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유아대상 영어학원 실태 분석 보도(2023.10.10.) 유아대상 영어학원 강사 10명 중 6명 이상, 자격증없이 유아 돌봄 ·교육하는 일에 투입돼... |
지난 2023년 3월 24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통해 전국의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대해 직접 현장 방문을 통한 특별점검을 각 교육청에 요청하면서부터 유아대상 영어학원, 일명 ‘영어유치원’을 대상으로 한 상반기 특별점검이 진행되었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의원과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자체 실태 조사 분석 결과와 함께 교육부를 통해 제출받은 특별점검 조사결과를 분석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3회에 걸쳐 짚어보고자 합니다. ■ 분석보도① 유아대상 영어학원 운영·구조상의 문제: 전직 강사 심층인터뷰를 통해 본 6가지 문제점 ■ 분석보도② 유아대상 영어학원 수·비용 문제 ■ 분석보도③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육과정 문제와 ①~③의 종합적 대책 |
▲ [무자격 강사 실태] 서울시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근무하는 강사 중 자격증 없이 근무하고 있는 강사는 전체 66.5%, 내국인강사 68.7%, 외국인강사 63.9%로 조사됨. 10명 중 6명 이상은 유아의 돌봄과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즉 자격증 없이 해당 학원에 근무하고 있음. 유아의 발달상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이를 적절히 지원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춘 자격증 소지자를 기본조건으로 채용하는 것이 아동의 기본적인 안전과 성장을 담보하는 선결조건임. 더 나아가서는 관리감독 체계까지도 보완되어야 함. ▲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명 심층 인터뷰] 공통적으로 △원어민 교사의 자질 문제, △분절적인 하루일과 및 아동발달에 부적절한 환경, △질낮은 급식, △놀이터의 부재, △질낮은 교재 수준, △아동의 부적응 및 중도이탈 등의 문제를 지적함. |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사실상 미취학 어린이의 교육과 보육을 담당하는 유치원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일반 학원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학원법에 따르면 강사 자격은 초대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유아의 건강한 발달을 위한 돌봄과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이지만, 유아 교육의 전문성을 요구할 수 있는 규정과 관리감독은 없는 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올해 처음 교육부가 특별점검을 통해 유아대상 영어학원 외국인 강사의 자격증 유무 실태를 파악했습니다. 이번 특별점검에서 교육부가 확인한 것은 ‘유치원교사, 보육교사, 초중등교사, TESOL자격증’ 중 하나라도 소지하고 있는지였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지난 6월 교육부의 사교육경감대책에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무자격 강사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는데, 유아대상 영어학원 강사 자격 기준이나 선발 요건을 명확히하는 법, 제도 개선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육부의 특별점검 조사결과를 확인한 결과, 자격증 없는 강사의 비율이 전체 66.5%에 달했으며,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자체적으로 전직 강사들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운영상의 문제를 여러 가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강사의 자격증 실태 뿐 아니라, 유아 발달에 맞지 않는 운영상의 문제들을 짚어보며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비교육적 시스템을 분석했습니다. |
■ [무자격증 강사수] 서울시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근무하는 강사 중 자격증 없이 근무하고 있는 강사는 전체 66.5%, 내국인강사 68.7%, 외국인강사 63.9%로 조사됨. 10명 중 6명 이상은 유아의 돌봄과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즉 자격증없이 해당 학원에 근무하고 있음. 유아의 발달상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이를 적절히 지원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춘 자격증 소지자를 기본조건으로 채용하는 것이 아동의 기본적인 안전과 성장을 담보하는 선결조건임. 더 나아가서는 관리감독 체계까지도 보완되어야 함. 서울시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근무하는 강사 20,432명중 외국인 강사는 9,271명으로 전체의 약 45.4%를 차지했습니다. 외국인 강사 중 자격증 소지자(유치원교사, 보육교사, 초중등교사, TESOL자격증 중 하나라도 소지한 경우 포함)는 3,345명으로 약 36.1%로 확인되었습니다..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강사 중 63.9%, 즉 10명 중 6명 이상은 자격증없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면접도 화상 전화 앱인 스카이프로 간단하게 진행하는 등 외국인 강사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자격증 강사 고용의 문제는 내국인 강사도 예외가 아니어서 내국인 강사의 약 31.3%만이 자격증을 소지하고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 일하고 있었으며(무자격증 68.7%),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 일하는 전체 강사의 경우에는 약 33.5%만이 자격증이 있었습니다(무자격증 66.5%). |
이로 인해 유아대상 영어학원이 유아를 대상으로 교육과 보육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육교사 및 유아교육교사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 ‘학원’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교사의 질 관리가 담보되지 않고 연일 원어민 강사의 자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입니다.(관련기사: “우리아이 원어민강사, 알고보니 국적세탁”, 조선일보, 2023.03.11. ”사교육출발지 영어유치원 ‘원어민’강사로 프랑스인 뽑는 영어유치원.. 경력검증도 부실“, 조선비즈, 2023.07.21. “영어유치원 공소장 보니, 9일 동안 학대 168건”, MBC, 2022.07.15.) 유아의 돌봄과 교육은 유아 발달상의 특수성으로 인해 그 발달의 과정을 이해하고 교사로서 이를 적절히 지원할 수 있는 교사가 맡아야 합니다. 최소한 아동의 돌봄과 교육에 대한 이론적 소양을 갖춘 사람 즉 자격증 소지자를 기본 조건으로 채용하는 것이 아동을 위한 기본적인 안전과 성장을 담보하는 선결조건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문제 즉, 유치원 어린이집과 같은 수준의 관리감독 체계가 미비한 점 등의 문제까지도 보완되어야 할 것입니다. |
