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습관 및 태도중1, 뒤쳐지는 아이 공부 도와주려다 관계만 나빠져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6-02-05
조회수 360

Q. 일단 초등 성적은 별로 좋은 편은 아닙니다. 중학교 올라와서 시험 본 초등 성적결과 수학은 35점입니다. 제가 맞벌이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원을 보냈고, 집에 와서 보조를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은 하지 못했습니다. 5학년 때 단원평가를 보고 이건 아니다싶어 집에서 조금씩 봐줬는데 이미 늦어서인지 많이 힘들었습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나하고 부딪히는 문제들도 만만치는 않았고요. 겨울방학 때부터는 안보내고 저랑 공부했습니다만 사이만 점점 멀어지더군요.

 

중학교 1학년 입학하고 아이도 마음 결심을 한 게 있는지 한 1주일은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는 아이가 체력적으로 힘들어서인지 못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그래서 아무것도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더니 학교 도서관에 있는 소설들을 빌려와 읽더군요. 기암하고 암말도 안 했는데 엄마로서 옆에서 지켜보기가 힘들지만 꾹꾹 참았습니다. 쉽지 않더군요.

 

다른 것은 해주겠는데 영어는 더는 아니다 싶어서 학원을 보냈습니다. 전에는 제가 결정했지만 이번에는 물어봤습니다. 학원을 다니면 피드백을 해야 하는데 할 수 있으면 가고 아니면 말자라고요. 선택 하라고 했는데 하겠다고 하더군요. 공부도 하겠다고 해서 보냈는데 하루 만에 도로 아미타불이었습니다. 아이가 간만에 공부하려니 넘 힘들다며 놓아버리더군요. 어찌해야할지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젠 모르겠습니다. 이대로 그냥 둬야 하는지 아님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지 시작하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도와주세요.

 

A. 먼저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같이 자식 키우는 부모로서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제 아이는 중학교 2학년인데, 작년 1학년 때 첫 영어시험 점수를 27점 받아온 적도 있습니다. 이 사실을 카페에 올린 줄 알면 아이가 어떻게 생각할까 하고 걱정이 되지만, 참고하시라고 몇 자 적습니다.

그리고 상담위원 마다 생각이 다르고, 각 가정의 환경이 다르고, 특히 아이들마다 성격과 자질이 다르므로 어느 방법이 좋고 나쁘다 할 수 없음을 먼저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어머님께서는 ‘이대로 그냥 둬야 하는지’라고 말씀하시는데, 부모의 마음이 어찌 그리 됩니까, 무어라도 해야 하겠지요. 이런 애타는 부모의 마음을 안다면 애가 아니지요...^^ 그래도 어린 마음이지만 자기 스스로도 학원에 간다고 하는 걸 보니, 자기 성적이 나쁜데 대해 속상해 하고 있는 것 같으니 당분간은 성적 얘기를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우선 성적보다 어머님하고의 관계 개선이 먼저일 것 같습니다. 설령 아무리 공부를 잘 한다고 해도 부모와 관계가 멀어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제가 직접 경험한 예로 전교 1등하는 아이가 고교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자퇴한다고 해서 집과 학교가 발칵 뒤집힌 경우가 있습니다. 이 아이의 어머님은 말합니다. ‘아이가 내 곁에 없으면 무슨 소용이냐, 서울대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공부 못해도 나와 함께 밥 먹고, 차 마시고, 자전거 타는 아이가 좋다’고...

 

