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쟁교육 고통 지표를 통해 살펴본 고교서열화의 실상 분석보도(2022.12.18.) |
대학입시 부담감, 영재‧특목‧자사고가 일반고보다 1.65배 크다! |
대한민국 교육은 고교서열화로 심각한 몸살을 앓아왔습니다. 영재학교‧특목고‧자사고 입학을 위해 초중학생까지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내몰았습니다. 양질의 교육 기회가 부모의 배경에 따라 소수의 특권으로 변질되는 교육 불평등이 심화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는 국민들의 간절한 요구는 커져갔고, 다행이 2019년 정부는 국민들의 우려를 받아들여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새로이 들어선 윤석열 정부는 이 방침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번복해 버렸습니다. 심지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교는 다양하면 좋으니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모두 존치하겠다.’는 발언까지 서슴없이 하였습니다. 청문회 때 ‘자사고 등 고교다양화 정책이 서열화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라며 폐해를 인정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기에 벌어진 일입니다. 다양성이란 이름으로 등장했던 학교들이 입시를 위한 특권학교가 되어, 수직적 고교서열화를 더 심화시킨 지난 10여년을 망각한 발언이었습니다. 이는 명백히 국민들의 뜻을 거스르는 일입니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 문제’ 는 모든 연령층에서 한결같이 높은 지지를 받아 왔습니다. 다수의 교육정책이 이해관계에 따라 민감한 입장 차이를 보이기에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고교서열화 해소가 국민 대다수의 분명한 바람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특히 초·중등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2025년이면 자사고·외고·국제고는 모두 일반고로 전환될 것이라는 교육부의 정책을 신뢰하며 따라왔습니다. 모든 고교에서 학점제가 실시되어 적성과 진로에 따른 다양한 교육과정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여론 수렴도 없이 정책의 안정성을 무너뜨리는 새 정부의 정치적 판단 앞에 교육 주체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교육부 장관이 던진 ‘자사고·외고 존치’ 선포는 고교입시를 위해 한시라도 빨리 사교육을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알려진 바대로 자사고는 학비가 일반고의 3배, 일부 자사고의 경우 일반고 9배에 달하는 차별적 비용을 필요로 합니다. 기본적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 기회균등의 가치가 훼손되어 있습니다. 고교 서열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며 한 칸이라도 높은 피라미드의 상층 고교에 진학하도록 학생과 학부모를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반고는 대부분의 상위권 학생들이 빠져나감으로써 성적에 있어서도, 학습 분위기에 있어서도 부정적 여건이 가중되는 구조적 황폐화까지 겪고 있습니다. 고교 서열화가 일으키는 사회적 문제와 더불어 우리는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발달도 주목해야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7월 ‘대한민국 학생들의 경쟁교육 실태’ 조사를 통해 ‘사활을 건 전장’과 같은 대한민국 고등학교 현실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한층 정밀하게 분석해 보니 학업·성적 불안과 우울,진학 스트레스,친구와의 경쟁 고통 등의 심리적 유해함이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에게서는 한층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
■ 영재·특목·자사고 학생 3명중 2명(64%)이 학업과 성적으로 인한 불안과 우울을 호소함. 일반고 학생(56.9%)보다 무려 7%나 높은 수치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의 경우 무려 3명중 2명이 학업과 성적으로 인한 불안과 우울을 겪고 있었습니다. 수치로는 64%(상당히 그렇다 28.7%+어느정도 그렇다 35.3%)로 56.9%(상당히 그렇다 22.8%+어느 정도 그렇다 34.1%)로 나타난 일반고 학생대비 무려 7%나 높은 수치에 해당합니다. 불안과 우울 정도가 매우 높다는 응답으로 볼 수 있는 ‘상당히 그렇다’에 응답한 비율도 영재·특목·자사고는 28.7%로 22.8%인 일반고보다 약 6% 가량 높았습니다. |
■ 영재·특목·자사고 학생의 경우 일반고 학생보다 1.65배나 높은 입시 부담감 토로함. 불안과 우울의 배경에는 상급학교로의 입시 부담이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은 48%의 수치를 보이며 29%의 응답률을 보인 일반고 학생들보다 1.65배나 높은 입시 부담감을 토로하였습니다. |
‘늘 앞서 왔는데, 뒤처질까 두렵다.’는 어느 특목고 재학생의 발언은 불안과 우울의 원인이 무엇인지 일부나마 짐작하게 합니다.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은 서열화된 고교체제 속에서 상위학교 합격을 통해 자신의 성취와 가치를 증명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서열화 된 대학체제 아래서 입시를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 그 과정에서 낙오해서는 안 된다는 심리적 압박을 겪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 동급생을 경쟁자로 인식하는 비율, 일반고 학생보다 4.7% 높게 나타남. 동시에 친구와 경쟁 고통수치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은 18.8%로 일반고 14.1%보다 5%나 높은 수치로 친구와의 경쟁이 고통스럽다는 반응을 피력하였습니다. 