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의 <2028 대입 부산 설명회>에 앞서 대입 시안 철폐를 요구하는 기자회견(2023.11.10.) 교육부는 진정 지역소멸을 바라고 있습니까? |
2028 대입 시안 철폐 촉구를 위한 전국/영남권 52개 단체(단체 명칭은 하단 표기)는 오늘(11월 10일 금요일)오후 1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학부모 설명회’가 열리는 BNK부산은행 본점 앞에서 교육부 2028 대입 시안 철폐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게 되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10월 10일에‘고교내신 5등급 상대평가’, ‘수능 상대평가 현행 유지(국어,수학,사‧과탐 상대평가) 및 통합형과목 체제로 개편’, ‘심화 수학(미적분2+기하) 신설 검토’를 주요 내용으로 한 2028 대입 개편시안을 발표하고 10월 25일에는 대전에서, 10월 30일에는 서울에서, 11월 9일에는 광주에서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우리는 이 시안이 확정될 시 고교학점제 무력화, 사교육 폭증, 경쟁교육 고통 심화 등을 심히 우려하며 교육부의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학부모 설명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의 설명회를 비롯해 2028 대입개편 시안을 면밀히 모니터링한 결과, 2028 대입개편 시안이 상대평가를 유지 및 확대함으로써 지역 격차와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밝히고 2028 대입 시안 철회를 요구하고자 합니다. 2028 대입개편 시안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더 빠른 지역 격차와 지역 붕괴를 야기할 수 있기에 심각하게 우려됩니다. 첫째, 내신 5등급 상대평가의 전과목, 전학년 확대는 지역 격차를 심화시킬 것입니다. 상대적인 등수와 비율에 의해 성적이 결정되는 상대평가 체제 하에서는 인구가 적은 지역의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받기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 9등급 상대평가를 기준으로, 소위 상위권 대학으로 인식되고 있는 서울 소재 10개 대학의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고교내신 70% 등급컷을 보면 인문계열인 경영 관련학과는 모두 1등급대이고, 자연계열의 물리관련 학과는 8개 대학이 1등급대, 나머지 2개 대학은 각각 2.0등급, 2.1등급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알리미를 통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고교당 고3 학생수 평균을 집계(방송통신고 제외)한 결과, 학생부교과 전형을 지원하는 경우 지원 단계에서부터 지역간 격차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23학년도 입시를 치르는 현 고3 학생의 학교당 평균 학생수가 경기는 238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은 106명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경기(238명), 서울(224명), 대구(219명), 대전(217명), 광주(210명)의 경우는 학교당 고3 학생 수가 200명 이상이었고, 제주(198명), 인천(195명), 세종(181명), 울산(175명), 부산(171명), 충북(160명), 충남(159명), 경남(151명)의 경우는 150명 이상 200명 이하로 나타났으며 전북(126명), 강원(115명), 경북(115명), 전남(106명)의 경우는 150명에서 106명으로 나타나 지역 간 격차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이렇게 상위 등급이 몇 명 나오는지가 지역 및 학교에 따라 차이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급기야는 학생수가 적어서 1등급이 한 명도 나오지 않는 고등학교가 전국에 43곳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등급 비율이 4%이기 때문에 고3 학생 수가 4%를 충족하지 못하는 25명 미만으로 고교가 1등급이 나오지 않는 학교는 110개교이지만, 현행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지침’은 “수강자수와 등급별 누적비율을 곱하여 반올림한 값을 그 구간까지의 누적인원”으로 규정하고 있어 ‘13×0.04=0.52’이므로 반올림상 1명이 되기 때문에 수강인원이 12명인 경우부터는 1등급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 고등학교가 되는 것입니다. 2028학년도부터 학생수가 어떻게 급감할 것인지 감안한다면, 앞으로 소규모/지역 학생들이 대규모/수도권 학생들에 비해 열악함으로 인한 지역격차 문제가 더욱더 심각해질 것이 자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등급을 4%에서 10%로 늘려주었으니 완화된 것이 아니냐, 이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아닙니다. 상대평가 체제하에서는 1등급 비율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려주었다고 한들, 인원수가 적을수록 상위 등급을 맞을 수 있는 학생의 수가 제한적이고 인원수가 많은 학교와의 격차가 커지기 때문에 작은 학교 학생들에게 여전히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에 대해 전국 고교 교사 1,175명을 대상으로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 내신 5등급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병기로 인한 학생들의 입시경쟁 및 스트레스에 대해 92.1%가 크게 달라지지 않거나(48.4%) 심화될 것(43.7%)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내신 1등급을 받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2등급을 받을 경우 대입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친구와 늘 경쟁해야 하는 압력은 학생들을 궁지에 몰아넣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인구 감소, 지역 소멸의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고교내신 상대평가로 인해 대학입시마저 지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상황을 겪어야 하는 구조적 모순은 즉, 고등교육에의 취학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5등급 상대평가로는 경쟁의 압력을 줄일 수도 없고, 지역 소멸의 문제를 해소할 수도 없습니다. 