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선생님, 퇴근길에 흘리는 눈물을 이제는 멈추고 싶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2-07-20
조회수 946

안녕하세요. 수학교육혁신센터장 최수일입니다. 수학 평가의 변화를 위해 오늘 선생님께 세 번째 편지를 드립니다. 저와 함께 수학 문제를 직접 풀어가며 분석하고 평가의 대안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는 제 동료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제 동료라고 하지만 저보다 20여년 젊은, 저 못지 않게 학생들을 사랑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오늘도 서울 15개 대학의 대학별고사와 6월 수능 모의평가를 분석하느라 수학교사들과 협업하며 땀흘리고 있는 이 청년의 꿈이 선생님의 꿈과 다르지 않음을 읽어보시고, 수학 평가 제도의 대안을 만들어가는 일에 선생님께서도 정기후원으로 함께 해주세요. (※ 바로 후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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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의 정책 연구원 김상우입니다. 주 업무는 대입과 학교 수학 시험문제가 선행교육금지법을 위반했는지 분석하고 정책적인 대안을 내놓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저는 원래 부산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특히 중학교, 여중에서 많이 가르쳤고 실업계 고등학교와 대안학교, 저소득층 아이들을 교육하는 기관에서도 일했습니다. 저는 수학을 좋아했는데 아이들은 수학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수학의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 수학교사가 되었습니다.

 

학창시절 어떻게 수학을 좋아하게 되셨나요?

수학을 너무 사랑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시험지에 비가 내렸어요. 그러나 중학교에 진학해서 달라졌습니다. 친구들이랑 수학문제를 통해 토론했습니다. 학교에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풀릴 때까지 고민했어요. 다음 날 문제의 실마리를 발견해 친구들에게 알려주면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또 제가 가르쳐준 친구들이 또 다른 친구들을 가르쳐 줄 때 너무 즐거웠습니다. 수학은 친구들과 소통하는 도구이자 자기효능감을 확인하게 해주는 장이었습니다.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잘하는 친구와는 다른 풀이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그 친구들도 저에게 수학문제를 물어보기도 했죠. 저도 학원을 다녀봤지만 틀리면 때리고 무척 억압적이었습니다. 무서웠어요. 학원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수학 공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수학교사로 지내시다가 어떻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일하시게 되었나요?

그동안 만나왔던 아이들을 생각했습니다. 그 아이들이 수학뿐만 아니라 공부, 나아가 진로를 고민할 때 수학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돕고 싶었어요. 제가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수학을 가르치는 일인데 이것으로 아이들을 돕고자 했습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있을 때 고등학생이지만 덧셈 뺄셈을 못하는 학생이 있었어요. 수학은 다른 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도구적 과목입니다. 수학을 포기한다는 것은 학업을 포기한다는 것이고, 꿈을 포기하는 것일 수도 있더라고요, ‘뭐하고 싶은데 수학 때문에 못한다.’ 라는 이야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것의 핵심적인 원인은 학생이 공부를 안해서가 아닙니다. 입시를 이유로 나노단위로 학생을 변별하기 위한 수학평가 제도 때문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교사로서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죠. 그러나 단지 수학문제를 더 잘 풀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학생의 삶에 대한 관심, 그 삶이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와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이 쉽지 않은데 어떠셨나요?

제가 부산에서 35년을 살았습니다. 고향을 포기했습니다(웃음). 제자들, 친구들, 가족들과의 시간을 포기한 셈인데요. 외롭기도 했고요. 부모님도 걱정이 많으셨습니다. 지금은 입사한지 3년 정도 되었는데요. 입사 1년 동안은 제가 사는 모습을 보시고는 ‘고향에 내려와라’라는 말씀도 자주 하셨어요. 한번은 제가 아플 때 부모님께서 올라오신 적이 있는데 그때 저를 보시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셨어요. 요리도 못하는 막내아들이 혼자 타지에서 아프니 걱정이 크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응원을 많이 해주고 계십니다. 제가 수학을 좋아하는 걸 잘 아시니까요. 상우야,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해라.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학교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수학교사들을 만나고 국회와 협업을 통해 제도를 개선하는 등 폭넓은 고민을 나누고 실천하는 이 역할이 너무 좋습니다.


어느 수학교사의 항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으시다구요?

어느 날, 전화 한통화가 걸려왔습니다. 받자마자 격앙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거센 항의 전화였습니다. 전화 받기 몇 주 전 이탄희 국회의원실과 함께 학교시험에서 국가교육과정이 정해놓은 수준이나 범위를 벗어난 문항이 출제되었는지 분석해서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이것을 본 교육청이 심의를 통해 해당 문제를 낸 학교에 제재조치를 취하고 해당 교사에게도 경고를 한 모양이었습니다.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는 너무 놀랐어요. 평소 저는 유순한 성격이라 다른 사람과 갈등을 일으킨 적이 별로 없었는데, 다짜고짜 화를 내며 따지는 내용의 전화를 처음 받아봤습니다.

