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발견] “엄마부터 잘 살아볼게!” 100인 강사 홍보라 선생님 인터뷰

홍보라 선생님을 처음 만난 건, 2015년 말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녀들 교육문제로 고민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막 알게 됐을 때 느끼는 해방감과 의욕으로 충만해보였던 선생님은 천안 지역모임 등대장을 맡고 계셨다. 2017년에는 단체의 활동과 가치를 알리는 ‘100인 강사’로 활동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강의에도 나섰다. 그때까지만 해도 주제는 ‘좌충우돌 양육 분투기’쯤 될까. 그러더니 2018년에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언제 책까지 쓰셨지? 글 쓰는 취미가 있으셨나? 반신반의하는 한편, 조금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듬해 2019년 천안에는 지역모임이 하나 더 생기고, 급기야 올해 초 2번째 책 <엄마 리딩>이 나왔다. 첫 책이 나온 뒤 ‘부모성장-자존감 찾기’라는 주제로 강의도 활발히 하신다니, 직접 이야기를 청해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5월 7일 천안에서 만난 홍보라 선생님은 약속 장소에 앉자마자 두툼한 스프링 노트 2권을 테이블 위에 꺼내놓았다.


채송아 (이하 채) : 아, 이게 뭔가요?

홍보라 (이하 홍) : 저를 소개하려면 이 노트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제 삶과 연결되는 부분을 묻고, 쓰고, 정리한 노트예요. 처음엔 육아서에서 제시한 해법을 무조건 따라하려고만 했어요. 근데, 제가 그 책을 쓴 사람이 아니고 제 아이도 책에 나오는 아이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정말 내가 도전할 수 있겠다 싶은 것만 추려내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필사만 하다가 내 생각이나 질문을 노트에 쓰기 시작했는데, 점점 재밌어지더라고요. 최근엔 제가 강의를 나가다보니 부모교육에 필요한 내용을 따로 정리하기도 해요. 이 노트를 만들어온 과정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 같아요.


외로운 육아의 탈출구를 찾아 나서다


채 : 책을 읽고 깨달은 바를 삶에 적용하기 위해 작은 습관 하나 바꾸는 것도 정말 어렵잖아요. 책 읽기를 통해 생활이 변했다는 증언이 책 곳곳에 나와있던데, 어떻게 가능하셨어요?

홍 : 제가 어렸을 때부터 뭐든 열심히 하려는 에너지가 많았어요. 공부도 열심히는 했어요. 방법을 잘 모르고 요령없이 열심히만 했던 게 문제지만요. 엄마가 되어서도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힘들기만 하고 잘 안될까 싶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감정 조절이 잘 안되고 아이들도 제 눈치를 보면서 불안에 떠는 걸 자주 목격했어요. 신랑도 내가 너무 잘하려고 하는 게 오히려 식구들을 힘들게 한다고 얘기하더라고요. 뭐가 잘 안되면 주변 환경 탓을 했는데,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어쩌면 나 때문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저를 믿고 지지하는 남편조차 그러니까 외롭고 공허함이 몰려왔죠.


남들 보기에만 그럴 듯하고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괴리감에 큰 아이 태아 때부터 읽어왔던 육아서들이 미워지더라고요. 책을 왜 읽는지 생각을 안하고 무조건 많이 읽으려고만 하는 걸 깨달았죠. 사람을 만나고 와도 외로웠어요. 동네 언니들도 좋지만 만나는 사람을 바꿔볼까 싶어서 동네 북카페에 있는 독서모임을 기웃거리기 시작했어요. 거기에서 책 내용을 손으로 필사하다보니 언제부터인가 마음이 조금씩 편해지더라고요. 힘이 생기는 것도 같고요. 책에 답이 있다고 하면 ‘교과서로 공부했다’는 말처럼 너무 뻔하게 들리겠지만, 책을 통해서 다시 탈출구를 찾은 셈이에요. <학원없이 살기>도 그 무렵 읽게 됐죠.


채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그 전부터 알고 계셨어요?

