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정서/행동초2, 언어 발달이 늦고 집중력이 낮은 아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6-02-20
조회수 238

Q. 안녕하세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까페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직장 다니는 엄마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 1년간은 휴직하여 제가 키웠으며 그 후 초등학교 1학년까지 도우미 이모님이 돌봐주셨습니다. 어린이집에서 4세쯤 언어 발달이 느린 것 같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는데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초등 1학년 때 종합심리 검사를 받아보았습니다. 검사 항목은 지능검사, HTP, K-CBCL, K-PIC입니다.

 

*** 검사 후 의견 ***

- 검사자의 눈을 잘 맞추지 않고 이야기 한다.

-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하기 보다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거나 '몰라요'라는 표현을 많이쓴다.

- 검사과정에서 그린 그림을 분석해보면 자신감이 부족하고 자신의 인지적 발달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질 수 있다. 비교적 약한 자아상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타인의 감정을 읽는 것도 비교적 둔감하다.

- 전체 지능은 103 (언어지능 91, 동작성 지능 117)으로 언어 이해의 부족으로 인한 학습 능력의

어려움, 인과관계 이해, 사회적 판단력의 어려움, 언어적 표현 능력의 결여로 나타날 수 있으며 주의 집중에 어려움이 있다.

- 결론 : 인지-행동적 심리 치료를 통한 도움이 필요하고 사회기술 훈련이 필요하다.

- 현재 : 검사 후 미술 치료를 4개월가량 받다가 이사를 하고 제가 휴직을 하게 되면서 미술 치료를중단하였습니다.

 

*** 담임 선생님 상담결과 ***

- 수업 시간에 멍하게 있을 때가 많다.

- 언어 표현력이 부족하다.

 

*** 저의 질문입니다.***

- 미술 치료를 계속 진행하는 것이 좋을까요? 혹시 추천해주실 만한 곳 있을까요?

- 아니면 언어 발달을 위한 수업을 받는 것이 좋을까요? (예, 스피치 학원...)

- 혹은 제가 언어치료 책을 구매하여 매일 조금씩 함께 하는 것이 좋을까요?

- 하교 후 학원(태권도, 피아노) 다녀온 후 친구들과 매일 2시간정도 놀다보니 시간이 많이 부족하네요. 친구들과 노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서 매일 저와 노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까요?

- 언어발달을 위해 가정에서 할 수 무엇이 있을까요?

 

* 제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방법은 매일 큰소리로 소리 내어 책 읽게 하기(10분가량)

* 책읽어주면서 함께 이야기하기

* 매일 글쓰기 (책 읽고 난 뒤의 느낌, 일기 등)

* 대화를 많이 하기

 

다행히 제가 2017년 5월까지 휴직한 상태라 올해 일 년간 최선을 다해서 아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 올바른 길을 제시해주시길 부탁드릴게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A. 어머님, 여러모로 걱정되는 부분이 많으시죠? 4세 때 언어 발달에 대한 지연이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하니 현재, 더 급한 마음이 드실 것 같습니다. 어머님의 휴직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자녀를 도우려는 의지가 강하게 전달되었습니다. 꼭 도움 되는 방향을 안내하고 싶네요.


유아기 때 유의 깊게 봐야하는 몇 가지 영역이 있는 데 그 중 하나가 언어발달, 특히 상호작용 부분입니다. 초등 1학년 검사결과를 보아 그 동안 지연되었던 상황이 누적이 되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저학년은 언어에 있어 유연할 때라 어머님이 관심을 주는 만큼 좋은 효과도 있으리라 생각 되어요. 우선, 언어-인지 치료 방법에 있어서는 저의 전문 영역이 아니기에(임상적 경험이 아주 폭넓지는 않아) 일반적 수준으로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만 해 주세요.


보통 언어성과 동작성의 차가 15-20점 정도가 날 때는 기질적 문제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노력에 비해 향상되는 속도와 결과가 빨리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긴 시간을 일관성 있게 가져가고자 하는 여유있는 마음이 필요해요. 보통 초등 4학년까지 애를 쓰시다가 교과 과정이 어려워지면서 부모님들도 지속하기 어렵다 호소하시는 경우가 있어요. 제가 이런 말씀을 먼저 드리는 이유는 휴직 기간이라는 설정보다 자녀와 길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셔서 접근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매일 쓰기, 읽기, 대화하기 등을 시도 하시는 것은 좋은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지점이 어느 선인가 하는 것이에요. 특히 사회훈련 기술이 부족한 경우, 언어발달 뿐 아니라 부모님과의 관계나 애착 등의 정서가 차지하고 있는 영역도 매우 크답니다. 사회적 기술은 언어로 가르친다고 해서 바로 상황에 적용 시키도 어려워요. 이 부분은 오랜 시간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서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표현했던 방식이 익숙해졌을 때 자연스럽게 타인에게도 넓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에 이런 배경도 고려를 해 주시기 바라요. 즉, 언어 발달을 당기기 위해 하는 부모가 하려는 노력들이 오히려 다른 것들을 해치지는 않을지 충분한 고민을 해 보고 적정한 선을 정하시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아이들이 나랑 즐겁게 놀아주고 밥 챙겨주던 엄마가 훈련자로 돌변할 때, 매우 당황스러워 하고 함께 하는 활동들을 버거워 할 때가 많기 때문이에요.


