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최대 16차시까지 영어몰입교육 실시하는 서울 사립초, 반드시 보완책 마련 시급해...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2024년 10~11월에 서울 사립초 5개교의 2025학년도 신입생 입학설명회를 참관하여, 초등1~2학년 영어 방과후 실태를 조사 분석한 결과를 발표함.

▲ 2019년 초 1‧2 영어 방과후학교 운영을 허용하는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이 시행됨. 사교육걱정은 다수 사립초가 이를 활용해 과도한 시수의 영어교육을 실시할 경우 △부모의 경제적 배경에 의한 교육 격차의 심화, △사교육 폭증 및 영유아의 건강한 발달 저해로 이어지는 사회적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였음.

▲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사립초 5개교의 2025 신입생 입학설명회를 참관하였고 그 결과 아래와 같은 부당운영실태가 확인됨.

【부당운영실태①】초등1-2학년 영어 방과후학교를 학년 전체가 참여하는 ‘의무 방과후학교’로 만들어 사실상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함

【부당운영실태②】주당 최대 16차시까지 영어수업을 진행하는 등 초등 1-2학년의 발달수준에 적절하지 않은 과도한 시수로 영어 방과후학교를 운영함

【부당운영실태③】 인문, 과학, 예술, 수학, 체육교과 등을 영어로 가르치는 몰입영어교육을 실시함

【부당운영실태④】 영어 방과후학교가 초등학교 정규교육과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1-2학년을 대상으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레벨테스트나 영어 관련 학교 행사를 진행함

▲ 유아 영어 사교육 폭증과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사립초의 부당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교육부는 반드시 보완 법령을 마련해야 하며, 교육청은 감사를 실시하는 등 관리감독을 철저히 진행해야 할 것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2024년 10~11월 두 달간 서울 사립초 5개교의 2025학년도 신입생 입학설명회를 참관하여, 초등1~2학년 영어 방과후 허용이 서울 사립초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그 실태를 조사 분석한 결과를 발표합니다.

2019년 3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약칭: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1-2학년 영어 방과후학교 운영이 허용되었습니다. 사교육걱정은 △초등 1-2학년 영어 방과후학교 과정을 아무런 제한 규정없이 허용하는 법률개정안의 시행은 방과후학교를 통해 최대 주당 22차시까지 변칙 영어교육을 실시하던 사립초의 관행을 부활시켜 △2014년 공교육정상화법이 만들어진 이후 그동안 정상적인 학교교육과정이 정착되는 과정에 있었던 영어교육의 퇴행을 가져올 것이며, △놀이중심으로 영어교육을 하겠다는 당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약속도 현실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학생들이 과도한 학습노동에 노출될 것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의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멈췄던 오프라인 입학설명회가 지난해부터 점차 정상 실시됨에 따라 사교육걱정이 서울 사립초 5개교(A초, B초, C초, D초, E초)를 대상으로 ‘2025학년도 신입생 입학설명회 모니터링’을 실시해보니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 부당운영실태① 초등 1-2학년 영어 방과후학교를 학년 전체가 참여하는 ‘의무 방과후학교’로 만들어 사실상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함.

서울시교육청의 「방과후학교 길라잡이」에 따르면 방과후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에 의한 자율적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강제참여 유도 금지)’되어야 하며, 학생·학부모의 방과후학교 참여 여부 선택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서울 사립초의 경우 영어 방과후학교를 학년 전체가 참여하는 사실상 ‘의무 영어수업’으로 만들어 정규교육과정처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B초는 매일 6~7교시에 영어방과후가 배치되어 필수로 운영되고 있었고, A초도 1차 영어방과후가 필수였습니다. C초와 D초는 영어방과후까지 마친 시간에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기에 역시 영어방과후 참여가 필수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 부당운영실태② 주당 최대 16차시까지 영어수업을 진행하는 등 초등 1-2학년의 발달수준에 적절하지 않은 과도한 시수로 영어 방과후학교를 운영함.

서울시교육청의 「2024 방과후학교 길라잡이」에 따르면 방과후학교는 ‘초1-2학년 영어 방과후학교는 주당 최대 5차시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이내’로 허용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체적인 지침을 비웃기라도 하듯, A초는 주당 최대 16차시(필수 12차시), B초는 최대 15차시(필수 10차시), C초는 12차시로 영어방과후학교를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사립초가 정부의 초등 1-2학년 영어몰입교육금지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청구에서 “초등학교 시기는 인격 형성의 토대를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이고, 특히 저학년은 집중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반면,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익숙해져야 하므로, 이러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정된 시간에 교육과정을 고르게 구성하여 초등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초등학생의 영어교육이 일정한 범위로 제한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합헌 결정(2016.2)을 내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립초는 이러한 헌재의 판단을 무시하고 초등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대 주당 16차시라는 영어몰입교육을 버젓이 행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 부당운영실태③ 인문, 과학, 예술, 수학, 체육교과 등을 영어로 가르치는 몰입영어교육을 실시함.

C초는 몰입교육을 강조하면서 국제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해 체육, 음악, 과학 등의 활동을 영어로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D초도 국제 교육 커리큘럼을 활용, 전학년 이머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A과 E초의 경우에도 인문, 과학, 예술, 수학 등 영어 외 교과를 영어로 배우는 몰입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부당운영실태④ 영어 방과후학교가 초등학교 정규교육과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1-2학년을 대상으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레벨테스트나 영어 관련 학교 행사를 진행함.

