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국면의 흐름을 타고 오래된 사회 문제에 대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하지만 급변하고 혼란한 시국에 그 목소리들이 떠내려갈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체념하고 소리 내기를 멈춘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계속 답습될 것입니다. 그래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금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여러 사회 문제의 원인으로 꼽히는 경쟁적이고 불평등한 교육을 바꾸기 위한 사교육걱정의 노력을 전합니다!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 대선 일정이 확정됐습니다. 탄핵 국면과 급히 치러지는 선거라는 이유로 후보의 공약을 우선시하지 않고 투표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저출생과 사회 양극화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개혁과 공약은 꼭 필요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①교육 불평등 해소, ②영유아 교육 정책, ③사교육 부담 해소, ④초중고 교육 정책, ⑤대학 서열화 해소, ⑥채용 문화 개선 등 6개 영역 10대 교육 공약을 제시합니다. 이에 대한 시민분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밟은 후 그 내용을 포함에 각 정당과 후보자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국민이 원하는 교육 공약을 수용하고자 하는 후보자라면 정파를 초월해 공약과 정책 수립을 도울 것입니다. 탄핵이 사회 변화를 위한 교육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주세요!

우리 젊었을 때도 고런 몹쓸 병이 종종 있었다. 멀쩡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손가락이 강낭콩이 되고 버얼건 고추가 되고 그랬지, 응. 그게 다 마음에 짐이 커서 그런다. 누구를 미워하고 괴로워하고 으응, 그런 나쁜 것들을 맘속에 오래 넣고 있다 보면 사람이 버틸 수가 없어져. 사람이 사람이 아니게 되는 것이지.

- 이유리, 「브로콜리 펀치」, 『브로콜리 펀치』, 문학과지성사, 2021, p.91.

어느 날 주인공은 남자친구 원준의 오른손이 브로콜리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박광석 할아버지는 위와 같이 말합니다. 유명한 복싱 선수인 원준은 연인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상대 선수를 “곤죽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같은 일을 하는 상대방을 때리기 힘들었다고, 그래서 상대방을 미워해 보기로 했지만 도리어 복싱을 싫어하게 됐다고 고백합니다.

미워하고 괴로워하는 마음은 짐이 되어 손을 브로콜리로 변신시킵니다. 박광석 할아버지의 말마따나 “사람이 사람이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심지어 동물도 아닌 식물이 신체의 일부가 됩니다. 그 자리에 붙박인 채 살아가는, 일반적으로는 다른 존재를 잡아먹지 않는 식물로 말이죠. 브로콜리가 된 손으로는 상대방을 때리기도 힘들 것입니다. 마음이 신체적 증상으로 발현되었습니다.

비단 원준의 문제만은 아닐 것입니다. 타인을 이기기 위해 미워하다가 자신의 마음이 백도처럼 물크러지고 멍드는 건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봤을 테니까요.* 한국 사회에서 경쟁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개인에게 내면화되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싸움에 다친 마음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 사회 곳곳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도 ‘브로콜리 펀치’가, 아무도 다치게 할 수 없는 싱그러운 손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같은 책, p.88, 92.

초등 시기에

성취압력이 필요하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