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토요일 오전. 의왕등대 모임 처음으로 화상회의 '줌'으로 만났다. 이우학교 교사 분을 초대했다. 직접 만나 뵈었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그래도 줌으로라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
거꾸로 캠퍼스와 같이 아예 학교라는 틀 밖의 대안교육도 있지만, 현재 이우 학교는 학교라는 형태 안에서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있다. 정확히 대안형 특성화 학교로 분류된다. 20년 전에는 왕따 문제가 심각했기에 '더불어 사는 삶'이 1기 비전이었고, 현재 2기비전은 공동체적 가치와 함께 '실험과 상상의 배움터'를 지향한다고 하셨다. 매력적인 말이다. 실험, 상상,공동체.
이우학교는 고교 학점제가 이미 시행되고 있어서, 학생이 원하는 과목은 최대한 개설해 준다. 그래서 한 교사가 3개의 교과목을 맡기도 한다고. 이우학교의 경우는 배움 자체를 목적에 두고, 아이들이 배우는 과정을 즐기기 때문에 등급이 안 나오는 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고 하셨다. 점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면 아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 고교 내신은 상대 평가라서 학생 수가 적으면 등급 받는데 불리해진다. 고교 학점제가 학생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취지는 좋지만, 결국 선택 인원이 적은 과목은 선택하지 않은 결과를 낳아서, 제도가 취지대로 운영되기 힘들 거라는 우려가 있다. 고교 학점제와 내신 절대평가는 함께 가야 한다는 건데, 그러다 보니 진행이 힘들다.)
이우학교와 잘 맞는 학생보다는 잘 맞는 부모님이 계신 거 같다는 말씀은 사전 질문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내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다. 중학교의 경우 체험활동이 많은 학교 정도로 생각하시는 부모님이 계시는데, 부모 스스로 각자의 삶에서 도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 스스로 대안적인 삶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병행될 때 학교와 잘 맞을 거 같다고 하셨다.
중1,2 학년은 핸드폰을 학교에서 수거를 하며 게임을 통해서 계급이 만들어지고 소외가 발생하는 문제는 심각히 보고 있어 강력히 제재. 학교 폭력은 거의 없고, 위기의 학생이라고 해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는 있다고 하셨다. 학교가 작아서 한 친구의 우울감이 전체에 전파된다고 하셨는데, 내 경험도 비슷하다. 학원에서 수업을 할 때 소수이기 때문에 한 학생이 전체 반 분위기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신입이 들어오면 잘 적응하도록 나름 신경을 쓴다.(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턱 없이 부족했지만) 다수의 아이들 속에 한 명으로 묻어가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개인의 개별성의 존중하려면 학급 정원이 소수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려면 말이다.
전수자로서의 교사가 아니라 연결사로서의 교사. 얼마 전에 학교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교육포럼에서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카운슬러로서의 교사. 어떤 방식으로 실현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교육으로 미리 배우고 오면 학교 수업이 재미가 없고, 수업을 독점하게 된다고 하셨는데. 그 ' 독점'이라는 표현이 귀에 꽂혔다. 공공재로서의 공교육을 바라보면, 수업 시간을 소수가 독점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이런 관점으로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가령 다수의 수포자들을 수학 시간에 자게 둘게 아니다. 그들에게도 의미 있는 수업을 제공해야 한다. 이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오랜 기간 요구해온 문제이기도 하다.
학부모님들 인문학 공부 모임 등을 꾸려서 진행하시는데, 그 일로 바쁘다 보니 아이들에게 신경을 쓸 시간이 없다고는 이야기도 전해 주셨다. 우리 학교도 외부 강사를 초대해서 동아리를 꾸리는데, 분명히 학교 공동체 구성원 안에서도 재능을 가지신 분들이 계실 테다. 학교 행사 기획도 아이들이 한다고 하니 그런 경험을 통해서 아이들은 기획력도 배우고 성취 감고 맛볼 수 있을 거 같다. 학부모와 학생이 모두 교육의 주체로 발전할 기회가 주어진 곳 같다
입시 자체를 위한 수업을 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대학을 안 가도 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는 말씀. 모순일까? 정규직인 교사가 비정규직인 될 학생에게 대학을 안 가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냐는 질문이 그 대답이 될까? 나는 수능 준비와 무관한 배움은 중요하지 않냐는 질문을 덧붙이고 싶다. 청소년기를 어떤 가치를 배우며 보낼 것인가는 나와 아이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와 연결된다. 나는 대안적인 삶을 위해 여러 시도를 도전해볼 마음이 있는가?
질문이 남는 만남은 매우 소중하다. 자신이 본 이우학교의 모습은 이러하지만, 다른 사람이 느끼는 이우 학교는 다를 수 있다는 말씀을 마무리로 덧붙여 주셨다. 동양철학을 공부하신 분 다운 말씀 같다. 귀한 이야기 나눠주신 이우학교 교사와 함께 해준 등대원들에게도 고맙다.