이러한 고통은 학교 동급생을 인식하는 관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의 경우 친구들을 경쟁자로 인식한 비율이 일반고에 비해 4.7%나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우리 아이들을 키우겠다는 비전을 수립하고, 공동체 가치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은 정반대를 향해 가는 중입니다. 철저히 줄 세우는 평가제도, 고등학교 입시에서부터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 둔 교육체제는 동급생을 경쟁자로 바라보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이 우리 아이들에게 공동체라는 가치가 허울뿐이자 사치적인 것으로 내면화시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 1시간 미만의 휴식을 취하는 비율, 일반고 학생의 3배. 과도한 학업 속에 위협받고 있는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의 건강권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고교서열화의 정점에 있는 모든 학교가 월등히 휴식이 부족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1시간 미만의 휴식을 취하는 학생의 경우 일반고의 3배를 넘는 수치를 드러냈습니다. |
■ 자해·자살을 생각해 본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 무려 30.9%, 우려할 만한 상황. 학업과 성적에 대한 불안과 우울, 경쟁적 풍토, 과도한 학습과 결핍된 휴식. 다양한 부적 요소가 결합된 환경은 학생들을 극한으로 몰아붙이게 됩니다. 자해와 자살을 생각해 본 학생들의 과도히 높은 수치가 그 증거입니다. 일반고 학생들만으로 한정하여도 24.9%로 그 수치가 우려되는 상황인데,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의 경우는 무려 30.9%까지 치솟습니다. 게다가 극단적 선택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찾아보고 계획까지 했던 학생마저도 6%에 다다르고 있는 현실입니다. |
실제로 2020 학생자살사망사안 보고서를 보면 특목고·자율고의 자살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밝히며 해당 사유로 학업과 진로 관련 스트레스요인을 논하고 있습니다. |
2020년도 일반계 고등학교 자살자 비율은 예년 평균보다 2% 감소하였다(2016-2019년 평균: 일반계 71.0%). 또, 고등학생 자살사망자 중 일반계 고등학교의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2016-2019년 평균: 71.1%(59.3명), 2019년: 68.5%(61명). 2020년: 65.9%(60명)). 특히, 자율고등학교와 특수목적고등학교는 2020년이 2019년과 예년 평균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학업과 진로 관련 스트레스 요인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다(자율고등학교: 2020년 5.5%(5명), 2019년 3.4%(3명), 예년 평균 3.0명(2.5%), 특수목적고등학교: 2020년 4.4%(4명), 2019년 1.1%(1명), 예년 평균 2.1%(1.8명)) - 2020 학생자살사망사안 보고서 |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부정하게 만들 만큼 몰아 부치는 경쟁 교육 환경은 장기적으로 볼 때 결코 실보다 득이 클 수 없는 방식입니다. 고교서열화로 얻게 될 수월성 교육의 효과보다 목적이 전도된 교육 현실이 일으킬 해가 훨씬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고교서열화의 정점에 있는 학교들은 지식을 학습하는 차원에서는 유리한 조건에 있을지 모르나 배움은 단순지식습득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역량’은 지식·기능·태도의 결합으로, 교과지식을 익히는 것을 넘어 다양한 상황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행해 보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배움의 과정이 진지한 즐거움이 되지 못한 채, 입시를 위한 수단이자 악물고 버텨야하는 고통이 될 경우, 한 개인의 생애에 남길 부정적 영향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에게서 유독 심각하게 드러난 학업 관련 부적 경향성은 그 유해함을 염려하게 만듭니다. 이제는 대학입시에 유리한 학교를 구별해 짓고, 그곳에 학생들의 선별하여 경쟁시키는 것이 과연 학생들에게 이로운 것인지. 개개인의 성장과 발달에 유익한 일인지 묻고 넘어가야 할 때입니다. 단순히 ‘평준화를 넘어 다양화’만 논한 채 이러한 문제를 눈감기에는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입니다. 게다가 이제는 고교서열화가 아니어도 다양화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2021년 2월에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은 ‘학교 유형의 다양화가 학교 서열화로 이어지는 한계를 넘어서서, 학생 개개인의 교육 수요에 부응하는 수평적 다양화 구현’하는 것이라고 그 방향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더 이상 다양화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특목고·자사고라는 계급적 고교체제를 유지해야할 까닭이 없습니다. 따라서 교육부는 더 이상 철 지난 논쟁으로 살인적인 경쟁교육을 부추기지 말아야합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역시도 본인의 옛 정책에 집착하기보다 과오를 지적하는 국민들의 뜻을 겸허히 듣고 전환전인 태도로 나아와야 합니다. 그리하여 고교 학벌, 대학 학벌이라는 이중학벌사회를 해소하고 진정한 다양화 교육을 향한 정책적 걸음을 내딛어 가야만 하겠습니다. 2022.12.18.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 ※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정책위원 장승진(02-797-4044/내선번호 5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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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교육 고통 지표를 통해 살펴본 고교서열화의 실상 분석보도(2022.12.18.)
