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노워리[정책편지] 고등학교에도 <수학의 발견>이 통할까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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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고등학교 1학년을 위한 수학 대안교과서 <수학의 발견>이 발간되었습니다. 중학교 수학 대안교과서 <수학의 발견>이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고등학생을 위한 대안교과서는 안 만드시나요?”
“초등학생을 위한 교과서도 필요해요!”

집필 작업을 주도한 수학교육혁신센터 최수일 센터장님은 매번 난감해 하셨죠.
“이 일은 국가가 나서야 합니다. 국가가 하지 않으니 교육시민운동단체가 나서고 있는데, 인력과 재정 등 모든 부분에서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이 지지하고 후원하신 덕분에 고등학교 1학년을 위한 <수학의 발견>이 완성되었습니다. 17명의 교사, 1,500명의 학생들은 이 교과서를 지난 한 해동안 직접 수업에서 활용하였고 그 결과를 책에 반영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의 주도, 개념 탐구 수업애 딱 맞춘 새로운 교과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고등 <수학의 발견>은 수학적 사고력과 좋은 시험점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요?

2월의 정책편지에는

👉 고등 <수학의 발견> 특징 5가지

👉 고등 <수학의 발견>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을 살펴보겠습니다. 

  
고등 <수학의 발견> 특징 5가지
1. 중학교 때 수학을 못하던 학생도 재도전

 <수학의 발견>은 초·중·고등학교 수학 개념을 연결하므로 중학교 수학이 어려웠던 학생도 기꺼이 다시 도전해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교과서에는 1단원에 이런 설명이 나옵니다.

다항식의 계산에서는 다항식을 특정한 문자에 대하여 차수의 크기 순서로 정리하면 편리하다. 일반적으로 다항식은 한 문자에 대하여 차수가 높은 부터 낮은 항의 순서로 정리하여 나타내는데 이를 내림차순이라고 한다. 두 다항식의 덧셈과 뺄셈에서는 동류항끼리 모아서 계산한다.”

이 설명은 다항식, 차수, 동류항의 뜻을 학생 모두가 알고 있다고 전제합니다. 그러나, 이 개념의 명확한 의미는 1등급 학생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등 <수학의 발견>에서는 아래와 같은 문제를 실어 중학교 때 배운 개념을 환기하고, 새로운 내용을 연결하도록 했습니다.  

2. 학생 스스로 개념을 발견 

기존 교과서는 처음 배우는 개념과 원리가 나올 때마다 설명과 예제를 통해 바로 정리해줍니다. <수학의 발견>에서는 다른 학생들의 풀이를 제시하고 그것이 맞는지 설명하도록 합니다. 주도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권리를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것입니다.


아래와 같이 이미 알고 있는 ‘함수의 정의’라 하더라도 그 정의가 왜 도출됐는지 내 생각을 쓰게 하죠. 모든 학생이 이 과제를 다 풀어내지 못하더라도 개념이 도출된 과정을 찬찬히 생각하고 스스로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3. 모둠 활동을 통해 개념 발견을 촉진

아래 질문은 이차방정식에서 허수를 처음 배우는 시간에 나오는 질문입니다. 사실 이 문제에는 답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모둠 활동을 통해 해결하도록 과제를 제시하고 있어요. 친구들과 함께 고민하고 결론을 도출하면서 여러 가지 수학적 접근을 할 수 있게 유도합니다. 실험학교 참여 학생들은 이런 과정이 ‘지금까지 들었던 수업 중에 제일 도움을 받은 방식이었다’고 소감을 피력했습니다.  

4. 교사의 수업을 돕는 레퍼런스 제공

기존의 교사용 해설서가 지식을 돕는 해설서였다면 <수학의 발견> 교사용 해설서는 ‘수업’ 자체를 돕습니다. 과제의 의도, 수업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은 물론 추가적인 논의점까지 예상하고 질문합니다.

5. 개념과 문제의 연결 

고등학교 문제 중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는 무엇일까요? 바로 여러 개념이 복합된 유형입니다. 학생들은 여러 개념 사이의 연결과정을 따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어렵게 느끼죠. 하지만 이런 문제가 주로 수능에 출제됩니다. <수학의 발견>에는 매 중단원마다 여러 개념이 어떻게 문제에 녹아 있는지 끄집어내는 질문이 수록돼 있습니다. 고난도 문제 연습뿐 아니라, 수능 대비에도 도움이 됩니다.

