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모가 행복한 '관계 레시피'! - 권혜연 선생님(더공감 교육연구소 소장)

11월 20일에 부모 자녀 관계 특강 ‘부모가 행복한 관계 레시피’가 시작합니다. 강좌를 앞두고 4주간 강사로 서는 권혜연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방학 레시피 – 관계 편’에서 깊이 있는 강의로 수강자들과 섬세한 만남을 가진 선생님.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까요? 


나성훈 (이하 ‘나’) :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권혜연 (이하 ‘권’) : 가족 소개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제 일 중 많은 부분이 가족에게 영향을 받아서요. 남편과 아들 셋과 살고 있고요. 큰 애는 초등학교 6학년, 둘째는 네 살, 막내는 돌이에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과 책에 관심이 많았어요. 국문과로 진학해서 교직 이수를 하다가 심리학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 상담을 공부하게 된 데에는 제 어려움을 해결하고 싶은 부분이 컸어요. 하지만 그런다고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더라고요. 이론을 배울수록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내 부모가 왜 이런 식으로 날 길렀는지 화가 나기도 하고요. 이런 마음을 한 10년 정도 가졌어요. 내 마음이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사티어, 융, 버텔링거의 이론을 공부하면서 삶이 많이 편안해졌어요. 


권혜연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부모로 살기, 어른으로 살기


나: 지금 계시는 ‘더공감 교육연구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권: 자기가 뭘 원하는지 스스로 공감하고, 타인도 배려하며 사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뜻으로 연구소를 시작했어요. 저는 가족 안에서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청소년들이 어떻게 자신을 알아갈 수 있을까 주로 고민해요.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건 모두 같잖아요. 공통된 목표 안에서 서로의 욕구와 바람을 인정하게 하는 방법을 연구해요. 제 경우에는 서로를 치유할 수 있는 문장을 발견하는 게 가장 중요한 작업인데 이걸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어요. 

나: 연구소를 통해서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권: 얼마만큼 또 어떻게 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아마 10년이나 20년쯤 후에도 이만한 작은 사무실에 있지 않을까 해요. 목표가 없는 게 제 특징이에요 (웃음) 

큰 애가 운동을 하거든요. 얘가 운동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당황해요. 왜 운동을 시킬까, 공부를 못하지도 않고, 부모가 안 시킬 같지도 않은데. 아이가 하고 싶은 걸 쭉 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요. 제가 상담한 친구들을 보면 부모님이 바라던 삶을 살다가 서른 쯤 되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살더라고요. 사람이 태어나서 스무 살까지는 숙제를 받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걸 못해서 생긴 분노, 원하지 않는 걸 할 때 생기는 불편감이나 감정의 덩어리 같은 숙제를 20세까지 받아요. 30세까지는 그 숙제가 내 문제인지 남의 문제인지 모르고 여기저기 부딪히며 다니고요. 서른 살이 되었을 때는 ‘아 이게 내 숙제구나’ 받아들이는데, 그렇지 못하면 마흔에 힘들더라고요. 허황한 꿈을 꾸기도 하고 주식이나 중년의 로맨스 같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요. 삶이 허무하고 내가 바라는 게 어떤 삶인지 몰라서 그렇거든요. 적어도 내가 어떤 숙제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살고 싶다는 걸 20대 30대 사이에 배웠어야 하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시기를 유예하는 같아요.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사람들이 멋있다고 하는 거 따라다니고, 인스타그램에 맛집 같은 거 올리는 일에만 골몰하고요…. 어른으로서의 책무에 대해서는 부담스럽게 여기는 거죠. 


더공감 교육연구소에서


나: 선생님이 부모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권: 요즘은 부모 역할을 배울 수 있는 주변 인물이 없어요. 저희 부모 세대만 해도 ‘큰언니나 오빠는 이렇게 했는데 더 나아졌데.’ 하는 케이스가 많았거든요. 요즘 젊은 세대는 그런 케이스가 없으니까 많이 불안해해요. 

제가 15년 전에 부모교육 시작할 때랑은 분위기도 많이 달라요. 그때는 부모 교육이라고 하면 대입, 아이 학습, 사춘기를 어떻게 잘 감당할지 같은 걸 많이 했어요. 2010년대부터는 아동기와 유아 교육에 다들 관심을 가졌고요. 지금은 생애 주기별로 자녀 발달에 따라 분화되어 있어요. 강의 분야도 다양해졌고요. 제가 관심 있는 분야는 부모 역할과 가족 역동 쪽이에요. 

나: 그게 말씀하신 사티어, 융, 버틀링거 같은 이론가의 연구 결과와 관련된 건가요? 

