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시장] [좌담회 연속보도②] 수학사교육 종사자, “고1 중간고사 직후, 충격받고 상담오는 학생들 많아…” (+상세내용)

20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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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사교육 종사자 “고1 중간고사 직후, 충격받고 상담오는 학생들 많아…” 


▲ 2025년 5월 14일(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회의실에서 초중고 수학 사교육의 현실과 전망을 주제로 좌담회를 진행함.

▲ 서울 금천, 마포, 대치동에서 활동 중인 수학학원 원장 및 강사 4인이 패널로 참여하였음. 주제별로 다음과 같은 취지의 참석자 발언이 있었음.

[수학 사교육 시장 동향]

참석자들은 요즘 수학사교육 주요 동향으로, “의대 열풍과 학부모 불안이 유발한, 입시 사교육 저연령화 현상”과 “맞춤형 사교육 등장 및 상품 다양화”를 지목했으며. 조기화의 현상 배경에 “일찍 여러 번 반복할수록 유리한 상대평가 구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자녀에게 기회를 높이려는 초등 부모의 심리” 있다고 말했음.

[수학 사교육 의존도와 효과성] 

“수능·내신 대비에서 사교육의 절대적 영향력(의존도 심화)”을 인정하는 일치된 의견이 있었으며, 주요 원인으로 “공교육의 획일성”,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학원(시장)의 구조적 특징”, “상대평가 위주의 대입제도”가 언급됨. “학생들이 학원 수업을 통해 효능감과 자신감을 얻으며, 맞춤형 지도·성취도 관리 통한 동기 부여…”를 받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음.

[과도한 선행학습의 부작용과 적정수준

과도한 선행학습 및 학원 간 과열 경쟁,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공감대가 있었음. “고난도 테스트 후, 틀린 부분에 대해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식의 상담은 효과적인 마케팅”, “효과성이 검증되고 평가받는 현행 내신에 비해, 고도 선행학습은 앞서가고 있다는 심리적 만족을 줄 뿐... 효과성 검증이 어려워…”, “현행·심화학습을 충실히 하는 게 중요. 단, 고1 수학교육과정에 대한 선행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었음.

[신뢰할만한 평가의 부재

테스트 상품 난립의 원인으로는, “초등학생의 평가 공백”, “고등학교 진학 후 학교 시험(내신) 직후의 충격이 불안감을 가중, 학원 및 테스트 상품을 찾게 함”, “신뢰도 높은 평가의 부족이 사교육에서의 검증되지 않은 평가 상품 난립을 키워…” 등을 언급함.

 [AI 도입이 교습과 평가에 미친 영향] 

학원 교습과 평가을 위한 AI 도입 현황에 대해선 “오답에 대한 유사 문제 제시”, 및 “채점을 위한 효율적 보조도구, 일부 기능적 유용성 있으나, 고학년 입시 준비를 위한 학습관리 전반을 대체하기에는 아직 한계 많아고 답함.

[공교육 및 정책에 대한 제언

학벌주의 문화와 서열화된 대학 체제 문제해결이 근본 대책임을 전제. 단기 과제에 대한 제언, “맞춤형 공교육 기능 강화”, “고교학점제를 통한 책임교육 강화” 등으로 사교육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제언이 있었음.


※ 지난 좌담회 내용 보기

[좌담회 연속보도사교육은 퇴거 장벽 시대’, 정책 불신 속에 시장은 양극화고액화... https://url.kr/lwpdby


2025년 5월 14일, 오전 10시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회의실에서 사교육 종사자 초청 연속 좌담회, ‘요즘 사교육의 현실과 전망, 현장의 목소리로 듣는다’(2회차)가 진행되었습니다. 초중고 수학 사교육의 현실과 전망을 주제로 한 이 좌담회에는 사교육 현장에서 수학학원을 운영중이거나,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현장 전문가가 참여했습니다. 이번 좌담회에는 서울 금천에서 수학학원을 운영중인 김원장 선생님(익명 요구), 마포에서 수학전문학원을 운영 중인 권도형 원장 선생님, 오프라인 학원(대치동) 및 온라인 기반으로 수학 등을 가르치는 여호용 원장 선생님, 그리고 대치동 단과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정진우 선생님이 참여했습니다. 

