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논평보도] 교육은 과학기술인재 공급의 수단이 아닙니다. (+논평전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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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기조 및 교육부 장관 인선에 대한 논평(2022.6.10)

교육은 과학기술인재 공급의 수단이 아닙니다.

5월 1일 국민들의 기대와 응원 속에 윤석열 정부의 국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두 달이 못되는 시간 동안, 교육계는 기대 못지않은 큰 우려를 가져야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예로 6월 7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부는 과학기술 인재 공급하는 역할 할 때에만 의미 있다.”라고 강조하며 “교육부가 스스로 경제부처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은 국정철학을 대변합니다. 국가가 교육을 경제발전을 위한 방편으로 보거나 국가 발전의 도구로 접근할 때 생기는 심각한 문제들은 이미 지난 세기의 역사가 교훈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일부에서는 "고등교육에서의 인재 양성의 필요"에 대해 대통령이 견해를 밝힌 것에 불과하다는 해명을 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현 정부가 보인 그동안의 행보는 발언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선명한 해석을 가능케 합니다.

 

지난 3월 1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과학기술교육분과를 구성하였습니다. 당시 교육이란 명칭을 마지막에 덧붙였을 뿐 교육전문가는 단 한명도 두지 않았습니다. 교육의 독립성과 중요성에 대해 다수의 교육전문가들이 염려를 표했지만, 이후 교육부 수장인 장관·차관 모두 교육과 무관한 인사가 지명되었습니다. 장관 지명자가 인수위에서 교육이 아닌 정무·사법·행정 분과위원이었다는 사실은 교육에 대한 현 정부의 인식을 부각시킵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교육 패싱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자주성’마저도 현정부로부터 지켜내야만 하는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으로 커져 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교육은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교육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교육기본법 제2조에 명문화되어 있는 약속입니다. 이 목표를 위해 대한민국 교육계는 수십 년간 몸부림쳐 왔고 극심한 진통을 거쳐 지금과 같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교육부는 이 목표를 한층 더 구현하기 위해 학생들이 개성을 발현하고 다양한 적성과 진로를 이룰 수 있는 고교학점제 추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들이 기존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 한명 한명을 자주적 민주 시민으로 기르고, 창의적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는 교육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토록 중요한 교육적 변혁기에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의 노력과 성장을 무위로 돌릴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임에도, 경제발전이라는 눈앞의 성과를 위해 교육을 하나의 수단과 방편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교육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교육 주체들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 갈 정책 및 방안에 집중해야 하지만, 행정가를 중심으로 교육기관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특정 소수가 사회를 이끌어 가던 과거와 달리, 현대사회는 민주 시민 개개인이 역동적인 주권자가 되어야만 건강한 사회가 유지될 수 있음에도 대한민국 학생들이 어떻게 이러한 역량들을 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보다, 현 정부는 단순히 과학기술만을 중시하는 경쟁력 강조의 교육 철학으로만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윤석열 정부에 제언합니다. 교육적 혁신을 경제논리에 귀속시켜 교육이 부재한 교육 정책을 강제하기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자질이 발현되고 변혁적 역량을 구비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모색하기를 촉구합니다. OECD Education 2030은 학생 주도성 및 변혁적 역량을 강조하였습니다. 창의성, 협동. 공감, 갈등 관리, 책임감, 시민성 등이 앞으로의 학생들에게는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어떻게 이러한 교육 역량을 키울 것인지, 이를 위해 어떤 교육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인지와 같이 교육 그 자체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교육부가 대한민국에는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교육 전문가를 교육부의 수장으로 지명할 것을 촉구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인선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 한 것이 ‘전문성’이라고 수차례 밝혀왔습니다. 교육전문가가 교육부를 대표한다면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선언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교육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근시안적인 교육 계획 수립을 벗어나 백년지대계로서 교육으로 전환하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의 병폐인 경쟁 위주의 교육, 암기 위주의 교육 방식을 극복하는데 앞장서기를 촉구합니다. 지난 70여년간 교육은 대한민국 발전의 큰 원동력이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겨난 병폐들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2025년 고교학점제와 발맞춰 새로운 평가 제도를 수립하고, 5지선다형 문제풀이와 같은 일률적이고 단편적인 교육에 더 이상 매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입니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겪고 있는 교육 고통을 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사안들은 교육 행정의 효율화로 해결될 것이 아니며, 그 사안의 중대성이 산업인력양성보다 후순위에 놓여야 할 만큼 가볍지도 않습니다. 만연해 있는 교육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입시 경쟁을 해소하고 코로나로 인해 심각해진 교육격차 문제를 해소할 근본 개혁 방안에 대한 모색이 시급합니다.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부, 교육 사안에 깊은 안목을 가진 교육부 장관, 그리고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대한민국의 교육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윤석열 정부가 이러한 제언을 외면하지 않고 해결을 위해 적극 앞장서기를 기대합니다.

 

대한민국 교육은 지난 70여년 동안 정치적 이념과 경제발전 추구라는 미명아래 수차례, 교육 본연의 가치를 부정당하고 국가주의 아래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해 온 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대통령의 짧은 발언에도 온 나라가 우려에 휩싸이는 까닭입니다. 다시는 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 시민들의 역할이라면, 지난 역사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은 현 정부의 사명일 것입니다. 정부는 이 사실을 새기며,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교육 영역에 다시금 새로운 인식과 태도로 나아오기를 기대합니다.

2022.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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