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탈출] 서울, 뭐 있나요? 사람만 많고.

지난 4월, 울산의 김복만 교육감이 학교시설 공사와 관련해 특정업체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상상을 초월하는 비교육적인 행태로 수 년 전부터 시민단체와 언론으로부터 강력한 지탄을 받아왔던 김복만 교육감이
아직도 자리를 보전하고 있단 말인가. 새삼 믿기지가 않아서 2015년 줄 세우기 실태 토론회 자료를 찾아보았다.
‘일제고사 전국 1위 목표’를 선포한 이후, 점심시간을 20분으로 줄여 강제자습을 시키고, 컨닝 해도 안잡는다는 말을 흘렸다.
울산 관내 학교들 간 서열을 매기고, 학력향상을 빌미로 학원비 인상을 약속하는 것은 물론, 12시 학원 심야 교습을 찬성하는 등
노골적으로 학원을 지원한 그의 파행을 고발한 현장에 울산 지역 김춘희 회원님의 생생한 증언이 있었다.    

울산 교육청의 줄 세우기 교육 규탄 기자회견 중 (2015년)

울산 교육청의 줄 세우기 교육 실태 분석 긴급 토론회 후 회원들과 함께. (2015년)


채송아 (이하 채) : 2015년에 증언하신 울산 시내 학교와 교육감의  비교육적인 행태가 어마어마하던데, 직접 겪으신 건가요?
김춘희 (이하 김) : 저를 포함한 지역모임 회원들이 직접 겪은 팩트를 모은 거예요. 일이 커져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본부에서 
내려오셔서 울산에서 줄 세우기 행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보낸 날은 하루 종일 손이 떨렸어요. 
게다가 아이와 학교가 걸려 있는 문제라 애가 하지 말라고 하면 안하려고 했어요. 

“누군가는 손해를 보더라도 이렇게 나서야 교육이 바뀐다.”고 말했더니 나가서 이야기하라고 아이가 저에게 용기를 줬어요. 
“보도가 나가면 아이가 다칠까봐 걱정이 됩니다.”는 제 말에 송인수 대표님이 
“아이를 건드리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라고 강력하게 말씀해주셨죠. 
언론보도까지 됐는데도, 그동안 워낙 비리가 많았던 사람이라 시민단체랑 하루 이틀 싸운 게 아니었나 봐요. 
무대응 전략인지 너무 조용하더라고요. 
그런데, 수년 동안 싸워도 꿈쩍도 안하던 사람을 이번에 서울검찰청에서 뇌물죄로 덜컥 구속시킨 거죠.  

“해가 질 때까지 놀 수 있는 시절을 물려주고 싶어요.”

김춘희 회원님은 지금 대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6학년 이렇게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
작년 연말 '사교육 탈출, 길을 찾다 길이 된 사람들(이하 길찾사)’ 강좌에서 대학생이 된 큰 딸을 키우면서 길을 찾으려다
도리어 길을 잃었던 경험과 별다른 기대도 희망도 없이 의무적으로 다닐 법한 공교육 당사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작은 일이라도 시정해나간 경험을 들려주었다. 특히 딸의 대학교를 선택할 때 내가 사는 곳에도 할 일이 많으니 지역 대학으로
진학할 것을 권하고 딸도 이를 실천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올해 부산대학교 건설융합학부에 진학한 딸 윤시연 씨와 엄마 김춘희 회원님을 만나러 울산을 찾았다.  

'길을 찾다 길이 된 사람들' 강연 중인 김춘희 선생님. (2016년)


채 : 처음부터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게 싫으셨어요?
김 : 큰 애가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영어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는데, 4학년 때 학원 가방 속에 있던 챕터 북을 읽어보라고 했더니 
못읽는 거예요. 학원에 처음으로 전화를 했는데 집에서 엄마가 봐줘야 따라간다며, 다른 애들은 잘한다고 방어적인 자세로 
얘기했어요. 학원에 보내면 잘 되겠지 하는 막연한 믿음은 허상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당장 그만두고 엄마표영어 모임에 나갔다가 서미경 선생님을 만났는데, 거기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소개해주셨어요. 
아이를 학원에 보낸들 수동적인 공부습관에 빠질 테고, 정작 그 시절에 누려야 할 것들을 학원에 반납하는 삶에 대한 문제인식이 
생긴 거죠.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무엇을 시킬 것인가가 아니라,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막내는 놀다가 해가 져야 집에 오는 아이예요.
 “엄마, 나 실컷 놀았는데, 아직 날이 환해.”하면서 가족 중에서 계절의 변화를 제일 민감하게 받아들여요. 
저는 아이가 그런 삶을 살게 하고 싶어요. 