(좌) 좌장:신소영 공동대표, (우) 발제: 김상우 수학교육혁신센터 책임연구원

이번 좌담회는 수학교육혁신센터 김상우 책임연구원의 발표로 시작되었습니다. 김상우 연구원은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 학생들의 높은 수학 성취도(PISA, TIMSS)와 성취도 대비 저조한 수학 흥미와 자신감, △초중고 수학 사교육의 참여율과 비용에 대한 개괄적 소개, △초등학생 수학 사교육 현황(목적별 학원 분포), △초등학생 수학 교재 빌드업, △정답률 0.5%대의 모 학원 진단 테스트와 실효성 문제 등을 언급했습니다. 김상우 연구원의 발표 이후 본격적인 좌담을 위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신소영 공동대표가 좌장으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좌담의 핵심 내용은 크게 일곱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사전 질문은 5개 주제였으나, 이 보도문에서는 일곱 개로 요약합니다.) 

 

① 수학 사교육 시장의 최근의 변화 그리고 주요 동향 

② 수학 교과의 사교육 의존도

③ 수학 교과의 사교육 효과성

④ 선행학습의 허와 실

⑤ 평가의 공백, 학부모의 불안, 그리고 일부 학원들의 상술

⑥ AI 도입이 가져온 변화와 이용 현황

⑦ 정부, 공교육에 대한 당부

 

■ 수학 사교육 시장의 최근의 변화 그리고 주요 동향

 

먼저 발언을 시작한 여호용 원장은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학년이 점점 더 아래로 내려오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대치동의 모 수학학원의 예를 들면서 원래 “3학년 학생들 대상으로 선발을 했었는데 이제는 조기 입학처럼 2학년 대상으로 내려오고, 다시 그 학원 입학이 마치 대학 입시처럼 여겨지면서, 그 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이런 식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의대 과열 현상과 이를 부추기는 안정적 일자리(전문직 선호)에 대한 학부모의 욕망을 지목했습니다. 이러한 학습은 극소수의 학생들에게 효과가 있을 뿐임에도, 다수의 학생들이 따라가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여호용 원장(대치동 올마이티캠퍼스)

한편 AI·온라인기반 학습 시스템 시장이 코로나 펜데믹 이후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활성화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원장은 이러한 플랫폼의 등장이 균등한 교육 기회 확대에 기여할 수 있겠지만 학습관리(특히 고학년) 부분을 충족하기엔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부분은 AI 기술도입과 평가의 현주소를 이야기하는 좌담회 후반에 다시 언급됩니다.)

 

서울 금천구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김원장 선생님은 지역(금천)의 특성과 함께 저연령화 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초등 쪽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문의가 굉장히 많고… 적극적으로 돈을 더 내서라도 하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이지만, 중고등학교 쪽 넘어가면 넘어갈수록 수동적으로 바뀌시고… 특히 아이들 성적이 조금만 안 될 것 같으면 저희 쪽은 좀 포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린 나이의 자녀에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투자’를 하는 학부모의 심리가 저연령 사교육 참여로 나타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발언이었습니다.

 

대치동 단과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정진우 선생님도 ‘사교육 참여 시기가 매우 빨라졌음을 체감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저연령 선행학습 배경에는 고등학교 내신의 고난도 출제 경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1 성적을 잘 받으려면 이제 ‘△많이 하고, △미리 하고, △여러 번 하는 게’ 아무래도 같은 조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거든요”, “현 입시 체제가 고1 첫 시험부터 잘 받아서 좋은 성적을 쌓지 않으면 원하는 대학 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고1 첫 시험부터 전교권을 치고 나가려면 언제부터 해야 되느냐… 이게 비정하지만 입시는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잘하려면은 ‘먼저 해야’ 하고 ‘많이 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게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정진우 선생님(대치동 다원교육 수학 강사)

정 선생님은 또 다른 변화로 (대치동) 학원 상품이 다양화된 것을 꼽았습니다. 현재 개별 진도 학원, 과외식 학원, 중상위권 아이들이 찾는 단과 학원이 성행하고 있고, 기존 집체식 수업에서 칠판을 보고 다 이해하지 못하거나, 학원 숙제를 버거워하거나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소수 정예로 봐줄 수 있는 학원 등… 수준과 유형 면에서 다양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수학 교과의 사교육 의존도

