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초등 5학년 남자아이에요. 맞벌이 가정이지만 학원을 다니지 않아 집에서 문제집을 풀면서 지냅니다. 얼마 전부터 문제집을 안풀고서 다했다고 거짓말을 해 훈계도 하고 야단도 맞았지요. 그런데 며칠 전에는 답지를 보고 답을 베꼈음을 알았고, 본인이 좋아하는 만화책을 보고 싶어서 씻지도 않았음에도 샤워했다고 조금씩 거짓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엄마의 감시가 느슨하면 요령을 피우고 대충 얼버무리며 포기하거나 핑계 또는 거짓말을 합니다. 성실하고 양심적인 사람으로 자라기를 원하는데,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니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도록 아이를 더 감시하고 관리해야 할까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안녕하세요.^^ 아이의 공부 뿐 아니라 생활 태도로 인해 고민이 많으시죠?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가 공부를 잘하길 바라면서 그것 못지않게 성실하면서도 바른 생활태도를 바랍니다. 요령피우지 않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결국 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기대하면서요. 고민의 시작은 자녀의 변명과 거짓말에 대한 고민이었지만 이 고민은 사실 근본적으로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에 대한 고민입니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의 대화는 어떠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원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좀 더 공부를 많이 해주기를, 부모가 시키는대로 바른 생활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그 외의 자녀 모습은 못마땅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상태, 즉 공부에서든 생활에서든 부모가 자녀의 선택권을 제한한 상태에서 자녀가 부모의 선택지와 다른 것을 선택할 때, 부모는 자녀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화를 내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하기로 해놓고 왜 하지 않았느냐’고 혼내고 야단을 치게 됩니다. 더 나쁜 경우는 부모가 덫을 놓는 경우입니다. 자녀들의 공부 상태나 생활 태도를 점검할 때, 부모들이 자주 하는 실수입니다. 아이들이 안했거나 거짓말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 물어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이죠. 자녀가 혼날 만한 경우를 미리 예상해서 그 답을 유도하는 식으로 대화를 할 때, 자녀가 그 덫을 물면 그럴줄 알았다며 또 아이를 혼내게 되지요. 이런 경우가 반복되면 아이는 부모와의 대화에서는 늘 요리조리 빠져나갈 궁리만 하게 됩니다. 아이가 선택해야 할 부분을 타인(부모)이 결정하고 평가를 받는다면, 또 이렇게 답해도 혼나도 저렇게 답해도 혼나는 상황이 뻔히 보인다면, 아이는 계속 수동적으로 부모의 말에 끌려 다니면서 변명 내지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부모가 추궁하면 아이는 현재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변명을 하게 되고, 부모는 부모의 생각대로 아이가 하지 않았기에 아이의 행동을 ‘거짓말’로 인식하게 되는 일들이 반복됩니다. 거짓말이 좋아서 하는 아이들은 없습니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불가피하게 하게 되지요. 거짓말이 습관이 되지 않도록 자녀와의 대화를 바르게 이끌기 위해서는 부모의 태도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부모가 자녀의 입장을 이해하기 보다는 부모의 시각으로 자녀를 바라보니 뭐든지 못마땅하게 보이고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먼저 부모의 마음을 들여다보시고, 부모의 행동이 아이에게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는 행동을 하게 만들지 않았는지 생각하고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부모가 마음 속으로 의도를 품고 있지 않아야 아이들도 부모에게 솔직해집니다. 이 점을 늘 생각하면서 아이들과 대화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의 변명이나 거짓말을 접했을 때 부모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속마음을 먼저 들여다본 후 하나 하나 해결책에 접근해가보세요. 예를 들어 문제집의 답지를 베끼는 경우 부모의 속마음부터 들여다보세요. ‘이렇게 성실하게 안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습관이 안들어 공부를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벌써부터 답지를 베끼면 어려운 공부는 어찌 하려는지 불안하다’ 등 답지를 베낀 것에 대해 유난히 화가 나는 이유를 살펴보며 부모의 욕망을 인식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또 아이가 답지를 베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일지 자녀의 마음을 읽어보며 생각해보세요. 분량이 많아서인지, 아이의 실력보다 혹여 어려워서인지, 어렵다면 틀렸을 경우에 가해지는 부모로부터 받는 벌칙이나 꾸중이 두려워서인지, 당장 보고 싶고 하고 싶은 만화책이나 놀이 때문인지 등 그 원인을 찾아보세요. 그것에 따라 해결책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분량이 많았다면 아이와 상의해 문제집 분량을 정하시면 되고, 수준이 높은 문제집이라면 아이가 원하는 수준에 맞는 문제집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지요. 어떤 일이든 욕구와 원인을 정확히 아시면 해결책은 쉬워집니다. 공부에 대해서든 생활 방식에 대해서든 자녀에게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에서 우선 순위를 무엇에 둘 것인지에 대해서 이번 기회에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의견차가 있을 것이고, 그 의견차를 좁힐 수 있는 합의 과정은 아이에게 중요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부모의 의도 섞인 질문보다 솔직하게 상황에 대해 물어보면 아이들은 굳이 거짓말이나 변명을 하지 않습니다. 아이를 의심하고 다그치는 질문보다는 아이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주세요. 그리고 아이들이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대화를 충분히 해주세요. 아이들이 거짓말의 덫에 빠지지 않는 길입니다. |
Q. 초등 5학년 남자아이에요. 맞벌이 가정이지만 학원을 다니지 않아 집에서 문제집을 풀면서 지냅니다. 얼마 전부터 문제집을 안풀고서 다했다고 거짓말을 해 훈계도 하고 야단도 맞았지요. 그런데 며칠 전에는 답지를 보고 답을 베꼈음을 알았고, 본인이 좋아하는 만화책을 보고 싶어서 씻지도 않았음에도 샤워했다고 조금씩 거짓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엄마의 감시가 느슨하면 요령을 피우고 대충 얼버무리며 포기하거나 핑계 또는 거짓말을 합니다. 성실하고 양심적인 사람으로 자라기를 원하는데,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니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도록 아이를 더 감시하고 관리해야 할까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안녕하세요.^^ 아이의 공부 뿐 아니라 생활 태도로 인해 고민이 많으시죠?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가 공부를 잘하길 바라면서 그것 못지않게 성실하면서도 바른 생활태도를 바랍니다. 요령피우지 않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결국 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기대하면서요.