홍 : <학원없이 살기>를 읽고 알게 된 거예요. 큰 아이가 한글을 못떼고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담임 선생님이 엄마를 나무라시더라고요. 상심해 있던 중에 이 책을 읽게 됐는데, 엄마에게 뭘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책은 처음이었어요! 단체에 대해 궁금해져서 한동안 푹 빠져 살았죠. 단체에서도 사교육을 시키고 안시키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부모의 성장, 시민의식의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책에 소개된 지역모임이 천안에는 없냐고 본부에 여쭤보니까 모임을 원하는 지역 회원들을 모아볼 테니, 등대장을 해보라고 권하셔서 지역모임도 그때 시작했죠. 등대지기학교 강의도 듣고요. 겉도는 책 읽기에서 본격적인 독서로 변화하는 중에 단체를 만난 셈이에요.

채 : 주변 환경과 사람들이 바뀌니 삶도 바뀌신 거네요?

홍 : 동네에 있는 북카페 ‘산새’를 아지트처럼 드나들었어요. 오죽하면 사장님이 카페 한 켠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간을 만들어 주셨어요. 지역모임도 거기에서 시작하고, 아이들 파티도 매번 거기에서 했어요. 책을 읽고 나혼자 열심히 한다고만 되는 게 아니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람들을 만나면서 ‘아, 내가 바뀔 수 있겠구나. 여기에 발만 담궈놔도 변화할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느꼈어요. 전 등대지역모임을 단순한 친목모임으로 생각하지 않고, 내 직장처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거든요. 제가 이곳에서 얻는 게 있으니까 더 책임감을 가졌죠. 덕분에 천안지역모임 2기도 생겼고요.


‘이건 아닌데...’에 대한 대답이 있는 유일한 곳


채 :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으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 : 제가 어렸을 때부터 학원, 과외, 학습지를 많이 해봐서 효과가 없다는 걸 알았거든요. 부모님이 일하시느라 저를 학원에 맡겨놓다시피 하셨어요. 눈높이 선생님이 집에 초인종을 누르시면 하기 싫어서 책상 밑에 숨어 있었어요. 그때는 핸드폰도 없을 때니까 몇 분 지나면 가시거든요. 목적 없이 사교육만 받았던 거예요. 큰 아이가 원할 땐 학습지를 해 보기도 했는데 별 효과가 없더라고요.


채 : <학원없이 살기>의 어떤 점이 그토록 인상적이었나요?

홍 : 그 책이 우리 단체의 온라인 상담넷 사례집이잖아요. 전 그때까지 아이 행동과 엄마 역할에 대한 궁금증이 너무너무 많은데, 제가 본 책들 중엔 시행착오에 대해 얘기해주는 책이 없었어요. 제가 한동안 엄마표영어를 했는데, 엄마표 선배들은 매일 꾸준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만 해요. 하면서도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학원없이 살기>에는 ‘이건 아닌데’에 대한 실례가 있고, 대답이 있더라고요. 성공신화가 아니라, 현실고민에서 오는 위로가 있었어요.


채 : 그럼 이제 엄마표영어는 안하셔요?

홍 : 큰 애 초등 2학년부터 그만뒀어요. 잘 따라오는 것처럼 보였지만 아이가 클수록 엄마표공부 때문에 저랑 관계가 점점 나빠지는 게 느껴졌거든요. 그만두려니까 처음엔 아까워서 미치겠더라고요. 근데 그만두고 나니까 아이가 행복해하는 게 눈에 보였어요. 저도 이 이상 욕심내지 않으려고 내려놓기 연습을 해요.


채 : 내려놓기 연습은 어떻게 하는 거죠?

홍 : 저를 보기 시작했죠. 나부터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가졌어요. 잔소리가 나올 만한 상황이다 싶으면 일부러 아이 모습을 안보려고 노력했어요. 아이만 쳐다보고 있으면 오만 가지 생각이 드는 거예요. 분리시키려고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큰 아이는 저랑 애착이 강해서 더 그랬고요. ‘그래도 괜찮다,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예전에는 아이들이 놀 때 늘 옆에 있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떨어져 있어야 할 때도 있더라고요. 쳐다보지 말고 내 일을 하자, 그럼 정말 ‘쪼끔씩’ 좋아져요.


세상 밖으로 한 걸음씩


채 : 첫 책 <엄마, 세상 밖으로 나가다>에 보면 단체 활동을 한참 열심히 하시다가 EBS TV에 출연하신 계기로 크게 고무되신 경험이 있었는데요. 그때가 언제였나요?