 

현재 수학 교과 사교육에 대한 의존이 심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며, 그리고 수학 교과 학습에 있어 사교육이 효과적인지 물었습니다. 사교육의 효과성은 특히 ‘대입을 준비할 때 수학 사교육이 필수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질문한 것입니다. 이에 모든 패널이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은 절대적인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김원장 선생님은 중학교 수학 시험의 수준과 고등학교 수업 수준의 격차 때문에 학교 교육만 순진하게 따라갔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김 선생님은 학교 진도와 시험에 맞춰 공부한 학생들이 고1 중간고사를 보고 느끼는 일종의 쇼크가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임을 짐작하게 하는 발언도 덧붙였습니다. 

 

“차이가 너무 크니까 다들 놀라서… 이번 중간고사 끝나고 문의가 되게 많이 왔어요. … 한두 달 만에 뭔가 결과가 안 나오면, 또 이제 학원을 옮기시고 학원을 옮기시고 이러면서 결과적으로는 괜찮은 아이들이 생각보다 수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좀 많은 것 같고요.”

권도형 원장 (대치로고스학원)

대치동에서 수학을 가르치다가 작년 마포로 학원을 옮긴, 권도형 선생님은 솔직하게 느낀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적인 내용이 정말 미흡하고… (학원에) 왔을 때 제가 가지고 있는 그동안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노하우들을 학생들한테 줬을 때 성적이 확확 좋아지는 게 느껴지고, 또 재미가 없는 수학을 생각해 (다르게 접근)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재미를 느끼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어떤 개념으로 쫓아가서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가르쳐 주면 훨씬 빨리 배우게 되죠. 그런 것들을 그래서 사교육 없이 대입 경쟁이 불리한 당연히 불리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 참여한 모든 패널들은 이러한 배경에 어려운 학교 시험 출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여호용 원장은 학생들이 학원 수업을 의지하는 이유에 △학교의 획일화된 수업, △성적이라는 실적에 대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학원 업계의 구조적 특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학교 교육은 획일화된 방식으로 교육해요. 수준이 다 천차만별인데 일정한 수준으로 똑같이 가르치고, 공정성 문제인지… 학원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수준별 수업을 지향합니다. 또 한 가지 다른 점은 학원은 책임을 지는 구조 입니다. 여기서부터 일단 구조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교육을 통해서 대입을 대비하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사교육) 선생님들의 역량 차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대치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여원장은 맞춤형 교습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대치동의 ‘텐투텐 프로그램(방학 중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밀착 케어)을 들었습니다. 정진우 선생님은 정규 수업이 끝난 10시 이후에도, 추가 학습을 돕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내신을 예로 들면 … 학교 수업이 가장 중요하죠. 맞습니다. 근데 학교 선생님은 ‘이거 우리 부교재가 이 수학 교재인데 이 수학 교재에서 이런 게 중요해…’까지는 말씀해 주실 수 있는데, … 변형 문제, ‘주변 학교에서 이런 거를 변형해서 이렇게 냈어’라고 자료를 제공해주지 않거든요.” 

 

상대평가 체제 아래 내신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학교 수업 문제의 변형까지 제공해 줄 수 있는 학원의 자료와 수업이 필수가 되었음을 말한 것입니다. 그리고 '대치동 학원에서는 각종 클리닉까지 해주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10시 이후의 수업이 불법이기 때문에 10시 이후에는 스터디카페, 강사의 개인 연구실 등에서 교습이 아닌 학습 지원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며, 하지 않는 곳은 학부모로부터 “다른 곳은 다 해주는데…”라는 불만 섞인 요구를 듣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주로 기본 강습에 무료로 제공되는 이 같은 학습 클리닉 서비스는 주말에도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내용으로 볼 때, 10시 이후의 학습 지원이 사실상 대치동에선 단속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듣던 금천구의 김원장 선생님은 10시를 불과 몇 분 넘긴 시간에 귀가 직전의 학생들이 가방을 맨 채, 간단한 것을 물어보는 상황에서 카메라를 든 교육청의 단속으로 곤혹스러웠던 경험을 이야기했습니다. 교육청의 관리 감독에 지역적 차이가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추후 현장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 수학 교과의 사교육 효과성

