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등대모임 소식< 경기 광주검복리 > 지역모임 후기

구은정
2021-08-12
조회수 837

경기광주 검복리 등대모임 7월 두 번째 모임 후기


*일시: 2021. 7. 28. 수요일 밤 10시

*참석자: 6명(효맘,율맘,둥이맘,지형제맘,산맘,준설맘)

*주제: 『상냥한 수업』 책 읽고 나눔


한 명만 더, 한 명만 더 하다가 모임 후기 올리는 게 늦어졌네요.

우리 모임은 한 달에 두 번 격주로 금요일 밤 10시에 모입니다. 회원이 모두 남한산초등학교(남한산성에 있어요.) 학부모로 구성되어 있다는 게 특징이지요. 이번 모임에는 함께 모임을 하다가 큰아이가 남한산초를 졸업한 후에 서울로, 과천으로 이사한 엄마 두 분과 또 3학년 때 성남으로 이사한 엄마가 함께 참여해 주셨어요. 줌으로 만나도, 오랜만에 만나도 언제나 반가운 얼굴들입니다.

7월 첫 번째 모임 때는 7월 나눔 자료를 나누었고, 이번 모임에는 지난 6월 나눔 자료에서 소개된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의 『상냥한 수업』을 읽고 나누기로 하였습니다.

1부(여름방학 후 근황과 아이들 이야기)
책 나눔을 하기 전에 여름방학 시작하고 아이들과 계획했던 일들은 잘되고 있는지 별일 없었는지 서로의 생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〇 효맘(초6)- 아이는 선생님께서 내주신 과제로 수학 문제집 1권 풀기와 전과목 단원평가 문제집 1권 풀고 있어요. 교과서에 나오는 영어단어 외우기도 하고 있고요. 친정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아이와 함께 부산에 내려와 있어요.

〇 율맘(초5)- (2년 전 성남으로 이사함.)방학 과제는 없고, EBS 수업 동영상 강의 듣고 있어요. 엄마가 출근해서 집에 혼자 있는 동안 영상 시청을 1시간으로 제한하기로 약속했는데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만두게 하려다 보니 퇴근 후 아이의 동영상 시청 시간 때문에 화를 내고 큰소리를 치게 돼요.

〇 둥이맘(중2둘,초5,초4)- (2년 전 서울로 이사함.)애들이 틈만 나면 노트북, 태블릿을 들고 있으니 싸우게 돼요. 특히 화장실이나 벽장 속에 숨어서 하면서 엄마를 속이려고 하는 게 싫어요. 방학인데도 학원 과제만 겨우 하고 나면 모든 것이 끝난 듯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해요.(역시 어느 가정이나 스마트폰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군요. 참고로 남한산초등학교는 아이들이 휴대폰 사용이나 동영상 시청을 하지 않도록 하자는 학부모 약속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기 휴대폰을 갖고 있는 경우도 없어요. 졸업 후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그때부터 바로 휴대폰 사용 문제로 인해 아이들과의 갈등이 발생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게 돼요.)

〇 지형제맘(초5,초4)- 아이들이 엄마가 자기에 대해 얘기하는 걸 싫어하는데, 애들이 안 자고 있어 패쓰.

〇 산맘(초4)- 방학계획은 아직 세우지 못했고 한 가지는 약속한 게 있어요. 책을 읽고 학교에서 준 독서수첩에 책 제목과 지은이, 한 줄 감상평 쓰면 용돈을 적립해주기로 했어요. 책을 읽으면 됐지 왜 그런 걸 써야 하냐고 독서 기록의 의미를 전혀 공감하지 못한 채 목소리를 높이며 3년째 버티고 있는 아이가 드디어 반응을 보였어요. 책의 쪽수에 따라 아주 꼼꼼하게 용돈 액수를 함께 정했지요. 습관이 될 때까지는 강력한 유인책을 쓰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〇 준설맘(중2,초6)- (2년 전 과천으로 이사함.)대안학교 3박 4일 독서캠프에 다녀온 중2 큰아이의 반응이 좋았어요. 주제가 ‘사춘기’였고 찰흙 놀이, 그림, 연극, 독서토론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진행된 까닭인 듯해요. 수학 학원 끊고 나서 큰애는 좋아요. 방학 전 처참한 기말고사 결과가 있었지만 학원이 답은 아니에요. 학교에서 책으로 배울 수만은 없는 것이라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스스로 계획을 짤 수 있게 됐을 때 학원을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학교에 진급한 아이들의 일상에서 사교육 부분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실제로 맞닥뜨려야 할 일이니까요.

