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습관 및 태도중2, 사교육없이 해왔는데 성적을 보니 흔들리네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6-02-19
조회수 289

Q. 현재 사교육 전혀 없이 ‘스스로 공부 방법을 찾아보자’로 방향을 정한 뒤 좌충우돌하고 있는 중2맘입니다. 아이만큼이나 엄마인 저도 중심잡기가 어렵네요.

 

초등학교 내내 친구관계로 힘들어했던 아이라 중학교 때는 나름 친구들과 잘 지내는 거 같으니 이제 학습이 눈에 들어오나 봅니다. 욕심이지요. 저는 공부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성적이 인격보다 중요하지 않으며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순신이 쓴 책은? 난중일기! 라고 외우는 교육이 아니라 난중일기를 읽고 토론하길 바라는 부모이면서 공교육에 아이를 맡기는 것이 최선인지 고민하는 엄마이구요. 그래도 학교공부가 최우선, 교과서 중심 학습, 학교생활이 우선, 학교선생님이 우선이라고 가르치고 있고요. 그래서인지 중학교에 와서 공부하라고 말하는 것에 죄책감이 느껴지기도 했던 거 같아요.

 

어제보다 오늘이 나으면 됐다. 내일이 나아지려고 노력하면 된다고 얘기해 왔는데 요즘 아이의 학습태도를 보니 흔들리네요. 중2 중간고사까지는 영, 수 학교 방과후를 했는데 이번에는 그것도 자기에겐 맞지 않고 늦게 끝나는 게 싫으니 그냥 집에서 혼자 공부하겠다고 하더군요. 평균 집에서 학습시간은 1시간정도고 취침시간은 9~10로 초등학교때 보다 더 일찍 잡니다. 시험기간인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일찍 끝나고 집에 와서 공부하는 시간은 2시간 남짓......

 

오늘은 교회 다녀온 뒤 4시까지 친구와 게임을 하더니 런닝맨까지 보고 8시쯤 제 눈치를 보며 공부방으로 들어갔어요. 1시간쯤 지나 방문을 꼭 닫고 공부하는 아이가 공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노크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지난번과 좀 달라진 게 있다면 자습서에 형광펜과 색깔 볼펜, 별 표시 등이 되어있고 눈으로 보며 암기한다고 하더군요. 연습장도 연필도 없이 그냥 눈으로 본다고.....순간 울컥 화가 치밀어서 문제는 풀어봤냐고 물으니 안풀었다구 하네요. 참지 못하고 잔소리를 퍼부었네요...ㅠ.ㅠ

 

초등학교 때부터 수도 없이 해온 얘기다. 잘 암기했는지 문제를 풀어보지 않고 어떻게 알 수 있느냐, 시험전날인데 지금은 이미 풀어본 문제집의 틀린 문제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되어야하지 않겠느냐,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 공부를 안 해도 된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는 거냐, 그건 아니다.

지금 네 나이에 공부가 최선이다. 중1때부터 해온 공부 방법으로 결과가 좋지 않으면 개선해야 되지 않겠느냐. 잘못된 방법을 계속 고집하는 이유가 뭐냐. 그냥 귀찮은 거냐.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냐. 이번 결과 봐서 전면적으로 네 학습방법과 태도에 대해 엄마가 관여하겠다. 시험 후 지난 시험 점수와 이번 시험점수 결과가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원인과 결과 그리고 앞으로의 대안에 대해 생각해보고 정리해라. 공부가 아니라면 다른 길을 고민해라. 중졸 후 농사법을 배우는 곳도 있고...검정고시도 있다. 몸을 써서 생계를 해결할지 머리를 써서 해결할지 20대 30대엔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라. 몸을 키우든 손을 사용하든 훈련해야지. 지금처럼 몸이 가는대로 자고 싶으면 자고 게임하고 싶으면 게임하고 살면서 어떻게 잘되어 있길 바라느냐. 시험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 로 얘기를 마무리하고는 불편한 마음에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격려와 위로로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은데 어렵네요. 아직 딱히 하고 싶은 게 없고 게임은 너무 재미있으니 공부가 얼마나 하기 싫겠어요. 저도 그랬으면서......

목표가 생기고 동기부여가 되어야 공부도 하고 싶어질 텐데......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학원에 대한 거부감만 아이에게 만들어놓고는 무책임하게 아이에게 모든 걸 떠미는 거 같기도 하고요. 재원쌤 강의 들으면서 저의 가치관을 정리해 주시는 거 같아 너무 좋았는데 제 모습은 여전히 이렇습니다. 2~3개월에 한 번씩 참지 못하고 잔소리를 하고나면 아이에 자존감을 세우기는 커녕 자존감을 뭉개버리는 건 아닌가 걱정스럽고 혼란스럽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일원으로 살아가면서 아이에게 더 무거운 짐을 지우는 건 아닌지...