 

참석자들은 대체로 학생들의 수학 사교육 의존이 크다고 말했으며, 경험적으로 학업 수업의 효과성도 큰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원장 선생님은 ’공교육과 사교육의 목표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전제하고 말하겠다고 강조한 뒤, 중간·기말고사 내신 대비를 위해 “(인근 학교) 시험지를 잘 보존하는 게 끝이 아니라, 학교의 출제 선생님들이 누구였는지… 다 기록해 놓고, 그리고 그 문제들을 가지고 (학원) 선생님들끼리 다 나눠 가지고 이 문제가 포함된 모든 문제집을 다 찾습니다. 그리고 실제 그 문제들을 가지고, 다시 단순히 숫자 변형하고 이런 게 다가 아니라, 어디에서 선생님들이 참고했는지를 일단 추적하는 게 제일 첫 번째 일이고요. … 치열하게 학교 시험에 대비하다 보니, 인근 학교와 은밀한 커넥션이 있거나 해킹에 능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원장 선생님은 발언 중, 지역의 특수성에 대해 계속 상기시키며 말했는데, 학원의 소재지인 금천구는 수능보단 학생부 교과 내신으로 대학을 가려는 학생들, 특히 상급학교를 가려면 내신이 절대적인 곳이라 말했습니다(재수생도 많은 곳이라는 인식도 있음).

 

학원에서 학교 출제 경향을 분석해 대비해주는 것이, 학원에 다니지 않는 학생들을 상대적으로 낮은 성취(등급제 아래)를 받도록 하는 문제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원장 선생님은 학원이 아니면 어려운 학교 시험에 수학을 포기해버릴 아이들이 학원을 통해서 작은 성취를 느끼고, 수학을 놓지 않고 공부할 계기가 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권도형 원장도 “현행, 학교에서 관리해 주지 못하는 부분을 학원에서 해줘서 따라갈 수 있게 해주고, 어느 시점이 됐을 때 그 친구도 동기 부여가 돼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가르쳐 보면 특히 고등 수학 같은 경우에는 중3에서 고1 때 한 1년 정도 제대로 잘 가르치면 학생들이 수학을 바라보는 관점이 굉장히 많이 바뀌거든요”라고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사교육을 통해서 입시를 위한 도구적 필요뿐만 아니라, 나름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발언들은 자구책으로서 사교육을 의존하게 만들고, 다시 사교육을 통해 공부에 대한 효능감을 보충받아야 하는 우리 교육과 입시의 근본적 모순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사교육을 통해 성적향상은 물론, 관심과 동기 부여라는 정서적 지지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경제적인 격차, 돈이 없어서 학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직면하는 벽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었습니다. 

 

여호용 원장도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 좌담회에 올 정도면 일정 수준 이상의 책임 의식과 성공을 경험하신 분들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히면서, 학원 상담을 하다 보면 학생이 이전에 다녔던 학원 선생님들이 원망스럽게 느껴질 때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모든 학원에서 '효과가 보장된 수학 수업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특히, 과도한 선행학습을 무책임하게 부추기는 학원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 것입니다. 발언은 자연스럽게 사교육의 효과성에서 선행학습의 허와 실에 대한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 수학 교과 선행학습의 허와 실


 

이어 여호용 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다음 학년 내용, 다다음 학년 내용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대치동 쪽에 정말 일반화가 되어 있고, 그렇지 않은 학생을 찾기가 오히려 더 어렵고…, 이게 대치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확산되어, … 지방에서 여기 상담 오는 친구들이 한 학기 선행, 내지는 1년 선행을 하고 있으면 ‘저희 아이는 선행을 안 시켜서요’라는 표현을 그냥 다들 쓰세요. 학원 선생님들이 평가 역량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부모님이 그런 거(고도 선행학습)를 바라기 때문에 그냥 적당히 넘어가면서 그렇게 시키거나… 하는 학원들이 엄청 많습니다. 여기서부터 오는 문제가 폐단이 큰 거고, 그러다 보면 아까 (발제자가) 말씀 주신 ‘우리나라가 학업 성취도는 높은 편이지만 그 수학에 대한 흥미라든지 자기 효능감 이런 게 떨어지는 문제’가 사실 거기서 발생하는 것 같아요.”