권: 네, 저는 주로 융을 통해 성찰을 많이 해요. 하지만 융의 상담 기법은 일반인이 개인적으로 깊이 들어가기에 어려운 점이 있어요. 사티어의 기법은 가족에 대해 쉽게 배울 수 있고 어느 정도 매뉴얼화된 부분이 있어요. 자기 직관으로 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사티어의 기법을 많이 사용해요. 버틀링거의 ‘가족 세우기’ 기법도 사용하는데요. 우리가 파동을 가지고 있잖아요. 부모가 소리 지르면 아이가 무서워하고, 부드럽게 얘기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 진동의 파동이 신체에 영향을 미쳐서예요. 이런 방법을 치료에 이용하는 게 신기했어요. 상대방을 어떻게 부르고 대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걸 그 자리에서 참가자가 볼 수 있으니까요. 

버틀링거는 눈동자를 마주 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게 약간 트랜스 상태를 유도하거든요. 이성적인 사고를 내려놓고 무의식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걸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눈동자에 집중하면 생각을 할 수가 없잖아요. 사람마다 눈빛이 다 달라요. 삶의 패턴이 눈동자에 담겨요. 눈동자를 보며 안쓰러움을 느끼기도 하고요. 버틀링거를 통해 제가 사람을 보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어요. 전에는 내담자나 부모님이 질문을 하면 내용을 이해하려고 애썼어요. 지금은 이 사람이 어떤 태도로 살아가는지 많이 봐요. 


부모가 행복한 ‘관계 레시피’ 


나: 이번 강좌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부모 자녀 관계는 주로 ‘갈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권: 다른 사람과는 갈등이 생기면 안 만나면 되잖아요. 아이와는 그러기 어려우니까요. 제 경우만 봐도, 아이가 한글을 7세에 배우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학교 가기 전 여름에 가르쳤거든요. ‘기적의 한글 학습’ 두 권을 공부하는데 ‘왜 부모와 자식 간에는 이혼 같은 제도가 없을까, 정말 짜증 난다.’ 생각했어요.(웃음) 아이와 나는 분리될 수 없으니까 이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압박감이 더 많이 생겨요. 또한 부모 자녀 간에 문제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나랑 똑같아서예요. 내가 보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자녀에게 올라오는 걸 수치스러워서 견디기 힘들어요. 자녀에게 못마땅한 점은 대부분 내 안에도 있어요. 

나: 저도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권: 점점 닮은 걸 보게 될 거예요. 예를 들어, 저희 집 큰 애가 아끼는 연필이 있는데 갑자기 그게 생각난 거예요. 그런데 연필을 못 찾으면 아무 일도 안 하고 계속 찾아요. 너무 답답하잖아요. 제가 어렸을 때 그랬거든요. 초등학교 다닐 때 엄마가 ‘미미’ 인형을 사줬는데 머리카락을 잘라보고 싶었어요. 잘랐더니 안 이쁜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는 바비 인형이 갖고 싶어졌어요. 학교 다닐 때 ‘바른 생활’이라는 교과가 있었잖아요. 바른 생활 책에서 ‘바’로 시작하는 모든 글자를 ‘바비 인형’으로 읽었어요. 하지만 그때 엄마가 제게 화를 낸 기억이 없어요. 엄마도 많이 참고 날 길렀구나. 물론 공부를 잘하길 바라셨고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는 화도 많이 내셨어요. 하지만 한 번도 나의 욕구를 윽박지르듯이 누른 적은 없어요. 제가 원하는 게 있을 때 하지 말라고 한 적도 없고요. 그 부분은 혜택을 많이 받은 거 같아요. 

부모 자녀 간에 문제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자녀는 내가 어떤 숙제를 덜 했는지 일깨워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화가 많이 나요. (웃음) 문제를 자녀 문제로 돌리는 한 절대 해결되지 않아요. 문제 있는 아이는 없어요. 대부분 다 부모의 숙제를 자녀에게서 발견하기 때문에 힘든 거니까. 정리해본다면 결국 잘 되려고 하는 거죠. 서로 성장하려고. 문제가 없는 상태는 죽은 상태거든요. 문제없는 하루가 어디 있어요. 살아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요. 부모 자녀 간에만 문제가 많은 건 못 헤어져서 고요. 


방학 레시피 '관계 편' 강의 중 (2018년)


나: 지난 ‘방학 레시피 ‘관계’ 강의에 이어 이번에는 4회 연속 강좌를 하십니다. 집단상담기법을 이용하신다고요?

권: 아무리 많이 배워도 집에서 실천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할 수 없는걸 자꾸 알려주기 때문이에요. ‘아이에게 친절하게 얘기하세요, 공감하세요.’ 그러는데 공감해야 하는 상황이면 보통은 부모도 상심한 상태일거든요.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이 따돌려요. 나 너무 힘들고….’ 이렇게 말을 하려면 부모가 안정된 상태여야 하는데 그러기 쉽지 않죠. 공감하는 거 자체가 너무 어려운데 공감하라는 건…. 돈 받고는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부모 자녀 관계는 그런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못하죠. 