상대평가가 계속되는 한 인구가 적은 곳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지역의 학생들에게 취학의 기회를 제한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둘째, 수능 9등급 상대평가는 지역의 교육격차를 심화시킬 것입니다. 수능 중심의 정시에서 수도권 지역의 학생들이 강세라는 것은 이미 여러 데이터를 통해 증명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울대 입학 결과만 보더라도 그 격차는 여실히 드러납니다. 서울대의 경우 수시 전형에서 58%에서 59.5% 사이를 오고 가던 수도권 출신 비율이 정시 전형에서는 78.8%까지 치솟았습니다. 무려 10명 중 8명 가량이 수도권 출신으로, 정시 전형은 ‘수도권 전형’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정도의 수치를 보였습니다. 또한 이 격차는 의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수시 전형에서 36.1%에서 38% 사이를 오고가던 수도권 출신 비율이 정시 전형에서는 무려 60.5%까지 치솟았습니다. |
문제는 2028 대입개편 시안은 5등급 상대평가로 내신의 변별력은 낮추는 대신 수능의 통합형 수능 9등급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수능 개편안의 경우 모두가 똑같은 시험을 보게 하여 한치의 오차없이 줄을 잘 세워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같이 내신의 변별 구간을 축소시키고 수능의 변별력을 강화한다면 대입에서 수능이 가지는 영향력은 엄청나게 확대될 것입니다. 결국 수능에 특화된 대비와 훈련을 해줄 학원이 성행하고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밝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설문에서도 선택과목 폐지로 인한 수능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79%가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강화되거나(51.9%) 변화 없이 그대로일 것(27.1%)이라고 응답했고, 사교육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97.1%가 사교육의 영향력이 여전하거나(39.7%) 심화할 것(57.4%)이라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수능의 상대평가가 지속되는 한, 상위권 대학의 수도권 출신 학생이 집중되는 현상 및 지역 학생의 정시 약세 현상은 위에서 확인한 데이터보다 훨씬 더 심화될 것입니다.
2028 대입 개편안은 지역소멸 현상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소멸하는 지역의 문제는 심각합니다. 서울공화국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지역소멸의 현상의 급격한 악화일로입니다. 지역학생들은 수도권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상대평가 체제 하에서 자신의 성취, 노력과 무관하게 상급학교 입시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어디에서 태어났든 어떤 배경이 있든 자신의 노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방안을 2028 대입개편에 담아내야만 했습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적성과 흥미에 따라 교육 경험의 기회를 제공받고 노력하고 성취한만큼 평가받을 수 있도록 2028 대입제도, 전면 절대평가로 전환하십시오. 2028 대입 시안이 발표된 직후 10월 26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개최한 중2 이하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인 공청회에서 중2 학생은 “입시에 대한 저의 생각은 지옥 같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경쟁하다보면 좌절하게 되고, 자신이 남보다 못한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라고 토로하였습니다. 중2 이하 학생을 둔 학부모는 “부모가 노후를 준비하고 아이들이 배움대로 살 수 있는 대입제도였으면 좋겠다”고 호소하였습니다.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교육부에 요구하는 내용을 피켓에 써 내려갔습니다. “줄 세우는 시험, 사교육 경쟁 이제 그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배우는 교육과 절대평가로!” 중2 학생들의 이러한 호소와 목소리를 들어보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2028 입시를 치르는 당사자는 중2 학생들이고 사교육비 출혈경쟁에 노후를 포기하는 사람들은 중2 이하학생을 둔 학부모들입니다. 교육부는 부디 당사자들이 내뱉는 고통과 신음의 탄식에 귀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울분과 안타까움과 슬픔, 탄식을 담아 요구합니다. 이 고통을 오로지 학생과 학부모가감내하는 고통으로 남겨두지 마십시오. 고교학점제를 준비해온 교사들에게 좌절과 혼란을주지 마십시오. 근본적인 변화를 약속하십시오. 사교육비 폭증세를 종식시키고 진정한 교육개혁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기 위해 ‘2028학년도 대학입시 개편 시안’ 철회하고 과도한대입 경쟁 및 사교육 고통을 야기하는 고교내신과 수능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또한 국가교육위원회는 고교학점제의 무력화가 명약관화한 이 시안을 철회하고 고교내신과 수능 모두에 전면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교육부는 이에 따라 종합적인 대입 개편 시안을 발표할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
2023. 11. 10.