공교육정상화법 제8조 3항에 따르면 학교에서는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여 평가하는 각종 교내 대회와 평가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정안 시행으로 인해 초등학교 1-2학년의 영어 방과후학교 과정의 경우에는 이 법을 적용받지 않으나(적용의 배제), 방과후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에 의한 자율적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강제참여유도금지)해야 하며 전학년 참여를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초등1-2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각종 영어관련 평가나 교내대회를 개최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립초는 초등1-2학년을 대상으로 수준별반편성을 위한 레벨테스트나 토플시험, 영어연극축제 등 영어관련 학교 행사를 진행하여 과도한 학습과 선행교육을 유발하고 있었습니다.

B초는 1학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수준별 수업 분반을 위해 영어 레벨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E초, A초, C초의 경우에도 레벨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외에도 영어관련 학교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C초는 영어캠프, D초는 전학년 영어PT, 영어캠프, 영어뮤지컬캠프, 영어에세이집 발간, A초는 영어캠프, 영어활용능력인증제, 영어단어문장대회, 일기 및 독후감 쓰기, 영어신문 및 문집 발간, E초는 영어 캠프, 영어다독상시상, 영자신문 발간, 영어인증시험 연2회 등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 사립초의 부당운영실태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팽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부모의 경제적 배경에 의한 교육격차로 귀결됨. 영어교육 연계성이라는 명목하에 사립초에 진학하게 되는데 ‘유아대상 영어학원(2년)+사립초(6년)’를 보낼 때 최대 1억 6,571만원을 지출.

사립초의 이와같은 부당운영은 결국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팽창으로 이어집니다. 서울시에서 월 3,600분(하루3시간*20일) 이상 반일제 이상 유아대상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곳은 총 333개(2024.1.1.기준)이고, 2020년 294곳, 2021년 311곳, 2022년 329곳, 2023년 333곳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월평균 학원비는 약 131만원으로 전년과 대비해 무려 약 10.2%상승하였으며 2018년부터 5년째 증가세입니다. 월평균 학원비를 1년 단위로 환산하면 약 1,572만원으로 4년제 대학 연간 등록금 678만원의 약 2.3배에 해당하고, 최고액인 서초SCE어학원에서 연간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학원비는 약 3,699만원으로 연평균 대학등록금의 무려 5.5배에 달합니다. 

월평균 교습시간은 5시간 29분(329분)으로 초등학교 수업시수(40분)로 환산하면 초등1,2학년 일평균 수업시간인 3시간 20분(5교시*40분)보다 2시간 9분 길었습니다. 또한 중학교 수업시수(45분)로 환산하면 중학교 1학년 일평균 수업시수인 4시간 57분(6.5교시*45분)보다 32분 더 긴 수준이었습니다. 

반일제 이상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졸업하면 다수의 원생들이 영어교육 연계성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사립초 진학을 희망합니다. 그런데 사교육걱정이 학교알리미를 통해 서울 사립초의 학부모부담금을 분석한 결과, 서울 38개 사립초 2023회계연도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평균 1,042만원이었습니다. 이는 4년제 대학 연평균등록금 678만원보다 약1.5배 높은 금액입니다. 또한 가장 높은 비용을 내고 있는 학교는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우촌초등학교로서 연간 약 1,529만원이라는 높은 금액을 부담하고 있었으며, 연간대학등록금보다 약 2.3배 높은 금액입니다. ‘유아대상 영어학원(2년)+사립초(6년)’ 보낸다면 8년간 학비만 계산해도 최대 총 1억 6,571만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를 종합해보면 영유아 단계부터 부모의 경제적 배경에 의한 교육격차가 심화되는 꼴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 초1-2 영어방과후를 허용하는 공교육정상화법 개정 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아 영어 사교육 폭증과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사립초의 부당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교육부는 보완 법령을 반드시 마련해야 하며, 교육청은 감사를 실시하는 등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임

사교육걱정은 초 1-2 영어 방과후를 허용하는 공교육정상화법 개정 시점인 2019년에 이같은 사립초의 과도한 영어 교육 부활이라는 부당 행위가 야기될 것을 실증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정부에 촉구하고 사회적으로 환기시킨 바 있습니다. 교육부도 이러한 문제가 부활될 것을 인정했으며 보완 대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었습니다. 특히 2018년 12월, 법 개정을 결정하는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시행령에 보완 법령을 마련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런데 보완법령을 마련하지 않고 교육청이 지침을 마련해 권고하는 상황에 그쳤습니다. 그 결과 사립초는 교육청의 권고를 완전히 무시한 채 방과후에 주당 16차시까지 영어 교육을 진행하는 등의 부당 행위가 속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9월에는 국가교육위원회가 발주한 사교육 관련 정책연구 결과, 사교육 경감 대책 중 하나로 초1-2학년 때부터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의견이 포함되어 국교위에 보고, 검토될 전망이라는 보도가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만약 초1-2학년에 영어 교과가 편성된다면 오히려 학부모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어 영어교육에 현재보다 더 많은 사교육비를 투입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이미 영유아 시기부터 영어교육을 하고 있으니 초1-2에서도 해야한다는 식의 논리는 아동의 건강한 인지·정서적 발달에 대한 고려를 무시한 처사입니다. 그 이전에 영유아 시기와 사립초에서 초1-2학년 방과후를 편법적으로 악용하여 과도한 영어교육을 하는 것을 어떻게 정상화 시킬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따라서 초1-2 영어방과후를 허용하는 공교육정상화법 개정 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아 영어 사교육 폭증과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사립초의 부당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교육부는 보완 법령을 반드시 마련해야 하며, 교육청은 감사를 실시하는 등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초등의대반’ ‘5세 고시’라는 말이 등장하기까지한 이 때에 더 이상의 과도한 영어교육은 막고, 초3부터 실시되는 초등 영어 교육의 출발선은 평등하게 하는 일을 시급히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