그리고 아이가 커가면서 부모님의 통제력은 점점 소멸되어 갑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와 아이의 역학관계가 어릴 때 ‘부모>아이’ 이던 것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부모=아이’의 시기를 지나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부모<아이’ 가 됩니다. 지금 사춘기는 아이와 역학관계가 ‘부모=아이’시기이고 곧 역전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 품안의 자식이지요. 어머님이 느끼기에 아이의 말이 거칠어졌다고 하는데, 그건 아이가 어머님하고의 역학관계가 변함에 따라 부모님으로부터 학습되어 온 언행을 그대로 되갚는 경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령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 소리치거나 심하게 혼을 내셨다면 아이는 같은 방식으로 부모님에게 대응을 할 것입니다. 다만 어려서 못 하던 것이 점점 자라나면서 나타나는 겁니다. 저도 아이에게 소리 지르고 매 든 거 지금 한참 후회하고 반성합니다. 이때 아이와 관계를 좋게 해놓지 않으면 아이의 말과 행동에 우울증마저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단 아이와 대화를 시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어머님의 걱정되는 부분을 아이에게 직접 말씀하세요. 예를 들어 책상 정리를 잘 하지 않는 아이가 있다고 합시다. 아이가 책상정리를 하지 않아 지저분하고 뭐가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을 것 같아 부모님이 아이에게 책상 정리를 깨끗이 하라고 하면, 아이는 혼날 때는 청소하는 척하다가 얼마 안가 금방 또 지저분해집니다. 왜 그럴까요? 부모님이 못마땅해 하는 아이의 책상에 대해 아이는 전혀 문제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 시각에서 정리정돈이 안되어 있는 책상이지만, 희한할 정도로 아이는 필요한 자기 물건을 잘 찾아 쓰곤 합니다. 물건 찾는데 어렵지 않은데 왜 정리를 해야 되죠? 그냥 부모님 맘에 안 드니깐?

 

이럴 때 아이에게 부모님 생각을 직접 전달해주는 방법을 씁니다.

“네가 책상 정리를 잘 안하면, 학교에서도 정리를 하지 않아서 엄마한테서 나온 버릇인 줄 알고 선생님이 엄마를 흉볼 것 같아 창피해”

아이가 이런 소리를 듣는다고 당장의 행동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이는 ‘왜 엄마가 내 책상 때문에 창피해하지?’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며 점점 행동 변화를 가져옵니다. 자기 스스로 ‘이정도로 하면 엄마가 창피해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될 때까지 변화를 합니다. 그래도 엄마의 요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이가 엄마의 말을 전혀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작은 문제들을 먼저 같이 해결하는 경험을 한 다음에 성적이나 진학 문제로 접어들면 좋겠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단순이 학원에 보내는 건 절대 적절한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학원에 보내서 문제 해결이 될 것 같으면 대한민국에서 아이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는 한 명도 없습니다. 왜? 학원 보내면 되니깐! 하지만 실제 그렇습니까?

 

문제는 아이가 어떻게 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인생을 살도록 해주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기대수명은 약 90세가 넘습니다. 80세만 산다고 가정을 해도 대학을 졸업하고도 약 55년을 살아가야 합니다. 긴 삶을 고려해볼 때 대학 1~2년 늦게 간다고 해서 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설령 아이가 어떻게 해서 성적이 좋아진다고 해도 위의 고민을 진지하게 하지 않으면 20대에 늦은 방황을 다시 합니다. 대학 졸업하고서도 전공 때문에 후회하는 사람, 1학년 때 반/재수 하는 아이들, 직장 2~3년 경험하다 이게 아니라며 그만두고 공부 더 하거나 외국에 나가는 사람들 많이 봤습니다.

 

가정과 학교생활에서 가족과 교우와의 사이가 원만하고 그 속에서 밝게 자란다면, 아이는 자기 정체성을 찾고 자기 이상을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곧 목표도 갖게 되겠지요. 그러면 공부 하지 말라고 해고 밤을 새워 공부를 할 것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모든 아이가 서울대를 가고 박사가 되는 게 아닌 현실을 인정한다면 우리 아이의 현실도 인정하셔야 할 것입니다.

 

저의 아이 영어 꾸준히 공부합니다만 점수를 목표로 제시하지 않고, 학생의 본분을 지킬 정도의 학습량만 요구합니다. 하루에 30분이든 1시간이든 그것도 본인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가끔 ‘오늘은 공부 했어?’, ‘할만해?’ 등의 질문만 던집니다. 학기 초에 아이 엄마가 담임선생님을 만나고 왔는데 아주 성격이 밝고 명랑하다고 전해주는데,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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