<참여단체: 총 52개 단체>
[경남] 김해여성의전화,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경남지부(거제지회, 김해지회),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김해교육연대, 김해노동인권상담센터, 거제교육연대, 전교조경남지부, 경남참교육동지회, 우리교육공동체, 어린이책시민연대경남, 진주교육공동체 결, 경남행복학교학부모어울림
[경북] 전교조 경북지부, 경북교육연대, 경북혁신연구소 공감,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경북지부(경주지회, 구미지회, 상주지회, 포항지회) [대구] 전교조대구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대구지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구지역본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대구청소년페미니스트모임어린보라, 비정규교수노조 대구경북지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구지부
[울산] 전교조울산지부, 교육희망울산학부모회, 어린이책시민연대울산지회, 울산여성회, 교육공공성실현을위한 울산교육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울산지역본부, 울산인권운동연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 서로나눔학부모네트워크
[부산]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전교조부산지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부산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지부, 부산다행복교육학부모네트워크,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 부산여성회, 어린이책시민연대 부산지회, 부산학부모연대, 청소년인권연대 아수나로, 연제가족도서원, 노동인권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지역본부, 부산참보육부모연대,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전국]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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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의 <2028 대입 부산 설명회>에 앞서 대입 시안 철폐를 요구하는 기자회견(2023.11.10.)
교육부는 진정 지역소멸을 바라고 있습니까?
2028 대입 시안 철폐 촉구를 위한 전국/영남권 52개 단체(단체 명칭은 하단 표기)는 오늘(11월 10일 금요일)오후 1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학부모 설명회’가 열리는 BNK부산은행 본점 앞에서 교육부 2028 대입 시안 철폐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게 되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10월 10일에‘고교내신 5등급 상대평가’, ‘수능 상대평가 현행 유지(국어,수학,사‧과탐 상대평가) 및 통합형과목 체제로 개편’, ‘심화 수학(미적분2+기하) 신설 검토’를 주요 내용으로 한 2028 대입 개편시안을 발표하고 10월 25일에는 대전에서, 10월 30일에는 서울에서, 11월 9일에는 광주에서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우리는 이 시안이 확정될 시 고교학점제 무력화, 사교육 폭증, 경쟁교육 고통 심화 등을 심히 우려하며 교육부의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학부모 설명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의 설명회를 비롯해 2028 대입개편 시안을 면밀히 모니터링한 결과, 2028 대입개편 시안이 상대평가를 유지 및 확대함으로써 지역 격차와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밝히고 2028 대입 시안 철회를 요구하고자 합니다.