부모 역할이나 목표는 개인마다 달라야 맞아요. 부모 역할의 다양성을 받아 들여야 해요. 지금은 부모 역할에 대한 신화가 있어요. 따뜻하고 인내심 많고 허용적이며 민주적이고 일관된 양육 태도를 유지하며…. 이런 신화는 우리를 누추하게 해요. 자신이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발견하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집단 상담 기법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이번 강의에서는 옛날의 나를 돌아보고 지금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살펴볼 거예요. ‘분노의 방아쇠’ 관련 강좌도 있는데 사람마다 화내는 포인트가 모두 달라요. 표현 방식도 다르고요. 분노를 느끼는 건 문제가 없거든요. 하지만 표출하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어야 해요. 자동으로 나가면 자존감이 떨어져요. 나를 통제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내가 어떨 때 폭발하는지 찾아보는 시간이 이 강좌에 들어 있어요. 각자가 다 주인공이고, 자기 이야기 안에서 스스로 풀어야 숙제이기 때문에 이런 집단 상담 기법을 이용하게 되죠. 


‘내 안의 분노 방아쇠를 찾아라!’


나: 강좌 제목 중 ‘내 안의 분노 방아쇠를 찾아라!’ 이 말이 참 인상적입니다. 

권: 저도 분노가 많았어요. 그때 융을 다시 공부했어요. 융도 프로이트가 학계에서 배제하면서 칩거하던 시기가 있거든요. 그때 융이 자기 내면 작업했던 책을 읽으면서 나도 내 분노가 왜 나오는지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분노에 이름을 붙여서 한동안 명상했어요. 융의 기법 중에 ‘적극적 명상’이라는 기법이 있는데 분노의 대상에 이름을 붙이고 물어보는 거예요. ‘너 왜 이렇게 나를 괴롭히냐, 도대체 어떤 존재냐….’ 이런 얘기를 글로 썼어요. 그러면서 알게 된 건 분노가 나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존재라는 점이었어요. 우리가 화를 표현하면 상대방이 멈추잖아요.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어쨌든 나를 지킨 거죠. 

내가 다른 행동을 못하고 분노에 휩쌓이는 건 상황 탓도 있지만 그동안 분노를 억압하고 쌓아만 두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때가 30대 중반이었는데 상담을 하면서 마음 다루는 일을 하고 훈련을 받았는데도 분노 표현할 때 수용하는 건 경험해 보지 못했던 거죠. 사람들은 상담하러 와도 분노를 잘 표현하지 않아요. 대부분 서러움이나 슬픔으로 표현해요. 남편과 싸우고 화낸 다음에 ‘너무 속상해요.’ 이런 식이 되는 거예요. 분노를 다룰 일이 별로 없어요. 그러니 피드백을 듣기 어렵죠. 분노가 어떤 상태에서 나오는지 알아야 하고요. 내가 분노하는 주제도 알아야 해요. 분노를 다루는 자기만의 방법도 찾아야 하고요. 생각보다 여러 가지를 해야 하는데요. 시간은 걸려도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저도 했으니까요. 

나: 많은 분들이 부모의 자존감이 아이와의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권: 자존감이 낮은 상태라고 해도 높이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게 중요해요. 나를 좋은 상태로 바꾸는 방법을 아는 부모에게서 자라면 자녀도 그런 걸 배울 테니까요. 

첫째 기를 때는 잘못한 점에 대해 설명을 해줘야 좋은 아이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둘째는 성격이 달라서 듣기 싫으면 울고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그러니까 위로를 하게 되는 거예요. ‘갖고 싶은 거 못 가져서 속상했지.’ 하면서요. 자기를 돌보는 부분에서는 작은 아이가 훨씬 잘 할 것 같아요. 힘들면 표현을 하니까. 큰 애는 조금 억울한 느낌으로 살아요. 그래서 요즘 신경을 써요. 위로받는 게 어떤 건지 알고 청소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서요. 힘들어 보이면 고생했다고 말도 자주 하고요. 

나: 첫째들이 많이 그럴 것 같아요. 

권: 첫째로서 가져야 할 책무와 어려움이 있고 막내의 어려움이 있어요. 그 부분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부모 역할이에요. 아무리 부모가 애써도 아이들이 갖는 설움을 어떻게 없애겠어요. 


나: 마지막으로 어떤 분들이 이 강의를 들으면 좋을까요?

권: 부모라면 들어서 불편한 내용은 없다고 생각해요. 자기 안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 공유하고 위로하는 자리니까. 삶이 빡빡하다 싶은 분도 그냥 멍하게 들으셨으면 좋겠어요. 부모 역할이 너무 무겁다 싶어도 들어보세요. 누구에게나 편안한 강의일 것 같아요. 

물론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니까 듣고 싶지 않을 수 있어요. 자기감정이 불편할 수 있고요. 하지만 시작하셨다면 힘을 내어서 끝까지 들으셨으면 좋겠어요. 만약에 너무 고통스럽다 하시면 그때야말로 ‘내가 나를 너무 돌보지 않았구나, 나를 잘 대해줘야 하는 시기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강좌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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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 신청하기 

http://bit.ly/36aWy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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