  
고등 <수학의 발견>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고등학교 공부 목적이 입시에 맞춰 있다 보니 <수학의 발견>에 대해 우려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실험학교 교사들에게 이 문제를 직접 물어 보았습니다.(집필진 박성우, 우진아, 이지선 선생님께서 답변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Q1. 수능 대비를 할 수 있을까요?

수능을 잘 보려면 문제를 많이 풀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질문할 때 “이 문제 전에 풀어봤는데...”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전에 풀이한 기억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이죠. 이에 반해 <수학의 발견>으로 공부한 학생들은 “수학적으로 탐구한다는 게 뭔지 알겠어요!”라고 말합니다. 이는 기존에 아는 개념과 새로운 개념을 연결하고 추론하는 능력이 길러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사고력이 탄탄하게 길러지면 수능에 나오는 고난도 문항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습니다.


Q2. 고등학교 수학 개념은 학생 스스로 발견하기 어렵지 않아요?

혼자 해결할 수 있는 학생도 있지만, 없는 학생도 있을 거예요. <수학의 발견>은 수업에서 모둠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때 빛을 발합니다. 교사가 조건과 단서를 충분히 안내해주면 좀더 효율적이고요. 아무런 안내나 제시가 없다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개념이 나올 때 도입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고 탐구활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발견하는 과정을 함께 경험할 수 있습니다.

 

Q3. 문제를 많이 풀면 수학을 잘하는 거 아닌가요?

수학을 잘 한다는 건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수학 점수가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성적에 대한 강박이 있는 거죠. 수학을 잘 하는 학생은 문제를 많이 풀지만, 문제를 많이 푸는 학생이 모두 수학을 잘 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의도를 파악하고, 깊은 개념을 추론하는 사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오히려 질적으로 깊이 있는 풀이 능력이 필요합니다.

 

Q4. 공식을 많이 외우면 문제를 잘 풀 수 있겠죠?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필요하지 않은 공식을 외울 때가 많아요. 교사 입장에선 별걸 다 외워서 신기하다 싶을 정도죠. 많은 공식은 개별 문제 풀이에 유리할 수 있어요. 하지만, 본질적 개념이나 유도과정을 알지 못하고 공식만 외울 때 암기 분량이 많아져서 학습 부담이 커집니다. 공식을 많이 외우는데도 불안은 오히려 높아지고요. 공식 암기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공식이 도출된 개념과 원리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Q5. 좋은 성적을 내려면 모둠활동보다 혼자 공부해야 효율적일 것 같은데요?

혼자 공부하는 시간도 당연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학교 수업은 수능 1,2등급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혼자 고독하게 공부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협력하면 학업 스트레스도 덜고, 공부가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수학의 발견>에서 제시하는 과제는 모두에게 평등합니다.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이 틀리기도 해요. 예를 들어 두 집합 사이에 벤 다이어그램은 여러 개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미 공부한 학생은 하나라고만 알고 있어요. 수업 현장 속에서 서로 협력하면 혼자 공부할 때 몰랐던 새로운 깨달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비아에듀,고등 <수학의 발견>을 집필한 19명의 교사

대구 매천고등학교 우진아 선생님은 지난 한 해 동안 학생들로부터 “개념 설명을 너무 잘해주셔서 이해가 잘 됐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지난 1년은 자신의 교직생활 중 가장 말을 적게 한 해였다고 해요. 이는 무엇을 뜻할까요? 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수학적 아이디어를 끄집어내 개념을 연결하는 과정 속에 성취감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수학적 원리를 스스로 생각할 시간과 여유를 주는 일, 학생들에게 스스로 대답할 권리를 돌려주는 일, 이것이 바로 <수학의 발견>이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앞으로 <수학의 발견>이 많은 학교에 보급될 수 있도록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협의할 예정입니다.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 공동체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요. 지난 2월 13일에 진행된 교사 연수도 일찌감치 마감되어 고등 <수학의 발견>에 대한 현장의 관심을 보여줍니다. 올해는 초등학교 검정 교과서 집필 작업에도 착수할 예정입니다.


수학 공부의 주권을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일, 수학교육혁신센터가 계속 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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