■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한 결과, 공통적으로 △원어민 교사의 자질 문제, △담임이 없는 경우 등 아동 발달단계에 부적합한 체제로 운영 △질낮은 급식, △놀이터의 부재, △수준 낮은 교재, △아동의 부적응 및 중도이탈 등의 문제를 지적함.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4월 5일부터 7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명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대해서 전직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다음의 6가지 문제를 지적하였습니다. ※ 아래 내용은 전직 교사 4명의 인터뷰를 녹음하여 전사한 내용이며 이를 바탕으로 종합화하여 작성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첫째,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원어민 교사의 자질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
△ 무자격 강사 - (원어민강사가) 자기는 여기 온 지 일주일 됐는데 1년을 한국에 여행 겸 이렇게 왔다가 알바식으로 자기는 오전만 뛰고 간대요. - 해외에서 유아교육과를 다니고 있었던 사람이든, 그니까 좀 검증돼가지고 아이들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와서, 아이에게 맞는 상호작용과 방식으로 수업을 해주시는 게 필요한데, 전혀 그런 게 없다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문제죠. - (원어민강사에게) 혹시 대학에서 유아 교육을 전공을 하셨냐 (물었더니) 그때 안 했대요. 그러니까 그냥 영어만 구사할 줄 알면 원하는데 취업이 되는 그런 경우였고, 그 다음 반으로 이동을 했을 때 그 선생님은 자기 앞으로 3주 뒤에 그만둔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잠깐씩만 일하다 그만두는거죠) △ 아동의 발달에 대한 이해 부족 - 아동의 발달에 대한 이해가 없어요. 한국어도 못 알아들으니까. 애가 나한테 뭔가 얘기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못알아들으니까 반응을 해줄 수가 없는거에요. - 아이들의 관리나 발달이나 어떻게 아이들을 다뤄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오리엔테이션이나 이런 걸 통해서도 감을 못잡는 거에요. - 저도 이제 처음 출근한 날이었어요. 그런데 이 선생님(원어민교사)이 와서 저한테 ‘저 뭐 해야 돼요’라고 물어보는 거예요. - 아이들 대하는거 보면 너무 강압적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원어민 교사도 있었고, 아이들이 먹기 싫어하는 음식을 강압적으로 먹이는 원어민 교사도 있었고, 그래서 실제로 토한 아이도 있었고요. - 원어민 교사가 아이들 이름을 (못외워서) 계속 물어봐요. 아이들의 성향이나 특성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냥 자기 수업만 하고.. 첫날 온 원어민 교사는 되게 피곤하셨나 봐요. 그래서 책을 한 번 읽더니 다리 꼬고 앉아서 이렇게 하고 있고, 아이를 그냥 내버려두더라고요. 그렇게 하고 옆 반으로 이동을 했고, 유튜브를 딱 틀어주더라고요. △ 유아들과 상호작용 부족 - 각 반에 담임이 없어요. 담임이... - 한 아이는 엄마한테 울면서 얘기했대요. 원어민 선생님이 내 얘기를 못 알아들어가지고 너무 답답하다고. - 아이들은 의자에 앉아가지고 30분, 40분 이렇게 앉아서 그런 형태로, 못알아듣는 얘기를 30분 동안 앉아서 듣는 것은, 그러니까 애들 눈만 멀뚱멀뚱히 떠서 처음에는 그냥 보는거죠. 그래서 저도 보면서 애들이 이게 잘 알아듣는 건가. 이게 도대체 뭐하는 건가 싶어서... 이게 맞나 싶은 것들이 있었어요. △ 책임과 의무의 부재 - 책임과 의무는 없었어요. 결국은 원어민이 갑이었어요. 나는 영어만 잘 가르치면 되지 내가 애에 대해서 뭘 안다고 이거죠. 본인은 강사로 왔는데 왜 자꾸 그런 걸 나한테 요구하지 그런 것들이 있었어요. - 아침에 등원맞이하는 사람이 원어민교사였는데, 아이들이 교실까지 안전하게 못가서 실제로 계단에 굴러 떨어져서 다친 경우도 있었어요.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인 인터뷰 중에서(2023.04.05.~07) |
전직 강사들 4명 모두 근무했던 기관의 원어민 강사들이 유아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아동의 발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강압적인 태도로 아이들을 대하거나 어떤 수업을 해야되는지 조차 준비가 안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영어로만 소통하고 한국어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유아와 적절한 시점에서 개입해야 될 때에도 그것이 불가능하고, 제대로 된 상호작용없이 유아를 상대로 유튜브를 틀어주고 이를 반복해서 따라하는 수준 낮은 수업을 하거나,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을 이어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원어민 강사에게 ‘책임과 의무가 없었다’면서 특히 안전사고가 일어나더라도 한국인 교사가 책임지는 구조였다고 말했습니다. 둘째, 담임이 없는 시스템으로 운영할 경우 분절적 하루일과로 구성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유아의 발달을 일관성 있게 관찰하고 교육적으로 개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
△ 유아 발달에 맞지 않는 분절적 하루 일과 - 2, 3층을 사용을 하는데 그 2, 3층 교실을 계속 로테이션 도는 거예요. 장소도 바뀌고요. 저는 너무 황당했던 게 그 수업마다 선생님이 달라요. 방을 이동하면 선생님이 또 새로 계세요. -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정해놨어요. 30분, 40분 이렇게 차이를 두고, 보통 유치원에서는 교실을 나누지는 않는데, 거기는 교실이 있어서 나눠있었어요. - 교실은 같고 선생님들만 계속 바뀌었는데, 단편적인 것들만 하다 보니까 무엇인가 경험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거나 우리들만의 공간 우리 교실이라기보다는, 그냥 왔다 그냥 지나가는 곳으로 아이들이 인식을 하니까 시간의 변화를 아이들이 볼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부분은 진짜 맞는 것 같아요. - 제가 느꼈을 때는 (시간이) 다 분절돼 있어요. 1시간 하고 이거, 뭐 1시간 하고 이런 식으로 돌아가다 보니까 아이들이 놀이에 빠진다거나 뭘 몰입하거나 이런 게 부족했었던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이 나이 때는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이 배우고 충분히 내가 무엇을 발견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긴 시간 동안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되는데, 그냥 주어진 대로 이렇게 시간표대로 짜여져서 이렇게 했던 게 좀 안타까웠다는 생각이 지금 요즘에 더 드는 것 같아요. △ 일상생활지도 부재 - 솔직하게 얘기하면 (일상생활지도가)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듭니다. 