고민의 시작은 자녀의 변명과 거짓말에 대한 고민이었지만 이 고민은 사실 근본적으로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에 대한 고민입니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의 대화는 어떠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원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좀 더 공부를 많이 해주기를, 부모가 시키는대로 바른 생활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그 외의 자녀 모습은 못마땅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상태, 즉 공부에서든 생활에서든 부모가 자녀의 선택권을 제한한 상태에서 자녀가 부모의 선택지와 다른 것을 선택할 때, 부모는 자녀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화를 내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하기로 해놓고 왜 하지 않았느냐’고 혼내고 야단을 치게 됩니다.
더 나쁜 경우는 부모가 덫을 놓는 경우입니다. 자녀들의 공부 상태나 생활 태도를 점검할 때, 부모들이 자주 하는 실수입니다. 아이들이 안했거나 거짓말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 물어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이죠. 자녀가 혼날 만한 경우를 미리 예상해서 그 답을 유도하는 식으로 대화를 할 때, 자녀가 그 덫을 물면 그럴줄 알았다며 또 아이를 혼내게 되지요. 이런 경우가 반복되면 아이는 부모와의 대화에서는 늘 요리조리 빠져나갈 궁리만 하게 됩니다.
아이가 선택해야 할 부분을 타인(부모)이 결정하고 평가를 받는다면, 또 이렇게 답해도 혼나도 저렇게 답해도 혼나는 상황이 뻔히 보인다면, 아이는 계속 수동적으로 부모의 말에 끌려 다니면서 변명 내지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부모가 추궁하면 아이는 현재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변명을 하게 되고, 부모는 부모의 생각대로 아이가 하지 않았기에 아이의 행동을 ‘거짓말’로 인식하게 되는 일들이 반복됩니다.
거짓말이 좋아서 하는 아이들은 없습니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불가피하게 하게 되지요. 거짓말이 습관이 되지 않도록 자녀와의 대화를 바르게 이끌기 위해서는 부모의 태도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부모가 자녀의 입장을 이해하기 보다는 부모의 시각으로 자녀를 바라보니 뭐든지 못마땅하게 보이고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먼저 부모의 마음을 들여다보시고, 부모의 행동이 아이에게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는 행동을 하게 만들지 않았는지 생각하고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부모가 마음 속으로 의도를 품고 있지 않아야 아이들도 부모에게 솔직해집니다. 이 점을 늘 생각하면서 아이들과 대화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의 변명이나 거짓말을 접했을 때 부모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속마음을 먼저 들여다본 후 하나 하나 해결책에 접근해가보세요. 예를 들어 문제집의 답지를 베끼는 경우 부모의 속마음부터 들여다보세요. ‘이렇게 성실하게 안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습관이 안들어 공부를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벌써부터 답지를 베끼면 어려운 공부는 어찌 하려는지 불안하다’ 등 답지를 베낀 것에 대해 유난히 화가 나는 이유를 살펴보며 부모의 욕망을 인식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또 아이가 답지를 베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일지 자녀의 마음을 읽어보며 생각해보세요. 분량이 많아서인지, 아이의 실력보다 혹여 어려워서인지, 어렵다면 틀렸을 경우에 가해지는 부모로부터 받는 벌칙이나 꾸중이 두려워서인지, 당장 보고 싶고 하고 싶은 만화책이나 놀이 때문인지 등 그 원인을 찾아보세요. 그것에 따라 해결책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분량이 많았다면 아이와 상의해 문제집 분량을 정하시면 되고, 수준이 높은 문제집이라면 아이가 원하는 수준에 맞는 문제집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지요. 어떤 일이든 욕구와 원인을 정확히 아시면 해결책은 쉬워집니다.
공부에 대해서든 생활 방식에 대해서든 자녀에게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에서 우선 순위를 무엇에 둘 것인지에 대해서 이번 기회에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의견차가 있을 것이고, 그 의견차를 좁힐 수 있는 합의 과정은 아이에게 중요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부모의 의도 섞인 질문보다 솔직하게 상황에 대해 물어보면 아이들은 굳이 거짓말이나 변명을 하지 않습니다. 아이를 의심하고 다그치는 질문보다는 아이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주세요. 그리고 아이들이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대화를 충분히 해주세요. 아이들이 거짓말의 덫에 빠지지 않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