2028 대입개편 시안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더 빠른 지역 격차와 지역 붕괴를 야기할 수 있기에 심각하게 우려됩니다. 첫째, 내신 5등급 상대평가의 전과목, 전학년 확대는 지역 격차를 심화시킬 것입니다. 상대적인 등수와 비율에 의해 성적이 결정되는 상대평가 체제 하에서는 인구가 적은 지역의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받기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 9등급 상대평가를 기준으로, 소위 상위권 대학으로 인식되고 있는 서울 소재 10개 대학의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고교내신 70% 등급컷을 보면 인문계열인 경영 관련학과는 모두 1등급대이고, 자연계열의 물리관련 학과는 8개 대학이 1등급대, 나머지 2개 대학은 각각 2.0등급, 2.1등급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알리미를 통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고교당 고3 학생수 평균을 집계(방송통신고 제외)한 결과, 학생부교과 전형을 지원하는 경우 지원 단계에서부터 지역간 격차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23학년도 입시를 치르는 현 고3 학생의 학교당 평균 학생수가 경기는 238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은 106명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경기(238명), 서울(224명), 대구(219명), 대전(217명), 광주(210명)의 경우는 학교당 고3 학생 수가 200명 이상이었고, 제주(198명), 인천(195명), 세종(181명), 울산(175명), 부산(171명), 충북(160명), 충남(159명), 경남(151명)의 경우는 150명 이상 200명 이하로 나타났으며 전북(126명), 강원(115명), 경북(115명), 전남(106명)의 경우는 150명에서 106명으로 나타나 지역 간 격차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상위 등급이 몇 명 나오는지가 지역 및 학교에 따라 차이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급기야는 학생수가 적어서 1등급이 한 명도 나오지 않는 고등학교가 전국에 43곳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등급 비율이 4%이기 때문에 고3 학생 수가 4%를 충족하지 못하는 25명 미만으로 고교가 1등급이 나오지 않는 학교는 110개교이지만, 현행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지침’은 “수강자수와 등급별 누적비율을 곱하여 반올림한 값을 그 구간까지의 누적인원”으로 규정하고 있어 ‘13×0.04=0.52’이므로 반올림상 1명이 되기 때문에 수강인원이 12명인 경우부터는 1등급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 고등학교가 되는 것입니다. 2028학년도부터 학생수가 어떻게 급감할 것인지 감안한다면, 앞으로 소규모/지역 학생들이 대규모/수도권 학생들에 비해 열악함으로 인한 지역격차 문제가 더욱더 심각해질 것이 자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등급을 4%에서 10%로 늘려주었으니 완화된 것이 아니냐, 이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아닙니다. 상대평가 체제하에서는 1등급 비율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려주었다고 한들, 인원수가 적을수록 상위 등급을 맞을 수 있는 학생의 수가 제한적이고 인원수가 많은 학교와의 격차가 커지기 때문에 작은 학교 학생들에게 여전히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에 대해 전국 고교 교사 1,175명을 대상으로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 내신 5등급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병기로 인한 학생들의 입시경쟁 및 스트레스에 대해 92.1%가 크게 달라지지 않거나(48.4%) 심화될 것(43.7%)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내신 1등급을 받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2등급을 받을 경우 대입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친구와 늘 경쟁해야 하는 압력은 학생들을 궁지에 몰아넣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인구 감소, 지역 소멸의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고교내신 상대평가로 인해 대학입시마저 지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상황을 겪어야 하는 구조적 모순은 즉, 고등교육에의 취학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5등급 상대평가로는 경쟁의 압력을 줄일 수도 없고, 지역 소멸의 문제를 해소할 수도 없습니다. 상대평가가 계속되는 한 인구가 적은 곳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지역의 학생들에게 취학의 기회를 제한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둘째, 수능 9등급 상대평가는 지역의 교육격차를 심화시킬 것입니다. 수능 중심의 정시에서 수도권 지역의 학생들이 강세라는 것은 이미 여러 데이터를 통해 증명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울대 입학 결과만 보더라도 그 격차는 여실히 드러납니다. 서울대의 경우 수시 전형에서 58%에서 59.5% 사이를 오고 가던 수도권 출신 비율이 정시 전형에서는 78.8%까지 치솟았습니다. 무려 10명 중 8명 가량이 수도권 출신으로, 정시 전형은 ‘수도권 전형’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정도의 수치를 보였습니다. 또한 이 격차는 의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수시 전형에서 36.1%에서 38% 사이를 오고가던 수도권 출신 비율이 정시 전형에서는 무려 60.5%까지 치솟았습니다.