괴리감도 좀 많이 들고 자괴감도 좀 많이 들었어요. 좀 안타까운 것들이 너무나 많이 보이니까 발달상이라든가 이런 거에서 좀 부족함도 많이 느껴지면서 최소한 한 두 명이라도 유아교육 전공자들이 있어야 되겠다라는 생각은 많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일반적인 유치원에서 겪어보지 못한 것들 경험해야 될 것들을 경험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결손들 이런 부분들을 (유아교육 전공 교사가) 좀 채워줘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 제가 이제 그 부분(일상생활지도가 없다는 부분)에서 되게 많이 충격을 받았었는데요. 아이들이 화장실 지도라는 개념이 없고 그냥 애들이 화장실 가고 싶다는 표현을 하면은 제가 데리고 가요. 여자 변기 하나 남자 변기 하나 이렇게 있어요. 근데 남자 변기도 가림막도 없고 그냥 이렇게 갔다 오고 제가 손을 씻으라고 말을 해야지 애들이 손을 씻지 그냥 애들이 화장실 다녀와도 손을 씻으려고 하지도 않고. 그 다음에 점심 먹기 전에 저는 손을 씻겼는데 다른 반은 다 손을 안 씻더라고요. 양치질은 밥 먹은 다음에, 칫솔이 있는 친구는 양치질을 하고 칫솔이 없는 친구는 양치질을 안 했었어요. 그리고 복도에서는 걸어 다녀야 한다 화장실에 갈 때도 걸어 다녀야 한다. 그런 거 그런 교육을 전혀 안 시켜서 그냥 제가 가서 애들한테 이야기를 해줬었거든요. - 담임이라는 개념이 없고. 원어민은 나 그냥 여기 와서 동화책만 읽으면 돼. 그럼 나는 내 임무는 끝이야. 그냥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 나는 여기서 그냥 애들 유튜브로 그냥 동요 몇 번 불러주고 들려주고 다른 몇 번만 하고 이렇게 하면 하면 돼. 그냥 각자 그냥 내가 얘를 위해서 꼭 이렇게까지 해 줘야 돼 이유 없어요. 그냥 나 이거 하라고 했으니까 나 이것만 하면 돼. 나 그럼 이 시간 끝났으면은 나 이제 가면 돼. (그렇게 생각한다는게 문제인 것 같아요.) - 아이들끼리 싸우면 중재는 제가 하고, 원어민은 그거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아요. △ 언어발달 부재 - 제가 만 5세반 이제 유치원에서 4년 동안 일했을 때 만 5세 아이들 한국어로 할 때는 두 문장 이상으로, 그러니까 자기가 왜 그런지에 대해서 원인까지 다 말할 수 있어요. 근데 영어로 말하는 거는 굉장히 좀 다른 문제였던 것 같아요. 한국어로 저한테 얘기할 때는 굉장히 체계적으로 얘기를 잘하는데 근데 영어로 얘기가 안 되기 때문에 원어민한테 얘기를 못 하고, 얘기를 하더라도 진짜 단편적으로밖에, 내가 아는 것들로만 그냥 표현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다 끄집어내지 못하더라고요.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인 인터뷰 중에서(2023.04.05.~07) |
하루가 분절적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은 영유아는 세상을 배워나가는 경험을 연속적으로, 통합적으로 한다는 아동의 발달원리에 맞지 않고, 놀이에 몰입하는 경험을 방해합니다. 게다가 학급담임도 없이 교실을 3,40분마다 옮겨다니면서 새로운 원어민강사를 만난다는 것은 영유아 아이들의 경험을 오전부터 오후까지 지켜보면서 아동의 감정의 플롯을 읽어내고 반응해줄 수 있는 선생님과의 경험을 차단하고, 종일 익숙하게 머무를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의 부재라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합니다. 또한 영유아 시기 특성상 일상생활지도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라나는데 매우 중요한 교육이기 때문에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영유아의 발달단계에 맞는 일상생활지도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인터뷰에서 확인했던 영유아대상 학원들에서는 손씻기, 양치질하기, 대변훈련 등 아주 기초적인 생활지도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으며, 해당 시기 유아들에게 필요한 교육들이 적절히 제공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셋째, 일부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질낮은 급식을 제공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
- 이게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간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짜거나 아니면 아예 간이 안 돼 있거나 그러기도 했었고, 오후 간식 같은 경우에는 절편이나 아이들이 좀 먹을 수 있는 떡 같은 걸 이렇게 구워서 나올 때가 있었어요. 그러면 그거를 어른인 저도 씹기 힘든데 아이들은 어떻게 씹지 할 정도로 너무 딱딱하기도 했었고 - 한 번은 갈비찜이 나온 적이 있었어요. 근데 양념 국물만 너무 많은 거예요. 안에 건더기는 없고 그때 반 아이들이 24명이었는데 다 먹을 수 있는 고기 덩어리가 아닌 거예요. 진짜 요정도 안 하는 그거를 잘라서 어쨌든 다 먹여야 되니까.. 그때 좀 제일 많이 화가 났어요. - 점심은 이제 저희가 주문을 해서 먹는데 제가 정말 놀랐던 게 콩나물 국이 나왔었는데 두부가 3개 들어 있어요. 아이 10명한테 배식을 해줘야 하는 상황인데 그거를 누구는 두부를 주고 누구는 두부를 안 뜨는 그런 상황에서 처음에 좀 많이 난감했었고 미역국에서는 소고기가 근데 5개 있어서 제가 정말 소고기를 다시 잘게 다 잘랐거든요. 그래서 10명한테 나눠줘야 하기 위해서. - 계란말이가 나오면은 이게 5개가 나와요. 그러면 제가 이거 가위로 반 자르면 10개가 되죠. 이제 아이들한테 나눠줄 수가 있어요. - 오전에 또 간식 타임이 있는데 월요일에 귤이잖아요. 그러면 그 주는 다 귤이에요. 그리고 그 다음 주에는 초코파이를 주더라고요. 그러면 그 주는 다 초코파이에요. 오전 간식이. - 생각해 보면 저희 학원도 영양을 신경 쓰는 게 아니라 그냥 애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걸 많이 줬던 것 같아요. 식사를 만들어주시는 그분이 이렇게 뭔가를 구성하셔서 원장님 부원장님께 얘기하면은 ‘아 이거 맛있겠네요.’ 이렇게 되는 그런 형식으로 갔던 것 같아요. 따로 체계적으로 영양사 칼로리 계산이나 이런 것들을 한 건 아니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그냥 준비를 해줬었던. - 식단표도 안나가요. - 점심을 먹을 때는 원어민은 나가 있어요. 자기는 그 냄새 때문에 너무 힘들대요. 그래서 그 원어민 교사들끼리만 먹는 교사실이 따로 있어요. (아이들 식사지도를 못하는 거에요.)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인 인터뷰 중에서(2023.04.05.~07) |