남들처럼 학원에 맡기지도 못하고 제가 이끌어주지도 못하고 답답하네요.

아이와 함께 여러 체험의 기회를 갖는 건 어떨까싶은데...... 이제 제가 유도하는 모든 활동은 밀어내기부터 하려고해서 힘이 듭니다.

 

순한 아이이고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성장 속도가 늦어서 지금은 제가 억지로 끌고 가면 끌려올 아이지만 언젠가 끝이 있는걸 알기에 억지로 하게하고 싶진 않고...... 무력감이 듭니다.

그냥 이대로 학습에 의욕도 동기도 없는 아이를 때가 이를 때까지 그냥 기다려도 되는 걸까......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됩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아드님이 이제 중 2가 되었군요.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니 어머니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되고 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드님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마 대부분 중 2남학생의 모습이 이렇지 싶어요^^

 

중2이면 지금 아주 한창 급격한 성장의 한 가운데를 지나는 시기입니다. 이때가 아마 부모님들께선 가장 힘드실 것이고요. 우선 이 시기 가장 큰 특징은 엄청나게 잠이 쏟아진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들이 보시기엔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닐까? 병원에 가 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도 자도 또 자는 모습(휴일엔 더 심하겠지요) 에 놀라기도 할 텐데요, 당연합니다. 이 시기 아마 키를 재어보면 작년과는 달리 훌쩍 커 있을 테니까요. 신생아기 다음으로 성장이 급격한 시기이므로 잠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신생아들이 하루 20시간 이상 잠을 자는 것 처럼요. (남학생들은 중2 중반에 친구들로부터 담배를 배우게 되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

 

뇌 성장의 속도 또한 급격하므로 감정의 변화도 수시로 있게 되고요, 여학생들이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지요. 이럴 때 감정적으로 부모님과 자주 충돌을 하게 되면 결국 상처는 부모님들이 더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학교 가면 또래들과 어울리며 언제 그랬느냐 싶게 잊기도 하구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아이돌 음악 등에 푹 빠지기도 쉬운 것 같습니다. 감성이 풍부해지니까 그런 음악들이 잘 들어오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주변 아이들을 돌아보세요. 거의 하루 종일 이어폰을 귀에 꽂고 살지요^^

 

특별히 예민하고 공부에 목숨 건 학생이 아니라면 대개의 남학생들은 학습에 대해서도 태평합니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해야한다는 그런 마음가짐은 아직 나타나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이때의 학생들의 뇌 자체가 아직 미래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기 어려운 과정의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도 압니다. 본인이 지금 열심히 성실히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맡겨만 주면 자기가 알아서 할 텐데...... 이런 공통된 마음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몇 년에 걸쳐 학생들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면 너무 산만하고 생각이 없어서 걱정되던 아이들이 중 3정도 되어 한결 의젓해지고 고입이 다가오면서 나름대로 1, 2학년 때의 철없던 시간을 후회하는 아이들을 많이 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아이들이 고교에 진학하면 한결 더 성숙해지죠. 이렇게 철이 든다는 것은 자연스런 시간의 과정이므로 부모님의 잔소리는 아무리 해도 귀에 들리지 않는 시기가 있다는 것이죠.

 

눈에 띄게 태도가 달라지는 아이들을 불러 이야기를 해보면 부모님의 신뢰와 기다림, 자신을 믿어주었다는 것에 대해 한결 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혹시 부모님과 대화가 잘 안된다면 친척 형이나 삼촌 등 나이 차이가 많지 않으면서도 잘 따르는 동성의 멘토가 될 만한 사람과 짧은 캠핑을 간다거나 외식을 한다거나 하며 자연스런 대화의 시간을 가져 보도록 주선해 보는 것도 좋겠지요.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을 보면 의외로 속이 깊다는 것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중학생 시기의 성적은 사실 긴 레이스에서 그다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처절한 점수를 맞아 보면 오히려 예방주사 맞듯 정신이 번쩍 들 수도 있고요, 그러면서 스스로 이런 저런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방법을 깨달아 가는 기회를 삼는 것은 어떨까요? 어찌되었든 이 시기는 기다리고 넘기는 수밖에 없답니다. 주변의 이런 저런 이야기에 흔들리지 마시고 끝까지 널 믿고 응원한다는 메시지만 마음에 새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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