 

그분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교과서 연습문제에서 숫자를 바꿔 낸 것이었는데 이것이 교육과정 위반이라고 하니 납득하지 못하신 거예요. 그러나 교과서라고 모두 교육과정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항의전화를 하셨던 선생님께 평가기준을 안내드렸습니다. 전화 말미에는 선생님도 너무 흥분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하셨어요.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싸우는 과정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어 보람 있습니다. 교육과정은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문서이지만 교사들에게는 접근성이 너무 떨어져 있습니다. 교육과정을 준수하면서도 좋은 문제를 내고 싶은 선생님들의 좋은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현장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당황하셨겠어요혹시 그 순간 그만두고 싶지는 않으셨나요?

오히려 학교에서 동료 교사들과 갈등이 생겼다면 그만둘 생각도 했을 겁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연구원의 자리는 쓴 소리를 하는 역할이라 누군가에게는 항의를 들을 수밖에 없는 어려운 자리입니다. 교육부와 평가원 관계자를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대한 기관과 정책 방향이 엇갈리고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애쓸 때, 어떨 때는 1:100으로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라도 쉽사리 나서기 어려운 일., 그러나 이것은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 때문에 꿈을 포기하려 하는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제 뒤에 있고, 제가 아니면 이 역할을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학생들을 떠올리면 그만둘 생각은 차마 할 수가 없더라고요.

 

수학교육혁신센터가 올해 세 가지 일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얼마나 중요한 일들인가요?

  1. 개념과 수학 사고력을 진단할 수 있는 중고등 문항 및 평가제도 개발
  2. 평가 기준 안내 매뉴얼 보급
  3. 수능과 학교 내신에서 킬러문항 방지를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사업

학교 수학 교육은 문제풀이 중심입니다. 공식으로 문제를 빨리 해결하게만 만듭니다. 수학적 사고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어요. 시험을 위한 공부가 되기 때문에 학업의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요. 이를 해결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입니다.

 

평가는 잘 가르치기 위한 진단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가기준과 목적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있어야 해요. 그래서 잘 가르치는 것보다 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평가 계획을 먼저 세운 후에 가르쳐야 합니다. 지금은 거꾸로이지요. 평가기준, 목적, 측정하고자 하는 요소 등 평가 계획이 잘되면 그 결과에 대해 분석이 가능합니다. 내가 무엇을 못하고 무엇을 더 알아야 하는지 분석이 된다면 자신을 포기하지 않게 됩니다. 지금은 ‘평균이 몇 점이 나와야 하는데’, ‘1등급은 몇 명이상 나오면 안 되는데’ 이런 비본질적인 것들이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어버렸습니다.

 

킬러문항이 생겨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변별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버린 기형적인 현상 때문입니다. 학생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시험문제를 낸다는 것은 출제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킬러문항은 수포자를 만드는 주요한 원인 중에 하나입니다. 킬러문항 분석을 위해 작년 한 해 동안 제가 풀어본 수학문제만 해도 1000여 개가 넘더라고요.

 

그렇지만 문득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은 있지만 좋아하는 학생들을 못 만날까봐 두렵습니다. 이다음에 결혼을 해 아이를 낳았을 때 내 아이가 이런 교육현실에서 공부하다가 수포자가 될까 두려울 정도예요. 이 생각을 하다보면 퇴근길에 눈물이 날 때가 있어요. 제 눈에서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더 이상 이런 이유로 눈물이 나지 않는 날, 부산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수학교육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수학이 좋았고 수학을 싫어하는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수포자에 대해 조사하면서 수포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죠. 많은 학생들이 수학 때문에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안타까웠습니다. 스스로 수포자라 여기는 학생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내가 도와주겠노라고, 그리고 수포자가 된 것이 네가 잘못해서가 아니라고요. 학부모님들께도 말해주고 싶어요. 수포자는 더 좋은 사교육을 못시키는 부모님들의 탓이 아니라고요. 변별만을 위해 구조화된 평가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이 운동에 지지와 동참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수포자를 더 이상 내버려두지 않겠노라는 그의 마음속 다짐과 결단이 수학 평가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김상우 연구원이 일당백으로 교육부와 홀로 싸우지 않도록, 그의 용기있고 열정있는 행보에 선생님께서 힘을 보태어 주십시오. 아래 평가 혁신 운동의 세가지 과제를 위한 필요 재정을 살펴보시고, 동참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2 7 5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장 최수일 드림

*아래 후원 기대표를 참고 하셔서, 후원목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단 한명도 포기하지 않는 수학 책임교육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 평가의 혁신을 위해 필요한 재정 상세 내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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