 주시면 아마 훨씬 더 좋아할 듯...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 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문을 확 엽니다.
오늘 어느 반 수업을 갔더니 한 학생이 책상 위에 딱풀 모양으로 된 귀여운 스틱화장품을 꺼내 놓았더라구요. 뭐냐고 물으니 눈 부었을 때 '붓기' 빼 주는 화장품이라길래 저도 순간적으로 혹하더군요 ^^ 한 번 발라봐도 되느냐 했더니 친절히 사용법을 알려 주더군요. 그러면서 "선생님, 아라(아이라인)가 끊어졌어요." 하며 저의 잘못된 화장도 조언을 해 줍니다. (싹트는 이 친밀감 ㅋㅋ)
과도하지 않은 선에서 지원은 해 주시되 최소한의 건강한 피부 상식 정도는 알려 주실 수 있으시죠? 나중엔 아마 화장에 대한 환상이 시들 날이 올 겁니다.^^
■ 추가답변
이 문의는 어머님 말씀처럼 나쁘다, 좋다, 옳다, 그르다로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14살에 시집가고 장가갔던 옛분들과 지금의 아이들의 성문제를 놓고 옳다 그르다를 판가름하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가치의 문제입니다. 현재 아이들이 왜 화장품에 집착하는가...
대부분 사춘기를 맞이한 여자 아이들의 생활에서 화장품은 일상 용품처럼 등장하고 있습니다. 중학생이 화장품이면 고등학년 이후로는 성형수술로 자신을 나타내고 싶어하지요. 게다가 화장이나 성형수술은 정도나 치장에서도 많은 차이가 납니다. 약한 화장도 있고 짙은 화장도 있고 적당한 성형도 있고 지나친 성형도 있습니다. 모두 다 개인이 생각하는 정도의 차이지요. 더 예뻐보이고 싶을 때, 더 시선을 받고 인정받고 싶을 때 화장은 진해집니다,
화장을 왜 할까 생각하면 아이든 어른이든 예뻐지고 싶어서, 지금의 나와 달라 보이고 싶어서 선택하는 경우가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또 되돌아보면 우리도 중고등학교 시절 나를 사로잡았던 주제와 관심 역시 외모였지요. 그래서 쌍거풀을 붙이는 풀도 유행이었고, 얇게 오려낸 스카치 테이프를 붙이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텔레비전의 디지털 화면 기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연예인들도 바뀌었고 대부분 십대 아이돌이 나타나 이런 변화에 적응하고 발을 맞추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입과 인기로 이어지는 외모를 자산으로 관리해야 하니 그들의 십대는 화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저 이런 열풍에 연예인이 아닌 보통 어른들, 또 십대 아이들도 함께 가세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예뻐보이고 싶다는 욕망도 좋고 사춘기 아이들을 이해하며 달래야 하는 부모의 억누르는 심정도 지금의 추세에 어쩔 수 없음을 이해합니다. 누르고 막으면 안보이는데 가서 하거나, 숨기겠지만 그래도 저는 아직까지 강한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프랑스의 노배우 얼굴을 보며, 윤여정이란 배우의 전성기를 말하며 남들과 구별되는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위한 투자가 결국 끝까지 가는 아름다움이라고 우겨대는거죠. 잔소리라며 치고 올라오겠지만 부모가 화장품 몇 개 인정해주고 주말에 같이 오이 얼굴에 붙이며 예쁘다 예쁘다 소리를 하면 대놓고 부모 말을 거부하지는 않습니다.
한없이 자신에게 없는 것들을 다른 것으로 대치하는 것 보다 자기에게 있는 좋은 점을 발견해내게 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얼굴 하얗게 보이고 싶어서, 입술 붉게 보이고 싶어서 모두가 똑같이 되려는 모습이 아니라 같이 지내며 좋아졌던 친구들의 특징을 한번 생각해 보라 하셔요. 외모가 아니라는 간단한 이치를 알게 됩니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화장을 하고 말지, 아니면 쭈욱 이어갈지, 또는 감각 있는 화장품 아티스트의 길로 가게 될지는 모릅니다. 다만, 화장품을 모으고 내 외모를 가꾸는 그 시간만큼 말씨와 인상, 좋은 배려가 더 많은 아름다움을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고리타분한 예도 필요한 것이지요.