홍 : 2017년 11월이었어요. 그때 확신했죠. “내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정말 좋아하는구나!” 집에서 아이만 키우다가 어느날 갑자기 <감정코칭>을 쓰신 조벽 교수님 옆에 앉아 얘기하는데,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대전 첫 출연 이후에 잘했다고 광주까지 출연섭외를 받고, 출연료도 많이 받았어요. 결혼하고 나서 스스로 처음 번 돈이죠. 그 몇 달 전에 사교육걱정 100인 강사 활동을 해보겠냐고 제의 받아서 시강할 때까지만 해도 계속 할 자신이 없었거든요. 근데, 방송출연 이후로 생각이 달라졌어요. 강의를 해야겠다 마음 먹고 나니 책 읽는 방식이 또 한 차원 달라졌죠.


채 : 책에서 읽은 지식과 깨달음을 사람들과 나눠야겠다는 목적을 갖게 됐네요.

홍 : 내가 사회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양육에 대한 관점도 좋아지더라고요. 그때까지 엄마로서 완벽하지는 않아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니까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좀더 여유롭게 대하기 시작했어요.


채 : 글쓰기는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홍 : 처음엔 아무 종이에나 욕을 되게 많이 썼어요. 다 엄마 탓이라고 하니까요. 늦게 들어오는 신랑 욕도 많이 쓰고요. 그러다 방문객은 없지만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아이와 내 삶에서 느끼는 메시지를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예전에 안보였던 것들이 점점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채 : 예를 들면요?

홍 : 가령, 둘째 아이가 벽지를 뜯었을 때 너도 소중한 걸 잃어보라고 아이가 아끼던 화분을 쓰레기통에 버렸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여기에서도 화분이 다시 살 수 있을까요?’ 하고 쓰레기통을 계속 바라보더라고요. 예전 같았으면 그런 행동마저 짜증스러웠을 거 같아요. 그런데, 그때 아이의 마음, 엄마에 대해 느꼈을 두려움 같은 걸 마음 속에서 정리하다 보니까, 아이 마음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 같았어요. 그런 마음을 글로 쓰다보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에 머물러 있게 돼요. 그리고나서 더 건강한 엄마가 되는 것 같고요. 글 안에서 복잡한 게 풀린다고 해야 하나.

어떤 사건에 대해 글을 쓸 때는 ‘그 사건이 일어난 상황, 거기에 따른 내 생각, 아이는 어땠을까’ 이 세 가지를 빼놓지 않고 써요. 예전엔 사건이 뭉텅이로 확 들어왔다면 글을 쓰기 시작한 뒤에는 한결 정리가 되는 걸 경험했죠.


그러다가 <내가 글을 쓰는 이유>라는 책을 쓰신 이은대 선생님의 글쓰기 강의가 대전에서 열린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책이라 참가하고 싶어서 잠이 안오더라고요. 그 수업에서 글 잘 쓰는 법을 알려주진 않았어요.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는 동기부여를 해줬죠. 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매일 써보라고 하니까 저도 일단, 매일 썼어요. 첫 책 원고를 35일만에 썼어요. 잘 쓰려고 한 것도 아니고 독자에게 유용한 노하우를 주려고 한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제 삶을 정리한 거예요. 그런데, 정말로 글쓰기 이후에 실제 제 삶이 많이 좋아졌어요.


채 : 어떤 점이 좋아졌다고 느끼셨어요?

홍 : 처음엔 글쓰기 하면서 많이 울었어요. 어릴 적 이야기도 쓰고, 내 엄마에 대한 생각도 쓰고, 삶이 대단히 바뀐 건 아니지만, 정말 차분해졌어요. 확신했죠. ‘나부터 잘 사는 게 맞구나!’ 그리고 나니까 글 쓰는 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이런 재미를 나는 서른일곱 살에 알았는데, 8,9살 어린 아이들한테 뭘 자꾸 찾으라는 거지? 내가 아줌마가 돼서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가는 것처럼 아이들도 그럴 수 있는 거잖아요. 전 언제부터인가 애들한테 네가 하고 싶은 걸 찾으라는 말도 안해요. 그 말이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안맞는 거 같거든요. 전 ‘지금’ 가장 열심히 살면서 인정받고 있는 거 같아요.


읽고, 묻고, 쓰다, 그리고 나누다


채 : 책 모임처럼 글쓰기 모임을 하진 않으셔요?