대학입시 부담감, 영재‧특목‧자사고가 일반고보다 1.65배 크다!
대한민국 교육은 고교서열화로 심각한 몸살을 앓아왔습니다. 영재학교‧특목고‧자사고 입학을 위해 초중학생까지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내몰았습니다. 양질의 교육 기회가 부모의 배경에 따라 소수의 특권으로 변질되는 교육 불평등이 심화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는 국민들의 간절한 요구는 커져갔고, 다행이 2019년 정부는 국민들의 우려를 받아들여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새로이 들어선 윤석열 정부는 이 방침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번복해 버렸습니다. 심지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교는 다양하면 좋으니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모두 존치하겠다.’는 발언까지 서슴없이 하였습니다. 청문회 때 ‘자사고 등 고교다양화 정책이 서열화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라며 폐해를 인정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기에 벌어진 일입니다. 다양성이란 이름으로 등장했던 학교들이 입시를 위한 특권학교가 되어, 수직적 고교서열화를 더 심화시킨 지난 10여년을 망각한 발언이었습니다.
이는 명백히 국민들의 뜻을 거스르는 일입니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 문제’ 는 모든 연령층에서 한결같이 높은 지지를 받아 왔습니다. 다수의 교육정책이 이해관계에 따라 민감한 입장 차이를 보이기에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고교서열화 해소가 국민 대다수의 분명한 바람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알려진 바대로 자사고는 학비가 일반고의 3배, 일부 자사고의 경우 일반고 9배에 달하는 차별적 비용을 필요로 합니다. 기본적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 기회균등의 가치가 훼손되어 있습니다. 고교 서열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며 한 칸이라도 높은 피라미드의 상층 고교에 진학하도록 학생과 학부모를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반고는 대부분의 상위권 학생들이 빠져나감으로써 성적에 있어서도, 학습 분위기에 있어서도 부정적 여건이 가중되는 구조적 황폐화까지 겪고 있습니다.
고교 서열화가 일으키는 사회적 문제와 더불어 우리는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발달도 주목해야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7월 ‘대한민국 학생들의 경쟁교육 실태’ 조사를 통해 ‘사활을 건 전장’과 같은 대한민국 고등학교 현실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한층 정밀하게 분석해 보니 학업·성적 불안과 우울,진학 스트레스,친구와의 경쟁 고통 등의 심리적 유해함이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에게서는 한층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 영재·특목·자사고 학생 3명중 2명(64%)이 학업과 성적으로 인한 불안과 우울을 호소함. 일반고 학생(56.9%)보다 무려 7%나 높은 수치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의 경우 무려 3명중 2명이 학업과 성적으로 인한 불안과 우울을 겪고 있었습니다. 수치로는 64%(상당히 그렇다 28.7%+어느정도 그렇다 35.3%)로 56.9%(상당히 그렇다 22.8%+어느 정도 그렇다 34.1%)로 나타난 일반고 학생대비 무려 7%나 높은 수치에 해당합니다. 불안과 우울 정도가 매우 높다는 응답으로 볼 수 있는 ‘상당히 그렇다’에 응답한 비율도 영재·특목·자사고는 28.7%로 22.8%인 일반고보다 약 6% 가량 높았습니다.
■ 영재·특목·자사고 학생의 경우 일반고 학생보다 1.65배나 높은 입시 부담감 토로함.
불안과 우울의 배경에는 상급학교로의 입시 부담이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은 48%의 수치를 보이며 29%의 응답률을 보인 일반고 학생들보다 1.65배나 높은 입시 부담감을 토로하였습니다.