 

이 문제를 지적하면서 선행학습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이것이 극소수의 학생에 해당할 뿐, 중요한 것은 ‘현행에 대한 심화학습’이라고 말했습니다. (선행을 하더라도) “한 학기 내지는 1년 선행…, 더 중요한 거는 당장 자기 학교 시험 100점 받을 수 있는가(가 중요한데)…, 그거는 현행 심화거든요.” 

 

현장에 과도한 선행교습 상품이 난무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1개년 선행, 2개년 선행, 3개년 선행… 눈에 쉽게 보이다 보니까, 그냥 현상적으로 부모님들이 빨리 나아가면 뭔가 실력이 올라간다고 착각해서…, 이런 괴리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과도한 선행교습에 대해서 경계하는 목소리를 낸 여호용 원장이지만 고1 수학에 대해서는 선행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다른 패널들과 함께 공감했습니다. 이것에 대해 정진우 선생님은 “초등 중등 고등(초중고) 봤을 때 고1의 교과 내용이 상당히 방대합니다. 그러니까 중1, 중2, 중3에 비교해서 고1 내용이 상당히 방대하기 때문에, 고1 과정은 최소한 한 번 이상은 봐놓고 가야, 학교 수업도 잘 따라갈 수 있고 또 내신에서도 어느 정도 성적을 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 평가의 공백학부모의 불안그리고 일부 학원들의 상술

 

좌담회를 시작하며 발제자 김상우 연구원은 모 업체의 수학 테스트 상품의 전국 참여 현황을 공개하면서, ‘초등학생 참여가 비약적으로 높고 중학교서 급감한 뒤, 고등학교에서는 테스트 상품이 급감’하는 배경에 △초등학생과 중학교 진학 초기에 신뢰할만한 진단평가가 부재 및 △학부모의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이에 정진우 선생님은 “공교육에서 평가 부재가 학원 테스트 수요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생각하고요. 학교에서는 테스트가 없으니… 학원의 레벨테스트를 보자는 인식이 많이 있는 것 같고요. 그러면은 이제 학부모님들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가 어느 정도 하는지, 어느 특정 단원에 구멍이 났는지… 진단도 받고 상대적인 위치도 알고 싶어 하시는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패널들은 신뢰할 만한 평가의 부재가 사교육에서의 각종 테스트 상품 수요를 높였다는데 동의하면서, 동시에 학부모의 불안감이 평가 상품 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저 옆에 A학원 갔는데 거기서는 아이가 40점 맞았는데, 우리 학원에서는 70점 맞았어… 그러면 A가 더 잘하는 학원인가 보다… 라고 생각하는 부분들도 생각보다 꽤 있으시더라고요. 마케팅 효과가 분명히 있는 건 사실인 것 같고 또 특히나 과열된 지역은 이걸 잘 사용하는 것도 같습니다.” (김원장 선생님) 

 

“초등학교는 성과가 나오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냥 쭉… 말을 잘해서 데리고 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상품을 사실은 이제 어머니들의 욕망을 이용해서 약간… 저희가 극단적인 말로 ‘사기 친다’고 이야기하거든요.” (권도형 원장)

 

“최근 대치동 학생들이 보편적으로 참여하는 ○○○○, 문제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출제한 후 학원 상담에서 ‘이 과목 그리고 이러… 이러한 단원에서 큰 문제가 생겼네요. 앞에서 다녔던 학원에서 대처를 잘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거 들으시면 됩니다’라고 상담을 당기기가 상당히 용이…“ (정진우 선생님)

 

정진우 선생님은 이러한 레벨테스트들이 수백명 중 몇 등 정도 했는지, 위치를 확인하는 데는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대치동 인근 학교에 다닐 경우 어느 위치인지 정도), 약점을 진단할 수 없는 테스트라고 말했습니다.