자신감이란 자녀가 성장하는데 굉장히 좋은 거름입니다. 발표를 많이 해야만 자신감이 아니지요. 자기 자신에 대해 있는 그래도 사랑할 줄 아는 것, 있는 그래도 받아들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비약일지 모르겠지만 늘 잘못한 점을 지적당하고, 주눅이 들어있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요즘 청소년들은 더 많은 다른 요인들로 자신들을 포장하려 할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와 비교 당하지도 않고, 누군가를 의식하지도 않으며 있는 그래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말을 듣고 자란 사람은 오랜 시간 함께 지내다 보면 저절로 환한 빛이 납니다. 어른만이 아니라 아이들도 그렇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기 때문에 그저 내 아이도 당연한 흐름인 것처럼 보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왜 이 아이들이 다 똑같아지려는 몸부림을 치는 것인지, 왜 남에게 좀 더 예뻐 보이고 싶어하는지 마음을 읽는 작업이 꼭 필요합니다.
화장을 진하게 하고 다니는 아이들은 날날이고 화장을 적당하게 하는 아이들 (색조 포함하지 않는 정도)은 약간의 센스인 아이들인 구분이 실은 모두 다 저절로 빛날 수 있는 아이들입니다. 그냥 좀 공부 못해도, 이대로 특별히 잘나지 못해도 생긴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일이 지금의 아이들에게 충분히 주어진다면 화장품이나 써클렌즈로 자신을 나타내기 위한 몸부림도 줄어들 것이라는 제 나름대로의 생각입니다. 매우 판에 박힌 말로 들리겠지만 아침 저녁으로 교복입고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제 눈에는 그리 비춰집니다.
아이들에게 화장을 하는 이유를 물었던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화장을 하고 여럿이 뭉쳐 길거리를 걸으면 마치 큰 일을 하는 것같고 시선이 집중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구요. 다른 말로 표현하면 누군가 더 많이 관심 가져줄 수 있는 다른 일을 많이 해 보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화장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물었더니 또 다른 답을 말합니다.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화장의 모습이 타인이 봤을 때 생각보다 예쁘지 않다는 시각의 차이를 느낀다구요.
나이를 점점 먹어가니 꾸미는 것도 일이고 지겹습니다. 화장하는데 긴 시간 투자하는 것도 아깝고 귀찮다 하니 나이 먹으면 제대로 관리를 해줘야지 그냥 다니는 것도 민폐라 누군가 말하더군요. 지금 그대로가 얼마나 예쁘고 건강한 생명력이 넘치는 때인지, 요 녀석들도 알 날이 있을까요? 막지는 말고 화장보다 더 잘 스며드는 있는 그대로의 내 아이를 예쁘다, 예쁘다라는 칭찬의 천연 화장품을 발라 줘 보세요.
사춘기 아이들은 요즘 징그럽다는 표현을 가장 많이 먹고 있을 때라 세안하고 나오는 물기 떨어지는 얼굴에 "우리 딸 참 예쁘다"라는 말이 오히려 더 잘 먹힐지 모릅니다. 처음엔 화장을 못하게 하려는 부모의 의도를 간파하여 세게 나올 수도 있지만 여러 번 듣다 보면 '정말 이게 더 자연스럽고 예쁜건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렌즈-써클렌즈 3000원짜리를 이것 저것 바꿔서 하고 다닌다는데 시력에 큰 지장이 있을 것 같다는 걱정이 엄습해 옵니다. 이왕 할 것 좀 비싼 것으로 맞춰서 부모님이 시력을 보호 할 수 있는 것으로 했으면 하는 가장 시급한 미용 용품입니다.
아이라인-부모님이 안 사주면 대용으로 컴싸아라(컴퓨터 싸인펜으로 아이라이너를 그리는 방법입니다.)를 사용합니다. 지울 때 고역이고 피부가 다 늘어나는데도 끈질기게 합니다. 가끔 팬더의 모습인데도 본인은 예쁘다고 셀카에 사진들을 올려 놓아 깜놀할때가 있지요.ㅎㅎ
마스카라-지울 때 눈 안쪽으로 찌거기가 들어가는데 어른들만큼 아이들이 세세하게 지우지 못하고 눈깜빡임 현상이 자주 일어납니다.
생각보다 대처없는 화장법이 불러 일으키는 폐해가 크답니다. 꼼꼼한 세안과 특히 서클렌즈의 사용은 세뇌와 함께 단단히 일러주어야 할 사항입니다. 관심은 막지 말되, 그 관심이 뻗어갈 수 있는 제한선을 자녀와 함께 미리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네가 선택한 일은 네가 책임져, 라고 부모들은 말을 하지만 실제 책임져야 할 상황에서 쉽게 바라보며 손을 놓을 수 있는 부모는 없습니다. 네가 선택한 일에 대해 책임을 져라, 라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정말 부모의 마음도 아이와 떨어뜨려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인지 내 자신에게 솔직한 상태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 또한 부모의 협박용이 될 수 밖에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