모든 유아대상 영어학원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터뷰에 응한 교사들은 해당 유아대상 영어학원들의 급식의 질이 낮아서 화가 났다고 증언했습니다. 아이들이 먹기에 간이 너무 짜거나, 인원수보다 터무니없이 모자르게 건더기없이 국물만 흥건한 국이 제공되어, 고기와 두부를 잘게 잘라서 먹인 사례도 있었습니다. 또한 이런 식단들이 영양학적으로 균형있게 짜여진 것이 아니었고 주먹구구식으로 마련되었다는 점, 원어민 강사는 한식에 대한 거부감으로 식사지도를 거부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달리 이들 기관이 적용받은 학원법에서는 급식에 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숙박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학원에 대해서만 급식규정이 있을 뿐입니다. 기숙학원들이 그 예입니다. 학원은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50명 이상일 경우에는 식품위생법상 집단급식소로 신고하여 식품위생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으나 50명 미만일 경우 법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식품위생법이 적용된다고 해도 학원법에서 학원 급식 기준이나 그 허용 여부에 대한 명확한 근거 법령이 없는 상황입니다. 근거 규정이 부족하다보니 피해를 받는 것은 오롯이 아동입니다. 잘 운영되고 있는 기관도 있겠지만 이들 반일제 이상 학원들에서 불량 급식 문제가 나올 때마다 법적 근거 미비의 문제가 늘 제기되고 있습니다. 넷째, 유아대상 영어학원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 즉 놀이터가 부재했습니다. |
- 딱 말 그대로 학원 건물이었어요. 그래서 놀이터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 깔끔하고 되게 좋았지만 이게 과연 만 3 4 5세 아이들에게 적합한가라고 봤을 때는 전혀 적합하지 않았어요. 뭔가 낙서도 좀 하고 놀아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전혀 없이 그냥 말 그대로 그냥 영어라는 것들만 그냥 가르치기 위해서만 있었던 거라 아이들의 발달적인 특성이나 이런 것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환경이었어요. - 우선은 놀이 시설은 없어가지고 제가 깜짝 놀랐어요. 바깥 놀이도도 없고 실내 놀이터도 없어요. 근데 아이들이 진정한 신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전혀 있지 않고. 강당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게 왜 있는지 저는 모르겠어요. 진짜 공 하나도 없거든요. 그냥 햇빛도 안 들어와서 안 들어오게끔 암막커튼도 고정을 시켜놔서 이게 움직일 수가 없어요. - 교실환경도 마찬가지로 책상 놓고 의자 앉고 그 안에는 놀잇감이라든가 이런 거 전혀 없는 거죠. 말 그대로 학원 교습소처럼 운영되는 그런 곳이어서 그래서 애들이 가만히 앉아있었나 보다 생각해요. 할 게 없어요. 진짜 정말 뭔가 아이들끼리도 뭔가 장난감도 있고 가지고 말도 걸면서 그런게 없으니까 아이들도 뭘 할지 모르는 거예요.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인 인터뷰 중에서(2023.04.05.~07) |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학원 교습소로서 유치원, 어린이집처럼 바깥놀이와 실내놀이를 위한 공간을 의무적으로 마련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영유아들이 온종일 머무르는 곳이라면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서 실내외에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반드시 제공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질 낮은 교재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
- 전문교재로 하지 않았어요. 그냥 본인들이 준비한 프린트로 했었고. - 아이들이 글씨도 못 읽는데 거기 있는 글씨 보면서 이걸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알아요. 그냥 아이들이 감으로 그냥 스티커 붙이고, 비어 있으니까 이렇게 하고, 이 점이랑 저 점이랑 있으니까 연결 짓고, 자기들끼리 이렇게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거죠. - (프린트물 수업이) 저는 그냥 봤을 때 보여주기 식이라고 생각밖에 안 들었거든요. 그냥 오늘 우리 이만큼 이거 수업했어요. 그냥 이거 보여주는 거. 집에 가져갔을 때 이거 했다고. 근데 그런 거를 가져갔는데도 저는 부모님들이 월200씩 이렇게 내면서 프린트물을 달랑 한 장 이렇게 양면으로 돼 있는 거 가져오는 걸 보고 얘를 계속 보낸다는 것도 저는 되게 의아했었거든요.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인 인터뷰 중에서(2023.04.05.~07) |
인터뷰에 응한 전직 교사들은 원어민 강사들이 체계적인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구성하고 준비하지 않고, 그때 그때 필요한 프린트물을 인쇄해서 아이들과 수업한다고 했습니다. 교습비를 몇백만원씩 내면서 아이들로 하여금 이런 엉성한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 의아할 정도라며 질낮은 교재 수준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여섯째, 유아대상 영어학원에는 부적응 및 중도이탈 사례도 다수 있었습니다. |
- 어린 연령일수록 거의 대부분 힘들어 하고요. 좀 연령이 있는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그나마 눈치껏, 못 알아듣지만 그래도 눈치껏 보고, 그래도 처음에 오면은 10명 중에 7명 정도는 좀 힘들어해요. 대부분은 그냥 처음에는 저 사람이 도대체 무슨 얘기하는 건가 하는 형식으로 많이 보죠. 만 5세 아이들이 그렇게 계속 영어 몰입 수업하는 거, 책상에 앉아 있는 거 이거를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 잘 견디나 힘들기는 해요. - 한 유아는 처음왔을 때는 그래도 되게 막 잘 웃고 잘 울고 그런 아이였는데 점점.. 이제 점심시간 이후부터는 영어랑 중국어 진행이 되니까 그냥 점점.. 아이가 점점 표정을 잃어가다 웃는 걸 본 적이 없어요. 거의 끝에 걔가 옮길 때는 틱 장애가 오고 그랬어요. 아이들이 적응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 부모들은 항의하는 부모는 아무도 없죠. 항의하는 게 아니라 그때 그 어머니는 ‘저희 아이가 너무 피곤해하는 것 같아요. 좀 봐주세요. 많이 피곤해하는지’ 이 정도였고, 그냥 알아서 빼는 정도지. 틱장애가 오고 아이들이 적응 못해도 사실 원장이나 교사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 한 유아는 아예 여기 유치원에 적응을 못하고, 원어민이랑 대화가 안 통하고, 그냥 얘가 요구하는 걸 말을 해도, (원어민강사가) ‘원하면 영어로 해’ 이러고 화를 내고, ‘한국어 사용하지마’ 이런 식으로 하니까 결국 걔는 그냥 일반 유치원으로 갔어요.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인 인터뷰 중에서(2023.04.05.~07) |
처음에 학원에 오면 10명 중 7명은 힘들어하다가 유치원에 옮겨가는 경우도 많고, 특히 우울감이나 틱장애와 같은 소아정신과적 소견을 보이는 아동을 경험한 교사도 있었습니다. 아동 발달에 맞지 않는 환경과 소통, 조기영어교육의 영향으로 아동의 소아정신과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는 오롯이 부모 개인의 책임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방치하여 유아대상 영어학원을 개인의 선택으로만 두어서는 안됩니다. ☞ 2편으로 이어집니다. |
2023. 10. 10.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책임연구원 양신영(02-797-4044/내선 5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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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유아대상 영어학원 실태 분석 보도(2023.10.10.)