‘늘 앞서 왔는데, 뒤처질까 두렵다.’는 어느 특목고 재학생의 발언은 불안과 우울의 원인이 무엇인지 일부나마 짐작하게 합니다.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은 서열화된 고교체제 속에서 상위학교 합격을 통해 자신의 성취와 가치를 증명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서열화 된 대학체제 아래서 입시를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 그 과정에서 낙오해서는 안 된다는 심리적 압박을 겪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 동급생을 경쟁자로 인식하는 비율, 일반고 학생보다 4.7% 높게 나타남.
동시에 친구와 경쟁 고통수치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은 18.8%로 일반고 14.1%보다 5%나 높은 수치로 친구와의 경쟁이 고통스럽다는 반응을 피력하였습니다. 이러한 고통은 학교 동급생을 인식하는 관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의 경우 친구들을 경쟁자로 인식한 비율이 일반고에 비해 4.7%나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우리 아이들을 키우겠다는 비전을 수립하고, 공동체 가치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은 정반대를 향해 가는 중입니다. 철저히 줄 세우는 평가제도, 고등학교 입시에서부터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 둔 교육체제는 동급생을 경쟁자로 바라보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이 우리 아이들에게 공동체라는 가치가 허울뿐이자 사치적인 것으로 내면화시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 1시간 미만의 휴식을 취하는 비율, 일반고 학생의 3배.
과도한 학업 속에 위협받고 있는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의 건강권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고교서열화의 정점에 있는 모든 학교가 월등히 휴식이 부족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1시간 미만의 휴식을 취하는 학생의 경우 일반고의 3배를 넘는 수치를 드러냈습니다.
■ 자해·자살을 생각해 본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 무려 30.9%, 우려할 만한 상황.
학업과 성적에 대한 불안과 우울, 경쟁적 풍토, 과도한 학습과 결핍된 휴식. 다양한 부적 요소가 결합된 환경은 학생들을 극한으로 몰아붙이게 됩니다. 자해와 자살을 생각해 본 학생들의 과도히 높은 수치가 그 증거입니다. 일반고 학생들만으로 한정하여도 24.9%로 그 수치가 우려되는 상황인데,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의 경우는 무려 30.9%까지 치솟습니다. 게다가 극단적 선택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찾아보고 계획까지 했던 학생마저도 6%에 다다르고 있는 현실입니다.
- 2020 학생자살사망사안 보고서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부정하게 만들 만큼 몰아 부치는 경쟁 교육 환경은 장기적으로 볼 때 결코 실보다 득이 클 수 없는 방식입니다. 고교서열화로 얻게 될 수월성 교육의 효과보다 목적이 전도된 교육 현실이 일으킬 해가 훨씬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고교서열화의 정점에 있는 학교들은 지식을 학습하는 차원에서는 유리한 조건에 있을지 모르나 배움은 단순지식습득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역량’은 지식·기능·태도의 결합으로, 교과지식을 익히는 것을 넘어 다양한 상황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행해 보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배움의 과정이 진지한 즐거움이 되지 못한 채, 입시를 위한 수단이자 악물고 버텨야하는 고통이 될 경우, 한 개인의 생애에 남길 부정적 영향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영재·특목·자사고 학생들에게서 유독 심각하게 드러난 학업 관련 부적 경향성은 그 유해함을 염려하게 만듭니다.
이제는 대학입시에 유리한 학교를 구별해 짓고, 그곳에 학생들의 선별하여 경쟁시키는 것이 과연 학생들에게 이로운 것인지. 개개인의 성장과 발달에 유익한 일인지 묻고 넘어가야 할 때입니다. 단순히 ‘평준화를 넘어 다양화’만 논한 채 이러한 문제를 눈감기에는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입니다. 게다가 이제는 고교서열화가 아니어도 다양화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2021년 2월에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은 ‘학교 유형의 다양화가 학교 서열화로 이어지는 한계를 넘어서서, 학생 개개인의 교육 수요에 부응하는 수평적 다양화 구현’하는 것이라고 그 방향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더 이상 다양화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특목고·자사고라는 계급적 고교체제를 유지해야할 까닭이 없습니다.
따라서 교육부는 더 이상 철 지난 논쟁으로 살인적인 경쟁교육을 부추기지 말아야합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역시도 본인의 옛 정책에 집착하기보다 과오를 지적하는 국민들의 뜻을 겸허히 듣고 전환전인 태도로 나아와야 합니다. 그리하여 고교 학벌, 대학 학벌이라는 이중학벌사회를 해소하고 진정한 다양화 교육을 향한 정책적 걸음을 내딛어 가야만 하겠습니다.
2022.12.18.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
※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정책위원 장승진(02-797-4044/내선번호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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