2부(『상냥한 수업』 책 나눔)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나 아이를 기르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한 분이 “담임 선생님께 선물로 사 드려야겠어요. 근데 싫어하시겠죠?” 하는 말에 엄마들 모두 고개를 끄덕끄덕. 부모로서는 그만큼 우리 아이도 이런 선생님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언젠가 우리 아이들이 이런 선생님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었겠지요.
각자 책을 읽으면서 마음과 생각이 머물렀던 부분을 낭독하거나 감상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〇 요형제맘(초3,초1)은 사정이 있어 오늘 참석은 못 했지만 우리모임 톡방에 올렸던 글을 전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했는데 밑줄 긋고 책에 메모를 못 하니 답답했다. 편하게 읽히는데 중간중간 마음을 콕콕 찌르고 기억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 그리고 1학년 야마구치 마사요가 쓴 시를 캡처해 올려주었어요.
인형은
백화점에서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나는 어디에도
팔지 않는다
온 세상에
나는 딱 한 사람
그런데 엄마는
나를 야단친다

〇 둥이맘-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따뜻함이었어요. 이런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은 참 행복하겠다, 부럽다는 생각과 따뜻하고 존경스런 선생님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교차하면서 전에 우리 아이들이 남한산초등학교에서 만났던 선생님들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읽다 보니 줄을 너무 많이 치게 되더라고요. 특히 소다 선생님 이야기에서 “어째서 그랬니? 이유를 말해봐라” 이 말이 마음에 남아요. 아이에게 말할 기회를 준 선생님. 상냥한 수업이란 변화를 할 수 있게 깨닫게 하는 것. 힘든 인고의 과정을 겪을 수 있게 하는 상냥함에 대해 공감했습니다.

〇 산맘- 제가 한마디 보태면 상냥함에 대해 139쪽에 6학년 한 학생의 예리한 의견 나와 있는데요, 하세가와에 대해 몸이 약하니 잘 돌봐주라고 한 선생님은 상냥하지 않다고 합니다. 이유는 뭔가를 함께하지 않으면 상냥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무척 공감되는 부분이에요. 우리 부모들은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해주시기를 바라고 또 그런 선생님을 뵐 때 고마워하는 걸 보면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아이들의 시가 많이 마음에 남았는데요. 51쪽에 나온 1학년 쓰카다 겐지의 <개>라는 시를 읽으면서 외톨이인 자신과 친구가 되어주는 개에 대한 사랑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냥 기분이 좋았어요. 1학년 사쿠다 미호의 <개>라는 시는 단 3줄. ‘개는 나쁜 눈을 하지 않는다’. 시 내용에 적극 동감합니다. 우리 사람들은 안 그렇잖아요. 효맘이 이 시에 밑줄 그었다며 격렬하게 동감해주셨습니다.

〇 효맘- 어린이시 잡지 <기린>을 만들었던 분들이 아이들이란 얽매이기 싫어하며 자유롭고 활발한 뿐만 아니라 섬세한 인간의 원형이라고 보았다는데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에 ‘어린이는 혼자서도 잘 굴러가는 바퀴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상통하는 말 같아요.
22쪽 <기린>에 실렸던 사와 마사히코의 ‘소’에 관한 글을 대하는 선생님의 태도를 보며 전에 계시던 남한산초 선생님들 생각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아이 하나하나를 봐주면서 글쓰기를 봐주셨던 부분이요. 부모는 아이들의 틀린 맞춤법을 보면서 선생님께 물어보곤 했죠. 두고 봐야 하나요? 고쳐줘야 하나요? 늘 믿고 조언을 구할 수 있었던 선생님들이셨죠. 우리 애가 내년 중1 때는 어떤 선생님을 만날까 궁금합니다. 감동적인 부분을 체크하다보니 책을 너무 많이 접어놓고, 밑줄도 많이 그었어요. 58쪽 1학년 아오야마 다카시의 <나만 남겨두고>라는 시를 읽어보고 마칠게요.
효맘이 첫 구절 ‘학교 갔다 오니까 아무도 없었다’을 시작으로 시를 낭송하는 동안 줌으로도 우리는 서로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걸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나만 남겨두고 가족이 모두 떠났다는 사실을 눈 앞에 보았을 때 아이의 마음, 점심값으로 받은 100엔을 아기가 돌아오면 주겠다고 장난감을 산 그 아이의 마음을 우리 같은 어른의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기를 쓰다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에서 나왔다는 어린이에 대한 정의가 궁금해서 제가 한번 찾아봤습니다만 어려워서 썼다가 지우고, 이 책 14쪽과 15쪽에 소개된 <기린>의 어린이관을 옮겨 적어보면서 우리 곁에 있는 어린이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눈과 마음가짐을 스스로 갖기를 바랍니다.

어린이, 그들은 당신에게 단순히 미숙한 존재가 아닙니다. 가장 완벽한 창조물이며 손상되어서는 안 되는 인류의 원형이었습니다.
어린이는 결코 쓸모없는 존재이거나 귀여운 애완물이 아니라, 인간의 일생에서 가장 풍요롭고 의미 깊은 노동을 하는 지적 노동자이자 인류 창조성을 보장하는 원동력입니다. 어린이는 낙천적이고 진취적이고 자유로운 존재이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마음에 평화가 깃들게 하는 사상가입니다. 이런 어린이들한테는 가르칠 것보다 배울 것이 더 많다는 점을 당신은 항상 지적했습니다.
-<기린>의 출판을 맡은 리론샤의 고미야마 료헤이씨가 러시아의 시인이자 어린이 문학가 코르네이 추콥스키에게 보낸 메시지-

이번 모임도 역시나 밤 12시를 넘겨 이틀 동안 만났습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다음부터 모임 시간을 30분 당기기로 했어요. 모임 시간을 기다리다가 피곤해서 깜빡 잠드시는 분도 계시고 아이들이 10시 전에 잠들기를 기다리는 건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아서요. 모임은 꼭 당일에 끝내는 걸로. 8월 모임은 노워리부모특강에서 만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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