유아대상 영어학원 강사 10명 중 6명 이상, 자격증없이 유아 돌봄 ·교육하는 일에 투입돼...
지난 2023년 3월 24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통해 전국의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대해 직접 현장 방문을 통한 특별점검을 각 교육청에 요청하면서부터 유아대상 영어학원, 일명 ‘영어유치원’을 대상으로 한 상반기 특별점검이 진행되었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의원과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자체 실태 조사 분석 결과와 함께 교육부를 통해 제출받은 특별점검 조사결과를 분석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3회에 걸쳐 짚어보고자 합니다.
■ 분석보도① 유아대상 영어학원 운영·구조상의 문제: 전직 강사 심층인터뷰를 통해 본 6가지 문제점
■ 분석보도② 유아대상 영어학원 수·비용 문제
■ 분석보도③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육과정 문제와 ①~③의 종합적 대책
▲ [무자격 강사 실태] 서울시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근무하는 강사 중 자격증 없이 근무하고 있는 강사는 전체 66.5%, 내국인강사 68.7%, 외국인강사 63.9%로 조사됨. 10명 중 6명 이상은 유아의 돌봄과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즉 자격증 없이 해당 학원에 근무하고 있음. 유아의 발달상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이를 적절히 지원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춘 자격증 소지자를 기본조건으로 채용하는 것이 아동의 기본적인 안전과 성장을 담보하는 선결조건임. 더 나아가서는 관리감독 체계까지도 보완되어야 함.
▲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명 심층 인터뷰] 공통적으로 △원어민 교사의 자질 문제, △분절적인 하루일과 및 아동발달에 부적절한 환경, △질낮은 급식, △놀이터의 부재, △질낮은 교재 수준, △아동의 부적응 및 중도이탈 등의 문제를 지적함.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사실상 미취학 어린이의 교육과 보육을 담당하는 유치원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일반 학원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학원법에 따르면 강사 자격은 초대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유아의 건강한 발달을 위한 돌봄과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이지만, 유아 교육의 전문성을 요구할 수 있는 규정과 관리감독은 없는 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올해 처음 교육부가 특별점검을 통해 유아대상 영어학원 외국인 강사의 자격증 유무 실태를 파악했습니다. 이번 특별점검에서 교육부가 확인한 것은 ‘유치원교사, 보육교사, 초중등교사, TESOL자격증’ 중 하나라도 소지하고 있는지였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지난 6월 교육부의 사교육경감대책에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무자격 강사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는데, 유아대상 영어학원 강사 자격 기준이나 선발 요건을 명확히하는 법, 제도 개선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육부의 특별점검 조사결과를 확인한 결과, 자격증 없는 강사의 비율이 전체 66.5%에 달했으며,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자체적으로 전직 강사들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운영상의 문제를 여러 가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강사의 자격증 실태 뿐 아니라, 유아 발달에 맞지 않는 운영상의 문제들을 짚어보며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비교육적 시스템을 분석했습니다.
■ [무자격증 강사수] 서울시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근무하는 강사 중 자격증 없이 근무하고 있는 강사는 전체 66.5%, 내국인강사 68.7%, 외국인강사 63.9%로 조사됨. 10명 중 6명 이상은 유아의 돌봄과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즉 자격증없이 해당 학원에 근무하고 있음. 유아의 발달상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이를 적절히 지원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춘 자격증 소지자를 기본조건으로 채용하는 것이 아동의 기본적인 안전과 성장을 담보하는 선결조건임. 더 나아가서는 관리감독 체계까지도 보완되어야 함.
서울시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근무하는 강사 20,432명중 외국인 강사는 9,271명으로 전체의 약 45.4%를 차지했습니다. 외국인 강사 중 자격증 소지자(유치원교사, 보육교사, 초중등교사, TESOL자격증 중 하나라도 소지한 경우 포함)는 3,345명으로 약 36.1%로 확인되었습니다..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강사 중 63.9%, 즉 10명 중 6명 이상은 자격증없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면접도 화상 전화 앱인 스카이프로 간단하게 진행하는 등 외국인 강사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자격증 강사 고용의 문제는 내국인 강사도 예외가 아니어서 내국인 강사의 약 31.3%만이 자격증을 소지하고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 일하고 있었으며(무자격증 68.7%),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 일하는 전체 강사의 경우에는 약 33.5%만이 자격증이 있었습니다(무자격증 66.5%).
이로 인해 유아대상 영어학원이 유아를 대상으로 교육과 보육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육교사 및 유아교육교사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 ‘학원’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교사의 질 관리가 담보되지 않고 연일 원어민 강사의 자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입니다.(관련기사: “우리아이 원어민강사, 알고보니 국적세탁”, 조선일보, 2023.03.11. ”사교육출발지 영어유치원 ‘원어민’강사로 프랑스인 뽑는 영어유치원.. 경력검증도 부실“, 조선비즈, 2023.07.21. “영어유치원 공소장 보니, 9일 동안 학대 168건”, MBC, 2022.07.15.)
유아의 돌봄과 교육은 유아 발달상의 특수성으로 인해 그 발달의 과정을 이해하고 교사로서 이를 적절히 지원할 수 있는 교사가 맡아야 합니다. 최소한 아동의 돌봄과 교육에 대한 이론적 소양을 갖춘 사람 즉 자격증 소지자를 기본 조건으로 채용하는 것이 아동을 위한 기본적인 안전과 성장을 담보하는 선결조건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문제 즉, 유치원 어린이집과 같은 수준의 관리감독 체계가 미비한 점 등의 문제까지도 보완되어야 할 것입니다.
■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한 결과, 공통적으로 △원어민 교사의 자질 문제, △담임이 없는 경우 등 아동 발달단계에 부적합한 체제로 운영 △질낮은 급식, △놀이터의 부재, △수준 낮은 교재, △아동의 부적응 및 중도이탈 등의 문제를 지적함.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4월 5일부터 7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명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대해서 전직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다음의 6가지 문제를 지적하였습니다.
※ 아래 내용은 전직 교사 4명의 인터뷰를 녹음하여 전사한 내용이며
이를 바탕으로 종합화하여 작성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첫째,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원어민 교사의 자질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 무자격 강사
- (원어민강사가) 자기는 여기 온 지 일주일 됐는데 1년을 한국에 여행 겸 이렇게 왔다가 알바식으로 자기는 오전만 뛰고 간대요.