언어, 인지, 사회성 훈련을 부모님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우실 수 있으니 주변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머지 시간을 부모와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예를 들면 매일 훈련처럼 글을 쓰게 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책을 읽어 주시거나 잠들기 전 아이 생활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꾸며 대화를 나눠 보시는 등, 아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요. 제가 왜 이런 방식을 권유하는가 하면, 가정에서는 훈련보다는 가장 자연스러운 상황일 때 언어가 발달되고 확장될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 예로 아이가 말을 배우고 확장했던 과거를 살펴볼게요. 아이가 한 단어를 시작할 때 "물"이라고 말하는 순간, 부모는 "물"이라는 한 단어에 “물 좀 줘”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요. 그래서 물을 가져다주며 이렇게 말하죠. “목이 말랐구나. 물 여기 있어. 맛있게 먹어” 아이는 물을 통해 여러 가지 단어와 문장을 자연스럽게 익히며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또 아이가 두 단어 이상을 결합시켜 어떤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을 썼을 때 부모는 굉장히 놀라며 탄성을 지르게 돼요. 그러면 아이는 또 다른 문장을 다시 만들어 내며 기쁨을 줍니다. 언어는 이런 식으로 발달을 하게 돼요. 그런데, 이 언어발달을 효과적으로 끌어내기 위해 따라하게 하거나, 매일 쓰게 하거나, 일정한 형식을 갖추어 시도하게 되면 다른 표현 형태의 이야기들은 줄어들게 될 거예요. 저는 언어 발달을 위해 시도하는 모든 노력들이 이런 맹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어-인지 행동치료가 필요하다면 그 부분은 센터에 맡기시고 나머지는 어머님이 아이 행동이나 놀이에 관심을 갖고 생활 안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하셨으면 좋겠습니다.(추천은 개인적으로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이미 학교에서 일기나 독서록으로 쓰기 숙제가 나오고 있는데 그 위에 쓰기를 또 훈련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 될 수 있을 거라 추측이 돼요. 소리 내어 십분 보다는, 좋아하는 책 한권을 엄마에게 읽어주는 형태가 훨씬 더 의욕을 끌어내기도 쉽고요. 대화를 위한 노력도 일단, 목적 지향보다는 아이를 잘 관찰한 뒤 아이 입장에서 꺼내는 이야기에 살을 붙여 시도하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아이들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일방적으로 질문을 많이 하고 엄마가 혼자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아요. 관찰 없이는 효과적인 대화, 즐거운 대화가 일어나기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남자 아이들은 질문을 하는 순간, 독립하려는 특성상 답을 회피하거나 짜증을 내기 쉽습니다.


책도 읽어 주기보다는 함께 읽기로 접근하시는 것이 좋은 효과를 가져 온다고 되어 있습니다. 책 읽고 난 뒤 나누는 형식적 이야기가 아니라, 읽는 과정에서 어머님과 자녀분의 끈끈한 생각 교류가 있어야 하는데, 사회적 기술과 언어 발달의 적극성에 있어서는 그냥 읽어 내려가는 형태로는 별 도움을 줄 수 없답니다.


지면으로 방대한 내용을 전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미술치료보다는 언어, 인지 치료를 병행하시면서 가정에서는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 발달을 도모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에게 노력하라고 해서 될 일이 있고 도움이 더 필요한 시기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피치 학원보다는 상호작용(의미 있는 이야기들의 구성)이 부모-자녀의 관계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친구들과 두 시간 정도 마음껏 놀이하는 시간은 적극 추천하고요.(위에서 말씀 드렸든 사회적 기술은 가르치는 것보다 상황이 주는 해석이 더 중요해요.) 그리고 아이가 놀이를 할 때 그냥 두시지 말고 어머님이 관찰을 꼭 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는 어떤 기관에서도 해 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놀이를 관찰하시면서 아이가 사회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상황들을 매일 기록하셔서 정리 해 보세요. 현재 아이 상황에서 관찰-기록은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가정에서 돌아오셔서 아이가 미처 해석하지 못했던 내용이나 미진했던 대처 행동을 다시 가르쳐 주시고, 역할극을 통해 여러 번 연습하는 과정도 갖는 게 핵심입니다.

 

사회적 기술은 아이가 맞닥뜨린 상황을 갖고 구체적으로 지도 해 주시는 게 가장 효과가 좋아요. 이 부분은 상담소에서도 자연스런 놀이상황을 만들어 관찰할 수 없기에 어머님만이 해 주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스스로 수정해 가면 좋지만 현 상황에서는 아이가 다양한 의미 해석을 잘 못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잘 노는 것처럼 보여도 잘 놀지 못하는 경우의 아이들이 상당히 많아요. 꼭 관찰하시고 기록으로 남겨 두신 뒤 대안 행동을 반복하여 역할극으로 가르쳐 주시는 게 필요해요.

 

빠뜨리지 않고 쓰려고 했는데, 마땅한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릴수록 언어와 시간을 통하지 않고서는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고, 결국 그 관계는 언어와 사회성을 끄는 또 다른 힘이 됩니다.

지난 시간, 미련은 버리시고 앞으로 같이 보낼 시간에 어머님의 힘을 보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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