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노워리[정책편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수학교육을 위하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2-06-24
조회수 639

며칠 전, 2년 동안 줌으로만 만나온 회원들과 드디어 대면모임을 가졌습니다. 모두 다 반가움에 화색이 도는데, 한 회원의 얼굴이 좋지 않아 이유를 물었습니다. 고2 아들이 내신을 포기하고 자퇴하고 싶다 해서 잠을 제대로 못잤다며, 아들은 수학공부도 포기하고 학원도 안 가겠다고 했답니다. 문제 풀어주는 속도가 너무 빨라 못 따라간다면서요. 대입 앞둔 여느 집들이 다 비슷한 일을 겪는다고 위로했지만, 잠 못 드는 날이 사라지진 않을 것 같았습니다.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은 대학을 포기해야 할 거 같은 열패감에 시달리고,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은 자녀의 인생이 망가질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미래 세대 삶의 질과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교육이 온통 입시라는 블랙홀로 빠져들 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입시를 관통하되 모든 학생들의 가능성을 회복시키는 방법을 암중모색하고 있습니다. 

오늘 정책편지에서는 
1. 수학 내신 평가에 대한 학생/학부모/교사 전국 8천여 명의 설문조사 결과
2. 대안으로 제시되는 ‘평가기준’을 소개합니다.  
(2022.6.14. 국회 소통관,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수학 내신시험 학생, 학부모, 교사 8천여 명 설문 결과  
사교육걱정은 강득구 국회의원실의 협조로 지난 4월, 전국 중고등학교 수학 시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설문 결과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조사대상] 

전국17개 시·도 중학교 40개/ 고등학교 50개(일반계40, 특목자사고10개) 총 90개교

중고생 4,758명/ 학부모 3,136명/ 중고등 수학교사 194명 참여

Q1. 학교 수학 시험이 수포자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나요?

 중학생 74.2%, 고등학생 88.4%

 '학교 수학시험이 수포자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습니다.  

 중학생 74.2%, 고등학생 88.4%

 '학교 수학시험이 수포자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습니다.  

Q2. 수학 시험 난이도는?  

중학생 45.1%, 고등학생 76.2%가 
'수업에서 배운 내용보다 시험 문제가 과도하게 어렵다
교사조차도 64.4%가 
'변별 때문에 가르친 내용보다 어려운 내용을 출제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가르친 내용보다 어렵게 출제한다면 학생들은 어떻게 할까요?

수학을 포기하거나, 포기하지 않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Q3. 시간 안에 빨리 푸는 것만 몰두하게 한다?  
중고생과 학부모 75% 이상 ‘학교 수학 시험이(수학적 사고를 묻지 않고)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에만 몰두하게 만든다.’
라고 응답하고 있습니다. (중학생 65.8%, 고등학생 85.2%, 학부모 75.3%) 
학교 시험이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게 하기보다, 학생들을 문제풀이 기계로 만들고 있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개념에 대한 이해가 이뤄지지 않고, 수박 겉핥기식 문제풀이 훈련만 계속하면 수포자는 날로 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Q4. 학교 수학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이 필요하다?
중고생 86%(중학생 81.5%, 고등학생 90.5%), 학부모 91%는 
학교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어요. 
수학교사 68.6%가 사교육이 학교 시험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습니다.  
 수학교사 대다수조차 사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 학교에서는 개별 맞춤형 수업이 불가능하고
- 강제로라도 공부를 더 하게 되며
- 반복적인 문제풀이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교사 다수가 응답했습니다.
Q5. 사전에 평가기준 안내가 부족하다? 
중고생 44.5% (중학생 35.6%, 고등학생 53.6%), 학부모 54.4%가 
‘사전에 평가기준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라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수학교사 96.4%는 ‘평가기준을 학기 초에 안내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교사들은 학기 초, 학교 홈페이지와 '학교 알리미(학교정보를 공시하는 웹)'에 <평가운영 계획서>라는 문서에 평가기준을 포함시켜 공시합니다.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학생들은 공유되지 않는다 생각하고 있어요.

본래 '교육과정 평가기준'은 수업 시간에 도달해야 할 내용(성취기준)을 얼마나 깊이,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기준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시험 전에 출제 범위, 배점 등을 간단히 알려주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수학 시험 목적은 오직 변별뿐? 대안은 없을까
앞선 설문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갈수록 부정 응답 수치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원인은 대학입시입니다. 현재 학교 수학 시험은 학생들을 줄 세우고, 우월한 학생을 변별하는 도구가 됐을 뿐입니다. 

수학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첫째, 교육부는 변별만을 목적으로 하는 현행 학교 시험과 입시제도를 학습 동기와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평가 방법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둘째, 교사들은 어떤 내용으로 평가할지 그 기준을 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사교육걱정의 수학교육혁신센터에서는 교육과정의 평가기준에 맞는 예시문항을 제공하는 '모두의수학'을 제작해 보급하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이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해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현재의 '평가기준'은 권고사항이라 학생들은 그 내용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실제 활용하도록 교사들에게 제대로 된 평가기준 매뉴얼을 보급하고, 교사 연수를 진행해 학생들이 시험의 방향과 내용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평가기준이 낯설다면? ‘모두의 수학’ 제작팀 인터뷰

셋째, 21대 국회에서 킬러문항 방지법이 통과되어야 합니다.
오직 변별을 위해 과도한 난도로 수학 문제를 출제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21대 국회에 킬러문항 방지법(선행교육 규제법을 수능에도 적용시키는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국회는 이를 통과시키고, 공교육 정상화의 책임이 있는 교육부는 사교육을 받아야 해결할 수 있는 시험문제 출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 교육분야 목표를 
"모두를 인재로 양성하는 학습혁명"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로 교육격차 해소"
라고 발표했습니다. 살벌한 입시 경쟁으로 초등학생마저 자신을 수포자라 여기는 아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경쟁교육에 함몰된 수학 평가를 개혁하지 않으면 윤석열 정부가 약속한 교육 목표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교사들은 중간 수준의 학생을 기준으로 가르칠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 대부분이 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하는 현실에서 중간 수준이 어느 정도일까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각종 토론회에서 목격한 교육부 관리들은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내 아이만 살리겠다는 학부모의 의식과 관행을 개혁하기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입시가 곧 생존이기에 흑묘백묘를 가릴 여유가 없습니다. 저 역시 12년간 학부모이자 교육운동단체에서 활동했지만 우리 아이들의 수학 교육을 책임지려는 이를 거의 만나지 못했습니다. 

제가 아는 한, 그 일을 하는 사람은 수학교육혁신센터에서 만난 교사들이 유일했습니다. 대안 교과서를 만들어 수업을 개선하고, 국가가 제시한 평가기준에 맞추어 모든 아이들이 도전해봄직한 문제를 만들어 무료로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 편지를 읽으시는 분께서 교육문제를 포기하지 않듯, 
수학교육혁신센터는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수학 평가를 받으면서 오히려 수학공부의 가치를 깨닫도록 계속 일하겠습니다. 
우리가 함께 이 일을 해 나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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