- 해외에서 유아교육과를 다니고 있었던 사람이든, 그니까 좀 검증돼가지고 아이들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와서, 아이에게 맞는 상호작용과 방식으로 수업을 해주시는 게 필요한데, 전혀 그런 게 없다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문제죠.
- (원어민강사에게) 혹시 대학에서 유아 교육을 전공을 하셨냐 (물었더니) 그때 안 했대요. 그러니까 그냥 영어만 구사할 줄 알면 원하는데 취업이 되는 그런 경우였고, 그 다음 반으로 이동을 했을 때 그 선생님은 자기 앞으로 3주 뒤에 그만둔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잠깐씩만 일하다 그만두는거죠)
△ 아동의 발달에 대한 이해 부족
- 아동의 발달에 대한 이해가 없어요. 한국어도 못 알아들으니까. 애가 나한테 뭔가 얘기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못알아들으니까 반응을 해줄 수가 없는거에요.
- 아이들의 관리나 발달이나 어떻게 아이들을 다뤄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오리엔테이션이나 이런 걸 통해서도 감을 못잡는 거에요.
- 저도 이제 처음 출근한 날이었어요. 그런데 이 선생님(원어민교사)이 와서 저한테 ‘저 뭐 해야 돼요’라고 물어보는 거예요.
- 아이들 대하는거 보면 너무 강압적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원어민 교사도 있었고, 아이들이 먹기 싫어하는 음식을 강압적으로 먹이는 원어민 교사도 있었고, 그래서 실제로 토한 아이도 있었고요.
- 원어민 교사가 아이들 이름을 (못외워서) 계속 물어봐요. 아이들의 성향이나 특성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냥 자기 수업만 하고.. 첫날 온 원어민 교사는 되게 피곤하셨나 봐요. 그래서 책을 한 번 읽더니 다리 꼬고 앉아서 이렇게 하고 있고, 아이를 그냥 내버려두더라고요. 그렇게 하고 옆 반으로 이동을 했고, 유튜브를 딱 틀어주더라고요.
△ 유아들과 상호작용 부족
- 각 반에 담임이 없어요. 담임이...
- 한 아이는 엄마한테 울면서 얘기했대요. 원어민 선생님이 내 얘기를 못 알아들어가지고 너무 답답하다고.
- 아이들은 의자에 앉아가지고 30분, 40분 이렇게 앉아서 그런 형태로, 못알아듣는 얘기를 30분 동안 앉아서 듣는 것은, 그러니까 애들 눈만 멀뚱멀뚱히 떠서 처음에는 그냥 보는거죠. 그래서 저도 보면서 애들이 이게 잘 알아듣는 건가. 이게 도대체 뭐하는 건가 싶어서... 이게 맞나 싶은 것들이 있었어요.
△ 책임과 의무의 부재
- 책임과 의무는 없었어요. 결국은 원어민이 갑이었어요. 나는 영어만 잘 가르치면 되지 내가 애에 대해서 뭘 안다고 이거죠. 본인은 강사로 왔는데 왜 자꾸 그런 걸 나한테 요구하지 그런 것들이 있었어요.
- 아침에 등원맞이하는 사람이 원어민교사였는데, 아이들이 교실까지 안전하게 못가서 실제로 계단에 굴러 떨어져서 다친 경우도 있었어요.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인 인터뷰 중에서(2023.04.05.~07)
전직 강사들 4명 모두 근무했던 기관의 원어민 강사들이 유아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아동의 발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강압적인 태도로 아이들을 대하거나 어떤 수업을 해야되는지 조차 준비가 안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영어로만 소통하고 한국어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유아와 적절한 시점에서 개입해야 될 때에도 그것이 불가능하고, 제대로 된 상호작용없이 유아를 상대로 유튜브를 틀어주고 이를 반복해서 따라하는 수준 낮은 수업을 하거나,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을 이어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원어민 강사에게 ‘책임과 의무가 없었다’면서 특히 안전사고가 일어나더라도 한국인 교사가 책임지는 구조였다고 말했습니다.
둘째, 담임이 없는 시스템으로 운영할 경우 분절적 하루일과로 구성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유아의 발달을 일관성 있게 관찰하고 교육적으로 개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 유아 발달에 맞지 않는 분절적 하루 일과
- 2, 3층을 사용을 하는데 그 2, 3층 교실을 계속 로테이션 도는 거예요. 장소도 바뀌고요. 저는 너무 황당했던 게 그 수업마다 선생님이 달라요. 방을 이동하면 선생님이 또 새로 계세요.
-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정해놨어요. 30분, 40분 이렇게 차이를 두고, 보통 유치원에서는 교실을 나누지는 않는데, 거기는 교실이 있어서 나눠있었어요.
- 교실은 같고 선생님들만 계속 바뀌었는데, 단편적인 것들만 하다 보니까 무엇인가 경험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거나 우리들만의 공간 우리 교실이라기보다는, 그냥 왔다 그냥 지나가는 곳으로 아이들이 인식을 하니까 시간의 변화를 아이들이 볼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부분은 진짜 맞는 것 같아요.
- 제가 느꼈을 때는 (시간이) 다 분절돼 있어요. 1시간 하고 이거, 뭐 1시간 하고 이런 식으로 돌아가다 보니까 아이들이 놀이에 빠진다거나 뭘 몰입하거나 이런 게 부족했었던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이 나이 때는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이 배우고 충분히 내가 무엇을 발견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긴 시간 동안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되는데, 그냥 주어진 대로 이렇게 시간표대로 짜여져서 이렇게 했던 게 좀 안타까웠다는 생각이 지금 요즘에 더 드는 것 같아요.
△ 일상생활지도 부재
- 솔직하게 얘기하면 (일상생활지도가)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듭니다. 괴리감도 좀 많이 들고 자괴감도 좀 많이 들었어요. 좀 안타까운 것들이 너무나 많이 보이니까 발달상이라든가 이런 거에서 좀 부족함도 많이 느껴지면서 최소한 한 두 명이라도 유아교육 전공자들이 있어야 되겠다라는 생각은 많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일반적인 유치원에서 겪어보지 못한 것들 경험해야 될 것들을 경험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결손들 이런 부분들을 (유아교육 전공 교사가) 좀 채워줘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 제가 이제 그 부분(일상생활지도가 없다는 부분)에서 되게 많이 충격을 받았었는데요. 아이들이 화장실 지도라는 개념이 없고 그냥 애들이 화장실 가고 싶다는 표현을 하면은 제가 데리고 가요. 여자 변기 하나 남자 변기 하나 이렇게 있어요. 근데 남자 변기도 가림막도 없고 그냥 이렇게 갔다 오고 제가 손을 씻으라고 말을 해야지 애들이 손을 씻지 그냥 애들이 화장실 다녀와도 손을 씻으려고 하지도 않고. 그 다음에 점심 먹기 전에 저는 손을 씻겼는데 다른 반은 다 손을 안 씻더라고요. 양치질은 밥 먹은 다음에, 칫솔이 있는 친구는 양치질을 하고 칫솔이 없는 친구는 양치질을 안 했었어요. 그리고 복도에서는 걸어 다녀야 한다 화장실에 갈 때도 걸어 다녀야 한다. 그런 거 그런 교육을 전혀 안 시켜서 그냥 제가 가서 애들한테 이야기를 해줬었거든요.