 

여호용 원장은 “테스트를 본 다음에도 그걸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이 정말 진정성을 가지고 아이를 위하는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걸 아이들도 느끼면 괜찮은데… 부작용이 경쟁이 치열한 지역일수록 사실 큰 것 같긴 합니다. 테스트 보고 나서… ‘이거 왜 이렇게 안 돼 있어요?’ 말 한마디 하면, 이전에 다니던 학원은 잘 못 가르쳐줬구나… 그러면 결국 ‘안 좋은 소리를 해 주는 곳에서는 뭔가 해결책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끔 돼 있어요. 그런 부분이 악용되는 것들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 AI 도입이 가져온 변화와 이용 현황

 

권도형 원장은 “인터넷 강의가 처음 나왔을 때 이제 ’모든 게 다 끝났다‘라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실질적으로 인터넷 강의를 스스로 해소하는 친구들은 많지는 않다… 오답이라든지 그런 걸 정리해서 어머니들한테 보내준다든지, 업무적인 효율성이라든지, 틀린 문제의 유사 문제를 바로바로 뽑아줘서 낸다든지…”에 있어서는 도움이 되지만, 아직 개별 학생들이 “뭐가 부족한지를 빠르게 체크를 해서, 학생들한테 공급”하는 부분은 아직까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일한 맥락에서 여호용 원장도 일반적으로 “학습 자료 만들어주는 그런 솔루션들은 되게 많이 지금 쓰고 있는 것 같고, 채점 시간 단축, 약점에 대한 보충 학습 같은 것을 되게 효율적으로 시킬 수 있고… 그런 부분들이 있는데… 현황은 1%도 안 될 것 같아요. … 고학년으로 갈수록… 너무나도 복잡성이 많고 잘 만들기가 어려운데 아직 그러한 솔루션이 종합적인 학습 환경을 디지털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 AI 내지는 디지털 학습 솔루션들의 완성도가 높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저의 진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짧으면 5년 아니면 길어도 10년 정도 이내에는 현장이 바뀔 가능성이 저는 높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고 있어요. … 엄청난 효율성 증대와 효과 증대가 예상되는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머지않은 시일 내에 학습 환경이 디지털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 정부공교육에 대한 제언

 

좌담은 사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정부 정책에 대한 문제와 사교육 의존도 경감을 위한 패널들의 제언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에 참석한 패널들의 제언도 1회차의 것들과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 많았습니다.

 

“△△라든지 □□에서 나오는 테스트 모의고사뿐만 아니라 EBS에서 나오는 모의고사 문제도 풀어보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교육청이나… 그런 데서 나오는, 좀 잘 만들어진 문제가 계속해서 공급된다면 큰 학원에서 나오는 모의고사 문제를 굳이 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권도형 원장)

 

“공교육에서 어떤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방과 후가 됐든 아니면 고교학점제니까 추가 학점을 과목을 개설하든 간에 이전 학년에 부족했던 내용을 좀 빠르게 보완할 수 있는 수업을 개설해 준다면… 그러면 학원을 굳이 찾지 않아도 학습에 구멍 난 부분에 대해 수업 좀 들으면, … 마치 대학에서 재수강 제도를 인정하는 것처럼 이런 식으로 좀 활용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정진우 선생님)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 해소, 대학 서열 해소 및 교육 상향평준화 등 장기적인 것이 근본적이라는 전제하에) 단기 대책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몇 년 내에 완화할 방법은, 학교에서의 맞춤형 교육이든… 반 편성의 문제든, △수준별로 하려고 하는 노력 그리고 △방과 후 학교를 대대적으로 거의 진짜 학원 수준으로 저는 확대를 해야만 사교육의 이런 의존도가 떨어질 거라고 보고 있어요. 이러한 접근법이 아니고 무언가를 억누르는 정책만으로는 저는 사교육의 열기를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여호용 원장)

 

(여호용 원장의 진단에 동의하면서도) “공교육 사교육의 교육 목표가 다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 차이를 극복하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공교육의 방향이 마치 또 다른 이 사교육이 했던 역할들을 일부 흡수해서 똑같이 그런 역할들을 한다고 하면 또 이것도 줄 세우기를 지금보다 더 심화시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사실 말씀하신 거에 대부분 공감은 하지만 또 이게 딜레마가 생기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김원장 선생님)

 

■ 현장 질의응답 요약

 

이후 이어진 현장 질의응답에서 구본창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사교육에서의 과도한 수학 선행학습의 가장 큰 원인으로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입시 구조‘를 지목했습니다. △대학 교육과정 일부까지 포함할 정도로 선행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단계 지필시험과 구술면접도 사실상 선행을 유도하고 있어서, △결국 초등학생조차 대학 수준 수학을 공부하게 만드는 현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한 제안으로 영재학교와 과학고 입시에서 중등/고등학교 교육과정에 기반한 출제 원칙 명문화, 혹은 무시험 전형 등 구조적 변화 필요를 언급했고 이에 대한 패널들이 가진 의견을 물었습니다.