** 등대 모임 2년차에 후기를 거의 처음 쓰고, 등대원과 초대 손님에게 공개 했다.
마치 선물처럼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그것 또한 신기했다. ^^

5월 30일. 토요일 오전. 의왕등대 모임 처음으로 화상회의 '줌'으로 만났다. 이우학교 교사 분을 초대했다. 직접 만나 뵈었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그래도 줌으로라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
거꾸로 캠퍼스와 같이 아예 학교라는 틀 밖의 대안교육도 있지만, 현재 이우 학교는 학교라는 형태 안에서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있다. 정확히 대안형 특성화 학교로 분류된다. 20년 전에는 왕따 문제가 심각했기에 '더불어 사는 삶'이 1기 비전이었고, 현재 2기비전은 공동체적 가치와 함께 '실험과 상상의 배움터'를 지향한다고 하셨다. 매력적인 말이다. 실험, 상상,공동체.
이우학교는 고교 학점제가 이미 시행되고 있어서, 학생이 원하는 과목은 최대한 개설해 준다. 그래서 한 교사가 3개의 교과목을 맡기도 한다고. 이우학교의 경우는 배움 자체를 목적에 두고, 아이들이 배우는 과정을 즐기기 때문에 등급이 안 나오는 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고 하셨다. 점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면 아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 고교 내신은 상대 평가라서 학생 수가 적으면 등급 받는데 불리해진다. 고교 학점제가 학생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취지는 좋지만, 결국 선택 인원이 적은 과목은 선택하지 않은 결과를 낳아서, 제도가 취지대로 운영되기 힘들 거라는 우려가 있다. 고교 학점제와 내신 절대평가는 함께 가야 한다는 건데, 그러다 보니 진행이 힘들다.)
이우학교와 잘 맞는 학생보다는 잘 맞는 부모님이 계신 거 같다는 말씀은 사전 질문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내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다. 중학교의 경우 체험활동이 많은 학교 정도로 생각하시는 부모님이 계시는데, 부모 스스로 각자의 삶에서 도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 스스로 대안적인 삶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병행될 때 학교와 잘 맞을 거 같다고 하셨다.
중1,2 학년은 핸드폰을 학교에서 수거를 하며 게임을 통해서 계급이 만들어지고 소외가 발생하는 문제는 심각히 보고 있어 강력히 제재. 학교 폭력은 거의 없고, 위기의 학생이라고 해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는 있다고 하셨다. 학교가 작아서 한 친구의 우울감이 전체에 전파된다고 하셨는데, 내 경험도 비슷하다. 학원에서 수업을 할 때 소수이기 때문에 한 학생이 전체 반 분위기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신입이 들어오면 잘 적응하도록 나름 신경을 쓴다.(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턱 없이 부족했지만) 다수의 아이들 속에 한 명으로 묻어가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개인의 개별성의 존중하려면 학급 정원이 소수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려면 말이다.
전수자로서의 교사가 아니라 연결사로서의 교사. 얼마 전에 학교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교육포럼에서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카운슬러로서의 교사. 어떤 방식으로 실현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교육으로 미리 배우고 오면 학교 수업이 재미가 없고, 수업을 독점하게 된다고 하셨는데. 그 ' 독점'이라는 표현이 귀에 꽂혔다. 공공재로서의 공교육을 바라보면, 수업 시간을 소수가 독점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이런 관점으로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가령 다수의 수포자들을 수학 시간에 자게 둘게 아니다. 그들에게도 의미 있는 수업을 제공해야 한다. 이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오랜 기간 요구해온 문제이기도 하다.
학부모님들 인문학 공부 모임 등을 꾸려서 진행하시는데, 그 일로 바쁘다 보니 아이들에게 신경을 쓸 시간이 없다고는 이야기도 전해 주셨다. 우리 학교도 외부 강사를 초대해서 동아리를 꾸리는데, 분명히 학교 공동체 구성원 안에서도 재능을 가지신 분들이 계실 테다. 학교 행사 기획도 아이들이 한다고 하니 그런 경험을 통해서 아이들은 기획력도 배우고 성취 감고 맛볼 수 있을 거 같다. 학부모와 학생이 모두 교육의 주체로 발전할 기회가 주어진 곳 같다
입시 자체를 위한 수업을 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대학을 안 가도 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는 말씀. 모순일까? 정규직인 교사가 비정규직인 될 학생에게 대학을 안 가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냐는 질문이 그 대답이 될까? 나는 수능 준비와 무관한 배움은 중요하지 않냐는 질문을 덧붙이고 싶다. 청소년기를 어떤 가치를 배우며 보낼 것인가는 나와 아이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와 연결된다. 나는 대안적인 삶을 위해 여러 시도를 도전해볼 마음이 있는가?
질문이 남는 만남은 매우 소중하다. 자신이 본 이우학교의 모습은 이러하지만, 다른 사람이 느끼는 이우 학교는 다를 수 있다는 말씀을 마무리로 덧붙여 주셨다. 동양철학을 공부하신 분 다운 말씀 같다. 귀한 이야기 나눠주신 이우학교 교사와 함께 해준 등대원들에게도 고맙다.
** 등대 모임 2년차에 후기를 거의 처음 쓰고, 등대원과 초대 손님에게 공개 했다.
마치 선물처럼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그것 또한 신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