- 담임이라는 개념이 없고. 원어민은 나 그냥 여기 와서 동화책만 읽으면 돼. 그럼 나는 내 임무는 끝이야. 그냥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 나는 여기서 그냥 애들 유튜브로 그냥 동요 몇 번 불러주고 들려주고 다른 몇 번만 하고 이렇게 하면 하면 돼. 그냥 각자 그냥 내가 얘를 위해서 꼭 이렇게까지 해 줘야 돼 이유 없어요. 그냥 나 이거 하라고 했으니까 나 이것만 하면 돼. 나 그럼 이 시간 끝났으면은 나 이제 가면 돼. (그렇게 생각한다는게 문제인 것 같아요.)
- 아이들끼리 싸우면 중재는 제가 하고, 원어민은 그거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아요.
△ 언어발달 부재
- 제가 만 5세반 이제 유치원에서 4년 동안 일했을 때 만 5세 아이들 한국어로 할 때는 두 문장 이상으로, 그러니까 자기가 왜 그런지에 대해서 원인까지 다 말할 수 있어요. 근데 영어로 말하는 거는 굉장히 좀 다른 문제였던 것 같아요. 한국어로 저한테 얘기할 때는 굉장히 체계적으로 얘기를 잘하는데 근데 영어로 얘기가 안 되기 때문에 원어민한테 얘기를 못 하고, 얘기를 하더라도 진짜 단편적으로밖에, 내가 아는 것들로만 그냥 표현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다 끄집어내지 못하더라고요.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인 인터뷰 중에서(2023.04.05.~07)
하루가 분절적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은 영유아는 세상을 배워나가는 경험을 연속적으로, 통합적으로 한다는 아동의 발달원리에 맞지 않고, 놀이에 몰입하는 경험을 방해합니다. 게다가 학급담임도 없이 교실을 3,40분마다 옮겨다니면서 새로운 원어민강사를 만난다는 것은 영유아 아이들의 경험을 오전부터 오후까지 지켜보면서 아동의 감정의 플롯을 읽어내고 반응해줄 수 있는 선생님과의 경험을 차단하고, 종일 익숙하게 머무를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의 부재라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합니다.
또한 영유아 시기 특성상 일상생활지도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라나는데 매우 중요한 교육이기 때문에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영유아의 발달단계에 맞는 일상생활지도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인터뷰에서 확인했던 영유아대상 학원들에서는 손씻기, 양치질하기, 대변훈련 등 아주 기초적인 생활지도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으며, 해당 시기 유아들에게 필요한 교육들이 적절히 제공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셋째, 일부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질낮은 급식을 제공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 이게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간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짜거나 아니면 아예 간이 안 돼 있거나 그러기도 했었고, 오후 간식 같은 경우에는 절편이나 아이들이 좀 먹을 수 있는 떡 같은 걸 이렇게 구워서 나올 때가 있었어요. 그러면 그거를 어른인 저도 씹기 힘든데 아이들은 어떻게 씹지 할 정도로 너무 딱딱하기도 했었고
- 한 번은 갈비찜이 나온 적이 있었어요. 근데 양념 국물만 너무 많은 거예요. 안에 건더기는 없고 그때 반 아이들이 24명이었는데 다 먹을 수 있는 고기 덩어리가 아닌 거예요. 진짜 요정도 안 하는 그거를 잘라서 어쨌든 다 먹여야 되니까.. 그때 좀 제일 많이 화가 났어요.
- 점심은 이제 저희가 주문을 해서 먹는데 제가 정말 놀랐던 게 콩나물 국이 나왔었는데 두부가 3개 들어 있어요. 아이 10명한테 배식을 해줘야 하는 상황인데 그거를 누구는 두부를 주고 누구는 두부를 안 뜨는 그런 상황에서 처음에 좀 많이 난감했었고 미역국에서는 소고기가 근데 5개 있어서 제가 정말 소고기를 다시 잘게 다 잘랐거든요. 그래서 10명한테 나눠줘야 하기 위해서.
- 계란말이가 나오면은 이게 5개가 나와요. 그러면 제가 이거 가위로 반 자르면 10개가 되죠. 이제 아이들한테 나눠줄 수가 있어요.
- 오전에 또 간식 타임이 있는데 월요일에 귤이잖아요. 그러면 그 주는 다 귤이에요. 그리고 그 다음 주에는 초코파이를 주더라고요. 그러면 그 주는 다 초코파이에요. 오전 간식이.
- 생각해 보면 저희 학원도 영양을 신경 쓰는 게 아니라 그냥 애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걸 많이 줬던 것 같아요. 식사를 만들어주시는 그분이 이렇게 뭔가를 구성하셔서 원장님 부원장님께 얘기하면은 ‘아 이거 맛있겠네요.’ 이렇게 되는 그런 형식으로 갔던 것 같아요. 따로 체계적으로 영양사 칼로리 계산이나 이런 것들을 한 건 아니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그냥 준비를 해줬었던.
- 식단표도 안나가요.
- 점심을 먹을 때는 원어민은 나가 있어요. 자기는 그 냄새 때문에 너무 힘들대요. 그래서 그 원어민 교사들끼리만 먹는 교사실이 따로 있어요. (아이들 식사지도를 못하는 거에요.)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인 인터뷰 중에서(2023.04.05.~07)
모든 유아대상 영어학원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터뷰에 응한 교사들은 해당 유아대상 영어학원들의 급식의 질이 낮아서 화가 났다고 증언했습니다. 아이들이 먹기에 간이 너무 짜거나, 인원수보다 터무니없이 모자르게 건더기없이 국물만 흥건한 국이 제공되어, 고기와 두부를 잘게 잘라서 먹인 사례도 있었습니다. 또한 이런 식단들이 영양학적으로 균형있게 짜여진 것이 아니었고 주먹구구식으로 마련되었다는 점, 원어민 강사는 한식에 대한 거부감으로 식사지도를 거부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달리 이들 기관이 적용받은 학원법에서는 급식에 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숙박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학원에 대해서만 급식규정이 있을 뿐입니다. 기숙학원들이 그 예입니다. 학원은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50명 이상일 경우에는 식품위생법상 집단급식소로 신고하여 식품위생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으나 50명 미만일 경우 법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식품위생법이 적용된다고 해도 학원법에서 학원 급식 기준이나 그 허용 여부에 대한 명확한 근거 법령이 없는 상황입니다. 근거 규정이 부족하다보니 피해를 받는 것은 오롯이 아동입니다. 잘 운영되고 있는 기관도 있겠지만 이들 반일제 이상 학원들에서 불량 급식 문제가 나올 때마다 법적 근거 미비의 문제가 늘 제기되고 있습니다.