 

이에 김원장은 또 다른 줄 세우기와 사교육화 우려가 발생할지 모른다며 조심스러워하며, 시험 폐지 후 교육청이나 영재교육센터 등의 기록 기반 선발로 전환하는 방안 제안했습니다. 이것은 사실상 영재교육 등이 필요한 학생들이 아님에도 과도하게 해당 학교 대비 학습을 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수학교육혁신센터의 최수일 센터장은 ’사교육 참여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역량‘에 대한 질문을 했습니다. 이는 성적향상이라는 결과를 내기 위해 주입식 교육 위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정의적 영역에 대한 지도가 쉽지 않은 구조인 사교육 현장에서도 학생들의 자기 주도성을 신장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는지를 물은 것입니다.

 

패널들은 사교육이 과거처럼 주입식으로 수업하지 않음을 강조했고, 대체로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을 키우는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으며, 학원을 찾는 학생들 또한 옛날처럼 누군가 억지로 보내서 오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일치된 견해를 보였습니다. △권도형 원장은 사교육이 입시 중심이라, 창의성이나 탐구보다는 결과 지향적이라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옛날처럼 몇백 명씩 모아놓고 주입하듯 하지 않고 소수로 수업하고, 설명과 피드백을 반복하며 나름의 문제해결 역량을 키워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진우 선생님은 공·사교육 구분을 넘어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역량을 도울 방법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최수일 센터장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정 선생님은 ‘학생들이 직접 계획을 세우고, 실행 후 스스로 평가해 다음 계획을 세우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학교에서 특강 수준에서라도 플래닝 교육의 자리를 마련해 준다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여호용 원장도 과거 부모님이 플래닝을 도와주셨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학교 특별활동 시간 등에라도 도입되면 보완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한편 대학 교육을 충실히 이수했던 동료들을 떠올리며 사교육을 많이 받은 친구들이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으며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사교육에 의존할수록 자기 주도성이 하락’한다는 인식이 고정관념일 수 있다는 답변이었습니다. 한편 ‘유명한 학원 등록해서, 실제로 학습이 잘 되고 있는지… 스스로 평가하지 못하게 하는, 생각 없이 다녀도 괜찮은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학원들’이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지적했습니다. 답변을 종합해 볼 때, 패널들은 자기주도 여부는 ‘어떻게 이용하는가’의 문제이며, ‘사교육이 곧 자기 주도성 없는 주입식 교육’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교육과정 변화에 대한 사교육 현장의 인식과 대응, △역량 있는 학원 강사를 채용하는 기준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있었으나 지면 관계상 생각합니다.)

 

■ 요즘 사교육의 현실과 전망’ 연속좌담회 일정

 

이번 좌담회는 수학 사교육 시장의 현실과 전망에 대해 개괄할 수 있었던, 대단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어느 학년에서 수학 사교육 참여 압력이 강해지는지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좌담회를 통해 끼워진, 요즘 사교육 시장 동향의 퍼즐은 향후 이어질 영어(3회차 5/29)·국어사교육(4회차 6/4)의 현황과 전망 좌담회를 통해 더욱 촘촘히 채워가게 될 예정입니다. 연속좌담회는 공·사교육 관계자는 물론 교육에 관심을 가진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석 가능합니다. 

 

※ 참여신청 ☞https://url.kr/hvuw7j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 좌담회를 시작으로 요즘 사교육 시장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실에 부합하는 정책 대안 제시와 대중 인식개선 운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향후 전개될 우리 단체의 교육개혁 운동에 더 큰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특별히 우리 교육의 변화를 함께 꿈꾸는 건강한 사교육 종사자들의 연대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25.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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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정책팀장 백병환(02-797-4044/ 내선번호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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