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노워리[정책편지] 수학시간에 자는 학생들이 없어졌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2-08-28
조회수 810

지난 7월 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는 경남교육청에서 주관하는 1급 정교사연수(1정 연수)를 2주간 진행했어요. 1정 연수는 교사들이 초임 발령 후 만 3년이 지났을 때 받는 의무연수입니다. 대안교과서 <수학의 발견>에 담긴 철학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수학 수업을 개선할 수 있을지 방법론을 전달한 것입니다. 학생 스스로 수학의 개념을 발견하는 수업 방식을 배운 교사들은 ‘어렵다. 그러나 의미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올해 12월이면 고등학교 1학년 대안 교과서도 발간될 예정입니다.  


<수학의 발견> 중학교 3년 과정이 완간된 지 만 2년이 넘었습니다. 

이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요? 이를 연구한 보고서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 8월의 정책편지 
1. <수학의 발견> 사용 효과 연구결과 요약
2. 직접 사용한 교사와 학생의 목소리
3. 초등·고등 대안교과서 개발 & 교사 학습 공동체
  
 <수학의 발견> 사용 효과 연구

연구 개요 
연구기관 : 서강대학교 수학교육 연구팀
연구책임자 : 김구연(서강대)
연구기간 : 2021년 12월~2022년 4월
설문대상(심층 인터뷰) : 학생 1,032명(11명), 교사 12명(8명), 학부모 (6명)
연구 보고회 : 2022년 6월 29일 / 서울 창비 서교빌딩

연구 배경 
기존의 수학 교육과정은 ‘무엇’을 배우느냐가 기준이었어요. 대수, 기하, 확률과 통계 등등이 그 내용이죠. 그러나, 수학교육의 진짜 목적은 문제 해결, 비판적 사고 등 사고력을 기르기 위한 것이에요. 우리나라 수학교육은 문제풀이만 집중했을 뿐, 수학적 역량을 기르는데는 무관심해요. 또 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과서도 전무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된 중학교 대안교과서 <수학의 발견>이 2020년에 완간됐어요. <수학의 발견>을 사용한 교사가 어떻게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지, 또 학생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참여했는지 연구 조사한 결과를 살펴볼까요?


수학을 좋아하게 된 학생들
71%의 학생은 '학교수업이 학원, 과외보다 수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84%는 '문제 해결할 때 친구들과 토론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80%는 '수업의 모듬활동에서 친구들과 협동이 잘 되었다.'
84%는 '편안하게 질문할 수 있었다'고 응답했습니다. 
교과서에 더 기대하는 점은, 많은 공식들이 정리돼 있길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 대부분 <수학의 발견>을 활용한 수업과 수학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한 학생이라도 원리 탐구 과정을 어려워한다는 지점입니다. 학원에서 개념 원리를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죠. 수학의 원리를 이해하게 된 현장은 ‘교실에서 친구들과의 토론’을 통해서였습니다, 그것도 ‘학생 스스로의 언어’로 말이죠.

 

자녀에게 듣는 이야기를 통해 교과서의 효과를 듣게 되므로, 학부모들은 학생의 의견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 <수학의 발견>을 계속 사용하는 것에 대부분 찬성하고 있었습니다.



<수학의 발견>을 스스로 선택한 교사들

 대안교과서를 사용한 교사들은 기존 교과서가 학생의 사고력을 신장시키지 못한다는 문제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자발적으로 <수학의 발견>을 선택하고, 문제풀이 연습을 위해서는 검인정교과서를 병행하기도 했습니다.


문제풀이 연습은 충분히 필요하지만, 분명히 해둘 것이 있어요. 똑같은 연습을 반복하다보면 어느날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제 풀이 이전에 원리를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앵무새도 연습시키면 언젠가 말을 하지만, 스스로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교사들은 기존에 학생들이 답을 맞추냐, 못 맞추냐를 중요하게 여겼지만, <수학의 발견>을 사용하면서부터 학생들이 왜 이 부분에 막혀 있는지를 고민하는 모습이 일관되게 관찰됐어요.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교사가 말했다학생이 배웠다