넷째, 유아대상 영어학원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 즉 놀이터가 부재했습니다.
- 딱 말 그대로 학원 건물이었어요. 그래서 놀이터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 깔끔하고 되게 좋았지만 이게 과연 만 3 4 5세 아이들에게 적합한가라고 봤을 때는 전혀 적합하지 않았어요. 뭔가 낙서도 좀 하고 놀아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전혀 없이 그냥 말 그대로 그냥 영어라는 것들만 그냥 가르치기 위해서만 있었던 거라 아이들의 발달적인 특성이나 이런 것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환경이었어요.
- 우선은 놀이 시설은 없어가지고 제가 깜짝 놀랐어요. 바깥 놀이도도 없고 실내 놀이터도 없어요. 근데 아이들이 진정한 신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전혀 있지 않고. 강당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게 왜 있는지 저는 모르겠어요. 진짜 공 하나도 없거든요. 그냥 햇빛도 안 들어와서 안 들어오게끔 암막커튼도 고정을 시켜놔서 이게 움직일 수가 없어요.
- 교실환경도 마찬가지로 책상 놓고 의자 앉고 그 안에는 놀잇감이라든가 이런 거 전혀 없는 거죠. 말 그대로 학원 교습소처럼 운영되는 그런 곳이어서 그래서 애들이 가만히 앉아있었나 보다 생각해요. 할 게 없어요. 진짜 정말 뭔가 아이들끼리도 뭔가 장난감도 있고 가지고 말도 걸면서 그런게 없으니까 아이들도 뭘 할지 모르는 거예요.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인 인터뷰 중에서(2023.04.05.~07)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학원 교습소로서 유치원, 어린이집처럼 바깥놀이와 실내놀이를 위한 공간을 의무적으로 마련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영유아들이 온종일 머무르는 곳이라면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서 실내외에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반드시 제공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질 낮은 교재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 전문교재로 하지 않았어요. 그냥 본인들이 준비한 프린트로 했었고.
- 아이들이 글씨도 못 읽는데 거기 있는 글씨 보면서 이걸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알아요. 그냥 아이들이 감으로 그냥 스티커 붙이고, 비어 있으니까 이렇게 하고, 이 점이랑 저 점이랑 있으니까 연결 짓고, 자기들끼리 이렇게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거죠.
- (프린트물 수업이) 저는 그냥 봤을 때 보여주기 식이라고 생각밖에 안 들었거든요. 그냥 오늘 우리 이만큼 이거 수업했어요. 그냥 이거 보여주는 거. 집에 가져갔을 때 이거 했다고. 근데 그런 거를 가져갔는데도 저는 부모님들이 월200씩 이렇게 내면서 프린트물을 달랑 한 장 이렇게 양면으로 돼 있는 거 가져오는 걸 보고 얘를 계속 보낸다는 것도 저는 되게 의아했었거든요.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인 인터뷰 중에서(2023.04.05.~07)
인터뷰에 응한 전직 교사들은 원어민 강사들이 체계적인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구성하고 준비하지 않고, 그때 그때 필요한 프린트물을 인쇄해서 아이들과 수업한다고 했습니다. 교습비를 몇백만원씩 내면서 아이들로 하여금 이런 엉성한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 의아할 정도라며 질낮은 교재 수준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여섯째, 유아대상 영어학원에는 부적응 및 중도이탈 사례도 다수 있었습니다.
- 어린 연령일수록 거의 대부분 힘들어 하고요. 좀 연령이 있는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그나마 눈치껏, 못 알아듣지만 그래도 눈치껏 보고, 그래도 처음에 오면은 10명 중에 7명 정도는 좀 힘들어해요. 대부분은 그냥 처음에는 저 사람이 도대체 무슨 얘기하는 건가 하는 형식으로 많이 보죠. 만 5세 아이들이 그렇게 계속 영어 몰입 수업하는 거, 책상에 앉아 있는 거 이거를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 잘 견디나 힘들기는 해요.
- 한 유아는 처음왔을 때는 그래도 되게 막 잘 웃고 잘 울고 그런 아이였는데 점점.. 이제 점심시간 이후부터는 영어랑 중국어 진행이 되니까 그냥 점점.. 아이가 점점 표정을 잃어가다 웃는 걸 본 적이 없어요. 거의 끝에 걔가 옮길 때는 틱 장애가 오고 그랬어요. 아이들이 적응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 부모들은 항의하는 부모는 아무도 없죠. 항의하는 게 아니라 그때 그 어머니는 ‘저희 아이가 너무 피곤해하는 것 같아요. 좀 봐주세요. 많이 피곤해하는지’ 이 정도였고, 그냥 알아서 빼는 정도지. 틱장애가 오고 아이들이 적응 못해도 사실 원장이나 교사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 한 유아는 아예 여기 유치원에 적응을 못하고, 원어민이랑 대화가 안 통하고, 그냥 얘가 요구하는 걸 말을 해도, (원어민강사가) ‘원하면 영어로 해’ 이러고 화를 내고, ‘한국어 사용하지마’ 이런 식으로 하니까 결국 걔는 그냥 일반 유치원으로 갔어요.
-전직 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사 4인 인터뷰 중에서(2023.04.05.~07)
처음에 학원에 오면 10명 중 7명은 힘들어하다가 유치원에 옮겨가는 경우도 많고, 특히 우울감이나 틱장애와 같은 소아정신과적 소견을 보이는 아동을 경험한 교사도 있었습니다. 아동 발달에 맞지 않는 환경과 소통, 조기영어교육의 영향으로 아동의 소아정신과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는 오롯이 부모 개인의 책임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방치하여 유아대상 영어학원을 개인의 선택으로만 두어서는 안됩니다.
☞ 2편으로 이어집니다.
※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책임연구원 양신영(02-797-4044/내선 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