홍 : 글쓰기 모임은 따로 없지만, 글은 계속 써요. 지금 쓰는 이야기는 ‘엄마의 선물’이란 제목으로 딸에게 쓰고 있어요. 큰 아이가 엄마를 되게 좋아해요. 이제 6학년이라 조만간 첫 월경 시작할 때 선물로 주려고요. 딸 아이가 유독 엄마 바라기 하는 이유, 엄마표했던 이야기, 몸의 변화에 대한 마음가짐, 사랑한다는 건 무엇이고, 너와 어떻게 살면서 서로 성장했는지 추억을 돌이켜보고, 제가 딸 아이만할 때 이야기도 한 챕터 썼어요.

제가 요즘 주력하는 일은, '삶에 적용하는 책 읽기' 수업을 운영하는 일이에요. 책을 읽고 필사노트를 써서 온라인으로 인증하는 온라인 모임인데요. 제가 운영하는 1인기업 ‘the나다움’의 주제가 ‘치유, 성장, 꿈찾기’거든요. 그 주제에 맞는 책을 선정해서 필사를 하고요. 거기에 대한 자기 생각을 써요. 매일매일 한 페이지씩 쓰는 12주 과정을 같이 해요. 그때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쓰고요. 읽는 과정에서 떠오른 자기 생각이나 질문은 포스트잇으로 노트에 따로 붙여요. 책 읽기든 필사든 자기한테 적용해야 하니까요. 어떤 책에서 ‘엄마가 성장해야한다’고 말한다면, ‘왜 성장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만들어요. 거기에 대해서 내 생각을 적죠. 어떤 분은 6장 읽는데 3시간이나 걸려서 충격 받으셨대요.


채 : 엄마들에게 반응이 좋은가요?

홍 : 전 이 프로그램이 이렇게 인기 있을 줄 몰랐어요. 주로 제 블로그에 홍보했는데 삶에 적용하는 책 읽기를 하고 싶은 분이 많더라고요. 비용은 3달에 9만원이에요. 모이신 분들도 다양해요. 양산에서도 참여하시고, 미국에 사는 분도 계셔요. 두 번째 책 <엄마 리딩>이 1월에 출간됐는데 각종 오프라인 모임이 다 취소돼서 온라인으로 열었죠.


또다른 프로그램은 ‘에너지버스’라고 6주 과정인데 자존감찾기를 목표로 하는 집단 상담 프로그램이에요. 제가 심리상담사가 아니니까 본격적으로 상담을 내세울 순 없고요. 북카페에서 만난 언니들이 한 번 해보자 해서 처음엔 커피 값 5천원만 받고 했어요. 그러다가 계속 지인들을 소개해 주다보니, 3회부터는 본격적으로 체계를 갖춰 시작했죠. 이 프로그램은 6회에 12만원인데, 어떤 엄마는 통장에 이체내역 남겨서 남편 눈에 띄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하얀 봉투 안에 현금으로 주시는 거예요. 또 다른 분은 남편 월급 날이 돼야 낼 수 있는데, 먼저 들어도 되냐고 하시는 분도 있고요. 엄마들이 아이 학원비는 몇 십 만원씩 쓰면서, 자기 계발하는데 12만원 쓰는 게 이렇게 어렵다는 걸 아니까 더 열심히 하게 돼죠. 엄마들은 잘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못하시는 거 같아요.


채 : 블로그와 지역 북카페만으로 홍보했는데,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온다는 게 신기하네요.

홍 : 블로그 홍보에 대한 강의도 찾아서 들었어요. 유튜브도 보고, 책도 보고. 무작정 한다고 사람이 찾아오진 않으니까요. 아직 자리잡았다고 할 순 없고요. 100인강사 선생님들께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을 이용해서 강의해보자고 제안했던 것도 제 생각인데 뭐든지 새로운 시도를 해 봐야해요. 우리를 먼저 안찾아주거든요. 제가 누구인지 자꾸 보여주는 수밖에 없어요. 우리 단체에서도 운동을 전개할 때 좀더 적극적인 발상의 전환을 해보면 좋겠어요.


채 : 첫 책은 선생님 이야기를 봇물 터지듯이 쏟아내면서 ‘나만 이런 거 아니죠?’라고 외치는 거 같았어요. 두 번째 책은, 문장이 훨씬 다듬어지고 구성도 더 짜임새 있어졌어요. 주제도 분명하고요.

홍 : 첫 책 쓰고 나서 문장력에 대해서도 공부했죠. 두 번째 책은 아무래도 더 신중을 기하게 되잖아요. 첫 책 내고 나서 창업했으니까, 책을 읽어도, 글을 쓸 때도 ‘치유, 성장, 꿈 찾기’라는 주제에 필요한 글감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구성하게 됐죠.