길을 찾다 도리어 길을 잃고 헤매던 날들

채 : 그럼 더 이상 불안하지 않으신가요?
김 : 불안하죠. 다만 대한민국에 살면서 사교육을 안 시키는 건 사교육을 시켰을 때 피해가 더 많다고 느껴서예요. 
어차피 모든 사람이 자기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 안에서 사는 건데 기회비용 측면에서 사교육 받을 시간에 다른 걸 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사교육 시켰을 때 효과가 없다고 말하고 싶진 않아요. 입시 현장에서 아이에게 닥친 경쟁에 목표를 
둔다면 불안하겠지만,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인생 전체를 생각했을 때 사교육 안 시키고 자유를 주는 게 훨씬 나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인생의 목적을 어디에 둘 것이냐의 문제지, 다른 사람의 목표와 욕구를 부정할 필요는 없잖아요. 
오히려, 그들의 목표를 다른 쪽으로 돌릴 수 없을까를 생각해 보게 돼요.

"대한민국에 살면서 사교육을 안 시키는 건 사교육을 시켰을 때 피해가 더 많다고 느껴서예요."


채 :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을 잃었던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김 : 학원에 안보내고 교육하는 건 좋은 방향인데, 아이가 직접적으로 겪어야 하는 고통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었어요. 중학생이 되면서 모르는 걸 학교 선생님께 질문하면, 선생님이 한숨을 쉬면서 
“지금 시연이가 질문한 거, 모르는 사람 손 들어봐.”하고 물으시는데, 아무도 손을 안들어서 창피했다는 거예요. 
한 번은 아이에게 선행교육금지법 서명을 하자고 권했더니, 친구들은 학원에서 선행을 다 해가지고 오는데, 
학교 방과후 수업에서마저 선행교육을 안해주면 자기만 더 힘들어진다고 말할 때 제가 현실을 외면하고 살았다는 걸 깨달았죠. 
학교 현실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너무나 다르게 돌아갔어요.  


김춘희 회원님과 딸 윤시연 씨.


채 : 시연 씨는 중학교 때부터 수학학원에 다니고 싶어 했는데 엄마가 가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이해가 되던가요?
윤시연(이하 윤) : 주변 친구들만 봐도 학원에 중독된 것처럼 보였으니까 이해는 됐죠. 공부 안하면서 몸만 왔다갔다 하는 
애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도 내가 다니면 안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었어요. 
계속 학원에 다니고 싶어 했는데, 중3 말에 드디어 허락해주셨어요. 
학원에서는 저랑 진도 맞는 사람이 없어서 반을 따로 만들었어요. 정규수업 이전에 오라고 해서 보충도 하고요. 
그렇게 열심히 가르쳐주시던 선생님이 그만두셔서 1년 만에 다른 학원으로 옮기니까 거기는 학생들을 방치하는 거예요. 
그런 학원은 나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이제까지 학원 다니면서 내신 성적이 올랐으니까 성적이 떨어질까 봐 
무서워서 그만두질 못했어요. 학원에 다니면 의지하는 마음이 생겨서 학원의 노예가 된다는 엄마 말을 실감했죠.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 봐야 한다고, 2년 여간 이 학원 저 학원을 다닌 경험을 통해 아이는 학원의 실상을
깨달았다. 공부에 대한 동기와 실천력이 있을 때 학원에서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이제 막 입시를 통과한 시연 씨는 결국
‘공부는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엄마에게 말한다.

“서울에 간다고 뭐가 특별한 게 있나요?”

채 : 부산대에 갈 성적이면 인서울할 수도 있고, 보통 지방 학생들은 서울에 대한 동경이 있던데, 부산대에 진학한 이유가 있나요?
윤 : 저는 처음부터 서울보다 경북대나 부산대 같은 국립대를 목표로 했어요. 똑같은 수준이면 더 많은 돈을 들여서 서울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 서울에 간다고 제게 특별히 유리한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집이 울산이니까, 울산대도 썼어요. 

“서울에 간다고 뭐가 특별한 게 있나요?”


김 : 그 부분에서 아이랑 부모가 뜻이 맞았어요. 
“네가 굳이 서울에 있는 대학 나와서 그곳에서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가야겠지만, 울산에서도 할 일이 많다. 
그리고 대학교 다니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는 건 이 사회의 잘못된 문화다. 
서울에 갈 실력이 되면 지방 국립대를 가는 게 어떠냐. 
그리고 세금 덕택에 등록금 적게 내고 다니게 되면 사회에 환원을 하면 좋겠다.”고 얘기했어요. 