문제는 2028 대입개편 시안은 5등급 상대평가로 내신의 변별력은 낮추는 대신 수능의 통합형 수능 9등급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수능 개편안의 경우 모두가 똑같은 시험을 보게 하여 한치의 오차없이 줄을 잘 세워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같이 내신의 변별 구간을 축소시키고 수능의 변별력을 강화한다면 대입에서 수능이 가지는 영향력은 엄청나게 확대될 것입니다. 결국 수능에 특화된 대비와 훈련을 해줄 학원이 성행하고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밝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설문에서도 선택과목 폐지로 인한 수능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79%가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강화되거나(51.9%) 변화 없이 그대로일 것(27.1%)이라고 응답했고, 사교육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97.1%가 사교육의 영향력이 여전하거나(39.7%) 심화할 것(57.4%)이라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수능의 상대평가가 지속되는 한, 상위권 대학의 수도권 출신 학생이 집중되는 현상 및 지역 학생의 정시 약세 현상은 위에서 확인한 데이터보다 훨씬 더 심화될 것입니다.
2028 대입 개편안은 지역소멸 현상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소멸하는 지역의 문제는 심각합니다. 서울공화국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지역소멸의 현상의 급격한 악화일로입니다. 지역학생들은 수도권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상대평가 체제 하에서 자신의 성취, 노력과 무관하게 상급학교 입시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어디에서 태어났든 어떤 배경이 있든 자신의 노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방안을 2028 대입개편에 담아내야만 했습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적성과 흥미에 따라 교육 경험의 기회를 제공받고 노력하고 성취한만큼 평가받을 수 있도록 2028 대입제도, 전면 절대평가로 전환하십시오.
2028 대입 시안이 발표된 직후 10월 26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개최한 중2 이하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인 공청회에서 중2 학생은 “입시에 대한 저의 생각은 지옥 같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경쟁하다보면 좌절하게 되고, 자신이 남보다 못한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라고 토로하였습니다. 중2 이하 학생을 둔 학부모는 “부모가 노후를 준비하고 아이들이 배움대로 살 수 있는 대입제도였으면 좋겠다”고 호소하였습니다.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교육부에 요구하는 내용을 피켓에 써 내려갔습니다. “줄 세우는 시험, 사교육 경쟁 이제 그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배우는 교육과 절대평가로!” 중2 학생들의 이러한 호소와 목소리를 들어보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2028 입시를 치르는 당사자는 중2 학생들이고 사교육비 출혈경쟁에 노후를 포기하는 사람들은 중2 이하학생을 둔 학부모들입니다. 교육부는 부디 당사자들이 내뱉는 고통과 신음의 탄식에 귀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울분과 안타까움과 슬픔, 탄식을 담아 요구합니다. 이 고통을 오로지 학생과 학부모가감내하는 고통으로 남겨두지 마십시오. 고교학점제를 준비해온 교사들에게 좌절과 혼란을주지 마십시오. 근본적인 변화를 약속하십시오. 사교육비 폭증세를 종식시키고 진정한 교육개혁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기 위해 ‘2028학년도 대학입시 개편 시안’ 철회하고 과도한대입 경쟁 및 사교육 고통을 야기하는 고교내신과 수능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또한 국가교육위원회는 고교학점제의 무력화가 명약관화한 이 시안을 철회하고 고교내신과 수능 모두에 전면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교육부는 이에 따라 종합적인 대입 개편 시안을 발표할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경남] 김해여성의전화,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경남지부(거제지회, 김해지회),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김해교육연대, 김해노동인권상담센터, 거제교육연대, 전교조경남지부, 경남참교육동지회, 우리교육공동체, 어린이책시민연대경남, 진주교육공동체 결, 경남행복학교학부모어울림
[경북] 전교조 경북지부, 경북교육연대, 경북혁신연구소 공감,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경북지부(경주지회, 구미지회, 상주지회, 포항지회)
[대구] 전교조대구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대구지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구지역본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대구청소년페미니스트모임어린보라, 비정규교수노조 대구경북지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구지부
[울산] 전교조울산지부, 교육희망울산학부모회, 어린이책시민연대울산지회, 울산여성회, 교육공공성실현을위한 울산교육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울산지역본부, 울산인권운동연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 서로나눔학부모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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