학생들의 배움에는 각자 서로 다른 시간이 걸립니다. 책임연구자 김구연 교수는‘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것이 정말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입시를 난공불락으로 여기고 수업을 입시에 맞추기보다 배움에 맞는 입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직접 사용한 교사와 학생의 목소리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이 없어졌어요 
최민기 선생님(소명학교)은 <수학의 발견> 제작단계인 2017년부터 실험학교에 참여했고, 2019년부터는 기말고사를 서술형 100%로 출제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어요. 대안 교과서 도입 이전, 학생 대부분은 선행학습이 필요하다고 인식했고, 남학생들 중에는 3단어 이상 말하지 않는 학생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수학의 발견>을 사용하면서 답만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답을 찾아가는 시간을 함께 하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수학시간에 자는 학생, 수업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어졌습니다. 
3년간 <수학의 발견>으로 공부한 고1 학생들  
(중3 <수학의 발견> 22쪽에 실린 ‘건물의 높이 구하기’)  
“수학의 발견에는 열린 질문, 일상과 연결된 질문이 많아서 수학에 더 흥미가 생겼어요.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해줘서 수학이 더 좋아진 것 같고요. 예전에는 어려운 문제는 포기하거나 답안지를 보고 끝냈거든요. 지금은 문제 속에 힌트가 있지 않을까, 배웠던 개념을 어떻게 조합해서 풀 수 있을까를 더 많이 고민하게 되죠.”(박은지)

“일반 교과서는 짧은 시간에 개념을 익힌 뒤 문제를 풀어야 하니 수학 자체가 압박으로 느껴져요. <수학의 발견>에는 내 생각을 쓰는 칸, 모듬의 생각을 쓰는 칸이 있어요. 양쪽을 비교하고 토론하다보면 오류는 물론, 더 좋은 생각을 발견하게 돼요.  
 
<수학의 발견>으로 공부하면 솔직히 굉장히 귀찮아요. 다른 문제집은 어떻게 푸는지 알려주는데, 이 책은 끝까지 안 가르쳐주고, 결국 찾아내게 만드니까요. 그 귀찮은 시간들이 있어서 오히려 개념을 발견하고, 더 잘 기억하고, 단원명만 봐도 원리가 생각나요. 그 과정을 겪으면서 개념을 더 깊게 파고드는 집요함이 생겼어요.”(이희영) 
초등·고등 대안교과서 개발 & 교사학습공동체  
수학교육혁신센터는 각 시도교육청에 교사 연수 등을 지원하며, <수학의 발견>의 철학과 수업 방식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전국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학년별(전국 단위)로 교사 학습공동체가 총 14개 팀이나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 1회 교사 세미나를 지속하며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있어요.  

곧 개발에 착수하게 될 초등교과서는 검정교과서(민간이 교과서를 집필하되, 국가가 정한 검정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 교과서)로 개발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많은 이들이 기다려온 고1 대안 교과서가 올해 12월 출간 예정입니다. 
 <수학의 발견> 수업을 연구하는 전문적 교사 학습 공동체
<수학의 발견> 제작 및 집필을 주도한 이경은 선생님(서울 영림중학교)은 전국에 퍼져 있는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 공동체'야말로 이 교과서를 수업에 적용하며 발전적인 대안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성을 갖게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시, <수학의 발견> 연구보고를 진행한 김구연 교수의 질문을 다시 떠올려 봅시다.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정말 중요할까요?’ 

결국 입시를 포함한 ‘평가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수학의 발견>이 널리 보급돼 학생들이 수학을 좋아하게 만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수학이 정말 필요하다’, ‘가치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아이들에게 수학을 이토록 공부하게 하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마침 다가오는 9월 15일, “수학평가, 확 바꿔봅시다”라는 이름의 컨퍼런스가 열려요. 수학평가의 걸림돌은 무엇인지, 평가를 정상화시키려면 제도를 어떻게 바꿔나가야 하는지, 국가의 행정지원은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할지, 수학교육 전문가는 물론 교사, 유명 교재 저자 등 다양한 이들이 모여 수학 평가를 바꾸기 위한 뜨거운 토론을 펼칠 예정이에요. 

아이들이 <수학의 발견>을 왜 좋아할까요? 
그것은 ‘자기 언어로 수학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식의 소유권을 아이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이 편지를 읽으시는 선생님께 자녀가 있다면 그가 ‘자신만의 고유한 삶’을 살아가길 기대하실 거예요. 아이들이 수학 공부 또한 자기 언어로 발견해갈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해주세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변함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noworry@noworry.kr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62길 23 유진빌딩 4층 02-797-4044
수신거부 Unsubscribe
0 0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ㅣ사업자번호 356-82-00194ㅣ공동대표 신소영 나성훈

ㅣ이사장 송인수 ㅣ (04382)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62길 23 유진빌딩 4층

ㅣ문의 02-797-4044 noworry@noworry.kr개인정보처리방침

호스팅제공자 : (주)누구나데이터 | 개인정보보호 관리 책임자 : 김용명 | 팩스 : 02-797-4484

Copyright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All Right Reserved.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업자번호 356-82-00194 ㅣ 대표 정지현, 홍민정

호스팅제공자 : (주)누구나데이터 | 

개인정보보호 관리 책임자 : 김용명 

| 팩스 : 027974484

|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