"굳이 서울에 있는 대학 나와서 그곳에서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가야겠지만, 울산에서도 할 일이 많다...."


윤 : 저도 엄마랑 생각이 비슷해요. 제가 서울에 별로 욕심이 없었어요. 사람 많은 거 별로 안좋아하고 (웃음) 
서울에 몇 번 놀러가도 그렇게 좋은 줄 모르겠더라고요. 지금은 학부라, 2학년 때 토목공학을 전공할 계획이예요. 
아빠가 건설업계에서 일하시는데, 엔지니어라는 자부심이 있으셔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나 다리를 만든다거나 댐을 만든다거나, 그런 일 하시면서 보람이 있다고 하시니까, 호감이 생겼어요. 
공대 공부가 정말 어려운데, 적성에는 맞는 거 같아요. 

김 : 보통의 부모들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 너는 하지 마라.”하기 쉬운데, 애 아빠는 이런 일이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한편으로 사회 기반시설을 건설하면서 환경을 파괴하는 부분에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죠.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건설이 이루어지려면 이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정책 전문가가 되는 게 좋다고 아이에게 권해요. 무지개를 찾아 떠났는데, 
고향에 돌아와 보니 바로 거기에 무지개가 있었다는 동화처럼 자기가 사는 지역에도 할 일이 많아요. 
아이들에게도 “수처작주(隨處作主), 네가 서 있는 그 자리에 일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주인 되는 삶이다.”라고 말해요. 
인재들이 다 서울로 올라가면 지방은 누가 발전시키겠어요. 
이런 말 자꾸 하면 애들은 듣기 싫을 텐데,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법을 가르쳐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춘희 선생님은 길찾사 강좌에 강의자로 서서, 학교의 불편부당한 관행에 대해 직접 호소하고 시정한 사례들을 여럿 들려주었다.
인권조례가 지정된 지 오래임에도 학교에서 발생하는 폭력적인 언행에 제대로 된 항의 한 번 내보지 못한 나는, 부당하다고 생각될
때마다 직접 연락하는 엄마는 물론이고 이를 말리지 않고 지켜본 딸의 담대함마저 부러웠다. 강좌에서 들려준 사례를 지면에 다시
옮겨본다.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울산 공청회 전 거리서명 중인 김춘희 회원님. (2016년)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참해주세요." (2016년)


김 : 등대지역모임을 하면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추진하는 여러 교육 이슈에 참가할 기회가 많잖아요. 
단체에서 일하는 방식을 보면서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상대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 배우는 계기가 됐어요. 

한 번은 학교에서 배지(badge)가 과도한 액세서리 착용이라면서 세월호 배지 착용도 금지하는 지침이 1년 전에 내려졌대요. 
그래서 교장선생님께 전화해서 아이들이 측은지심을 배울 수 있게 배지 착용을 허용해달라고 말씀드렸더니, 허락이 됐어요. 
다른 엄마들은 그해에 교장선생님이 바뀌어서 교칙이 바뀌었나보다 생각하시기에 “제가 전화해서 건의했어요.”라고 
굳이 밝혔어요. 왜냐하면 뭔가 이렇게 바뀐다는 것을 알아야 엄마들도 용기를 얻을 수 있잖아요.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사회운동이라 생각해요.

또 한 번은 매점에 가서 빵을 사먹는데 그 빵을 다 먹을 때까지 2학년 선도부가 3학년들을 감시한다는 거예요. 
교실에 음식물을 갖고 들어가서 부스러기가 떨어지면 쥐가 나온다고요. 이런 문제는 학교에서 규정이라 어쩔 수 없다 할 테니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선생님 입장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고3이라 공부하는 것도 힘든데 배고파서 먹는 빵을 후배 선도부가 20분 동안 쳐다보면 
아이가 받는 느낌이 어떻겠어요. 학교에서 아이들 학력을 높이려고 노력하시는데, 그런 일을 당하고 교실에 돌아오면 기분이 
나빠서 공부에 집중이 될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선후배 사이에 관리하고 감시하는 관계보다 자발적으로 규칙을 지키는 문화를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죠. 
처음에는  방어적인 자세로 말씀하시더니 “잘 알겠습니다.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하셨어요. 
이런 얘기를 잘못하면 감정적으로 변해서 학교에서도 주도권을 안 놓치려고 할 텐데, 감정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활동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감정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활동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웃는 모습이 비슷한 모녀.