제목도 원래 <엄마 리딩>보다 <밥할 시간인데 책 읽고 싶다>로 하고 싶었어요. 진짜 밥할 시간이 됐는데, 읽던 책을 멈추고 싶지 않은 거예요! 지금 쌀을 안앉히면 애가 태권도장 가기 전에 밥을 못먹거든요. 그 마음을 제목으로 하고 싶었는데 출판사에서 너무 자극적이라고 말리시더라고요.


‘괜찮아, 안해도 돼’


채 : ‘부모성장-자존감 찾기’라는 주제로 단체에서 100인강사로 활동하고 계신데 마음이 남다르실 거 같아요.

홍 : 나같이 외롭고 방황하는 엄마를 많이 만나고 싶어요. 괜찮다, 나는 더 심했다, 지금은 한때 잘 나갔던 엄마표도 안하고 있지만, 그런 것쯤 안해도 괜찮다 얘기해주고 싶어요. 우리나라 육아는 자꾸 뭘 하라고만 하고, 좀 더 힘내라고 하지, ‘괜찮아, 안해도 돼.’라고 말해주는 데가 없는 거 같아요. 두 발 정도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당연히 우리 단체를 알리는 게 최우선이고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만난 건 제 삶의 터닝포인트이기 때문에 제 강의에서 단체 이야기는 빠질 수가 없죠. 우리를 지켜줄 안전한 울타리가 있다, 무언가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까 힘을 내자고 전해드리고 싶어요.


채 : 자녀들에게도 변화가 느껴지시나요?

홍 : 애들은 원래 그러한 애들인데, 제가 몰랐다가 발견한 게 아닐까 싶어요. 아이들이 자기 얘기를 더 잘하게 된 거 같기도 하고요. 예전에 자기 생각을 말로 잘 못하고, ‘예, 괜찮아요, 알겠어요.’ 그럴 때가 많았죠. 아이가 주변에서 ‘엄마가 공부에 대해서 강요하지 않으니 좋겠다’는 얘길 많이 들어요. 애 스스로도 느끼고요. 지역모임 갔다오면 엄마 얼굴이 되게 밝다고 그러거든요. 가끔 제게 ‘엄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모임 갔다와야할 거 같아’라고 말하기도 했죠.


채 : <엄마 리딩>에서 이 구절이 인상적이었어요. “식탁과 맞닿은 한쪽 벽에 책을 세워두어도 작은 책장이 된다. 한권만 있어도 책을 읽는 그곳이 서재가 된다. 그곳이 나는 식탁이었다. 행주에 물을 묻혀 깨끗이 닦고 물기가 마르기 전에 앉자.” 변화의 돌파구가 됐던 책읽기 경험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기분좋은 권유를 받는 느낌이 든달까요?

홍 : 물이 마르기 전에 앉아야 마음이 변하지 않으니까요. 엄마 성장을 주제로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제 경험이 특별할 건 없지만, 딱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실행력’이에요. 제가 뭘 잘하고 뛰어난 건 아니고 특별한 고생을 한 것도 아니잖아요. 단지 뭐가 하고 싶다면 바로 행동에 옮겨요. 그 점이 저 스스로에게도 참 감사해요. 일할 때 강점으로 작용하더라고요. 제가 이것저것 다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시겠지만 사실, 모집 안돼서 묻힌 수업도 많아요.(웃음)


행복한 진로, 스스로공부법, 올바른 미디어 사용 등 우리 단체의 인기있는 강의 주제에 비해 홍보라 선생님의 ‘부모성장-자존감 찾기’는 강의 요청이 자주 들어오는 편은 아니다. 아이들 학원비는 수십 만원씩 쓰면서 나를 위한 12만원은 흰 봉투에 따로 담아오는 풍경과 비슷한 이유다. 그럼에도 홍보라 선생님의 강의를 만난 또래 부모들은 모두 내 이야기 같다고 박수 치며, 울고 웃는다. 부모인 나부터 책 읽고 공부하는 삶을 먼저 살아보자고 내미는 홍보라 선생님의 손을 잡아본다. 그리고 집에 가서 아이에게 말해봐야지.


“엄마부터 잘 살아볼게. 너도 네 인생을 잘 살리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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