채 : 시연 씨는 엄마가 학교에 전화하는 걸 보면서 부담은 없었나요?
윤 : 처음에는 진짜 무서웠어요. 중학교 때는 어느 선생님이 대놓고 저희에게 ‘누구 엄마가 이렇게 전화했는지 다 안다.’면서 
안좋게 말한 적이 있거든요. 학교에 대한 불만을 엄마한테 얘기하면서도 엄마가 또 학교에 전화할까봐 걱정됐어요. 
그래도 엄마는 전화를 자주 했거든요. 
국 그렇게 전화해서 학교의 무언가가 계속 좋은 쪽으로 바뀌어 나가니까 나중에는 자랑스러워졌죠.

나와 내 아이라고 학교에서 부당한 일을 겪지 않은 게 아닌데, 그때마다 나는 왜 행동하지 못했을까.
대부분은 관행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기고, 부당하지만 권위에 굴복하는 것이 차라리 편했기 때문이리라.
무엇보다 내가 움직이는 게 드러났을 때 아이가 받을지 모를 불이익이 언제나 두려웠다.

김 : 아이도 살아가면서 부조리하고 부당한 것에 대해 얘기할 줄 알아야 하잖아요. 불만만 얘기하고 학교를 다녀야 되는 상황이
얼마나 불행한 삶이예요. 내가 주도적으로 고민해보고 상대방 입장도 생각해 보고 낸 결론을 가지고 살아야 최선인데, 
그렇게 뭔가를 두드려봐야죠. 애가 내 행동을 보고 있잖아요. 이런 게 삶에서 일어나는 산교육인 것 같아요.  

어느 곳이든 처한 곳의 주인이 되다

채 : 엄마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활동을 하셔서 시연 씨의 삶에 좋든 싫든 영향을 끼쳤을 텐데, 어떤 점이 다르다고 느껴지나요?
윤 : 엄마는 저에게 성적에 대한 부담을 안주셨어요. 제 스스로 힘들었던 적은 있지만, 엄마 때문에 힘든 적은 없거든요. 
성적이야 네가 하는 만큼 나오는 거라고 말씀하시고, 심지어 제가 다니던 학원에 전화하셨을 때도 성적에 연연하지 않으니까 
불안감 조성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면서 제 부담을 덜어주셨어요.   

"엄마는 저에게 성적에 대한 부담을 안주셨어요."


채 : 아이들에게 성적에만 골몰하지 말고 다양한 생각을 해 보라고 하지만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그럴 기회를 안주잖아요.
공공성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주변에서 찾기 힘들어요.
김 : 송인수 선생님이 강의하실 때 공공성과 사회 운동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시잖아요.  
듣는 사람들 내면에 그런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 제대로 들릴 텐데, 어떻게 받아들일지 처음엔 우려했어요. 
그런데 강의를 들은 주변 사람들이 너무나 만족하는 거예요. 보통의 엄마들도 공부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구나, 
이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공공선과 가치를 담은 대안을 추구하고 싶은데, 그 대안이 손에 잡히지 않아 답답해 한다는 걸 알았어요. 
‘암담한 현실 속에서 길을 모색하며 저분은 걸어가시는구나.’하고 느끼는 엄마들이 있어요. 

"보통의 엄마들도 공부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해요...."


김 : 아이들도 그래요. 시연이 고1 때 학부모 면담이 있어서 아이 책상에 앉아서 기다리다가 애한테 쪽지를 한 장 써놓고 왔어요. 
‘우리 딸내미 자리에 앉아 있으니 감회가 새롭네. 주변을 항상 돌아보고 친구는 경쟁상대가 아니라 너의 영원한 동지다. 함께 가고, 
함께 어우러지고 재밌는 학교생활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을 담아서요. 다음날 애가 쪽지를 친구들과 같이 보고 반 전체가 
울음바다가 됐다는 거예요. 송인수 선생님 말씀에 엄마들이 감동받은 것처럼 아이들도 같은 마음인 거예요. 

아이들의 본심은 함께 가면서 격려하고 위로받고 싶은 건데 본심대로 못살아가니까 그 쪽지 하나만 보고 눈물을 흘린 거 아닐까요. 
시험 감독을 하러 가보면 1학년 아이들은 까불고 살아 있는데 2학년 교실은 차분하고 3학년 교실에 가면 좀비 같아요. 
뒤에 서 있으면 눈물이 나요. 우리가 아이들한테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요. 

국민들의 세금으로 국립대에서 등록금 혜택을 받았으니 사회에 환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딸에게 가르치는 엄마는 또 한 편,
아이가 처한 경쟁적인 현실에 가슴 저미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이가 늘 불쌍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여전히 학원으로
내모는 보통의 부모들과 달리 부당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내가 처한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실천하는 김춘희 회원님이야말로
수처작주(隨處作主), 어는 곳이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는 삶을 이미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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